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선택 아로파 - 고장난 자본주의의 해법을 찾아 65,000km 길을 떠나다
SBS 최후의 제국 제작팀.홍기빈 지음 / 아로파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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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선택 아로파/아로파]고장 난 자본주의에 대한 해법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싸움에서 세계는 자본주의의 손을 들어줬다. 공산주의가 거의 소멸해가는 작금의 상황에서 자본주의는 병들고 있다. 경쟁자가 없는 독주체제여서 일까. 자본주의의 폐단을 어찌해야 할까.

 

2012, SBS <최후의 제국> 제작팀이 병이 난 자본주의에 대한 해법을 찾고자 떠난 여행에서 만난 야로파. 협동과 나눔을 실천하는 아누타 사람들에게서 소외되지 않는 분배, 인색하지 않는 빅맨의 철학을 얻었다고 한다.

    

 

 

 

 

 

선택은 아로파일까.

아로파는 아누타 섬의 사람과 사람이 사는 법을 말한다. 아누타 섬은 남태평양에 있는 섬 중에서 최대 지름이 2.5km정도 되는 가장 작은 유인도이며, 솔로몬 제도 동쪽에 위치해 있다.

이 섬에서는 300년 전 권력투쟁이 일어나면서 단 4명의 남자만 살아남았고, 생존을 위해 서로 협력해야만 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아로파라고 한다.

 

빅맨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부족민, 꽃과 함께 살아가는 여인들의 웃음과 노랫소리, 자급자족의 공동체 생활이 평화롭게 영위되는 섬. 섬 주변이 산호초로 둘러싸여 있기에 카누를 통해서만 섬과 바다를 이어주는 곳, 남태평양 최고의 항해기술을 전수 받으며 바다와 섬, 자연과 함께 공존하는 아누타 사람들. 그들의 일상으로 들어가 보자.

 

아누타 사람들은 태어나면서 눈과 귀로 바다를 접하고, 말을 시작하면서 바다의 모험을 다룬 노래와 이야기를 듣는다. 항해와 어로는 아누타에서의 생존 기술이다.(209)

 

아누타에 가면 300명의 주민 모두와 코인사를 한다. 혈연관계보다 함께 밥 먹는 관계를 중시한다. 여자는 결혼을 하면 아버지의 파퉁기아(가족이란 뜻)를 떠나 남편의 파퉁기아에 소속된다. 섬에서는 파퉁기아가 기본적인 가족 범주이고 경제적 단위가 된다. 자신이 속한 파퉁기아의 집과 텃밭은 공유되며 다른 파퉁기아의 작물을 주인 허락 없이 캔다면 처벌을 받게 된다.

 

예로부터 폴리네시아의 정치체계는 세습된 추장을 중심으로 지도자와 주민의 위계적 질서 속에서 관계를 맺어왔다. 빅맨이란 베푸는 지도자를 의미하며, 아로파의 표상이 되었다.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외부의 원조도 거부하고, 솔로몬 제도로부터의 세금징수도 기피한다. 외세에 대한 저항과 소수 집단의 정체성 구축이라는 점에서 아누타 사람들은 다른 폴리네시아 계와 확연히 구별된다.

 

아누타 사람들에게 아로파는 물질적 나눔과 공동의 생산 및 협업의 가치를 가리킴과 더불어, ‘아누타 사람이라는 연대감을 심어준다. (221)

 

아로파의 원리는 이웃이 아프면 서로 돌본다. 병든 이웃을 보살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장례식은 마을 전체가 참여하는 가장 중요한 의식이다. 함께 충분한 애도의 시간을 가지고 나면 유가족이 일어나 춤을 추고 이내 마을 사람 전체가 춤을 추면서 행복을 기원한다. 함께 슬퍼하고 함께 기뻐하는 춤이다. 아기를 낳으면 산모와 아기를 이웃들이 함께 돌보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먹을 것이 부족한 이들에게 조건 없이 나누는 것도 당연한 것이다. 분배의 최종적 권한은 추장에게 있다. 함께 고기를 잡았다면 모두 공평하게 나눠 가진다. 만약 외지에 보낸 아이들의 교육비를 벌기 위해 부모가 타로, 담배, 바나나 등을 주민에게 판매하여 돈을 벌고자 한다면 아로파 원리에 위배되는 것이고 추장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다. 대신 섬 바깥에 나가서 돈을 벌어들일 수는 있다. 물론 섬 내부에서 돈은 유통되지 못한다. 아누타에서는 화폐경제도 없고, 시장교환도 없다. 호모 에코노미쿠스의 신화가 무참히 깨진 곳이다.

