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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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이외수,정태련/해냄]위로가 필요한 이들을 위한 북 테라피

 

힘들 땐 용기를 주는 책이 필요하다. 어려울 땐 힘를 북돋아주는 사람도 필요하다. 물론 혼자서 조용히 생각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그래도 가장 부담 없는 선택이 책이 아닐까.

 

이외수 작가의 글에 정태련 세밀화 작가의 그림이 어우러진 <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은 위로가 필요한 이들을 위한 북 테라피다. 그림이 무척 마음에 든다. 모든 그림이 세밀화라니! 진짜 동식물을 보는 듯 생동감이 넘친다.

    

 

좋은 습관을 익히려면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나쁜 습관을 버리려면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쁜 습관은 처음부터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나쁜 습관 한 가지를 고치면 다른 나쁜 습관 열 가지가 고쳐진다고 한다. 나쁜 습관 한 가지를 방치해 두면 다른 나쁜 습관 열 가지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란다. (258)

 

버릇을 들일 때도 시간이 걸리고 습관을 버릴 때는 더욱 힘이 든다. 나쁜 습관은 처음부터 멀리 하는 게 상책인 것, 맞다. 나쁜 친구도 처음부터 가까이하지 않는 게 낫다. 나의 나쁜 습관은 무엇일까. 나의 나쁜 버릇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젊었을 때는 가급적이면 실패와 절망을 피해 다니지 말라. 그것들은 그대에게 투지와 인내를 가르치는 스승들이다. 그것들을 피해 다니면 결국 나이 들어 비굴과 아부만이 그대의 재산으로 남아 있게 된다. 얼마나 가련한 인생인가. (261)

 

젊었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과 통하는 말이다. 실패와 절망을 견디면 투지와 인내를 배운다니, 공감이다. 절망도, 희망도 스스로 겪어봐야 아는 법이다. 스스로 체득하는 진리가 참 진리일 테니…….

    

글은 삽이나 망치처럼 남의 것을 빌려다 쓸 수 있는 연장이 아니다. 남의 글을 도용해서 자기 글인 척 허세를 부리는 짓거리는 일종의 범죄다. 이 정도는 상식이지. 하지만 지금은 몰상식이 상식화해버린 시대. 제길슨을 입에 물고 오늘도 존버. (264)

 

트위터의 1인자다운 멘트다. 남의 글을 그대로 가져온다는 건 파렴치한, 맞다. 자신의 것이 아닌데 가져가기에 도둑질이다. 인터넷상의 글과 사진 도용, 논문 도용, 연구 결과 도용 등 모두 없어져야 할 나쁜 짓거리다. 불법복제, 불법 다운로드 등도 없어져야 할 나쁜 짓이다.

    

글을 읽다가 그림을 감상한다. 그림을 보다가 글을 읽는다. 책 제목처럼 쓰러질 때 힘을 주는 책이다. 힘들 땐 용기를 주는 책이다. 위로가 필요한 이들을 위한 북 테라피랄까. 그런 책이다.

 

이 책을 읽을 때쯤 이외수 작가의 병원 치료 이야기를 뉴스로 접하며 놀랐다. 다행히도 호전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서 반가웠다. 부디 건강하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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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 바다에 나갈 때는 한 번 기도하고 전쟁터에 나갈 때는 두 번 기도하고 그리고… 결혼할 때는 세 번 기도하라 살림지식총서 500
남정욱 지음 / 살림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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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남정욱/살림]살림지식총서 500번째, 결혼에 대한 모든 이야기

 

   

일생에 있는 한 번의 결혼을 위해 성대한 결혼식을 준비하는 이들을 자주 접한다. 결혼이 중요한 건지 아니면 결혼식이 중요한 건지, 도통 구분이 안 갈 정도다. 전세를 살아도, 사글세를 살아도 결혼식만큼은 후지게 할 수 없다는 심리가 깔려 있으리라. 결혼을 제2의 인생이라면서도 결혼에 대한 준비를 결혼식 준비만도 하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도 가끔 듣게 된다.

