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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마녀의 숲
신유희 / 다향 / 2020년 5월
평점 :
마녀의 숲.
제목 그대로 이 글의 주인공은 마녀입니다.
아무 것도 모르고 읽기 시작한 첫번째 에피소드가 사실 제일 섬뜩했어요.
마을의 제빵사인 진저가 애인과 다투고 숲을 헤메다 오두막을 찾아듭니다.
집에는 아름다운 미소녀 샬럿이 살고 있었고 살뜰하게 그를 보살펴주죠.
생각하기 싫은 일은 제쳐두고 그녀에게 빠져들어 지내는 어느 날,
숲으로 헤어진 연인이 찾아옵니다.
라푼젤.
그녀를 애지중지 붙들고 있던 마녀를 죽이고 빠져나올땐 서로 영원한 사랑을 하리라 믿었는데 그 맹세는 몇 년 안 가 허무해져버린거죠.
그 밤에 샬럿에게 사랑을 속삭이며 매달리던 남자는 질질 끌려가 스산한 숲 속의 전나무에 꺼꾸로 매달려서 생을 마감합니다. 그가 23번째였던 것 같습니다.
영원의 샘을 열기 위한 99명의 제물 중에서요.
숲 속 그녀의 오두막에 온 손님들은 그녀의 허가없이는 숲을 빠져나가지 못합니다.
밤새 헤메도 결국 그 자리.
글엔 라푼젤을 비롯 헨젤과 그레텔, 백설공주, 빨간 구두나 신데렐라 등 너무나 친숙한 서양의 동화들이 얽기설기 엮여있습니다.
샬럿에게 조금은 특별한 남자가 둘 정도 보이긴해요.
존귀한 금발의 왕자님 미엘과 죽여도 되살아나는 언데드 카다바.
다만 로맨스가 중요한 것 같진 않습니다.
인간이나 돼지나 그녀의 눈에는 그게 그거라는 말이 기억나는군요.
막강한 힘과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힘, 불멸의 삶을 살아야하는 존재에게 한낱 사랑타령은 유희일지 모르겠습니다.
로맨스라기보다는 19금도 적절히 섞인 잔혹동화 판타지 쪽에 가까운 장르에요.
매끄럽게 읽혀서 그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습니다.
차기작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가님 기억해둘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