   

아로타의 미래는 어떨까. 바람이 심한 곳이기에 집을 높이 올릴 수가 없고 늘 해충의 피해로 피부병을 달고 산다. 태풍이 휩쓸고 지나가면 1년 동안 섬을 보수해야 한다.

 

1년 동안 보수공사라니! ~ 모든 사람들이 함께 보수공사는 하지만 더디긴 마찬가진가 보다. 생활형편도 그리 넉넉하진 않기에 외부의 문명이 자꾸만 유입되면 버텨낼 수 있을까. 그래도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고, 함께 나누고, 서로 돕는 운명 공동체가 세상에 하나쯤은 있었으면 좋겠다. 서구식의 근대화와 문명화, 이기주의와 탐욕이 반드시 참이라는 생각을 무지하게 깨 줬으면 좋겠다.

 

지금 미국은 경제적불평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한다. 빈익빈부익부의 현상이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미국 아동 빈곤층이 5명 중 1명이라니! 미국 아동 홈리스가 45명 중 1명이라니, 부와 풍요의 상징인 미국에서 빈곤층의 증가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 아로파 식의 나눔과 돌봄이 필요하다는 경고 아닐까. 고장 난 자본주의에 대한 해결책을 아로파에서 찾을 순 없을까.

 

부의 쏠림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빈곤층은 더욱 확산되는 현실, 상위 1%에게 더욱 몰리고 있는 부의 불균형 이야기를 접하면서 생각이 점점 깨지고 있다. 예전엔 노력한 만큼 얻어진다고 생각했으니까. 주어진 만큼 얻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고장 난 자본주의의 공멸을 막기 위해서라도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로파의 정신이 널리 퍼졌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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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11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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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11월호/샘터]좋은 이야기, 힘이 되는 이야기들~

 

11월은 미틈달, 예쁜 이름이네요.

산에는 벌써 단풍이 지고 낙엽이 쌓이고 있던데요.

선선한 가을바람 맞으며 억새밭을 거닐고 싶네요. 지금 전국은 억새축제가 한창이라던데요.

    

 

샘터 11월호는 영원한 청년 작가, 최인호 선생님을 기리고 있네요.

최인호 1주기이랍니다.

118일까지 서울 평창동 영인문학관에 가면 최인호 작가의 집필실 모습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답니다.

 

최인호 작가는 침샘암으로 투병하면서도 죽는 날까지 글을 쓴 대단한 작가죠. 항암치료로 손톱이 빠지면 고무 골무를 끼우고 매일 글을 썼다니, 글에 대한 지독한 사랑이네요.

 

마지막 장편소설인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를 집필한 앉은뱅이책상이 소개되어 있군요. 예전에 샘터에서 연재하던 <가족>, 저도 읽은 적이 있어요. 작가의 다른 소설들은 읽어보지 못했기에 <별들의 고향>, <지구인> 등을 읽고 싶네요.

   

악법도 법이다란 말은 없었다니, 이게 무슨 뜻일까요?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남긴 말이 아니랍니다. 허걱~~

 

그리스 말에서 이란 낱말은 정의를 의미한다. ‘악한 정의라는 말이 성립되지 않듯이 그리스어에서는 악법이란 말이 성립되지 않는다. ‘못 생긴 미녀란 말처럼 맞지 않는다.

소크라테스가 이 말을 했다고 거짓말을 한 사람은 일본의 법철학자 오다카 도모어. 1967년에 출간된 <법철학>에서 그는 소크라테스가 감옥에서 순순히 독배를 받은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실정법을 따르는 것을 시민의 의무로 여겼기 때문이라고 궤변을 늘어놓았다. 소크라테스가 가장 싫어했던 궤변이다. (12)

   

악법과 정의는 절대 공존할 수 없는 것이죠. 여태 왜 우린 아무런 의심 없이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명언처럼 사용했을까요?

문제는 일본의 식민 시대였답니다. 일제 강점기에 경성제대 법학부에서 오다카 도모오는 한국인 제자들을 가르쳤어요. 그는 일본 군국주의 옹호자였기에 악법도 법이다는 말을 이용해야 했지요. 한국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말이죠.

