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된 순례자들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 4
올리퍼 푀치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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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리즈 중 제일 재미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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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짐승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5
에밀 졸라 지음, 이철의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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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생각을 극단으로 몰아가는 연료는 과연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계속하게 되는 책이다.
인간과 짐승을 구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인간심리를 깊이 파헤쳐 들어간 에밀졸라의 책 중 최고인거 같다.

기관차가 도중에 산산조각내버린 희생자들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있단 말인가! 기관차는 그러거나 말거나 자기로 인해 뿌려진 피는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미래를 향해 전진하고 있지 않은가? 운전자도 없이, 어둠 속 한가운데로, 마치 살육의 현상 한복판에 풀어놓은 눈멀고귀먹은 한 마리 짐승처럼, 기관차는 이미 피곤에 절고 술에 취해 혼곤한 상태에서 악을 쓰며 노래를 부르는 병사들을 싣고, 그 총알받이들을 싣고, 달리고 또 달렸다. - P571

이 일곱 건의 죽음-죽임 중에서 졸라가 ‘인간 짐승‘의 원형과 관련지어 작품 내내 집요하게 탐구하는 것은 바로 자크가 세브린을 상대로저지르는 살해다. 루보나 그랑모랭이나 미자르의 경우도 인간의 야수성을 보여주기에 조금도 모자람이 없지만 그것들은 모두 성적 욕망이든 물질적 욕망이든, 질투든 원한이든 비교적 뚜렷한 살인의 동기를지니고 있어 오히려 살인의 원초적인 모습을 가린다. 『인간 짐승』은 범인을 추적하는 소설도 아니며 범죄를 낳는 세상을 분석하는 소설도 아니다. 졸라가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심리적이거나 사회적인 외적 동기가 아니라 그러한 동기 이전에 도사리고 있는 죽음-죽임의 본능, 다시말해 이성이나 도덕관념으로 통제할 수도 없고 영문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오로지 "대물림된 폭력" "피와 신경의 충동", "옛날 옛적 서로투쟁했던 기억의 잔존".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감과 강해졌다는 기쁨"
때문에 저지르는 살해 행위, 곧 "살인의 숙명성"이다. - P586

자크의 본능적인 살인 충동이 여성 혐오의 모습으로 표출되는 것도계몽의 기획이 말끔하게 없애지 못한 세기말 인간의 두려움, ‘인간 짐승‘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1859년 출판된 『종의 기원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진 다윈의 진화론은 인간의 기원에 짐승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지만, 동시에 인간이 진화를 통해 그 짐승의 단계에서 영원히 벗어났다는 점을 일깨워주었다. 이성은그렇게 진화의 기원을 애써 지우고 진화의 결과를 그 기원의 자리에놓고자 했다. 그러나 자크가 자기 안에 느껴지는 미친 짐승을 떨쳐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아나도 그 짐승을 달고 뛰는 꼴에 지나지 않았듯이, 이성이 야만성을 잠재우려고 하면 할수록 야만성은 더욱 힘차게고개를 쳐든다.
- P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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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모모 2023-10-26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밀졸라 소설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읽어야 해서 계속 뒤로 밀리고 있어요. 대단한 작가! 읽어야 할 소설~ 인간 짐승! 글귀 나누어 주셔서 감사해요~

몽이엉덩이 2023-10-26 1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속의 기차처럼 쭉쭉 읽을 수 있는 책이예요. 도전해보심이... ㅋ

물감 2023-10-26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밀 졸라 책중 최고라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겨우 세 권 읽었지만요ㅎㅎ

몽이엉덩이 2023-10-26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유 많이 읽으셨네요.
에밀졸라만의 매력이 있는 책이죠.
 
라깡의 루브르 - 정신병동으로서의 박물관
백상현 지음 / 위고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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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통해 라깡의 정신분석을 설명해주는 아주 훌륭한 책.

