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교과서 속 감동 명작 2 옛날 교과서 속 감동 명작 2
심만수 엮음, 전필식 그림 / 살림어린이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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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교과서 속 감동 명작2] 삼대가 함께 읽는 추억의 명작들, 옛 생각이 절로 나네.

 

3~5차 교육과정에 담았던 교과서 동화들이다. 주로 국어와 생활의 길잡이 또는 도덕 교과서에 실렸던 동화들이다. 할머니와 어머니가 배우던 옛 교과서에서 뽑은 명작들이다.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선물하고, 아이들에게는 명작의 감동을 선물 할 것이다.

기억나는 동화도 있고, 가물가물하거나 다른 책에서 읽은 내용과 뒤죽박죽인 동화도 있다. 하지만 추억의 명작을 만나다니, 감개무량이다.

 

 

책 표지에는 나오는 소년이 인상적이다. 모자를 쓴 소년 기술자가 불빛 아래에서 시계를 수리하고 있다.

『성실한 소년』

유우라라는 소년은 집안이 가난하기에 일찍부터 유명한 시계회사의 견습공으로 일하게 된다. 시계 소리를 들으며 일을 해서 일까? 째깍째깍하는 시계 소리를 들으면 시간 가는 것이 아까워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다고 하는 아이다.

 

어느 날, 시간을 아끼고 잘 지키는 생활을 하면 틀림없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회사 아저씨의 격려를 듣게 된 소년은 스스로 그런 사람이 되리라 다짐하기도 한다. 그리고 열심히 일을 하면서 틈틈이 책을 읽게 된다.

 

일을 할 때에는 늘 더 좋은 시계를 만들기 위해 연구했다. 그러던 중 시계를 만드는 기술자를 넘어 시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른다. 소년은 주어진 시간을 값지게 쓰는 것이야말로 시간을 만드는 일임을 깨닫게 된다.

 

흐르는 시간을 붙잡을 수는 없지만 열심히 가치 있게 쓴다면 시간을 만드는 효과를 내는 것이니까.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후회 없이 알차게 보내는 것이 시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니까. 귀중한 시간을 함부로 버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분명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자신이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일, 더 나은 모습을 보이는 일, 모두 시간을 만드는 가치 이상이니까.

 

결국 열심히 일한 유우라는 사장실에 가서 금시계를 받게 되고, 훗날 미국의 유명한 시계 제조 회사의 사장이 되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3차 교육과정 5학년 2학기 도덕 교과서에 실린 글이다.

 

책에서는 이외에도 불타 버린 집, 사랑의 천사, 난파선의 사람들, 숲 속의 휴전, 귀중한 약속, 조온, 한 그루의 사과나무,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 김정호, 이순신, 달가스 등이 있다.

 

 

21편의 동화에는 세대가 달라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일 것이다. 명작은 늘 감동을 주니까.

20~40년 전의 교과서 동화들, 잠시 잊고 있었던 추억의 교과서를 만난 기분이다. 교훈적인 동화가 대부분이기에 창의력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즘 교과서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다. 그래도 명작은 시대를 초월해서 감동을 선물하기에 만나서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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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패딩턴 파랑새 패딩턴 시리즈 1
마이클 본드 글, 페기 포트넘 그림, 홍연미 옮김 / 파랑새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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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패딩턴/마이클 본드]페루에서 온 아기 곰의 우당탕탕 런던 모험기

 

 

패딩턴.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곰이라면 애완 곰으로 키우고 싶다. 이렇게 재미있는 능력자 곰이라면 무조건 함께 하고 싶다.

 

패딩턴은 페루 숲 속에 살던 아기 곰이다. 루시 고모가 은퇴한 곰들을 위한 요양소로 가게 되면서 혼자서 런던까지 밀항해 온 것이다. 패딩턴은 복슬복슬한 갈색 털, 반지르르한 까만 코, 쫑긋하게 솟은 까만 귀, 초롱초롱 하면서도 장난기 가득한 눈을 가졌다. 늘 우습게 생긴 빨간 덤불 모자를 쓰고 목에는 ‘이 곰을 돌봐 주세요. 감사합니다.’라는 꼬리표가 달려 있다. 예의바른 곰이기에 마멀레이드를 좋아하고 많이 먹어도 전혀 밉지 않은 곰이다. 좌충우돌하지만 멋진 결과를 선물하기에 언제나 기대가 되는 곰이다.