하지만 일제 때부터 일본이 서울대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들을 우린 왜 아직도 벗지 못하는 걸까. 지금도 한국의 주류 사학자들이 식민사관 교육을 받은 후예들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기에 씁쓸해집니다. 잘못된 사실이나 역사를 바로 잡는 일이 왜 이렇게 더딜까요.

    

책에서는 모델이자 화가였던 쉬잔 발라동의 이야기, 경기 안산시 단원구 신부동에 정착한 고려인들이 정착하는 이야기, 서민 교수의 기생충 이야기, 신성우의 드라큘라공연이야기, 추어탕은 추억탕이라는 할머니의 부엌수업 등이 있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샘터는 이름도 예쁘지만 늘 좋은 일을 알리고, 좋은 이야기를 퍼뜨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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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만 낳으면 엄마가 되는 줄 알았다 - 아이와 함께 커가는 엄마들의 성장 육아 에세이
파워 오브 맘스 지음, 구세희 옮김 / 북라이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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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만 낳으면 엄마가 되는 줄 알았다/북라이프]성장육아 에세이, 아이와 엄마가 함께~

 

 

아이를 낳으면 처음으로 엄마라는 자격이 생긴다. 아이가 자라면서 자동으로 엄마의 육아경력도 켜켜이 쌓인다. 아이의 나이만큼 쌓이는 게 엄마 경력이지만, 때로는 버겁고 때로는 존재감마저 사라지는 느낌이 들어 힘들게 하는 게 엄마 역할일 것이다. 그러니 앞 선 경력자들의 육아 지침을 미리 알아두면 좋지 않을까. 각기 성격이나 취향이 다른 아이들이기에 육아 지침에 끝이 있을까만, 그래도 공통된 육아 지침들이 있지 않을까.

 

이 책은 그런 의도에서 공감 가는 육아 경험들을 묶은 책이다. 미국 엄마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www.powerofmoms.com 200만 회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공감한 경험들을 위주로 정리한 육아에세이다. 의미 심장하고 유쾌한 삽화가 있어서 더욱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에세이다.

 

아이들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는 엄마와 아빠다. 가장 좋은 친구도 엄마와 아빠고, 가장 훌륭한 선생님도 엄마와 아빠다. 가장 위로가 되고 행복해지는 것도 엄마와 아빠의 격려 한 마디다. 그렇게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과 격려를 먹고 자란다.

하지만 이런 사실들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은 결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아이를 양육하며 부모로 살아가는 것이 절대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아이를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가르치는 모든 일이 상당한 체력도 요하지만 많은 지혜와 인내를 요하기 때문이다.

 

엄마가 된다는 것의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나누는 파워오브맘스의 경험들을 읽다 보니 한국 엄마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때로는 아이들과 실랑이를 하고, 때로는 말 안 듣는 아이들 때문에 고민을 하고, 때로는 자신을 위한 시간이 없음에 불공평해 하고 있다. 세계의 모든 엄마들의 고민이 똑같다니!

   

파워오브맘스의 엄마들은 엄마로서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즐기려고 노력한다. 물론 자신의 인생을 즐길 권리도 소소히 누리려고 하면서 말이다. 아이 다루는 기술을 공유하고, 엄마 노릇 하기 싫은 날의 대책을 나눈다.  슈퍼맘이라는 가면을 벗어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라고 한다. 재미있는 카툰과 현실적인 체험담이 함께 하고 있기에 공감하면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읽다 보면 자신의 중요성을 더욱 인정하게 되고, 현재의 위치에서 차츰 나아가는 엄마로서의 자기 미래를 긍정적으로 그리지 않을까. 자신을 삶의 중심에 두고 엄마로서의 삶을 즐기고 싶은 맘들의 이야기니까.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신의 역할을 재점검하게 되는 시간이 될 테니까.

   

엄마가 된다는 것의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나누는 파워오브맘스은 주도적인 엄마로서의 삶을 원하는 이들의 모임터라고 한다. 엄마로서의 주도적인 삶, 정말 멋진 말이다. 하루 몇 분만 자투리 시간을 투자해서 읽는다면 다른 엄마들과 공감대를 나눌 수 있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서로 배우고 서로 위로하고 서로 공감하는 엄마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니까. 지치고 스트레스 받는 이 땅의 모든 엄마들을 위한 힐링 육아 에세이니까.

