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월간샘터 2014년 9월호 월간 샘터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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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9월호]구석구석 뒤지며 읽는 재미와  깨알 감동이......

 

우와~ 샘터닷!

깊은 산 속 옹달샘(터)

누가 와서 먹나요~~

맑고 맑은 옹달샘(터)

누가 와서 먹나요~~

샘터를 받아 들면 자동으로 부르는 노래다.

앙증맞은 월간 샘터를 펼치면 그림이나 내용이 한결같이 옹골차기에 감사의 노래가 절로 나온다.

 

우와~ 9월은 열매달이다. 첫 수확을 해서 조상에게 드리는 한가위가 있는 달이다.

책표지의 그림은 언제나 상큼한 미소를 짓게 한다. 책을 양분으로 무럭무럭 자란 나무 한 그루. 나무 아래엔 책을 보는 소녀, 공상에 잠긴 소년, 나무 위에는 풍경 구경에 빠진 꼬마가 있다. 지저귀는 새가 있다. 책을 읽고 꿈을 키우면서 몸과 마음이 반짝반짝 자라라고 주변에 별을 그려 놓았을까.

 

에세이 코너 필자가 바뀐다더니, 양희은이다. 휴가를 집안 동생이 사는 시칠리아로 가서 대가족과 함께 마당에서 구운 바베큐를 너른 부엌에서 먹는 맛은 어떨까. 언제나 잔치 같은 흥겨운 분위기가 아니었을까. 친척들이 집성촌을 이룬 모습이 특이하다. 옛날 대가족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그런 곳이다. 먹는 이야기가 많아서 배에서 합창하는 소리, 침 고이는 소리에 혼나며 읽은 부분이다. 음식에 대한 맛깔난 표현들, 사진들이 더욱 허기지게 한다.

 

<밭의 노래>를 쓰신 이해인 수녀님의 밭 이야기. 건강하시길~^^.

대단한 할머니를 만났다. 81세의 나이에 필사라니. 그것도 <태백산맥>, <금강경>등을 그대로 베낀 것이다. 대하소설이든 한자로 된 책이든 가리지 않고 일정한 시간을 정해 베낀다고 하신다. 럴 수 럴 수 이럴 수가. <태백산맥>을 필사할 때는 오자를 찾아 출판사에 알리기도 했고, 필사한 것을 태백산맥문학관에 냈을 때 감사패도 받았다고 한다. 지금은 <아리랑>을 사 두었다는데……. 함박 미소가 예쁘신 멋진 할머니다. 정말 존경스럽다.

연잎밥, 연근 조림 이야기엔 다시 군침이 돈다. 연근 조림은 나도 좋아하는데……. 요리와 바느질에 관심이 많으신 옥현순 할머니의 이야기엔 손녀 사랑이 흘러넘친다. 조부모와 손주는 찰떡궁합이라던데. 섬마을 모교 선생님과 결혼한 제자의 러브스토리는 재미있는 전설이다.

이순신 장군가 외치던 필사즉생 필생즉사에 대한 풀이는 영화 <명량>을 떠올리게 한다. 살신성인의 자세를 가진 지도자가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위기에서 구할 수 있음을 생각한다. 풍전등화 같은 나라를 구해낸 명장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가슴 뿌듯하게 한다.

이외에도 행복일기, 개그맨 김경진의 먼지, 십자말풀이, 내 인생의 한 사람, 축구 수집가 이야기, 기생충이야기, 샘터 시조, 야생화 자수, 음수 곱하기 음수는 왜 양수일까 등이 촘촘히 보석처럼 들어 있다.

화려하고 멋진 책보다는 소박하고 작은 책을 좋아한다. 착한 가격에 가방에 넣어 다니기에도 부담이 없어서 좋다. 샘터가 그런 책이다. 양이 작아서 읽기에 부담이 적은 부분도 있지만 구석구석 뒤지며 읽는 재미가 의외로 많다. 반전이랄까. 깨알 웃음과 깨알 재미는 기본이요, 깨알 감동은 덤이다.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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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감옥 - 생각을 통제하는 거대한 힘
니콜라스 카 지음, 이진원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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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유리감옥/니콜라스 카/한국경제신문]유리감옥 인간들, 자동화에 대한 통렬한 비판!

