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아이에게 말을 걸다 - 스스로 성장하는 아이로 키우는 음악 속 숨은 감성 찾기
김대진 지음, 국지연 엮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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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아이에게 말을 걸다]예술의 시작은 즐거움, 교육의 시작은 호기심!

 

예술의 시작은 기술이라고 하던 시절이 있었다. 엄청난 훈련과 연습의 결과로 기술적인 달인이 되면 뛰어난 연주자로 보던 시절…….

지금은 저자의 말처럼 예술의 시작이 즐거움일 것이다. 즐겁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을 것이고 오래가지 않음을 체득하고 있으니까.

실제로 기술적으로는 유능한 아이들이 음악의 즐거움을 모르고 기계적으로 연주한다면 연주하는 이나 듣는 사람이나 감동은 그리 크지 않을 텐데…….

음악의 감성교육도 미술의 감성교육처럼 효과는 더디지만 전 인생에 걸쳐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매일 조금씩 접했던 음악이 시간이 흘러 잘하게 되거나 위로를 주거나 할 텐데…….

지금의 지성교육 일변도에서 감성교육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음악에 대한 궁금증부터 풀어주며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악기는 언제부터 가르쳐야 할까요?

아이가 음악을 전공하고 싶어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이가 음악을 싫어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음악회에서 음악을 듣는 법이 따로 있나요?

…….

눈으로 보이지 않아 효과는 바로 알 수 없어도 매일 꾸준히 하는 습관은 음악에서도 통할 것이다. 어떤 악기를 하던지 매일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음악을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모든 부모들의 몫일 텐데…….

 

절대 음감이나 아이의 재능도 중요하겠지만 음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좋아서 하는가이다. 교육 역시도 객관적인 잣대보다 아이의 개성, 아이의 독창성, 아이의 주관성을 고려해서 교육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객관성과 타율성이 절대적인 시대가 아니라 주관성과 자율성의 시대다.

스스로 즐겨서 하지 않으면 아무리 성과가 좋더라도 행복을 느끼지 못함을 우린 체득하고 있지 않은가.

음악의 싫어하는 아이라면 음악의 아름다움을 경험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늘 음악을 흐르게 하는 집, 음악을 신나게 접할 수 있는 집,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음악치료라는 말처럼 음악을 통해 자연스럽게 정서적으로 안정되거나 즐겁다면 음악과 놀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연히 음악이 좋아지겠지.

 

일상에서 음악은 하루를 부드럽게 한다. 노래를 부르며 리듬을 타면서 하는 일은 흥겹기까지 하다.

음악은 아이의 감성을 키우는 소리의 세계다. 크고 우렁찬 소리에서부터 작고 미세한 소리에 이르기까지 음악 아닌 것이 없을 텐데…….

음악의 감동, 위로의 언어다. 그러니 음악의 저력은 대단하다.

이 책에는 이런 것들도 있다.

음악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은…….

저자가 추천하는 아름다운 작곡가들은…….

베토벤, 승리의 삶을 꿈꾸는 음악

슈베르트, 인생의 슬픔을 묻는 음악

모차르트, 순수한 세계를 꿈꾸는 음악

바흐, 삶의 무게가 힘겨울 때 위로가 되는 음악

브람스, 호기심을 자아내는 음악

슈만, 꿈꾸고 싶은 음악

쇼팽, 피아노 선율이 매력적인 음악, 리스트, 화려한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음악

라흐마니노프, 차이코프스키, 쇼스타코비치…….

 

음악은 어떤 지혜나 철학보다 더 높은 가르침을 준다. - 베토벤 (책에서)

 

저자는 최정상의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김선욱을 키운 교육자, 수원시향 지휘자, 세계적인 콩쿠르 대회의 심사위원인 김대진이다. '건반 위의 진화론자'라는 그는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이기도 하다.

'클래식의 대중화'를 넘어선 '대중의 클래식화'를 꿈꾼다는 그는 다양한 모습으로 음악을 알리고 있다.

 

음악은 늘 우리 곁에 있다.