 

삶은 언제나 진행형이다. 엄마로서의 삶, 여자로서의 삶, 직장인으로서의 삶, 인간으로서의 삶은 찰나의 순간에도 무한히 계속되고 있다.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에서 행복한 육아가 시작되고 스스로를 존중하는 데서 유쾌한 힐링은 시작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끊임없이 진행되는 삶 속에서 늘 스스로를 돌아보고 스스로를 다독거리고 자체적으로 위로해야 한다고.  그래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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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시대 -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지혜와 만나다
김용규 지음 / 살림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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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시대/김용규/살림]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지혜들은 무엇?

 

 

<생각의 시대>

제목에서 무척 끌렸던 책이다. 하루라도 생각을 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인간, 한 순간이라도 생각 없이는 살 수 없는 인간이기에 공감하며 읽은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도 골치 아프기보다 머리를 환하게 깨우는 쾌감을 느꼈던 책이다. 인간은 생각하지 않으면 융합도, 통합도, 창의력도 발휘할 수 없음을 알기에 더욱 끌렸던 책이다.

 

포유류 중에서 인간이 뛰어난 이유는 손을 사용하고 도구를 사용하고 언어를 사용하고 머리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적자생존의 생태계에서 신체적 열세를 딛고 최고의 포식자 위치에 올라선 이유도 손과 머리의 사용이었을 것이다. 인간의 도구 사용 능력 못지않게 생각하는 방법의 진화는 인류 문명을 꽃피우고 오늘의 발전을 이루었을 것이다.

    

 

지식은 인간이 주어진 자연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생존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생겨났다. 생존의 방법으로 들소는 생물학적 방법인 진화를 선택했다. 그러나 인간은 문화적 방법인 지식을 택했다. 그리고 이 선택이 그들을 서로 다른 역사의 길로 안내했다. (29)

 

문명 발생의 의미는 무엇일까. 문자를 사용하고 기록을 남겼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상을 낳고 문학을 낳고 예술을 낳고 기술과 과학을 낳았다는 의미, 그 이상이 아닐까.

 

수메르인은 기원전 3000년경부터 쐐기문자를 사용하면서 역사를 기록했다. 법을 만들어 나라를 다스렸고 학교를 세워 교육을 했다는 기록도 남겼다. 문자의 시작은 기록의 남겼고, 그 기록은 생각의 진화를 낳았을 것이다.

기원전 6세기의 <이솝우화>도 놀라운 이야기인데, 그 보다 1500년 전의 수메르인들도 아이들에게 우화를 들려주었다니, 인간은 우화체질인가. 그런 지식의 생산과 축적이 학습되고 창조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융합과 대폭발의 과정을 거쳤다니. 축의 시대에 대한 이야기만 읽어도 인간의 사고력의 변화가 그저 놀라울 뿐이다.

 

사고는 가장 높은, 가장 추상적인 수준에서 기호적인 능력에 의존하는 하나의 기예다. - 제럴드 모리스 에덜먼 (33)

 

그 시대의 현인들이 살아 돌아와 프레젠테이션을 한다면, 전 세계가 열광하지 않을까. 소크라테스, 노자의 프레젠테이션이 특히 궁금해진다.

 

기원전 8세기에서 기원전 3세기까지를 독일의 철학자 칼 야스퍼스는 축의 시대라고 했다. 이 시기가 역사의 중심축이 될 정도로 지식은 대폭발했다는 의미다. 구약의 선지자가 나왔고 그리스의 철학자와 수학자, 과학자들이 대거 등장한 시기였다. 서양과 마찬가지로 동양에서도 제자백가가 나오던 시기였고 인도 우파니샤드, 부처의 생존, 차라투스트라의 등장이 있던 시대였다. 거센 물결처럼 생각이 대세를 이루던 시기였다.

 

 

축의 시대에 호메로스와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이 약 400년에 걸쳐 개발한 5가지 시원적인 생각의 도구들은 메타(은유), 아르케(원리), 로고스(문장), 아리스모스(), 레토리케(수사) 등이었다.

 

개와 고양이 같은 동물들에게도 있는 1차적 의식을 넘은 2차적 의식의 수준이 다른 포유류와 인간의 차별화였던 것이다. 단순한 자극에 대한 반응을 넘어 언어적 사고를 통해 새로운 상징을 만들고, 은유를 사용해서 새로운 지식을 재창조하고, 추상적인 기호를 이용해서 수리 논리적 능력을 키운 생각이 인간을 다른 동물들과 구분 지은 것이었다.