 

미래사회를 그린 SF소설을 보면 대개 자동화 세상이다. 인간이 만든 기계에 인간이 기계의 노예처럼 통제받고 있고 인간의 모든 것은 번호로 코드화 되어 기계의 명령에 종속되어 있다. 마치 감옥처럼. 그래서 미래 사회를 그린 소설을 읽을수록 끔찍하고 불편했던 게 사실이다.

불행히도 현실의 세상도 점점 자동화되고 있고 기계들은 점점 스마트해졌다. 인간보다 더 똑똑한 기계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

 

공상과학소설처럼 만약 세상의 모든 일이 대부분 자동화된다면 인간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만약 자동화 시스템이 고장이 나서 수동으로 대체해야 한다면 그때의 혼란은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도저히 상상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다.

니콜라스 카는 말한다. 과거의 기계는 인간의 근육을 대체했지만, 오늘날 기계는 인간의 뇌를 대체하고 있다고. 검색 엔진을 통한 인터넷 서핑이 우리의 지식과 문화를 즉흥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컴퓨터의 과도한 사용, 인터넷 의존, 스마트폰의 무분별한 사용이 성찰을 잃어버린 얄팍한 지식을 양산하고 있다고 말이다.

 

그는 이 시대 가장 주목할 만한 디지털 사상가, 기술 비평가다.

책에서는 인터넷, 인공 지능, 웨어러블 디바이스, 빅 데이터 등을 통한 '자동화'의 문제점, 위험성을 꼬집고 있다. 자동화 시대에 우리가 감내해야 할 것들, 희생되는 것들, 빼앗기는 것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가치들을 되새기게 하고 있다. 더구나 문학, 예술, 기술, 사회학, 심리학, 신경과학을 망라한 사례를 통해 근거를 제시하면서 말이다.

 

쓰지 않으면 퇴화된다는 용불용설은 우리 스스로 체험하고 있다. 운동하지 않으면 몸의 기능이 떨어지고 결국 몸이 망가진다. 머리 또한 사용하지 않으면 기억력 쇠퇴, 사고력 저하 등이 일어난다. 애초에 인간이 직립하면서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던 점이 다른 동물들과의 차이를 만들었고 환경에 대한 지배능력을 키웠다. 이젠 그런 손의 능력은 기계에 맡기고 있고, 인간의 특징인 뇌의 사고과정 마저 기계에 맡기고 있다. 더구나 생산성과 경제성, 효율성이라는 면에서 기계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지금은 최첨단 과학의 시대다. 회사든, 가정이든 스마트한 최첨단 기기들이 넘쳐난다. 자동차도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고, 휴대폰도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다. 내비게이션, 로봇청소기, 검색엔진, 기술이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안다.

 

하지만 뭔가 찜찜하기도 하다. 기술이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이대로 가도 해는 없는지, 치명적이지는 않은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자동화는 수단과 목적을 분리한다. 자동화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더 쉽게 얻을 수 있게 해주지만, 우리가 자신을 알아가는 일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스스로 스크린의 피조물로 전락해버릴 때 우리는 슈쉬왑 부족처럼 존재론적인 질문을 하게 된다. "우리의 본질이 여전히 우리가 알고 있는 것에 놓여 있는가, 아니면 우리는 지금 우리가 원하는 것에 의해 정의되는 데 만족해하는가?" (본문에서)

 

잘 만들어진, 꽤 유용하고 쓸모 있는 도구의 등장으로 인간은 편리함과 즐거움, 시간적 여유, 경제를 여유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모든 도구들이 인간의 통제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점점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서 인간을 통제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저자는 말한다. 편안함과 효율성을 강조하며 기술은 성장했지만 인간을 기술과 도구의 노예로 만들어 버렸다고. 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사실은 노동이 알고 있는 제일 달콤한 꿈이다.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 (본문에서)

 

인간이 만든 도구로 인해 인간이 점점 쓸모없어지는 세상이 되지는 않는 지 반성할 일이다. 인간의 근육을 대체하고 인간의 사고를 대체하는 기계로 인해 인간의 삶은 더 가치 있다고 말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수단이 목적이 되고, 기계가 인간 우위에 군림하는 역전현상에 경종을 울리는 이야기가 주인과 노예의 반전만큼이나 충격적이다.

실제로 하루라도 기계가 없다면 우린 살 수가 없다.

손이나 머리를 쓰지 않으면 퇴화되기에 기계적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 인간은 상황통제가 불가능할 수 있다. 기계 앞에서 점점 무능해지는 현실이 닥칠 수 있다니 끔찍해진다.