패딩턴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누군가 가까이 가면 되레 먼저 ‘뭘 도와 드릴까요?’ 라고 말한다. 어찌나 친절하고 재치 있게 말하는지 사랑하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을 정도다

 

아무튼 런던까지 무사히 온 아기 곰은 패딩턴 역에서 브라운 씨 가족을 만나면서 역 이름을 따서 패딩턴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그리고 브라운 씨 집으로 가서 방학을 맞은 딸 주디와 아들 조나단의 친구가 되면서 한 가족처럼 지내게 된다.

 

패딩턴은 가는 곳마다 언제나 사건을 일으키지만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낸다. 늘 예기치 못한 사건을 속에서도 유머가 넘쳐난다. 언제나 결과는 대반전이고 감동이기에 놀라울 정도다. 뭐 이런 마법 같은 곰이 있나.

 

처음으로 런던 지하철을 타면서 실수하는 과정이 영화와는 다르지만 재미있다. 에스컬레이터 비상벨을 눌러 시민들을 놀라게 한 죄, 에스컬레이터에서 뛰어놀기, 무임승차, 운행중지 등 중대한 규칙들을 위반했다며 경찰에 끌려갈 뻔 한 이야기 속에도 곳곳에 유머가 숨어 있다.

 

백화점에서의 쇼핑 소동으로 고객을 끌어 들였다며 공치사도 받고, 장을 보면서 시장 상인들의 인기를 한 몸에 얻는 이야기, 그림의 덧칠을 벗겨 명작을 찾았다는 구루버 씨의 말에 끌려 브라운 아저씨의 그림을 지우다가 다시 그리는 실수들, 하지만 패딩턴이 손 본 그림이 탁월한 색채 사용과 뛰어난 상상력을 보여줬다며 1등 상을 타는 행운을 얻게 되는 이야기 등이 어찌나 웃기는지.....

 

오페라 구경을 가서도 패딩턴은 대단한 활약을 펼치면서 무대에 서보기도 한다. 해수욕장에서는 모래성을 만들다 바다에 밀려 그러다 바다를 횡단한 모험가로 인터뷰를 하기도 한다. 마술을 익혀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도 한다.

 

예상치 않은 사건사고 속에서도 언제나 절대 긍정과 당당한 태도로 대처하는 패딩턴은 자기가 받은 것 이상으로 돌려줄 줄 안다. 언제나 적극적으로 세상과 마주하는 패딩턴은 엉뚱하지만 따뜻한 캐릭터다.

 

50년 동안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아 온 동화라니, 이번에 처음 접한다. 이미 영화 시사회를 통해서 재미있었기에 동화로도 읽었다. 영화와 동화는 조금 다른 내용이다. 개인적으로는 책도 재미있지만 영화가 훨씬 재미있다.

 

페루에서 온 아기 곰 패딩턴의 우당탕탕 좌충우돌 런던 모험기는 유쾌하다. 언제나 좋은 운을 만들어 가는 패딩턴 이야기에는 우당탕탕 소리가 난다. 영화와는 내용이 다른 내용이지만 반전과 코미디, 감동이 섞인 동화적 판타지를 선물한다. 이런 동화, 한국에는 없으려나.

 

*파랑새 출판사에서 지원한 도서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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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1-04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딩턴 소식 궁금하던차 전해 주셔서 고맙습니다.!ㅎㅎㅎ
으..근데 저 영화에서 털 의상은 코디가 안티인듯!!^^;

봄덕 2015-01-04 20:36   좋아요 0 | URL
원작에서도 패딩턴이 지저분하게 그려져 있기 때문이겠죠? 아무튼 재미 있게 영화 보고 책도 읽고 했답니다.^^~

해피북 2015-01-04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왓 아깐 영화이야기 듣고 왔는데 ㅎㅎ 이번엔 책 이야기 까지!! 패팅턴이 역 이름이였다니 큭큭 웃게 되네요. 보기에도 말썽꾸러기이자 한없이 순한 얼굴을 하고 있어서 귀여울거 같은 이야기. 기회가 된다면 책과 영화 함께 보고 싶네요^^

봄덕 2015-01-05 13:35   좋아요 0 | URL
영화와 책, 둘 다를 봤기에 한꺼번에 올렸어요. 영화 리뷰는 잘 안하지만 시사회로 간 거라서요.... 순진한 얼굴은 패딩턴의 전략이기도 해요. 유머러스하고 영리한 곰이죠. ㅎㅎ