 

 

생각의 도구 탄생, 생각 이전의 생각, 생각의 은밀한 욕망, 생각의 생각을 있게 하는 도구들인 메타(은유), 아르케(원리), 로고스(문장), 아리스모스(), 레토리케(수사) 이야기가 실용적이고

현실적이다.

 

독서는 뇌가 새로운 것을 배워 스스로를 재편성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인류의 기적적이 발명이다. - 매리언 울프 <책 읽는 뇌> (310)

 

5세부터 독서를 시킨 아이들이 7세부터 독서를 시작한 아이들보다 성취도가 오히려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311)

 

읽기가 문장을 익히는 수동적 수단이라면, 쓰기는 능동적 방법이다. (중략) 베껴 쓰기의 목적도 역시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본문의 암기나 문체의 모방에 있지 않다. 오히려 에덜먼이 규정한 고차적 의식 내지 비고츠키가 말하는 고등 정신기능을 일깨우는 문장의 논리적 구조를 보다 적극적으로 정신에 각인하는 데 있다. (312~313)

    

저자는 불의 사용, 도구의 사용으로 지식이 축적되고 입으로 전승되면서 기록으로까지 남겨지게 된 생각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다. 메타(은유), 아르케(원리), 로고스(문장), 아리스모스(), 레토리케(수사) 등을 소개하면서 여러 학문적인 이론들도 제시한다. 철학, 고전학, 문학, 뇌신경과학, 인지과학, 심리학, 언어학, 교육학 등의 이론도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책의 내용을 실제로 적용해 보고 실천해야 할 실용서다. 인간의 정신이 만들어 맨 생각들의 패턴을 정리하고 생각의 도구로 활용해왔던 생각의 흔적들을 찾아 가는 여행이다.

 

언어에서 시작한 글쓰기와 베껴쓰기는 정신작용이다. 글쓰기에서의 문장 구조는 정신 구조를 만든다는 말에 공감이다. 한 문장 한 문장도 놓칠 수 없는 책이다. 늘 곁에 두고 되새기고 싶은 책이다.

 

살아남는다는 건 예나지금이나 변화에 적응하고 생각에 생각을 키우는 일임을 깨치게 된다. 매일 독서를 하면서도 생각의 힘이 중요함을,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무는 확장이 중요함을 늘 느끼게 된다. 단순한 학습을 넘어선 지식 확장, 단순한 생각을 넘어선 생각의 확장, 단순한 읽기를 넘어선 독서의 확장을 실천하고 싶다. 나의 생각도 키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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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족은 없다 - 한족(漢族)으로 포장한 이민족의 땅 길 위의 인문 에세이 2
채경석 지음 / 계란후라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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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족은 없다/채경석/계란후라이북스]한족으로 포장한 이민족의 땅 중국!

 

 

중국의 한족은 어디서 시작된 걸까. 순수 한족은 얼마나 될까. 한족이란 언제부터 중국의 중심에 서게 된 걸까. 도대체 어디서 온 민족일까. 저자는 이런 의문을 가지고 20일간의 중국 여행을 했다. 그가 발견한 사실은 이민족의 땅에서 통합과 화합을 위한 한족 정책이었다.

 

중국은 소수민족을 포함한 56개의 다민족으로 이뤄진 국가다. 중국 측 자료에서는 91.5%가 한족이라고 하고 실제 13억 명의 신분증에도 한족이라고 명시되어 있지만 누가 그대로 믿을까. 정복과 침략의 역사 속에서 다른 민족을 포용하던 중국에서 순수 한족이 과연 몇 있을까.

 

초원의 기마민족들이 말을 달려온 침략의 통로인 하서회랑(河西回廊).

정복의 길남북을 종단하며 한족의 실체를 찾아 나선 인문탐사.

한족공정(漢族工程)은 당태종 이세민으로부터 시작됐다.(표지 글)

 

중국 통일의 역사를 찾고자 먼저 찾은 곳은 깐수의 하서회랑이었다. 깐수의 하서회랑은 실크로드의 교차점, 중원의 용광로였다. 예전부터 하서회랑은 물건의 교역 장소, 왕국의 흥망성쇠, 민족의 발흥과 소멸의 흐름이 함께 하던 땅이었다.