자연의 소리, 주변 사물들이 부딪치는 소리, 아침마다 주방에서 욕실에서 나는 소리, 오후의 전화벨 소리…….

그걸 음악의 언어로 아름답게 느낄 수 있다면 달리 음악 일까.

무음의 진동조차도 가락으로 느낄 텐데…….

 

음악에 대한 깊이를 더해주는 책을 읽으니 또 음악의 세계로 빠지고 싶다.

오늘은 음악방송만 들고 싶은 날이다.

오늘은 한쪽 구석에 먼지 쌓인 채 놓여 있는 CD를 들고 집을 나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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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꽃 자수 - 정원을 수놓는 아름다운 꽃 63점
아오키 카즈코 지음, 고정아 옮김 / 진선아트북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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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원 꽃 자수]아오키의 꽃 자수, 싱싱하고 향기로워요~

 

봄꽃이 한창이다.

산수유, 매화, 개나리까지 꽃망울을 터뜨리며 봄을 알린다.

봄꽃은 그대로 설렘이고 희망이다.

실물 같은 꽃 그림, 진짜 같은 꽃 자수를 좋아하는 이유도 설렘 때문일 것이다.

아오키 카즈코의 <정원 꽃 자수>를 만났다.

저자의 작품집을 이미 본 적이 있기에 반가웠다.

<행복한 자수여행>1, 2권도 매력있지만 이 책은 입체감과 생동감이 더욱 탁월하다.

일본 꽃 자수의 명인인 아오키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편이다.

그녀의 꽃 자수를 보고 있으면 그녀가 얼마나 꽃에 대한 관찰에 몰입했는지 알 수 있다.

자연에 대한 관심과 열정 또한 느낄 수 있다.

이 책에서도 세심한 관찰, 섬세함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에는 그녀가 좋아하는 63종의 꽃 자수가 실려 있다.

꽃과 잎, 뿌리의 형태가 실물을 보듯 감탄이 절로 난다.

꽃술과 꽃받침, 잎의 뒷면까지, 알뿌리의 통통한 볼륨감까지 살아 있다.

벌, 나비, 개미, 애벌레 등도 입체감이 있다.

무엇보다 상세한 설명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자수를 놓을 때의 실의 선택과 실 이용 방법은 물론 줄기와 잎, 꽃잎을 표현하는 방법까지 자세히 설명한다.

물론 기본적인 자수 스티치의 방법도 있다.

러닝 스티치, 아우트라인 스티치, 새틴 스티치, 체인 스티치, 레이지데이지 스티치, 위빙 스티치 등…….

수를 놓는 순서, 꽃의 학명, 과명, 다른 이름, 원산지, 길이, 개화 시기까지 덤으로 들어 있다.

자수를 하다가 세밀한 표현이 망설여 질 때면 언제나 정원에 나가서 즐겨 관찰한다는데…….

피어나는 꽃들의 경이로움을 자수에서도 느껴질 정도다.

꽃들이 살아있는 듯 향기롭기까지 하다.

 

손으로 만드는 것을 워낙 좋아하기에 어렸을 적부터 자수 놓기를 즐겨 했는데......

이 책을 보니 나도 꽃 자수를 하고 싶다. 

지금은 독서에 취향을 두고 있지만 언젠가는 자수의 세계로 들어가고 싶다.

바느질과 자수를 겸한 취미 생활이 나의 로망이다.

수틀, 자수실, 린넨, 광목천까지 다 준비되어 있는데......

사진은 동생이 만든 스티치북이다. 

나도 장인의 솜씨를 부리며 한 땀 한 땀 수를 놓거나 박음질을 하고 싶다.

아오키의 책 그대로 스티치북을 만들 날이 오지 않을까.

아오키 책, 다시 만나서 정말 반가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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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완성하는 미술관 - 10대의 정체성, 소통법, 진로, 가치관을 찾아가는 미술 에세이 사고뭉치 6
공주형 지음 / 탐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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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완성하는 미술관] 그림을 통해 나를 발견하고 나를 완성해 갈 수 있을까?

 

 

부제가 '10대의 정체성, 소통법, 진로, 가치관을 찾아가는 미술 에세이'다.

