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똑같은 조건 속에서 출발한 두 사람이왜 이다지도 다른 삶을 살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서,
그래서, 그만삶에 대한 다른 호기심까지도 다 거두어버렸다. 이런것이 운명이라면, 그것을 내가 어찌 되돌릴 수 있으랴. 인생은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 이것이 사춘기의 내가삶에 대해 내린 결론이었다. 어머니의 경험이 나에게서 멋진 삶을살아보고자 하는 동기 유발을 앗아가 버린 것이었다. - P20

그랬다.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내가 내 삶에 대해졸렬했다는 것, 나는 이제 인정한다. 지금부터라도 나는 내 생을유심히 관찰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되어 가는 대로 놓아두지 않고적절한 순간, 내 삶의 방향키를 과감하게 돌릴 것이다. 인생은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전 생애를 걸고라도 탐구하면서 살아야 하는 무엇이다.
그것이 인생이다.…………… - P22

나지막한 피아노음, 나지막한 대화, 나지막한 음성으로 손님을 응대하는 웨이터들, 나는 잠시 잘 관리되고 있는 대형 수족관속에 들어앉아 있는 기분에 씹고 있는 고기 맛을 잃을 정도였다.
돼지갈비집의 그 어수선한 분위기, 반드시 한 패의 손님 정도는술병을 내던지고 접시를 뒤집어쓰는 싸움판을 연출하던 거기, 고기를 더 시키려면 있는 대로 고함을 질러야 함이 너무도 당연하던거기에서는 비록 전쟁터 같긴 했어도 지루하지는 않았다. 하긴 포탄이 터지고 총알이 쉭쉭 나는 전쟁터에서는 누구라도, 결코, 지루할 수 없는 법이다. - P34

"해 질 녘에는 절대 낯선 길에서 헤매면 안 돼. 그러다 하늘이저켠부터 푸른색으로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가슴이 아프거든. 가슴만 아픈 게 아냐. 왜 그렇게 눈물이쏟아지는지 몰라. 안진진, 환한 낮이 가고 어둔 밤이 오는 그 중간시간에 하늘을 떠도는 쌉싸름한 냄새를 혹시 맡아본 적 있니? 낮도 아니고 밤도 아닌 그 시간, 주위는 푸른 어둠에 물들고, 쌉싸름한 집 냄새는 어디선가 풍겨 오고 그러면 그만 견딜 수 없을 만큼 - P94

그렇지만 나라면 주리처럼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삶은 그렇게 간단히 말해지는 것이 아님을 정녕 주리는 모르고 있는 것일까. 인생이란 때때로 우리로 하여금 기꺼이 악을 선택하게 만들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 모순과 손잡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주리는 정말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 P173

미리 말하지만 이것은 나에게만 해당하는 특별사유일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나 다 통용되는 앞서의 세 가지 사랑 메모와는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이것으로 사랑을 가려냈다.
사랑은 그 혹은 그녀에게 보다 나은 ‘나‘를 보여주고 싶다는 욕망의 발현으로 시작된다. ‘있는 그대로의 나‘보다 ‘이랬으면 좋았을 나‘로 스스로를 향상시키는 노력과 함께 사랑은 시작된다. 솔직함보다 더 사랑에 위험한 극약은 없다. 죽는 날까지 사랑이 지속된다면 죽는 날까지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절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지 못하며 살게 될 것이다. 사랑은 나를 미화시키고 나를 왜곡시킨다. 사랑은 거짓말의 유혹을 극대화시키는 감정이다.
나고 있 - P218

그런 한가한 것 말고도 어머니를 숨넘어가게 부르는 삶의 호출이하도 많아서 어머니는 도저히 심심할 틈이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 P227

+그것이 이모가 그토록이나 못 견뎌했던 ‘무덤 속 같은 평온‘이라 해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삶의 어떤 교훈도 내 속에서 체험된 후가 아니면 절대 마음으로 들을 수 없다. 뜨거운 줄 알면서도뜨거운 불 앞으로 다가가는 이 모순, 이 모순 때문에 내 삶은 발전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우이독경, 사람들은 모두 소의귀를 가졌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일 년쯤 전, 내가 한 말을 수정한다.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 P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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