    

 

바다에 나갈 때는 한 번 기도하고

전쟁터에 나갈 때는 두 번 기도하고

그리고... 결혼할 때는 세 번 기도하라 (책에서)

 

 

 

 

결혼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책을 만났다.

결혼.

살림지식총서 500번째다.

 

면사포의 유래의 유래가 슬프지만 흥미롭다.

    

면사포는 주로 어망을 사용하여 신부를 약탈하던 북유럽 게르만족의 변형된 유물이다. 그물 면사포는 낯선 사내들에게 사로잡힌 처녀의 상징이었던 것이다. (9-10)

 

결혼은 약탈혼, 매매혼, 정략혼 등의 역사를 거친 슬픈 제도다.

약탈혼의 잔재를 보자.

 

결혼식의 신랑 들러리는 약탈하러 가던 친구들의 대열이 변한 것이고, 식장에 들러리가 남아 있는 것은 신부의 가족들이 빼앗긴 신부를 되찾기 위한 대비인력이고, 신랑이 신부 왼쪽에 서는 이유는 신부 가족들이 난입했을 때 신부를 왼손으로 감싸고 무기를 오른손에 잡아야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신혼여행은 신부의 가족들이 신부를 포기할 때까지 은신하는 기간에서 비롯되었고, 결혼반지는 신부를 약탈했을 때 채워 둔 족쇄의 변형이라고 한다.

 

현대의 결혼식에서 신부가 아버지와 팔짱을 한 채 입장하고, 신랑에게 신부를 인계한다. 여성의 지위가 낮았던 그리스에서 여성의 소유권이 아버지에게서 남편으로 이동한다는 의미다.

아테네에서 결혼한 여자들은 애를 낳는 특별한 소유물이었을 뿐이다.

 

유목민들이 주로 약탈혼을, 농경민들이 주로 매매혼을 했다는 이야기에서 어두운 결혼의 역사를 만나게 된다.

 

형이 죽으면 형수를 아내로 취하는 형사취수제, 아버지가 죽으면 친모가 아닌 아버지의 부인을 아내로 맞던 수계혼 등은 역사서에서 만난 이야기들이다.

    

가능한 한 빨리 결혼하는 것이 여자의 비즈니스, 가능한 한 늦게까지 결혼하지 않는 것이 남자의 비즈니스다. - 버나드 쇼

    

행복한 결혼이 되려면 남편은 귀머거리, 아내는 장남이어야 한다. - 태버너

    

다이아몬드가 결혼 예물로 사용된 유래를 볼까.

1518년 프랑스 왕자가 태어나자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의 아들과 영국 왕 헨리 8세의 딸 메리의 약혼식을 위해 다이아몬드 약혼반지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최초의 결혼증명서는 기원전 5세기 이집트 엘레판틴에 주재 중이던 로마군 주둔병의 유품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신부가 입장할 때 깔리는 곡은 1848년에 바그너가 작곡한 오페라 로엔그린결혼행진곡이다. 식을 마친 신랑 신부가 퇴장할 때 연주하는 곡은 멘델스존이 1826년에 작곡한 한여름 밤의 꿈중에서 결혼행진곡이다. (59)

 

웨딩마치의 유래가 재미있다.

위의 두 곡은 1858년 신랑인 독일 황제 프리드리하 빌헬름이 신부인 영국의 빅토리아 황녀를 맞아 그들의 결혼식에서 사용한 곡들이다. 왕실의 것을 열렬히 따라하던 영국인들에 의해 퍼졌고, 이후 서양 결혼식의 음악이 되었다.

   

책에서는 로마 남자와 사비니족 여자와의 약탈 결혼. 약탈혼, 매매혼, 정략혼, 결혼의 역사.약혼반지의 기원, 웨딩케익, 웨딩마치 등 결혼에 대한 유래들이 가득하다.

우리의 옛 결혼 제도들, 처가살이, 폐백의 의미, 사주단자와 약혼, 호텔 결혼식을 선호하는 문제점들, 준비가 결여된 결혼 등 한국 결혼에 대한 모든 것도 들어 있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든다. 예나 지금이나 결혼은 사랑을 전제로 한 비즈니스가 아닐까. 전혀 비즈니스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마지막에 나온 호텔 결혼식의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뇌리에 남는다. 미디어를 통해 호롸 결혼식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다.

