회사 앞이었다

돌직구로 때려 박는 질문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몰렸다

사귀자고 말해도 대답도 못 할 거면서

흡사 악귀를 쫓는 행위와도 같았다

하나가 조용하면 하나가 터지는 게 회사 일이라고 하더니...

들어 봤자 속을 편하게 하지 못하게 할 답인데도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일부러 전달 안 했어요

두 분이 친구 사이인 건 뻔히 아는데도 이상하게 전달하기가 싫었어요

왜 마음에도 없는 말들이 툭툭 나오는 걸까

궁금한 건 많았지만 이제 제가 먼저 말을 걸어서는 안 될 것 같았다

역시 보기 좋은 한 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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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이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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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고 짧게 갈 것인가, 얇고 길게 갈 것인가

그녀는 그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물러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나 바쁘니까 갈게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사귈걸

한 달 뒤에 헤어지더라도 이게 나은 것 같아

삐죽삐죽 튀어나온 머리카락이 엉망이었다

얼마 만에 하는 외출인지 모르겠다

마치 꿈속에 있는 것만 같았다

장례식장에 가는 것이 도저히 믿기질 않았다

우리 30살 넘어가면 소개팅 자리도 안 들어와

나이 차가 있더라도 좀 갖춰진 사람에게 가는 게 낫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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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온 신경은 방 안으로 향해 있었다

신경 쓰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자꾸만 시선이 방으로 향했다

말소리조차 새어 나오지 않을 만큼 방 안은 고요했다

무슨 할 말 있어?

일순 정적과 함께 두 남자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친군데 오빠라고 불러야지

의도적이라기보다는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 보이는 행동이었다

그녀도 싫어하는 눈치가 아니었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단 그의 얼굴에 웃음기가 조금씩 사그라들었다

평소와 같은 하루인데 무언가 허전하게 느껴졌다

혹시 놀랄까 봐 미리 알려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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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시마 키라쿠 지음, 쿠로 나마코 그림, 이소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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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끝까지 잘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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