우리의 개인사 박물관을 채우고 있는 유물들은 그 추억들이 간직한 표면적인 아름다움과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애틋함의 정서 이면에 하나의 강력한 동기를 간직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영영 상실한 욕망의 대상에 대한 애도의 작업이다. 현재 우리의 정제성을 구성하고 있는 기억의 유물들은 그렇게 상실을 중심으로 전시되어 있으며, 그런 상실의 본질을 은폐하고 그에 대한 기억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기 위해서 조직되어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정체성은 사실상 우리가 상실한 것에 대한 그림자라고 할 수도 있다. 현재의 나 자신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미지는 우리가 어린 시절에 포기해야 했던 사랑의 대상에 대한 그림자이다. 이것이 단순한 반영 이미지가 아니라 검은 그림자인 이유는,
상실한 대상에 대해서 우리 자신의 무지가 유지되는 한도 내에서만 우리의 정체성이 유지될 수 있다는 조건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무엇을 상실했는지 알 수 없어야 하며, 그러한 무지가 우리 자신의 안정된 정체성 형성에 본질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개인사 박물관은 일종의 투쟁의 흔적들이다. 그것은 상실에 대한 투쟁이며, 상실을 위한 투쟁이기도 하다. 한때 소년이었던 혹은 소녀였던 우리 자신의 어린 시절이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이미지로 자신의 정체성을 구성해내기 위해서 받아들이거나 억압해야 했던 기나긴 애도 작업의 흔적들. - P38

사물은 논리적 시간 속에서 문명 이전의시작점을 의미하며, 산물은 문명의 과정 속에서 분화되어 산출된 욕망의 대상들이다. 사물과 산물 모두 욕망의 대상으로서 기능하지만,사물은 보다 근본적이며 파괴적인 것으로, 죽음 충동의 영역 전체를지칭한다.  - P55

인간의 마음은 사유의 언어적 흐름 속에서 자신의 충동-사물을 멀리할 수 있는 거리를 확보한다. 늑대인간의 무의식이 자신의 성충동에 대해서 시도했던 거리 유지의 최초 방식은 늑대 꿈의 공포라는 강박적 생각의 반복이었다. 이후 소년의 마음은 지칠 줄 모르는 사유의작업 속에서 종교 담론의 언어적인 연쇄를 도입하여 충동과의 거리를유지하는 데 부분적으로 성공한다. 늑대인간을 치료했던 프로이트가활성화하려고 했던 것 역시 바로 이러한 생각의 흐름이며, 언어적 연쇄의 힘이었다. 우리가 늑대인간과 루브르 왕궁의 역사 속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논리는 그와 같은 연쇄가 보다 정교할수록 사물과의 거리는 더욱 멀어진다는 사실이다. 언어 연쇄의 정교함은 사유의 정교함을 의미하고, 이는 더 많은 기표들이 더욱 자유로운 방식으로 연쇄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음을 뜻한다. 만일 이러한 설명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면 언어의 정교함에 대립하는 두 가지 반대 사례를 떠올려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 첫 번째가 우울증이다.
우울증 또는 단지 우울함이라고 묘사될 수 있는 마음의 상태는 정 - P57

신병으로서의 멜랑꼴리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데, 생각의 속도가 현저하게 느려지는 것이다. 여기서 사유의 흐름이 느려진다는 것은 추상적이거나 문학적 표현만은 아니다. 우울한 상태의 마음은 생각하기를 거부하는 실질적 증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우울한 마음은 자신의 슬픔을 말로 설명할 능력이 없거나, 있더라도 그것을 거부하는 상태에 있다. 이는 자신의 상실을 타자의 언어로애도하지 않으려는 거부의 표현이기도 하다. 애도라는 것은 상실한대상을 현재의 언어 또는 타자의 언어로 설명하고 상징화하는 작업이다. 우울증이나 멜랑꼴리는 자신의 상실을 언어적 연쇄로 설명하기를거부함으로써 대상 a들의 순환이 정지된 상태로 들어가게 된다. 이를애도의 기능장애라고 부를 수 있겠는데, 이때 출현하는 것은 상실된것의 빈자리, 즉 텅 빈 허무이다. 우울증이나 멜랑꼴리가 자기 파괴적충동에 쉽사리 노출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허무의 증상과 관련이 있다. 산물들(a) 또는 언어의 기표-연쇄를 통해 보호받지 못한 우울증자가 텅 빈 허무의 자리에서 마주치는 것은 다름 아닌 사물 그 자체, 충동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울증과 멜랑꼴리는 기표연쇄가 빈곤해진 상태이며, 사유가 기민함을 상실한 상태이다. - P58