정신과정이 사라지고 사고과정은 간소화되는 세상에서 인간의 축소된 능력, 퇴화되는 능력을 생각하니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자동화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자동화 세상이 마냐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기계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린 벌써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어 있는데…….느림의 미학이 떠올려 지는 책, 저녁이 있는 일상이 그려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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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슨 씨앗일까? 2 샘터 솔방울 인물 15
황병기 외 지음, 유준재 그림 / 샘터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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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슨 씨앗일까?/황병기/유준재/샘터]열정과 희망으로 꿈에 도전한 위인들!

 

아이들에게 꿈을 심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부모가 직접 모델이 되고 멘토가 되는 방법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다. 그러니 대부분은 책을 통해, 이웃을 통해, 주변 이야기를 통해, 신문 기사를 통해 꿈을 키우게 될 것이다.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줄 멘토들에 대한 책을 만났다.

 

<나는 무슨 씨앗일까?> 처음엔 식물에 대한 책인 줄 알았다. 열어보니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직업인들에 대한 이야기다. 누구보다 현재를 치열하게 살고 있는 7인의 멘토 이야기다.

 

최초의 민항기 여성 기장 신수진 이야기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우리나라에 여성이 조종사가 있었다니......

13년 동안 신입 조종사, 대형기 부기장, 소형기 부기장, 민간 항공기 기장에 이른 신수진은

민간 항공기 60년 역사에서 첫 여성 기장이라고 한다.

그녀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미국여행길에서 관광용 경비행기 탑승을 체험하면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누구나 비행기 조종을 할 수 있다는 교관의 이야기가 정말 신선한 충격으로 와 닿았다고 한다. 이렇게 꿈은 우연히 만나기도 하나보다.

어쨌든 그녀는 졸업 후 미국 항공사의 통역원으로 근무했고, 미국 댈러스의 레드버드 비행학교에서 경비행기 조종사 자격증을 땄다. 다시 미국으로 가서 시에라 비행학교의 민간 항공기 훈련 과정에 등록을 해서 비행 교관 자격증을 땄다. 그리고 한국 항공회사에서도 여성 조종사를 뽑게 되면서 1996년 대한항공에 입사를 했다. 열심히 훈련한 덕에 1997년 부기장이 되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최초의 민항기 여성 기장' 타이틀이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남다른 노력과 열정은 필수였고 외로움과 위험은 덤이었다.

 

열 시간이 넘게 걸리는 국제선 밤샘 비행, 뭉게구름을 피해 비행해야 하는 어려움, 눈과 폭우 등 비상사태에도 안전하게 비행해야 하는 책임감, 남자 조종사 틈에서 일해야 하는 외로움, 이착륙까지도 긴장해야 하는 프로 정신……. 대단하다, 대단해.

책에서는 비행기를 운항하는 사람들인 기장, 부기장, 관제사, 운항관리사에 대한 직업설명이 있다.

실력 있는 재야의 곤충 박사 원갑재

박수를 마구 보내고 싶은 분이다. 짝짝짝~~~

희귀종 곤충의 표본을 얻으려 집에서 유충을 키우기도 한다는 그는 고향이 국립 수목원이 있는 광릉이다. 어린 시절의 자연적 환경이 그를 곤충 박사로 이끌었을까. 화려한 학위를 가진 사람들보다 곤충에 대한 애정, 곤충의 중요성, 곤충 표본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는 초등학교 때는 임업 시험장 광릉 출장소로 해충 연구를 오는 학자, 대학생들에게 곤충에 대해 물어보고 심부름을 했고, 학교에서도 과학실에 남아 곤충 채집한 것을 표본하고 분류를 했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 한 연구원을 따라 보조 교사로 채용될 정도의 실력이었고, 1972년 국립 과학관이 개관될 때 특별 채용되기도 했다니, 대단한 사람이다.

 

야행성 곤충 채집을 하기 위해 밤샘 한 일, 뱀에 물려 기절했던 일, 벌에 물려 혼이 났던 일, 곤충 표본의 중요성, 곤충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표본 작업의 방법 등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절로 박수를 치게 된다. 짝짝짝~~~

 

결혼 후 뒤늦게 고등학교 진학을 했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그에게 '곤충박사님'이라는 호칭을 붙인다고 한다. 1979년 정년퇴임한 이후에도 우리나라 곤충 표본의 역사와 함께 한 그는 곤충 한 종류라도 더 표본으로 남기고 싶어 한다.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소원대로 전문적인 곤충박물관이 세워졌으면 좋겠다.