자아의 정체성 찾기, 소통법 발견하기, 함께 성장하기, 가치관 완성하기를 주제로 삼아 그림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처음에 나오는 화가는 발라동이다.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그림 <부기발에서의 춤>, <머리를 땋는 소녀>에서 모델을, 툴루즈 로트레크가 그린 <수잔 발라동>에서 모델을 한 여인이 발라동이다.

르누아르의 그림에서는 해맑고 사랑스러운 여인으로, 로트레크의 그림에서는 삶의 공허함을 달래는 초라하고 찌든 여인으로 그려져 있다.

어째서 대상은 하나인데, 표현은 서로 상반되는 걸까.

 

"그림 속 나는 현실보다 아름답다. 하지만 그 모습이 진짜 나의 모습일까."(책에서)

 

자신의 모습을 르누아르처럼 더 아름답게 그린 것도 아니고, 로트레크처럼 더 나쁘게 그린 것도 아니다. 자신의 모습을 담담히, 있는 그대로 그린 <자화상>은 고단한 화가로서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할까.

발라동의 <자화상>에는 더할 것도 없고 뺄 것도 없는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오롯이 담은 솔직함이 묻어난다.

화가 드가도 인정했다는 발라동의 그림들을 보면 그녀의 그림은 진솔한 편이라고 할까.

지독한 가난을 견디기 위해 곡예사를 하기도 할 정도로 자유로운 영혼, 의지의 화가이기도 했던 발라동. 모델에서 연인으로, 그리고 화가로서의 그녀의 삶은 한 편의 영화 같은 삶인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것은 삶에서 대단히 중요한 것 같다. 그게 행복의 시작이기도 하겠지.

 

조선시대 선비화가인 윤두서는 명문가의 종손이지만 서민들의 생활을 그렸던 화가다.

윤두서의 <자화상>에는 머리와 귀가 없이 얼굴과 수염만 그려져 있다.

눈, 코, 입, 수염 한 올, 얼굴 표정까지 살아있는 생동감, 입과 눈에는 다부진 의지 등이 잘 나타나 있다. 우리나라 초상화 중에서 최고로 평가받으며 국보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세심한 관찰을 한 다음에 그림을 그리기로 유명했다는 그는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풍속화를 주로 그렸다.

남인 출신의 한계, 명문가의 종손이라는 처지는 벼슬길에 오르기가 힘들게 했겠지. 글과 그림을 사랑한 집안의 분위기도 그에게 책읽기와 그림 그리기로 소일하게 했겠지.

어쨌든 신분차이가 엄격한 조선사회에서 명문가의 양반이 서민들을 대상으로 풍속화를 그렸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낮은 신분의 사람들에 대한 그의 따뜻한 시선도 느껴지니까.

 

박수근의 그림들.

가난한 화가의 부유층 소녀에 대한 상사병 앓이로 유명한 박수근.

애틋한 짝사랑에 대한 결실이 그의 그림 세계에 어떤 영향을 줬을까.

박수근의 그림에는 소박하고 선한 여인들이 많이 나온다.

<여인과 항아리>, <빨래터>, <세여인>, <할아버지와 손자>에서도 선한 이웃들의 일상이 묻어난다.

서민들의 모습에서 진실함을 드러내고자 한 박수근의 반칙하지 않고 순리대로 살아가려는 진실함이 엿보이는 그림들, 정말 따뜻하고 착한 그림이다.

 

 

잃어버린 우리의 미술품들.

한국에는 없는 한국미술품의 이야기는 그대로 슬픈 우리 역사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의 민예연구가 야나기 무네요시는 한국 미술의 탁월함을 여러 번 언급한 학자다.

석굴암 본존불, 광화문, 불국사, 해인사 등에 찬사를 보냈다고 한다. 일본이 광화문을 헐고 조선총독부를 세우려 할 때 그의 노력으로 광화문을 그대로 두고 총독부를 세웠다고 하는데…….

1936년 그가 일본에 세운 일본문예관에는 고구려 벽화 인쇄본을 비롯한 한국 미술품이 3000점에 이른다고 한다.