터너는 빛을 그린 것이 아니라 빛 너머의 타자를, 그에게는 초자연적인 힘인 동시에 신 그 자체였던 타자를 그렸던 것이다. 반면에 모네의 그림은 문자 그대로 빛을, 물질로서의 빛의 이미지를 그린 것이다. 인상주의 화가들의 이미지는 그런 의미에서 빛의 현상 너머의 그 무엇도암시하고 있지 않다. 그들은 빛의 사실주의자들이었고, 새로운 광학기술의 도움으로 자신들의 객관성을 완성하고 있었다. 인상주의는 그렇게 해서 실증과학의 시대에나 가능할 수 있는 타자 없는 예술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터너와 인상주의자들 사이에는 이미지의구조적 차원에서 그 어떤 유사성도 존재하지 않는다.
- P124

정신병의 일종인 멜랑꼴리는 환자의 독특한 세계관으로 특징지어진다. 현대 의학에서는 ‘주요 우울증 major depressive disorder‘ 이라는 병명으로 분류되는‘ 이 병의 환자들은 세계를 극단적으로 유한한 공간으로인식한다. 여기서 유한하다는 표현은, 더 이상의 새로움이 존재할 수없는, 은유가 불가능한, 이미 결정 난 장소로 세계를 인식한다는 것을의미한다. 멜랑꼴리 환자에게 자신이 속한 세계는 참혹할 정도로 비루하며, 조금의 아름다움이나 살 만한 가치도 존재하지 않는 지옥보다 못한 곳에 불과하다. 차라리 지옥이었다면 죄의 사함이라는 가치있는 가정이 전제될 수도 있다. 그러나 멜랑꼴리 환자에게는 그러한갱생의 가능성조차 남아 있지 않다. 나아가서, 극단적으로 우울한 성향의 이러한 사람들에게 무엇보다 참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의 존재의 비루함이다. 그들에게 자신의 자아는 쓰레기만도 못한 것,부정적 가치의 집적소와 같다. - P170

위 도식은 은유와 환유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여 안정된 신화를 구성해내는 정신의 구조이다. 여기서 오른편에 위치한 충동의대상은 유아기의 주체가 쾌락을 탐닉할 수 있었던 대상-타자의 자리이다. 중앙에 마름모꼴로 분할된 세로 직선은 거세의 계기이다. 아이는 어른들의 말을 통해 자신의 충동의 대상-타자를 포기할 것을 암시받는다. 이때 아이는 거세를 받아들이고 충동의 대상에 투자하던 리비도의 방향을 틀어 언어적인 방식으로 분절하는 은유의 구조 속으로들어간다. 인간 정신의 모든 환상들은 바로 이런 언어적 분절 장치 속에서 일관된 신화를 생산하는 통제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하여주체는 언어적으로 욕망하며 언어적으로 환상을 추구하는 추상적 존재가 되는데, 앞서 설명한 것처럼 바로 이러한 정신의 추상적 성격이인간을 충동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을 떠맡는다. 그런데 멜랑꼴리정신병에서는 언어적 분절의 기능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다. - P180

