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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의 세균 박람회
곽재식 지음 / 김영사 / 2020년 2월
평점 :
<겉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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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박람회장이라는 걸 동네방네 알리려는 듯 커다란 제목 한가운데 세균 일러스트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뒷 표지에는 몸 속에 세균이 존재하는 우리 모두가 다 입장할 수 있도록 입장권도 새겨두었다. 정말 깜찍한 디자인이다.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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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장처럼 차례가 나눠져있다. 1부 과거관부터, 2부 현재관, 3부 미래관, 4부 우주관까지, 나눠진 차례를 보면 아마 세상의 모든 것은 세균으로 설명이 가능할 것 같다.
<다른 과학책과의 차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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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특별한 점은 우리나라의 옛 기록에 적힌 이야기를 통해 세균을 설명한다는 점이다. 세균 이야기나 과학 관련 서적을 읽으면 대부분의 사례나 예시가 외국의 것으로 도배되기 일쑤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르다. 조선시대에 적조 현상이 있었다는 걸 남겨진 기록을 보고 추측하기도 하고, 재미있는 우리의 옛 이야기로부터 세균 이야기를 이끌어내어 설명하기도 한다. 이 점이 참 마음에 들었다.
_<세균없는 세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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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세균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말로만 들으면 온 세상이 깨끗하게 변할 것 같지만, 아마 정말 이 이야기가 실현이 된다면 세상이 곧 망해버릴 지도 모른다.
세상은 세균과 인간 사이의 그럴듯한 거래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생각보다 나쁜 존재가 아니며, 오히려 인간의 생활을 유용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_<인간다운 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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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천상 다른 종족같은 세균에게 인간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세균을 공격하고 공생까지 하는 걸 보면 말이다. 인간이 아주 오래전 생명체인 고균으로부터 진화했다고 하니, 세균이 인간을 닯은 게 아니라 인간이 세균을 닮은 걸 수도!
_<자폭하는 세포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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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가 자폭을 하지 않으면, 어쩌면 우리는 손가락이 없었을 지도 모른다. 왜인지 이 사실을 알고나서 전율이 일고 소름이 끼쳤다. 뭔가를 죽이지 않으면 만들어지지 않을 몸이라니..
어찌되었든 세포가 자폭을 하기 위해서는 미토콘드리아에서 디아블로(DIABLO)라는 화학물질을 내뿜어야 하는데, 이 이름은 동명의 게임 제목으로도 꽤나 익숙하다.
(tmi) 스페인어로 디아블로는 악마, 마왕을 뜻한다.
_<세균은 마법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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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마지막 꼭지인 우주관에서는 인간이 만든 쓰레기를 먹어치우고 유용한 물질을 뽑아내는 세균을 인간이 만들어내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말로만 들으면 세균이 세균이 아니라 마법도구처럼 느껴진다. 이러다보니 세균은 연구할 분야가 생각보다 매우 광대하다. 이 연구들이 굉장히 지루할 것 같지만 책을 읽고 생각해보면 정말 흥미롭게 느껴진다.
재치있고 쉬운 설명으로 세균에 대해 설명한 책이니 과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웃으며 읽을 수 있다고 자부한다.
도대체 우리는 왜 태어나서, 왜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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