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잠들었을 때 수면 시간의 대부분을차지하는 깊은 비렘수면의 한 가지 핵심 기능은 불필요한 신경 연결을 솎아내고 제거하는 것이다. 대조적으로, 나중에 수면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는 렘수면이라는 꿈꾸는 단계는 이 연결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 둘을 결합하면, 적어도 우리는 왜 두 종류의 수면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며, 왜 초반에는 비렘수면이 우세하고 후반에는 렘수면이 주도권을 쥐는지를 경제적으로 설명해 줄 이론을 적어도 하나 갖게 된다. 점토를 빚어서 조각상을 하나 만든다고 하자. 먼저 아주 많은 재료를 돌림판 위에 올려놓는다(밤마다 잠이 들 때 새롭거나 오래된,
저장된 자전적 기억들의 덩어리 전체가 올라온다). 우선 남는 재료를 한 움큼씩 떼어 낸다(길게 이어지는 비렘수면). 그런 뒤 잠시 집중적으로 몇몇 부위를 세부적으로 다듬는다(짧은 렘수면). 첫 단계를 마치면, 두 번째로 깊숙이 손을 넣어서 한 움큼씩 떼어 내는 작업이 진행되고(다시 긴 비렘수면 단계), 이어서 좀더 세부적으로 다듬음으로써 군데군데 세밀하게 형태가 빚어진다(좀더 긴 렘수면). 이런 작업 주기를 몇 차례 되풀이하면서, 조각의 균형점을 서서히 옮긴다. 원래 재료 덩어리였던 것에서 이제 모든 핵심 특징들을 다 빚어냈다. 중요한 점토만이 남아있으므로, 조각가의 작업과 필요한 도구는 남아있는 점토의 형상을 다듬고 특징들을 더 돋보이게 하는 쪽으로 옮겨 가야한다.(렘수면의 기능이 주로 필요하고, 비렘수면이 할 일은 거의없다.) - P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