 

착취와 약탈로 인한 물건들 일 텐데…….

일본에서 지진이 일어난다면 고스란히 붕괴될 우리 것들……. 안타깝기 그지없다.

실제로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 일본 도쿄에 있는 한국의 <이천향교 오층 석탑>이 훼손되었다고 한다. 한국의 시민단체에서 돌려 달라고 요구한지 2년이 되었다는데…….

아직도 돌려받는 길은 멀기만 하다는데……. 국민운동을 벌여야 할까.

 

이 책은 그림 속에 담긴 이야기 속에서 나를 찾고 상대를 이해하는 법, 나를 완성해가는 법을 배우는 책이다.

이 책은 <중학 독서평설>에 '사춘기 아이들에게 미술을 통해 삶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글'코너에서 2년간 연재한 글을 모은 것이다.

청소년들이 키가 자라는 만큼 마음도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글이다.

 

저자는 '박수근론'으로 홍익대 대학원에서 미술학 박사학위를 받고 학고재 큐레이터로 활동했으며 200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 부문으로 등단한 공주형이다.

 

**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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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배웠지만 잘 몰랐던 미술 - 이명옥 관장과 함께하는 창의적 미술 읽기
이명옥 지음 / 시공아트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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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배웠지만 잘 몰랐던 미술, 그림 속에 숨겨진 비밀이 신기해!^^

 

 

제목부터가 무척 끌리는 책을 만났다. <학교에서는 배웠지만 잘 몰랐던 미술>

미술을 보는 눈, 그림을 통해 세계를 이해하는 능력을 키우고 싶었는데…

미술에 대한 호기심과 그리기에 대한 갈증을 늘 가지고 있기에 정말 반가운 책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미술 세계에도 통함을 절절히 느끼고 있다.

첫 부분부터 흥미진진하다.

 

그림의 서명에도 비밀이 있다는데......

그림 속의 서명이 예사롭지 않다는데…….

서명을 이해하면 그림 감상의 재미를 배로 늘릴 수 있겠지.

서명은 진품을 증명하는 보증서 같은 것으로서 작품의 권위를 보장하거나 그림의 배경과 특징, 예술가의 개성까지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라고 한다.

 

16세기 알프레드 뒤러의 <자화상>에는 알파벳 A와 D를 디자인한 서명이 있다. 화가가 직접 디자인해 그림에 사용한 최초의 서명으로 미술사적 가치가 있다고 한다. 당시 기능공의 낮은 지위에서 존경받는 예술가의 지위로 격상시키고 싶은 화가의 자존심을 세운 서명이랄 수 있다.

 

오스트리아의 화가 에곤 실레는 소매 주름 속에 서명을 숨겨 둠으로써 청춘 특유의 혼란스런 심리 상태를 표현했다고 한다.

 

프란시스코 고야의 <알바 공작부인의 초상화>에는 손으로 땅에 적힌 문장을 가리키고 있다. '나에게는 오직 고야뿐(Solo Goya)'이라는 뜻으로 은근슬쩍 사랑을 고백하기도 한다.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에는 빈센트라는 서명이 있다.

성이 아닌 이름을 서명한 이유는 순종적인 아들을 원했던 아버지와 부딪히면서 가문을 거부한 고흐의 의지의 표현이라는데…….

그리고 이웃들이 격의 없이 자신에게 말을 걸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빈센트라고 서명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성인 반 고흐가 아닌 빈센트라는 이름을 서명하면서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그림을 그리겠다고 각오도 담았다고 한다.

 

반 고흐에게 서명은 삶의 의욕, 예술혼, 창작 에너지였어요. 그 증거로 몸과 마음의 병이 깊어져 죽음을 눈앞에 둔 오베르에서는 서명을 하지 않았지요. (책에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 이름값을 하겠다는 각오로 서명했다는 고흐, 서명을 통해 창작의 의욕을 불태웠다니, 다시 보는 서명이 예사롭지 않다.

 

손에도 표정이 있을까.

수화에서는 손도 말을 할 수 있는데…….

 

17세기 이탈리아의 화가 카라바조의 <엠마오의 저녁식사>에는 특이한 손동작이 있다.