[그장소] 2015-01-04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핫~ 저는 저녀석이 과연, 곰인지...너구리인지...그런다는 ㅎㅎㅎ
음...뭐라할까!? 넘 새것 패딩 입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 (づ_ど) ; ...그래서..친밀감이..마구 - 마이너스로 ..그러셨습니다..패딩턴이 저한테 반사 스킬을 시전 한다고..흠..?! ㅎㅎㅎ

봄덕 2015-01-05 13:29   좋아요 0 | URL
엉뚱한 아기곰이지만 예의 바르고 선량한 패딩턴이죠. 시작한 모든 일은 사건사고로 이어지지만 결국엔 행운을 불러오기에 마법사 같은 패딩턴이죠. 판타지 동화, 판타지 영화이기에 그저 즐기시면 될 것 같아요.^^

2015-01-05 14: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구름 속에 새처럼 숨어 사는 집 파랑새 사과문고 79
김향이 지음, 김동성 그림 / 파랑새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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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속에 새처럼 숨어사는 집/파랑새]운조루를 알게 된 동화집…….

 

우리 문화유산에 얽힌 이야기를 푼 동화는 마치 역사서를 읽는 느낌이다. 마치 문화유산 답사를 한 느낌이다. 6편의 동화의 글감 중 운조루는 처음 알았다.

 

개인적으로 저자가 섬진강 여행 중 운조루에서 영감을 받아 쓴 <구름 속에 새처럼 숨어 사는 집>이 가장 흥미롭다.

 

운조루를 풀이하면 ‘구름 속에 새처럼 숨어 사는 집’이라고 한다.

전남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에 있는 雲鳥樓는 1776년에 낙안부사로 지냈던 안동 출신의 유이주가 지은 78칸 대저택이었다. 지금은 60여 칸이 남아 중요민속자료 8호로 지정된 곳이다.

남한의 3대 명당 터 중에 하나인 운조루는 풍수 지리적으로 노고단의 옥녀가 형제봉에서 놀다가 금가락지를 떨어뜨린 金環落地의 형상이라고 한다. 그래서 자자손손 부귀영화를 누리는 명당이라고 한다.

 

 

동화에서는 제비 부부와 호랑이 뼈, 쌀뒤주인 타인능해가 화자다.

제비 부부는 운조루를 탐방 온 관람객들을 따라 다니며 집안 곳곳을 소개하고 사물과 관련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문화유산에 얽힌 동화이기에 유적 탐방을 하는 느낌이다.

 

집 주인이 호랑이를 채찍으로 잡아 고기는 임금께 드리고 뼈는 악귀를 물리치기 위해 대문 위에 걸어둔 사연, 대청을 겸하는 누마루, 가난한 이들이 쌀을 가져가도록 해놓은 他人能解라는 쌀독, 대문 앞의 도랑과 다리, 이웃을 배려한 낮은 굴뚝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니 마치 200여 년 전 조선으로 들어간 느낌이다. 궁정 양식을 본 뜬 건축물이라니 직접 가보고 싶다.

 

 

제주도 여행 중 가지 끝에 달린 목화송이를 보고 글감을 얻었다는 <베틀 노래 흐르는 방>은 평생을 베틀 일로 자식들을 키우며 먹고 산 할머니 이야기다. 관절염으로 고생하시는 할머니를 위해 베틀을 고방으로 옮기고 못하게 했더니 할머니는 병이 나고, 방송국에서 할머니의 길쌈하는 걸 찍게 되면서 손녀인 정월이가 물려받겠다는데…….

 

부산 금정산 독성전의 무지개 꽃살문에 새겨진 동자·동녀 상을 보고 썼다는 <무지개 꽃살문>, 해인사 비로자나 불 안에 들어 있던 복장 유물에 대한 이야기에서 글감을 얻은 <날개옷 이야기>, 강진 가마터에서 글감을 얻은 <항아리와 풀꽃>, 임진왜란 때 일본 장수가 약탈해 간 울산동백에 대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동백꽃 이야기> 등 모두 6편의 동화를 묶은 동화집이다.

 

 

우리의 문화유산, 전통 풍습에 얽힌 우리의 동화이기에 푸근한 느낌이다. 고향을 찾은 편안한 기분이다. 우리 정서를 담은 동화, 언제나 훈훈한 설렘으로 읽게 된다.