 

결혼의 역사, 결혼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문고판이기에 착한 가격이지만 흥미로운 이야기, 유익한 이야기가 많은 책이다. 결혼을 앞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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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좋아한다는 것은 - 자전거와 자전거 문화에 대한 영감어린 사진 에세이
크리스 하던, 린던 맥닐 지음, 김병훈 옮김 / 이케이북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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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좋아한다는 것은]자전거 문화, 자전거 마니아들에 대한 이야기~

 

자전거라면 다분히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극하는 추억의 교통수단이다. 무엇보다 값싸고 친환경적인 탈것이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사랑받아온 사물이다.

 

두 발을 페달 위에 올리고 두 바퀴를 굴릴 때의 쾌감, 자전거로 달릴 때에 귓가를 스치는 바람소리가 주는 희열, 한참을 달리고 난 후에 솟아나는 땀방울과 몸의 열기가 주는 개운함은 누구나 느꼈을 것이다.

    

 

그런 자전거가 요즘 대세인 것 같다. 자전거 마니아들이 요즘은 정말 많은 것 같다. 저녁이 있는 하루를 살고 싶어 하고 느림의 미학을 칭송하는 요즘, 확실히 자전거가 눈에 많이 띈다. 유라시아 자전거 횡단, 강변 달리기 대회 등 건강을 위해서도 자전거 붐을 조성하고 있으니까. 집 주변에도 자전거 길이 여기저기 생기는 것을 보면 말이다.

 

   

 

자전거와 자전거 문화에 대한 영감어린 사진 에세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자전거 마니아, 자전거 도서관, 자전거 공방, 자전거 카페, 자전거 숍, 자전거 협동조합, 자전거의 종류, 자전거 세계 일주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전거 문화를 알리고 자전거 마니아들을 알리고 특이한 자전거들을 알리는 책이다.

 

자전거가 대중적인 탈 것으로 자리 잡은 시기는 1890년대에 이르러서라고 한다. 한국의 근대화 시점과 맞물리는 자전거 역사다.

 

   

 

한국의 경상북도 상주처럼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도 자전거가 일상이라고 한다. 이 도시에서는 자동차가 자전거에 밀린다고 한다. 건강한 도시, 깨끗한 이미지의 암스텔담, 가보고 싶다.

 

책에서는 자전거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다.

자전거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자전거포를 운영하는 런던의 브리기 씨는 자전거를 입수해서 수리한 뒤에 되파는 일을 한다. 빈티지 스타일, 최신형 모델, 픽스드 기어, 경기용 모델까지 수리하거나 판다. 사람들에게 공구를 무료로 사용하게 하고 공짜로 자전거 수리해줄 때도 있고 자전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선물하기도 하기에 장사수완은 없지만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한다고 한다. 무허가 창고에서 가게를 하지만 자신의 가게를 자전거 사랑방처럼 여긴다고 한다. 자전거로 연결된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은 착한 가게다

 

   

 

큰 앞바퀴와 작은 뒷바퀴가 특이한 자전거 마니아, 그 페니파딩으로 세계일주를 한 조프 서머필드.

처음에는 유럽의 여러 도시들을 달리다가 200811, 30개월 동안 스물네 나라를 통과하고 36,200km를 달려서 세계일주에 성공했다. 그의 세계일주 성공은 유럽의 여러 도시, 중국의 만리장성, 에베레스트 산 아래, 애리조나의 데스밸리, 무수한 국경들을 통과해 이루어 낸 쾌거다.

 

아흔셋과 여든다섯의 달리기 마니아가 있는 목요일 클럽, 손님 취향에 따라 맞춤형 특별 자전거를 만드는 호스 사이클스, 열정 가득한 협동조합인 런던 브릭스톤사이클스, 하늘을 날고 싶은 소망을 담은 페달 파워 헬리콥터를 보유한 올드 바이시클 컴퍼니, 문장이 멋진 클래식 라이더스 클럽,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괴짜 자전거를 만드는 자전거 본부, 거꾸로 자전거 숍, 자전거 도서관, 낮은 자세로 탈 수 있는 자전거가 있는 차퍼돔, 스타 바이크 카페, 자전거 마니아들, 디자이너들......

