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세상의 봄 상.하 세트 - 전2권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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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상의 봄 _미야베 미유키

 

미미여사라고 불리는 미야베 미유키가 데뷔 30주년 기념으로 쓴 책이라고 하기에, 평소 일본 소설을 잘 읽지 않던 나는 기대를 품고 책을 읽었다.


1권 표지를 보면 어두컴컴하고 낙뢰가 엄청나게 내리치는 배경을 볼 수 있다중앙에 여성과 남성이 서로를 외면한 채 서 있는데 찡그린 남자의 표정을 보면 불안하고초조한 감정이 느껴진다안 좋은 일이 있었던 것 같다기모노를 입은 여성의 손을 보면 무엇인가 주저하고 안절부절 못하는 느낌이다.

2권으로 넘어가면 두 사람이 마주보고 있다번개가 내리치던 배경은 사라지고 벚꽃이 휘날리는 아름다운 배경이 눈에 띈다책 표지 배경이 바뀌는 것만 봐도 결말은 해피엔딩이라는 걸 추측할 수 있다.

 

책을 한 문장으로 줄여보자면, ‘세상의 봄은 해리성 정체성 장애가 있는 기타미 번의 6대 번주시게오키를 치료하고 이와 관련된 사건을 해결해가는 이야기다.


소설의 배경은 호에이 7(1710)이다. ‘해리성 장애라는 단어가 공식적으로 사용된 시기는 1980년 이후로저 시대에는 빙의가 정신질환보다 그럴듯하게 받아들여졌을 만한 상황이었다그렇기에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라웠던 인물은 다키시게오키도 아닌 시게오키의 주치의, ‘시로타 노보루’ 선생이다노보루 선생의 스승은 홍모인(네덜란드인의사에게 의학을 전수받았다. “인간이란 신체다로 통하는 그의 철학을 이어받은 노보루 선생은 시게오키의 병증이 악령이나 마귀에 휩싸여 발현된 것이 아님을 확신했다.

 

이라는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다기울착란실성도 신체 쪽의 병인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언젠가는 반드시 해명될 것이다」 - 420p

 

그래마귀에 씌였다원령의 저주를 받았다실제로 이렇게 고통스러운 일을 당하고 있다무서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다름아닌 사실에 대한 해석이야」 - 421p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책을 처음 읽어서 처음에 멘붕이 왔다단어도 어렵고이름도 못 외우겠는데 사건은 계속되니 정신이 빠질 것 같았다일일이 이름을 쓰고 정리해서 읽었더니 이게 뭐람, 2권 마지막 장에 인물 관계도가 있었다왜 1권이 아니라 2권에다 넣어놨는지 모르겠다. 1권에 있었으면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소재가 독특하고 흥미로웠지만 완독하는 건 정말 힘들었다. ‘미미여사로 유명한 작가지만 난 이 분의 책을 처음 읽어봤는데 이분 책들이 전부 이런지는 모르겠지만 전개가 너무 늘어지는 느낌이다. 1권은 상황 설명하기에 급급했고 그 설명마저도 불친절한 감이 있었다다른 나라 시대극을 읽고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어서 에도시대라서 이해해줘야지이런 마음이 생기진 않았다.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던 건 본인 이름을 본인이 부르는 일본식 어투였다. “이제 다키’ 이야기를 해볼게요라는 대사에서 닭살이 오소소 돋았다일본 작가가 쓴 책을 많이 읽었던 분들은 괜찮을지 모르지만 일본소설 신참인 나는 끝까지 적응하지 못했다.

결말도 조금 급작스러운 면이 있다정신적으로 지지할 만한 사람이 필요했던 것은 시게오키였다시게오키가 다키를 좋아하는 건 이해가 되는데다키는 시게오키를 동정한 건지 얼굴을 보고 좋아하게 된 건지 알 수 없다그냥 로맨스 한 주먹 넣어줘야지(?) 싶은 마음으로 억지로 구겨넣은 로맨스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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