여기서 우리는 멜랑꼴리의 치료가 단지 또 하나의 신화를 만들어내면서 욕망을 되살리는 과정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되살려진 욕망이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점을설정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와 같은 고정점의 역할은 오직 추상적 기표들만이 수행할 수 있는데, 여기서 기표의 추상성이란개방성을 의미한다. 사랑, 평등, 박애, 우정, 모정, 부정 등의 단어들이 바로 그와 같은 추상적 기표들이다. 이들은 인간이 발명해낸 개념들 중에서 흔들리지 않는 보편성을 획득한 것들이며, 멜랑꼴리의 욕망의 불꽃이 위태롭게 흔들릴 때마다 환자에게 다시금 욕망의 방향성을 제시하도록 허용하는 개방성을 가진 기표들이다.  - P195

일반적으로 멜랑꼴리 환자들은 삶의 토양을 비옥하게 해줄 환상과신화의 결핍을 겪는 동시에 환자의 자아를 비난하고 파괴하려는 강력한 초자아를 가진 주체이다. 여기서 환자를 비난하는 초자아가 강력해진 이유는 환자의 충동이 신화에 의해 각색되고 은폐되는 기능이 무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환자의 숨겨지지 않는 충동은 역설적이게도 환자 자신의 초자아를 분노케 하는 원인이 된다. 만일 환자가 이러한 초자아의 공격에 자기 비난의 형식으로 반응하며 자기 파괴를시도하려 한다면, 보편적 선의 기표들은 바로 이러한 초자아의 분노를 중화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분노하는 신에 대해서 인류가 할수 있었던 가장 효과적인 방어는 신에게 말하도록 하는 것, 즉 십계명을 창조해내도록 하는 것이지 않았는가? 인간의 욕망을 무작정 비난하는 신이 아니라 언어적인 방식으로 보편적 선의 방향성을 제시하는신의 존재는 인류가 감당할 수 있는 신이다.  모든 종교가 초자아를 - P196

이미지화하면서 출현하고 있었다면, 보편화를 추구하는 종교의 성공의 열쇠는 바로 말씀의 보편적 가치에 달려 있다. 구약이 신약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필요했던 ‘사랑의 담론‘이 바로 그 전형적인 사례이다.
만일 멜랑꼴리의 병리학에서 가장 파괴적인 기능을 하는 것이 환자의초자아의 폭력이었다면, 이것을 중화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러한 폭력을 보편적 선의 기표로 개방하여 충동이 아닌 욕망의 질서 속에서 말해지고 사유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바로 그와 같은 차원에서 프로이트가 종교의 기원을 강박증으로 설명하는 것은 또 다른 타당성을획득한다. 불안의 대상인 초자아에 대해서 강박증자들은 사유와 언어의 방어막을 통해 그 폭력을 비켜가려고 시도한다는 의미에서 종교는초자아를 언어적으로 포획하려는 강박증적 시도이다.
- P197

승화는 바로 이러한 새로운 애도의 창안이 시작될 수 있도록 주체를모든 것의 시작점에 위치하도록 만드는 장치이다. 승화는 충동에 대한억압 없는 만족을 미끼로 주체를 공백의 가장자리로 유혹한다. 이곳에서 주체는 이제까지 자신의 세계를 지탱하던 모든 의미의 체계를 포기할 것과 자신이 의존하던 사회 속 좌표를, 즉 상상적 자아를 포기할 것을 요청받는다. 우울증자라면 이러한 요청을 기꺼이 수용하거나 혹은이미 그러했을 것이다. 라깡적 승화는 바로 그렇게 세계를 포기한 자가다시 애도하기를, 그리하여 욕망하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특수한장치이다. 충동에 적대적이며 욕망에 환멸을 겪는 주체가 다시 충동을삶의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승화의 이와 같은 기능은 우울증의 치료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계의 창안이라는 윤리적 실천의 가장핵심적인 기능에 다름 아니다. - P218