 

*파랑새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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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1-03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문화유산을 보고 느낀 감정을 글로 풀어낸다. 이거 정말 대단한걸요^^ 왠지 재밌을거 같기도 하구요 ㅎㅎ 읽어보고 싶네요. 오늘 이곳 저곳 이웃님들 서재에 다니며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산처럼 또 쌓여가고 있어요 ㅎㅎ

봄덕 2015-01-04 07:26   좋아요 0 | URL
관심이 있으면 이런 동화도 쓸 수 있겠구나 싶었던 책이죠.
아이들에게 문화유산을 쉽게 이해시킬 수 있는 동화라서 좋아요.^^~
 
조선의 나그네 소년 장복이 - <열하일기> 박지원과 함께한 청나라 기행 샘터역사동화 4
김종광 지음, 김옥재 그림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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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나그네 소년 장복이]박지원의 『열하일기』

 

박지원의 『열하일기』, 이름만 들어도 두근거리는 기행문이다. 이전에 경마잡이 소년 창대가 화자가 된 청소년 전문 탐출판사의 『 박지원, 열하로 배낭여행 가다』를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다. 이번에는 어린이를 위한 ‘샘터역사동화’로 나온 『 조선의 나그네 소년 장복이』다.

 

 

『열하일기』는 양반들이 청나라를 배척하던 시기인 정조 4년에 박지원이 청나라를 다녀와 청나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방면의 문물과 발전상을 담은 여행기다. 날짜별로 기록되어 있고, 자신의 생각과 소소한 일화들까지 담은 일기 같은 견문 기록이다.

 

사신단은 원래 청나라 황제의 만수절(청나라 건륭황제의 70세 생신)을 축하하기 위한 사절단이었다. 사신단 281명의 5개월이 넘는 사행 길에는 굶주림과 병, 추위와 죽음이 함께하는 고난의 여정이었다.

 

하지만 박지원은 여행 내내 호기심을 가지고 선진 문물을 관찰하고 체험하며 즐긴다. 청의 문물을 배워 조선사회를 풍요롭게 하고자하는 열의가 넘친다. 여행길 내내 관찰과 깨달음은 기본이고, 친화력과 가르침은 덤이고, 여유와 농은 보너스다.

 

이 책은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열세 살 머슴 장복이의 시점에서 쓴 역사동화다. 장복이는 앓아누운 아버지를 대신해 사신단에 오른 짐꾼이다. 열세 살이기에 순진하고 실수가 많지만 음식과 괴나리봇짐 등을 지고 가면서 언문도 익히고 세상물정도 익히게 된다. 창대는 열아홉 살의 경마잡이 소년이다. 영리하고 허풍과 수다가 많다. 박 선비는 뚱뚱하고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에게나 이야기를 잘 건네고 웃음소리도 호탕하다.

 

쌀 다섯 섬을 미리 받았기에 아픈 아버지를 대신해 연경으로 떠나는 장복이의 여정에는 청의 문화, 조선 사절단의 풍습, 조선의 풍물, 양반과 종의 차별문화, 쇠락한 몽골족(원)의 모습도 만나게 된다.

 

구경 욕심 많고 호기심에 투성이의 박 선비, 신분에 따라 다르게 배급되는 식량, 호위무사 백동수의 활약, 천재 역관 학생 조수삼, 평양성의 광대 달문이의 신출귀몰하는 재주와 줄타기, 천재화가 김홍도의 화첩 분실, 홍길동이 세운 율도국(유구국) 공주와 조수삼의 로맨스, 일지매의 등장 등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무엇보다 청나라의 문물에 감탄하는 박 선비의 모습이 흥미롭다.

거름 똥을 모으는 농촌, 담장을 벽돌로 쌓은 모습, 물건을 이롭게 쓸 줄 알고 토지를 유용하게 쓰는 사람들, 무엇보다 농민을 위하는 엄한 법률들을 보며 박 선비는 감탄을 한다.

요양성의 백탑 구경, 관제묘, 권법 하는 사람들, 전기수처럼 책을 읽어주는 사람, 꼭두각시 놀음, 비파 타는 사람, 심양성, 몽고 수레, 입에다 흙을 넣고 때리고 무시하는데도 화낼 수 없는 몽고 사람들의 신세, 낙타 구경, 청심환을 좋아하는 중국인들, 상갓집 구경, 호랑이 구경, 조선에는 없던 극장의 존재, 거대한 상점 거리, 연경의 유리창 거리 등 신천지를 구경하는 박 선비의 설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책에서는 한양을 시작으로 임진강 나루터, 압록강, 책문, 요양성, 심양, 만리장성, 연경까지의 여정이 실려 있다. 원래 박지원의 『열하일기』에는 압록강을 넘을 때부터 열하까지의 여정이 들어가 있다. 열하는 북쪽 국경지역에 위치한 온천이 많은 곳이다. 각 나라의 외교사절단이 몰려와 국제적인 풍경을 이룰 정도로 대단했다고 한다.

