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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라의 외출 - 나를 찾는 내면아이
김현정 글.그림 / 위즈앤비즈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랄라의 외출]배우화가 김현정의 그림 에세이, 나를 찾아서~
또 다른 자아를 말하는 내면아이.
내면에 잠재된 또 다른 나는 어떤 모습일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봐야 만날 수 있는 내면아이.
만약 인형으로 만든다면 나의 내면아이는 어떤 모습일까. 하늘을 나는 새의 모습이면 좋겠는데…….

이 책은 저자의 분신인 내면아이와의 소통을 통해 세상과 만나는 얘기다. 내면아이의 외출을 통해 세계를 넓혀가는 이야기다.
저자는 TV드라마 '광끼'에서 진달래 역할을 했던 배우 김현정이다. '내 이름은 김삼순', 위안부 문제를 다룬 연극'나비' 등에 출연했다는데, 알듯 모를 듯 한 얼굴이다.
그녀는 '나비'라는 작품에서 위안부 연기를 하면서 매주 수요일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위안부할머니들의 수요 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생각이 깊은 연기자, 마음이 따뜻한 연기자다.
그런 모임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일본은 패전하자마자 제일 먼저 군위안소를 폭파시켰다고 한다. 위안부를 총살하고 관리문서들을 불태우며 흔적 없애기에 혈안이 되었다는데……. 위안부 문제를 발뺌하며 역사왜곡을 일삼고 있는 일본은 그 죗값을 어찌 감당하려는지…….

모델로 배우로 데뷔해 드라마, 영화, 연극에 출연했던 저자는 배우로서의 삶을 접는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미술을 공부하게 되었고 가톨릭상담봉사과정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인형치료법을 통해 내면아이 '랄라'를 만났다고 한다. 인형치료법은 심리치료의 일종이다. 또 다른 나를 친구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녀의 내면을 형상화시킨 동물은 토끼인형 '랄라'다.
내면아이는 내 생명의 근원이다. 나의 풍부한 감성과 잠재능력은 모두 그 안에 숨겨져 있다.(책에서)

그녀의 그림에는 다양한 재질과 방법을 사용하고 있고, 다른 기법들도 수용하고 있다.
그림에는 랄라의 이미지와 잠자리의 이미지가 번갈아 등장한다.
꽃, 새, 달, 별, 물고기, 산천, 벌레, 해, 달, 별 등 동양적인 그림 안에 자신의 자아를 등장시킨다.
때로는 명작 안에 자아를 등장시키며 대화가들과 대화 하고 있다.
작가는 내면아이가 즐겁게 노래 부를 수 있도록 마이크를 쥐어준 그림도 있다.
통도사의 석등과 함께하는 랄라도 있다.
랄라의 귀부분에는 자수기법인 평수를 놓고 비단 위의 그림을 그린 것이 많다. 전통 자수와 그림을 함께한 콜라보. 이른바 '화주수보 화법'
화주수보 화법은 옛날 그림과 자수의 기법을 그림 속에서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방법이다.
그림 속에서 역할연기를 하는 랄라의 모습에서 작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저자는 다른 사람의 시선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속도대로 살고 싶어서, 내면아이를 만들었다고 한다.
내면아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긍정의 기운이, 자신 있는 삶이 되었다는데......
때로는 놀라운 창조성을 가진 내면아이로 인해 글과 그림에서도 자신감을 얻게 되었고 살아가는 일이 즐겁다는데......

자신의 불안한 심리를 치유코자 공부하게 된 상담과정들…….
그 과정에서 만난 내면아이가 큰 위로가 되고 힘이 되고 있다는데…….
우리는 남들이 원하는 모습에 맞추려고 애쓰지는 않는지, 좋은 인상을 남기려고 무리하지는 않는지 생각해 본다. 그런 가짜의 모습을 하느라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도 생각하게 된다.

심리치료의 일종인 '인형치료 기법'이 궁금해진다.
진짜 내 본연의 모습을 인형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절절하다.
나의 중심을 잡아주는 내면아이, 함께 있으면 치유가 되는 내면아이, 이런 내면 아이가 하나쯤 있으면 든든할 것 같다.
서로 위로하고 사랑하고 아껴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