부활한 예수가 이스라엘 엠마오의 한 여관에서 제자들과 함께 식탁에 앉아 있는데도 제자들은 부활한 예수임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가 빵과 포도주를 나눠 먹는 성찬식이 거행하자 제자들이 뒤늦게 예수의 부활을 알아차린다는 내용의 그림이다.

예수의 손동작은 밖으로 튀어나올 정도로 굉장히 사실적이며 희생과 사랑, 구원을 상징하고 있다. 그리고 제자들의 손동작에는 충격과 감동이 나타나 있다.

카라바조의 모든 그림에는 손짓 연기가 탁월하다고 한다. 손짓 표정의 달인이라고 할까.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의 <대성당>은 손동작으로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감싸 안 듯 부드럽게 다가오는 손의 느낌은 그대로 신뢰와 화합인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암굴의 성모>에는 천사가 검지로 세례 요한을 가리키고 있다. 축복을 내리는 손, 점지한 사람이라는 뜻이 있다고 한다.

 

손가락 중에서도 검지언어의 강렬함은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의 <천지창조>, 영화 <E. T>에도 나온다.

모두 극적인 순간의 소통과 교감의 메시지라고 한다.

 

입 모양은 두려움과 슬픔, 절망과 고뇌, 기쁨과 행복 등 다양하게 그려낸다. 니콜로 델라르카의 <죽은 그리스도를 애도함>에는 각기 다른 입모양으로 절망의 강도를 나타내고 있다.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는 최고의 절망적 표현을 입 모양으로 담았다.

입을 최대한 벌리고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두 손을 귀에 대고 있는 모습, 불길한 빨간 하늘은 겁에 질린 모습이 거의 공포수준임을 나타낸다.

눈썹도 머리카락도 없는 단순함은 강렬한 충격을 나타낸다. 결정적인 크라이막스인 입을 통해 본능적인 절규를 완성하고 있다.

 

이 책에는 그림 속에 담긴 발로도 의사표시를 할 수 있음을, 그림으로 음악도 연주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도 움직임을 나타내는 그림, 속도감을 표시하는 미술, 리듬을 담은 그림, 계절을 담은 그림, 고뇌를 담은 그림, 상상을 담은 미술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 놓았다.

 

이 책에는 그림감상에 있어, 평소 놓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담긴 책이다.

명작들을 바라보는 눈을 키울 수 있는 책이다.

그림에 대한 강의를 듣는 느낌, 서로의 감상을 나누는 기분으로 읽게 된다.

그림을 이해한다는 건, 화가에 대한 이해, 시대와 미술사적 흐름도 함께 이해해야 함을 알고 있다.

미술과 가까워지고 싶다면 이런 책을 추천하고 싶다.

 

 

작가는 사비나 미술관장, 국민대학교 미술학부 교수, 한국사립미술관협회장, 과학문화융합포럼 공동대표를 겸하고 있는 이명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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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셔너블 Fashionable - 아름답고 기괴한 패션의 역사
바버라 콕스 외 지음, 이상미 옮김 / 투플러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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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셔너블(fashionable)] 아름답고 기괴한 패션의 역사를 한눈에?!!

 

 

자신들의 몸을 붉은 색으로 칠했던 네안데르탈인은 역사상 최초로 패션을 인식한 인류라는데……. 인간의 패션 감각은 거의 본능인 걸까.

 

모두에게 자신을 표현하고 기쁨과 행복을 얻으려는 목적에서 시작한 패션이 때로는 이성을 벗어나고 절제를 벗어나서 잔혹하게 행해지기도 했다는데…….

패션의 역사에서 빛나는 영광과 비참한 실패였던 것은 무엇일까.

 

사실 패션에는 여러 가지 항목들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가 반영되어 있다. 예를 들어 지위, 부, 철학, 종교, 도덕, 정치, 예술, 과학, 식습관, 신체적 특징, 그리고 특히 성에 대한 생각 등이 담겨 있다. (책에서)

 

체형을 위한 보조 도구로서의 패션은 어떻게 시작했을까.