자아가 흩어지면 욕망의 민낯인 파편적 또는 ‘다형적‘인
충동들이 출현한다. 아이-어머니의 세계를 지배했던, 그러나 상징계의 법을 받아들임으로써 포기되어야 했던 부분 충동들의 세계가 바로그것이다. 그런데, 파편적으로 흩어진 부분 충동들의 상공을 떠다니는 것이 바로 응시, 시관충동이다. 응시는 다른 모든 충동들의 배후에서 가장 치명적인 불안의 정동을 흩뿌리는 저승사자이다. 시각적 이미지의 공간 속에서 추구되는 전체성에 대한 욕망이 응시의 출현을필사적으로 억압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미지가 흩어지거나 혹은 이미지 자체가 부재하면 응시의 공포가 출현할 것이기 때문이다. - P280

그리하여 우리는 성도착과 신경증에 관한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즉, 무의식의 중핵에 도사린 근본적 결여, 어머니의 상실로부터 야기되는 결여의 웅덩이인 공백만이 유일한 실재이며,
성도착과 신경증은 바로 이러한 공백의 가장자리로부터 피어오르는최초의 환상에 대해서 취하는 두 가지 다른 양상의 태도라는 것이다.
성도착은 근본환상을 쾌락의 필터를 통해 재현하며, 신경증은 쾌락이 아닌) 쾌락원칙과 현실원칙이라는 억압의 필터로 재현한다. "성도착은 거세되지 않은 어머니라는 가장 일차적인 환상을 마주 보는 방식으로 그것에 매달려 있었던 반면, 신경증은 등지는 방식으로 그것에 매달려 있었을 뿐이다. 두 경우 모두 욕망의 여정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그원적 결여로서의 공백과 자아 사이를 매개하는 환상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에는 차이가 없다. -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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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 친숙한 이방인 배반인문학
김석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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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얇은 책이지만 자아를 세분화해 상세한 설명이 좋았다.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자아를 강화할 게 아니라 자아의 부정적인 모습과 망상적 속성을 철저하게 알고 경계해야 한다. 데카르트가 한 것처럼 자아 자체를 극한까지 의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아를 의심하는 것은 의심을위한 의심이나 회의주의적 태도가 아니라 진리의 확실성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이다. 자아의 편견이나 망상적 기만에서 벗어나려면 자아 자체를 더 냉철하게 들여다보아야한다. 자아는 그 자체로는 건강하지도 나쁘지도 않지만 구조적으로 상상적인 본성을 지니고 있다. 상상적 본성은 자아의 고질병이기도 하다. 병을 잘 알아야 고칠 수 있다. 자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병적이다. - P112

세 번째 욕망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라캉에따르면 욕망은 요구에서 욕구를 뺀 만큼의 차이다. 인간의 욕망은 욕구에서 출발하지만 욕구와 동일하지 않고, 욕구를 요구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점점 커지는 간극과 결여에서 생긴다. 곧 욕망은 결국 다른 무엇이 아니라 언어가만들어낸 결여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랑하는연인들은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그 말이 자신들의 사랑을다 표현하지 못한다고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언어가 만들어낸 욕망은 절대 충족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하나의 대상이 주어지면 다른 대상으로 이동하면서 끝없이 반복되는게 욕망의 속성이다. 언어가 작용하면서 주체의 요구와 이것에 대한 타자의 인정이 복잡하게 얽히기 때문에 인간의욕망은 그렇게 복잡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인간은 타자의인정을 통해 욕망을 배우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타자의 욕망 자체를 욕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타자의 욕망에 무작정 매달리다 보면 욕망에서 소외되기 쉽다. 또 욕망을 반복할수록 욕망이 점점 커지면서 부질없이 대상에만 매달릴 수도 있다. 그러므로 타자의 욕망에서 길을 잃지 않아야 하며, 욕망이 처음부터 충족이 불가능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욕마은 언어가 만들어낸 틈에서 생겨나는데 이 틈은 나의 존재가 언어화되면서 생긴 구조적 틈이다. 결국 욕망의 윤리를 강조하면서 거짓 욕망에 이끌리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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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삼킨 소년 - 제10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4
부연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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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쓸모없는 것 같은 낙엽이지만 저대로 썩어 거름이 되면새싹을 돋게 하는 양분이 된단다. 그러니 이 세상에 쓸모없는 일은 하나도 없지."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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