 

자전거에 대한 이야기에 끝이 있을까

 

   

 

이 책은 지난 시절의 추억이기도 하고 현재까지도 아날로그적 감성을 주는 자전거, 그런 자전거를 가슴에 품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저렴하고 다루기 간편한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인 자전거가 일상인 사람들의 이야기다.

 

자전거처럼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탈 것이 있을까. 빈부의 격차가 가장 적게 나는 탈 것이 자전거가 아닐까. 다리를 움직이고 땀을 내는 자전거는 건강을 위한 레저 활동이기도 하고 저렴한 교통수단이 되기도 하기에 착한 탈 것이다. 자전거 도로, 자전거 길이 더 많이 조성된다면 자전거 이용자들이 더욱 늘어나지 않을까. 두 바퀴로 달리는 자전거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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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풀어보는 운명 - 주역으로 보는 처세술
박찬하 지음 / 린덴바움북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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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풀어보는 운명]주역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를 돕는 참 쉬운 책

 

주역에 관한 서구 문명의 과학적 접근을 논한다면 미적분의 수학자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와 정신분석학자 칼 구스타프 융을 빼놓을 수 없다. 라이프니츠는 주역과의 만남으로 자신의 2진법 2진수론의 이론적 사상적 배경을 확립하였고 실제로 자신의 이론과 학설에 주역의 이론을 활용 적용하였다. (중략) 서구 문명을 대표하는 정신분석학자 칼 융의 경우 역시 주역에 대한 사랑은 칼 융의 일생에 걸쳐 나타나며 평생 주역책을 가장 소중한 책으로 여기며 일생을 함께 하였던 것이다.(서론 중에서)

    

 

사람은 태어나면서 추상적인 숫자와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된다. 대표적인 숫자가 생년월일시다. 이 숫자는 보통 사주팔자, 명리학에서 유리한 때와 불리한 때의 변별 기준이 된다고 한다. 그 이외에도 주민번호, 집 주소, 휴대전화 번호, 자동차 번호, 학생증번호, 도서관 회원 번호, 신용카드 번호, 각종 비밀번호들은 평생을 함께 하면서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주역은 숫자로 둘러싸인 운명을 풀어주는 고전이다.

번호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인생, 번호에 휘둘리면서 살아가는 인생이기에 숫자로 운명을 풀어주는 주역에 끌리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하지만 한자로 되어 있고 복잡하기에 일반인은 접근하기 힘든 게 주역인데......

저자인 박찬하는 주역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저자는 삶에 영향을 미치는 숫자들은 어떤 원칙에 의해서 추출된다고 한다.

 

삶에 영향을 미치는 숫자들을 크게 3가지 원칙에 따라 추출되며 1) 자신과 남을 구별하는 기준이 되어야 하며 2) 자신에게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하여야 하며 3) 일정기간 지속이라는 3가지 조건에 맞는 숫자가 실질적 영향력과 함께 그 사람의 현재와 미래를 표상하는 것이다. (서론 중)

   

책에서는 숫자의 지위론에서는 4자리의 숫자, 3자리의 숫자, 2자리의 숫자, 1자리의 숫자 등이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명이 있다. 의미 있는 숫자가 되려면 일정기간 지속되어야 하고, 실질적으로 자신에게 중요하게 사용되어야 하고, 남과 구별하여 자신을 특징 지을 수 있는 숫자라야 함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책에서는 숫자를 보고 효상을 찾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 있으나 모든 숫자에 대한 효상이 본문으로 나와 있기에 누구나 쉽게 숫자풀이를 알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휴대전화번호의 경우를 보자.

4자리는 향후 예측되는 결과로 보며 뒤의 4자리는 연재의 상황 또는 원인으로 본다고 한다. 4자리 숫자를 찾아 효상을 찾고 효상번호를 찾아 숫자풀이를 읽으면 된다.

 

 예를 들면 앞자리가 3545라면 효상번호 355로 되어 있다. 효상번호가 색으로 구분되어 있기에 대길인지, 길인지, 흉인지, 대흉인지를 대충 알 수 있게 되어있다.