코코 샤넬은 패션을 건축으로, 비율의 문제로 봤다는데…….

 

욕망과 사치와 과장의 패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면......

파딩게일.

15세기 스페인에서 처음 나타나 궁정 여인들의 권위와 부를 상징하는 패션으로 유럽에 퍼지게 된다.

끈이나 갈대, 버드나무 가지 등으로 둥글고 큰 고리를 만들어 스커트 안에 넣어 무겁고 경직된 자세로 불편하게 했던 패션이다.

 

바구니란 뜻의 파니에.

페티코트의 변형인 파니에는 파딩게일이 사라진 200년 후에 양옆으로 부풀리는 형태로 스페인에서 처음 등장하더니 곧 프랑스를 거쳐 전 유럽으로 퍼져 나간다. 높은 신분임을 과시하고 싶은 귀족들의 사치스런 경향은 현실적인 대화와 행동을 어렵게 만들었다.

 

새장 모양의 크리놀린, 엉덩이 뒤에만 다는 버슬 등은 위엄과 에로틱함을 강조하고자 했지만 실생활에는 위험하고 불편한 옷들이었다.

 

꼬리를 길게 남기는 트레인은 요즘엔 레드 카펫이나 결혼식에서만 볼 수 있는 패션이 되었다. 길이도 1미터에서 8미터까지 다양하게 두어 신분을 과시했다고 한다.

 

패션에 있어서 과장과 사치는 옷뿐만 아니라 머리와 신발에서도 나타난다.

주름을 잡아 만든 칼라인 러프는 실용성은 전혀 없고 실생활에 불편해서 50cm나 되는 스푼으로 수프를 떠먹었다고 한다. 지금은 합창단이나 서커스에 출연하는 개들의 목장식 정도로 남아 있다.

 

18세기 유럽 귀족이 썼던 터무니없이 높이 솟은 가발도 있고 글리터가 잔뜩 붙은 1970년대 플랫 폼 부츠에도 과장과 엽기적인 유행이 따른다.

 

염색이 발달하면서 귀족들은 다양한 컬러를 원하게 되고......

 

1ml의 티리언 퍼플 염료를 얻기 위해서는 바다 고등 8만 마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에 따른 비용 때문에 보라색은 전통적으로 왕과 왕족들의 색깔이었다. 로마 시대 귀한 태생의 아이는 포르파이어 제니토스라고 불렀는데, 이는 보라색으로 태어났다는 뜻이다. (책에서)

 

8만 마리의 연지벌레를 끓이거나 굽거나, 혹은 데쳐야 500g 정도의 적색 염료를 얻을 수 있었는데, 영국 군대의 붉은 코트, 여우 사냥 때 입는 세련된 분홍색 코트를 물들일 때 사용했다. 식물을 죽이거나 동물을 죽여서 얻는 염료들 중에 독성이 강한 셸레스 그린은 피부와 눈을 부식시키고 간을 썩게 만들었다고 한다. 나폴레옹도 벽지에서 뿜어져 나온 비소먼지가 그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추측한다는데, 잔인한 염색의 역사다.

 이 책에는 모자, 안경, 얼굴 가리개, 모피, 비즈, 넥타이, 신발, 화장, 문신, 피어싱, 보디 바인딩, 의치, 중국의 전족의 이야기까지 아름답고 잔인하고 괴이한 패션의 역사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짧게 유행한 패션도 있고 길게 유행한 패션도 있다. 물론 지금 오랜 세월 발전해 온 스타일도 있다.

그 당시로서는 놀랍고 혁신적인 것들이 시대를 흐르면서 진부하고 허접한 패션으로, 때로는 엽기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새삼 되새기게 된다.

패션은 변하는 것, 돌고 도는 것일까.

 

과거의 패션 이야기가 아름답기도 하고 황당하고 괴이하다.

아름다워지기 위한 인간의 본능, 특별나게 싶은 욕구를 패션에 담은 이야기가 그대로 인간 욕망의 세계사 같다.

 

이 책은 패션을 통해 읽는 역사, 문화, 사상 등이 흥미 있게 얽혀 있는 이야기다.

늘 변해왔던 패션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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