이외에도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 도선사 윤병원, 한글 디자이너 석금호, 국악인 황병기, 민들레 수사 서영남 등 자신의 분야에서 열정과 끈기로 혼신을 바친 명인, 명장의 이야기가 있다.

 

이 책은 스테디셀러 <나는 무슨 씨앗일까?> 두 번째 이야기다. 도전과 용기, 열정을 꿈을 이룬  7명의 최고수들의 이야기다. 꿈을 향해 도전하고 성공한 모험기다. 어른이 읽어도 감동적인 성공 직업인들, 존경스런 최고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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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누스, 빈곤 없는 세상을 꿈꿔 봐 - 세상이 좀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사회운동가 내가 꿈꾸는 사람 10
김이경 지음 / 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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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누스 빈곤 없는 세상을 꿈꿔 봐/김이경/탐]방글라데시의 영웅, 노벨평화상을 받은 이유는…….

 

가난한 사람에게 돈을 빌려 줘도 은행은 망하지 않습니다.

아뇨, 오히려 가난한 사람이 돈을 더 잘 갚습니다. (책에서)

 

은행이 가난한 사람의 편에 서는 나라가 있을까. 은행은 가진 자들을 위한 곳, 법의 보호와 규제 아래서 돈 놓고 돈 먹는 곳, 부자들만의 리그라고 한다면 과장일까. 얼마 전에 읽은 김부일의 <돈의 노예>라는 책에서 돈의 주인은 극소수의 금융재벌이라고 했다. 어느 나라든 돈이 있어야 대출도 해주고 담보가 있어야 고객 대접을 해준다. 물론 그 뒤에는 금융재벌의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이고 있을 테고. 그러니 가난한 사람에게 은행 문턱은 높기에 고리대금업자를, 사금융을 찾는 것이리라.

 

방글라데시의 한 경제학자가 대학 강단을 박차고 나와 굶주리고 질척한 농촌의 현실 속으로 들어갔다. 이론과 실제가 다름을 개탄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농촌 사람들의 생활을 바꾸어 놓았다.

무함마드 유누스(1940~)

무함마드 유누스는 방글라데시에서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보이 스카우트를 하면서 세상을 경험하게 된다. 인도를 다녀오고 캐나다를 다녀오게 된다. 1955년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 보이 스카우트 대회에 참가를 마친 후 비싼 비행기 삯을 아끼려고 육로로 돌아오게 된다. 그는 친구들을 이끌고 워싱턴과 뉴욕에 들렀고 독일로 가서 소형버스 세 대를 빌려 자유로운 여행을 하게 된다. 유고슬라비아를 거치고 이라크로 가고 파키스탄과 인도를 거쳐 고향으로 돌아왔다. 15 살 소년의 남다른 대담함, 현명함, 총명함을 볼 수 있었던 대목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정부 장학생으로 영국 유학을 갈 수 있었지만 나라가 완전 독립한 상태가 아니라서 조국의 상황을 지켜보고 싶었던 유누스는 전문학교를 거친 후 치타공 대학교를 마치고 치타공 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전문학교를 다닐 때 <도파타 신문>을 발행하기도 하고, 대학에 다닐 때는 <우라칸>이라는 진보적인 문학잡지를 발간하기도 했다.

그렇게 유누스는 10대 후반을 문학과 사회 활동과 공부를 겸하면서 사회를 설득 시키는 방법을 배워갔다.

 

치타공 대학교에서 경제학 교수가 되어서는 자신이 살던 동파키스탄에 처음으로 상자공장을 만들어 대성공을 한다. 수입만 하던 상자를 자체적으로 디자인하고 인쇄하고 생산하는 공장이었으니까. 아직은 방글라데시로 독립하기 전의 일이다.

 

더 넓은 세상을 알고 싶었던 그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그 곳에서 인생 전환을 하게 된다. 미국문화의 자유로움, 좋아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는 대학생을 보며 조국과 조국 사람들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면서도 방글라데시에서 일어난 독립 전쟁을 미국인들에게 알리는 활동을 한다. 특히 인쇄물을 만들어 상원 의원과 하원 의원에게 알렸고, 기자들에게 방글라데시의 상황을 알렸다. 그리고 미국은 파키스탄에 대한 군사 원조를 중단하게 되었고 1971년 방글라데시는 독립을 하게 된다.