한 무제가 하서회랑에 설치한 하서사군, 깐난에서 가장 풍경 좋다는 짜가나 마을은 이민족의 땅이었다. 짜가나는 몽골의 패잔병들이 숨어든 마을이다. 거대한 암봉이 마을을 막고 있어서 강줄기를 밟고 가야 하기에 누구도 감히 마을이 있으리란 생각을 하기 어렵다고 한다. 티베트어로 돌 상자, 돌로 둘러싸인 마을이란 뜻을 지닌 짜가나는 제임스 힐턴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 나오는 샹그릴라를 연상케 한다고 한다. 실제로 프랑스인이 이 마을을 발견하고 세상에 소개 한 다음에 다시 찾았을 때 마을 입구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깐난에서 가까운 깐수성 내에서 진시황의 고향, 당태종 이세민의 고향, 동탁의 고향이 모두 지척에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변방에 치부되던 이곳이 그들의 고향이라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중국을 뒤흔든 인물이 깐수성 출신이다. 당시로 보면 변방이고 한족은 미비했던 이민족의 활동 지역이다. 당 왕실이 탁발부 선비인 것은 익히 아는 사실이다. (79)

 

동탁이 태어난 민시옌, 진시황이 태어난 리시옌은 산맥 하나를 사이에 둔 동향이다.

탁발부 선비는 흉이 세운 유연의 바통을 이어받아 중국 516국 시대의 마지막 승자가 되고 그들이 세운 나라 북위가 북제, 북주로 분열되었다가 북제를 계승한 수가 중국을 통일하게 된다. 수의 짧은 역사 뒤로 북제의 계통을 이은 이고가 당을 세우며 다시 통일국가를 마련하게 된다. 이방인이던 선비족의 후예인 당 왕조는 탁발선비가 세운 마지막 왕조였고, 선비족은 초원에서 내려온 기마군단이었다. 초원의 기마군단이 중국인이 된 것이다.

 

당시 세계 최강국이고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당은 자신의 얼굴을 바꾸려 했다는 증거가 곳곳에 있다. 명확하지 않던 한족이라는 얼굴을 만들어가며 자신의 얼굴을 위장했고, 그 과정에서 기존에 없었던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한족이라는 실체를 탄생시켰다. (84)

 

당 태종 이세민과 그의 아들 당 고종에 의해 사마천의 사기부터 명사까지 중국에서 정사로 꼽히는 24사 중에서 8개가 만들어지고 정리되었다. 이민족이 한족의 역사 속으로 들어간 순간이었다.

 

진시황은 중국 통일의 기초를 세운 왕이고, 당 태종은 중국을 국제화시킨 왕이고, 강희제는 중국의 영토를 가장 넓게 확장한 왕이다. 강희제는 청 왕조이니 만큼 분명히 한족이고 당 태종도 선비족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기에 한족이다. 하지만 진시황은 감히 한족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는 중국 자체이기 때문이다. (103)

 

어쨌든 중국 3대 왕이 진시황, 당태종, 강희제라면 거의 다가 한족인 셈이다.

 

티베트에서 내려온 장족, 깐난 지방의 강과 저, 만주족, 조선족, 좡족, 회족, 한족, 묘족,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들이 모두 한족으로 통합되고 있지만 정작 순수 한족은 없는 나라가 중국인 셈이다.

중국의 역사에서도 일찌기 튀르크와 몽고로이드의 혼합인 흉, 스키타이, 슬라브족, 게르만, 로마인까지 섞이고 통혼이 이뤄졌다. 중국은 거대한 제국을 다스리기 위해 포용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었던 이민족이 혼합된 나라였다. 그러면서 통합을 위해 모두가 한족이 되어버린 나라였다.

 

20일 간의 중국 인문여행을 통해 중국의 역사와 그 이면도 알 수 있게 된 책이다. 중국의 변방인 란저우에서 시작해 장예, 시아허, 마취와 아만창, 짜가나, 민시엔, 천수, 친안, 칭양, 인촨, 오르도스, 자위관, 관중, 란저우로의 여행은 이민족의 중국 정복의 역사와 함께한 여행이었다. 중국의 공청단(공산주의 청년단), 당나라에 끌려온 고구려 유민, 중국의 시아오쌀(), 동탁의 낙양 방화사건, 동탁과 진시황, 이세민의 고향이 비슷한 동네라는 사실 등을 알게 된 책이다. 꼬리에 꼬리를 물며 지역민과 만나고 역사와 문화를 접하고 인터넷을 탐색하며 한족의 역사를 더듬어 본 인문탐사여행이다. 두 발로 찾아 떠난 인문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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