 

풀이를 보자.

355 대길(大吉)

이 상은 당신이 어려울 때 자신보다 남을 아끼고 또한 불굴의 의지로 고난을 이겨낸 당신의 눈물과 땀방울에 대하여 하늘이 보답함이다. 하늘은 당신이 흘린 눈물 한 방울 한 방울마다 당신이 흫링 땀방울 한 방울 한 방울마다 크나 큰 금은보화로 마땅히 보답함이니 더 경사스러울 수 없다.

- 당신의 올바른 행동에 대하여 부로서 응답하는 상이다. , 사업은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 시험, 승진, 선거 등 모두 유리하다. 이 상은 실질적인 상으로 당신이 성취한 합격, 승진, 당선 등이 실질적 부의 증가에 도움을 준다. (355)

   

책에서는 숫자에 해당하는 을 얻는 방법론, 64괘와 384효의 추출 방법론, 숫자로 풀어보는 색인, 효상을 찾아 스스로 풀이를 볼 수 있도록 쉽게 되어 있다. 이 책의 목적이 주역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를 돕는 책이기에 자신에게 맞는 숫자를 찾아 비밀번호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주역은 숫자로 풀어보는 운명을 다룬 책이며, 2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동양 고전이다.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최고의 고전으로 인정받고 있다니, 참으로 신기하다. 운명을 통계적으로 풀어놓았다는 주역은 타이밍을 예측하는 원리를 가르치는 책이요, 변화의 규칙을 가르치는 책이다. 자신의 운명, 사업의 흥망을 미리 알고 싶다면, 좋은 운을 끌어들이고 싶다면 쉽게 쓰인 주역을 읽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알게 모르게 삶에 영향을 미치는 숫자로 풀어보는 운명을 읽고 있으니, 정말 신기하다. 앞으로는 모든 번호에 신경 쓰일 것 같다. 이젠 모든 비밀번호를 색인과 효상을 참고로 바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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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만담 - 스마일 화가와 시크한 고양이의
이목을 지음, 김기연 사진 / 맥스미디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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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화가와 시크한 고양이의 청춘만담/이목을/맥스]일상의 시시껄렁함, 인생의 진중함까지 나누는 화가와 편집자의 편지, 명쾌하면서도 코믹해~

 

 

SPACE 木乙.

에스키모의 이글루 혹은 몽골의 이동 가옥 모양을 닮은 하얀 콘크리트 집에 들어서면 환한 스마일 표정들이 반긴다. 그렇게 목을의 공간은 큰 미소와 작은 미소, 노란 미소와 파란 미소, 함박 미소와 편안한 미소까지 온통 미소천국이다.

   

 

 

 

 

 

앉아보소.

여자라서 옵션이 있어요.

옵션이요? 그게 뭔가요?

, 여기를 보소.

이게 고추인데 짧은 게 좋아요, 긴 게 좋아요?(20~21)

 

첫 대화가 심상치 않다. 산전수전 다 겪은 화가여서일까. 난감한 질문을 던지며 미소를 머금게 하는 그는 미소 대마왕이다. 젊고 예쁜 아가씨에게 짓궂은 질문을 해대는 화가와 상대적으로 늙은 화가에 당당하게 맞서는 스물여섯 살 편집자와의 대화가 초반부터 팽팽한 긴장감과 소소한 웃음을 준다.

 

자칭 캡틴 스마일이라는 첫 만남에서 캡틴 기질을 여실히 보여준 화가와 자칭 시크한 고양이라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고양이 체셔같이 뜬금없는 질문을 쏘아대는 편집자의 편지는 코믹하면서도 설레게 한다.

 

시크한 고양이는 자신이 설렜던 순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캡틴에게 가장 설레는 순간을 묻는다. 그러면 캡틴은 화답한다.

 

설렘이라는 건 살아 있다는 증거다.

될 듯, 말 듯, 줄 듯, 말 듯.