 

제가 미국을 마다하고 이곳에 온 이유는 방글라데시의 재건을 돕기 위해서입니다.

문화와 자유가 풍성한 새 나라를 만들기 위해 애쓸 겁니다. (책에서)

 

그리고 미국 생활을 접고 고향에서 경제학 교수를 하게 된다. 경제학은 그가 정말 좋아하는 과목이었다. 하지만 치타공 대학교 근처의 조브라 마을을 조사하게 되면서 충격적인 진실을 목도하게 된다. 빚 3만원 때문에 빚에 허덕이고 굶주리고 있는 농촌 현실을 마주한 것이다.

그들은 은행 대출은 엄두도 못 내고 고리대금업에 의존하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 있었다.

 

그는 농촌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은행을 찾아가 자신을 믿고 대출을 부탁하기도 하기도 한다. 굶주리는 농촌 사람들을 위한 농촌은행인 그라민 은행을 열어 가난한 이들도 돈을 잘 갚는다는 것을 증명했지만 은행 관계자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해도 굶주리는 농촌현실의 타개책은 은행 대출의 문을 낮추는 것이라고 생각한 그는 직접 그라민 은행을 맡기 위해 대학 교수직을 박차고 나온다.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그까짓 이론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저는 경제학자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아주 기본적인 인간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책에서)

 

그리고 가난한 이들이 담보 없이 소액 대출을 해주는 그라민 은행을 운영했고 사회적 기업으로 키워냈다. 가난한 이들이 돈을 갚는 비율은 97~99%나 된다고 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돈을 빌려줘도 갚지 않아 은행이 망한다는 기득권자들의 편견을 이겨낸 것이다. 오히려 가난한 사람이 돈을 더 잘 갚는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다.

 

우리는 신용이라는 것이 소수의 부자에게만 있는 특권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주위를 둘러보세요. 가난한 사람들은 정말 열심히 살고 있어요.

재능도 있고 총명한 사람입니다. (책에서)

 

그의 노력으로 가난한 이들도 돈을 빌린 후 성실히 갚는다는 사실, 새로운 삶을 열심히 산다는 사실, 삶의 의지와 책임감을 갖는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은행에서 빌리지 못하는 가난한 이들이 고리대금업자를 이용하는 악순환을 근절한 것이다. 사회시스템, 정책만 잘 펴도 가난한 이들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가난한 이들도 신용을 잘 지킴을 보여준 것이다.

 

'가난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안정보다 모험을 택했던 유누스의 선택은 방글라데시는 물론 세계를 놀라게 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은행, 가난한 이들의 열정을 믿는 은행 만들기는 지금도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고 한다.

 

지구 위의 모든 사람은 제대로 된 삶을 꾸려 갈 권리와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유누스와 그라민 은행은 문화와 문명의 다양성을 떠나,

가난한 사람도 일을 해서 자신의 발전을 이뤄낼 수 있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 노벨 위원회 '노벨 평화상 선정 이유' 중에서 (책에서)

 

그는 빈곤 퇴치를 위해 애쓴 공로, 세계 평화와 민주주의 확산에 기여한 공로로 2006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2006년 서울평화상도 받았다.

방글라데시의 아픈 역사와 함께한 위인전이다.

유능한 경제학자에서 가난한 국민들의 삶을 외면할 수 없었던 유누스.

농촌 현실을 알고자 현장으로 직접 뛰어든 그의 경제학자로서의 열정, 몸을 아끼지 않는 동포애, 독립을 위해 미국에서 인쇄물을 돌리고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행동력, 가난한 이들에게 부담 없이 돈을 갚을 수 있도록 특이한 방식을 만들어낸 지혜를 보고 있으면 보물 같은 지도자라는 생각이 든다. 어디에서나 빛을 내는 보석 같은 인물이다.

 

만약 그의 헌신과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도 방글라데시 농촌의 현실은 해결되지 못했을 텐데....... 위대한 지도자 한 사람만 있어도 나라가 이리 변할 수 있음을 알게 된 책이다, 읽는 내내 가슴 뭉클해지는 순간이 많은 책이다. 유누스를 처음 알게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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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단어, 지식을 삼키다 - 어원과 상식을 관통하는 유쾌한 지식 읽기
노진서 지음 / 이담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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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단어 지식을 삼키다/노진서/이담북스]언어의 기원을 찾아 떠나는 영단어 인문학!!