 

조선의 실학자이자 북학파인 박지원은 『허생전』, 『양반전』, 『열하일기』로 잘 알려진 영·정조 때 선비다. 당시 지배권을 쥔 노론에 속했지만 과거시험에서 그림을 그려내거나 백지를 낼 정도로 벼슬에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탑골 근처에서 백탑파와 함께 이야기도 하고 여행도 다니며 그렇게 신분을 뛰어넘는 교류를 즐겼다고 한다. 책에서도 신분 차별을 뛰어 넘어 대화를 즐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선진 문물을 보고 즐기는 여행은 눈을 놀라게 하고 가슴을 설레게 한다. 조선의 선비 박지원도 그러하지 않았을까. 그런 설렘을 안고 좋은 것을 받아들여 조선 백성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책을 썼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정조로부터 옛 글의 권위를 허물고 선비들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문체반정’의 주범으로 낙인 되어 백여 년간 금서였다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이다.

 

어린이용, 청소년용 열하일기를 만났으니, 이젠 제대로 된 열하일기를 만나고 싶다. 완역본은 없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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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1-03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아동용으로도 이렇게 좋은 책이 있군요^^ 저는 돌베개에서 나온 열하일기 1권을 가지고 있는데 아직 읽어보지 못하고 이제나 저제나 하고 있어요 ㅜㅜ 저도 빨리 읽어보고 싶어요 ㅎㅎ 찾아보시면 완역본으로 나온 책들이 조금 있답니다^^

봄덕 2015-01-03 12:12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해요~~ 검색해봐야겠어요^^ㅎㅎ
열하일기는 코믹해요. 박지원의 입담, 글솜씨가 유머러스해요. 청나라가 가장 번영했던 건륭제 시절이니, 청의 뻗어가는 기운도 느낄 수 있죠. 열하, 연경의 국제 도시적인 분위기까지... 지금의 워싱턴이나 뉴욕 같은 활기가 느껴지죠....
돌베개, 기억할 게요^^ㅎㅎ
 
마음을 다스리는 감정 동화 - 세계 대표 작가들이 들려주는 세계 대표 작가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4
에스티브 푸졸 이 폰스 지음, 정지현 옮김 / 가람어린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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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스리는 감정동화]세계 대표 작가들의 명작 속에서 감정연습을…….

 

주변 사람들과 더 좋은 관계를 맺기를 원한다면 감정 표현도 배우고 습관화 시켜야 할 겁니다. 배움에는 적기가 있다는데, 감정 연습도 어릴수록 좋겠죠.

먼저 나를 알고 남을 안다면 이긴다는 말처럼 내 감정을 알고 남의 감정을 공감한다면 세상살이는 더욱 재밌겠죠.

 

나에게서 출발해서 스스로의 감정과 스스로의 좋은 점, 스스로의 단점을 안다면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일 겁니다. 스스로를 우울하지 않게, 실망하지 않게 도와줄 수 있으니까요. 회복력이나 회복탄력성이 좋은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돕는 동화를 만났어요.

 

세계 대표 작가들이 들려주는 마음을 다스리는 감정동화.

굉장히 긴 제목이지만 한 마디로 감정을 나누는 명작동화입니다.

 

처음에 나오는 세계 설화인 <엄지손가락 톰>에서는 ‘내가 느끼는 감정 알기’를 배워요.

옛날에 몸집이 아주 작아서 ‘엄지손가락 톰’이라고 불리는 소년이 있었어요.

 

-엄지손가락 톰아, 넌 몸이 작으니까 우리가 해 줄게.

-그럴 필요 없어요. 저 혼자서도 할 수 있어요.

-넌 너무 작아서 안 돼. 길거리에 나갔다가 사람들에게 밟힐 수도 있단다.

-걱정 마세요.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면서 가면 돼요.

 

 

빵이 떨어져서 빵 심부름을 가는 일도 엄지손가락 톰은 거뜬히 해냅니다.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면서 말이죠. 아빠가 먹는 약을 깜빡하고 출근을 해도 엄지손가락 톰은 소낙비가 쏟아지고 황소가 지나가는 양배추 밭을 지나 약심부름도 해 냅니다.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면서 말이죠.