 

나는 아직도 A에서부터 Z까지 모든 것에 설레. 사소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존재하는 모든 것에 설레지. 막 시작한 연애처럼 가슴이 터질 듯 뛴단 말이야. (27)

 

호기심과 설렘이 없다면 삶의 기쁨이 있을까. 설렘과 호기심은 오늘을 살아가는 버팀목이고 원동력인데. 입맛이 없다는 건 살아가는 기쁨이 없다는 것이듯, 궁금하지 않다는 건 더 이상 발전이 없다는 것인데. 막 연애처럼 가슴이 터질 듯 뛴다는 말에서 화가의 생동감이 느껴진다. 그래. 언제까지나 설렘 버튼을 작동시켜 보자.

 

그림을 그리면서 설레지 않는다면,

붓을 꺾는 것이 화가로서의 자존심 아닐까?

(중략)

그림 앞에서 내가 엉큼한 늑대라면,

캔버스는 내게 앙큼한 여인이지.

보슬비처럼 힌트 주듯이

앙큼하게~ (28)

 

설렘, 참 좋은 말이다.

그림을 그리든, 글을 쓰든, 다른 일을 하든 설렘은 오늘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다. 내 일을 사랑한다는 자존심이다. 설렘은 건조한 하루에 윤기를 더해줄 활력소다.

 

뱅크시가 벽에 그려놓은 아낙과 얼룩말을 보세요!

아낙이 얼룩말의 얼룩무늬를 빨랫줄에 널고 있어요. 얼룩무늬를 빼앗겨버린 얼룩말은 그저 멀뚱히 서 있을 뿐이에요. 얼룩말은 슬플 거예요. (중략) 얼룩말의 얼룩은 빨면 하얘질까요?

 

우리는 누구나 다른 사람과 구분이 되는 특별함을 갖고 있어요. 그것이 때로는 정체성이 되기도 하고, 사회 속에서 이질적인 존재로 구별되기도 해요. (중략) 캡틴의 정체성은 무엇인가요? 스마일인가요? (96)

 

뱅크시는 거리의 벽이 캔버스였다.

거리의 누구라도 주인이 되는 작품을 그렸다.

그는 벽과 예술 사이에서 하고 싶은 말이 많았나봐. 얼룩말을 보면 안 그래도 되는데 꼭 껍데기를 벗겨놨잖아. 일부러 정체성을 잃게 만든 거지. 왜냐고? 사람들에게 질문하려고, 나의 정체성도 똑같아.

 

정체성을 찾기 위해 나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내 정체성은 타인에게 물음을 던지는 사람이다. (97~98)

 

영국의 예술 테러리스트인 뱅크시의 그림처럼, 캡틴도 무언가를 묻기 위해, 무언가를 말하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때론 무언의 표현이 강렬하게 어필하듯이 무언의 그림이 호소력이 짙을 수도 있겠지. 때로는 말보다 글이 여운을 깊게 남기듯이 말이지.

 

뭉크의 <절규>를 보며 캡틴도 마음속에 영혼을 숨겨두지 않았는지 체셔가 물으면, 캡틴은 대답한다.

그림에는 그 시절 그 사람의 세상이 담겨 있다고.

뭉크의 <절규>는 일기이고, 세상을 향한 편지이고, 자기 고백이라고.

예술은 보이는 게 다가 아니고 그 뒤에 숨겨놓은 이야기를 읽어야 한다고.

이젠 절규보다 스마일하라고.

   

맞는 말이다. 한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내면까지 감지할 줄 알아야 하는 법이다. 뭉크가 공항장애라니. 당시 인도네시아의 화산폭발로 초미세먼지가 노르웨이 해안까지 덮쳤을 때의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한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캡틴 스마일과 시크한 체셔의 대화는 알콩달콩이 아니다. 고소하고 구수한 인생의 숭늉 맛 나는 이야기들이다. 때로는 달콤하고 새콤한 젤리 같은 시시껄렁한 청춘 이야기를 던지고 받고 한다. 그림과 예술, 문학과 사랑을 진중한 편지로 주거니 받거니 한다.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발칙하고 코믹한 대화다. 진중하고 유쾌한 대화다. 명쾌하고 속 시원한 화법에 가슴이 뻥~ 뚫리는 대화다. 다음엔 어떤 질문을 던질까 설레며 읽게 된다. 그런 청춘만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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