 

 

영단어를 쉽고 재미있게 접하는 방법이라면 영단어의 어원을 찾아가는 것이리라. 재미가 있어야 영어공부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기에 많이들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어원사전을 뒤적이는 것도 좋지만 이런 영단어 어원수다도 좋은 것 같다. 30개의 영단어의 어원을 찾아 그 갈래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나오는 전설과 설화, 역사적 이야기가 매우 흥미진진하기 때문이다. 언어의 상류, 그 기원지를 찾아가는 탐험 같은 설렘이 있어서다.

 

 

 

decimal

 

뜻은 십진법의, 소수의, 십진법, 소수 등이다.

라틴어 10을 뜻하는 decem, deci와 관련 있다. decimus(10으로 나눈, 열 번째의)에서 파생된 라틴어 decimalis에서 유래되었다. 그 파생어 decimate는 '십분의 일을 징수하다', '열 명중 한 명을 제비뽑아 죽이다'라는 뜻을 갖고 있고, 십일조의 세금, 로마 군대의 처벌 방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deci와 사촌격인 deca에 접두어로 붙으면 decade(10년), decalogue(십계명)가 되기도 한다.

숫자 0의 등장으로 10을 만들기 쉬워지면서 많은 것이 변했다. 숫자 0의 등장으로 많은 개념을 뒤집었다고 해서 0은 악마의 수, 사탄의 수라고 불렀다고 한다. 0을 붙임으로써 더 많은 숫자를 셀 수 있었고 음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었고, 계량단위를 바꾸지 않고도 십, 백, 천, 만 등의 수를 표기할 수 있었으니까 악마의 수라기 보다는 천사의 수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고정 관념을 바꾸는 것, 신념이나 습관을 바꾸는 것이 예나지금이나 불편한가보다. 마음을 불편케 한 죄는 0이 치러야 할 대가였으니.

 

scandal

뜻은 추문, 부정사건, 불명예, 수치, 물의, 놀람, 악평, 비방, 험담 등이다.

장애물이나 덫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skdalon에서 유래된 말이다. 거꾸로 매달아 올린 덫인 skdalon이 고대와 중세를 거치면서 '교회의 명예를 훼손시킨 것'을 의미로 바뀌었다. 지금은 정상적인 커플이 아닌 남녀 간의 은밀한 사랑을 의미하고 있다.

남이 하면 스캔들, 내가 하면 사랑이라고 했던가. 그래도 스캔들은 불명예일 뿐이다.

 

 

husband

뜻은 남편, 절약가, 절약하다, 땅을 갈다, 재배하다 등이다.

고대영어 husbonda(house+bondage)에서 유래한 말이다. 집안에 붙들려 메이는 것, 여자의 집에 메이는 거주자란 의미다. 1066년 노르만인들의 영국 정복 이후, 농노보다는 신분이 조금 낮은 자작농이나 소지주를 가리키기도 했다. 봉건 영주의 지배를 받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아내는 영주이고 남편은 소작농이라니, 남자들이 들으면 기분 나쁜 어원일까.

 

 

rival

뜻은 경쟁자, 적수, 필적할 사람, 호적수, 경쟁자의, 경쟁하다, 필적하다 등이다.

'시내', '개천'을 뜻하는 라틴어 rivus에서 파생된 rivalis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강의 양쪽에서 강물을 끌어 쓰다보면 서로 다투게 되고, 서로 경쟁하게 된다. 그래서 대개 좋지 않은 어감을 준다. 그래서 강을 건너다는 의미는 죽음을 뜻하기도 한다. 'cross the river'는 '죽다' 라는 의미다.

반면 river(강)는 rival과 어원상으론 무관한 단어다. 강둑을 의미하는 라틴어 ripa에서 파생되어 고대 프랑스어 riviere라는 강가의 땅 또는 강둑을 의미하는 거였다.

 

attraction, bus, candidate, company, competition, crisis, decision, idiot, mob, president, pedestrian, skeptic, salary 등…….

 

단어의 뿌리를 찾아가는 여정은 어휘를 풍부하게 하고 폭넓은 영단어 활용을 돕는다. 무작정 외우는 영단어보다 이렇게 기원을 찾고 갈래를 찾는 공부는 깊이가 있고 쉬워서 영단어의 빠른 이해를 돕지 않을까.

 

 

이 책은 어원과 상식을 관통하는 지식수다, 고전과 시사를 망라하는 단어를 통한 인문학 수다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유쾌, 상쾌, 통쾌, 명쾌한 영단어 인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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