 

톰은 아주 작지만 용감하고 씩씩한 아이라는 걸 스스로 잘 알고 있군요.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을 신뢰합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기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헤쳐 나갈 수 있군요. 자신에 대한 신뢰, 자존감, 용기는 어려움을 이겨내는 회복탄력성에 도움이 되겠죠.

 

마사이 족 설화 <코끼리와 비의 신>에서 배우는 ‘화 다스리기’도 의미가 깊네요.

옛날 옛날에, 중앙아프리카 동쪽 로쏘고노이 평원에는 가장 거만한 코끼리가 살고 있었답니다. 코끼리는 만년설로 덮인 킬리만자로 산을 꼿꼿이 고개를 쳐들고 볼 정도였답니다.

로쏘고노이 평원의 푸른 초원은 비의 신 바이알이 비를 많이 내려 주었기 때문이라고 다들 믿고 있었죠. 하지만 건방진 코끼리는 바이알 신에게 무모한 도전을 하게 돼요.

 

-네가 그렇게 잘났어? 내가 풀과 식물, 덤불, 나무를 전부 파헤쳐서 로쏘고노이 평원을 사막으로 만들어 버리면 어쩔래?

-허영심 가득한 어리석은 동물 같으니, 그러면 먹을 것이 없어져서 평원에 사는 동물들, 팡가니 강에 사는 물고기들과 함께 너도 굶어 죽으리라는 것을 모르느냐?(책에서)

 

바이알 신을 경쟁자로 여긴 코끼리의 도전은 결국 로쏘고노이 평원을 황무지로 만들게 되죠. 그리고 자신조차 굶주림과 목마름에 시달립니다.

 

자신의 자존심과 고약한 성질 때문에 가뭄은 계속 되는 거죠. 다행히 수탉의 간절한 간청으로 가뭄을 겨우 벗어나게 되죠. 이후에도 코끼리는 욕심을 부리거나 화를 조절하지 못해서 초원은 혼란스러워진답니다. 화가 난 코끼리는 거북의 등을 밟기도 하는데요. 이 때문에 거북의 등이 납작해졌다고 해요. 결국 바알신은 화가 났지만 진정하고서 평원의 모든 동물들에게 욕심을 내거나 화를 내지 말고 사이좋게 서로 나누어 가지라고 명령을 내리죠.

 

화는 가장 위험한 감정이죠. 자신을 다치게도 하고 남을 다치게도 하죠. 분노, 짜증, 증오 등의 감정으로 언어적 폭력과 행동적 폭력을 가져오기에 파괴력이 크죠. 화를 다스릴 수만 있어도 세상은 평화로울 텐데요.

 

책에서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 용서하기. 베네룩스 3국의 전설인 <하를렘의 영웅, 한스>를 통해 감사함을 표현하기를, 호메로스 <일리아스> 중의 ‘아킬레우스의 복수’를 통해 복수심 다스리기를, 톨스토이의 <포도 한 송이>를 통해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기를, 인도 설화집 <판차탄트라> 중에서 ‘세 마리의 물고기’를 통해 현실적으로 생각하기를 배우게 돼요. 모두 20편의 명작동화에서 20가지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나누게 된답니다.

 

감정과 관련된 명언들을 볼까요?

 

할 말을 찾으려고 하다 보면 생각을 발견하게 된다. - 조제프 주베르, 프랑스 철학자.

화는 광기의 시작이다. - 키케로, 로마 철학자

자기 통제는 가장 고귀한 형태의 통제다. - 세네카, 로마 철학자

시간은 차갑게 식혀주고, 명확하게 보여준다. 변하지 않은 채 몇 시간이고 지속되는 마음은 없다. - 마크 트웨인, 미국 작가

혀는 부드럽기에 견디고 이빨은 단단하기에 부러진다. - 중국 속담 (책에서)

 

아이들이 장애물을 만나도 용기와 인내로 이겨낼 수 있도록 돕는 이야기입니다. 가족이나 친구들, 타인과 어울려 살 수 있도록 돕는 동화예요. 모든 동화들은 자신을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해, 감정 표현을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남과 잘 어울리도록 돕는 순서로 배열되어 있답니다.

설화나 명작을 통해 감정이해와 표현을 배우게 됩니다. 어린이표 내 감정 사용법이랄까요. 감정표현 훈련의 적기인 유년기에 만나면 좋을 동화들입니다.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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