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기후 위기가 뭐예요? 어린이 책도둑 시리즈 10
최원형 지음, 김규정 그림 / 철수와영희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종경고: 6도의 멸종> 책을 읽고 있다. 서평이벤트로 신청한 책이다. 400쪽이 넘는 책은 확신이 없으면 서평신청을 안한다. 혹시라도 못읽고 못쓰면 안되니까. 그런데도 그 책을 신청한 이유는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권정생 선생님의 <랑랑별 때때롱>이다.

랑랑별 때때롱을 학급 아이들과 온책읽기로 읽었다. 그 후 몇몇 선생님들과 줌모임을 하면서 결과를 공유했다. 그때 나눈 이야기 중 이 리뷰 주제와 관련된 이야기만 하자면, 작가님은 이 책으로 지구의 미래에 대한 경고를 하고 계신다는 것이다. 랑랑별의 500년전 모습이 우리가 그리는 인류의 미래 모습이고, 랑랑별이 500년 걸려 회복한 세상은 우리들 조부모님, 부모님 세대의 세상이라는 내용은 우리 지구도 돌이켜야 한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한다. 돌이켜야 할 문제로 권정생 선생님은 '로봇이 일하는 세상' '맞춤아이가 태어나는 세상'을 묘사하셨지만 그보다 더 시급한 것은 기후 위기가 아닐까 생각했다. 랑랑별 때때롱 책에도 왕잠자리가 환경오염 때문에 지구를 떠나고 싶어하는 내용이 나오니 충분히 연결 가능한 내용이다.

랑랑별 책과 연결해서 내가 소개드린 책은 <차일드폴>(이병승, 서유재)이다. 기후위기가 현실로 닥친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엄마가 개가 되었어요>(김태호, 서유재) 중 '사냥의 시대' 라는 단편도 돌이켜야 한다는 같은 맥락의 주제를 갖고 있다.

우리의 이야기는 이제 '기후 위기에 대한 수업이 가능할까? 어떻게 할 수 있을까?'로 나아갔다. 들리는 이야기들은 어디까지가 사실인가? 기후위기는 과장됐다는 주장을 하는 책도 있던데 누구 말이 맞는 건가? 개인이 재활용을 잘한다거나 하는 정도는 아무 소용이 없고 종이컵 안쓰겠다고 남발하는 텀블러들이나 비닐봉지 쓰지 말라고 마구 나눠주는 에코백들이 더 문제라던데 어째야 되는걸까? 우리가 흔히 실천사항으로 지도하는 것들은 실제론 너무 미미해서 아무 영향이 없고, 바다의 문제도 빨대? 그 정도가 아니라는데 어떻게 지도해야 하나. 그런 얘기들이 오갔다.

결론은 "좀 알아봐야겠네요."로 갔다. 그리고나서 저 서평이벤트를 본거다. 두꺼운 책 읽기 싫어서 살짝 망설였지만 그래도 신청을 눌렀다. 읽다보니 이 책의 어린이버전도 있어야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는 생각을 남이 안했을 리가 없잖아? 찾아보니 이미 많이 있었다. 1도~6도로 가는 공포 증폭 구성은 아니지만 내용상으로는 유사한 게 많았고, 그 책을 참고하셨겠다 싶은 책도 있었다. 관련 책들을 찾아 몇 권 대출했다. 가장 먼저 읽은 것이 이 책이다. 저자인 최원형 님은 <라면을 먹으면 숲이 사라져>를 쓰신 분이다. 환경문제 전반을 흥미로운 구성으로 담은 그 책도 참 좋았고 기후위기에 초점을 맞춰 쓴 이 책도 아주 좋다. 고학년용이지만 두껍진 않고 챕터를 많이, 내용은 적게 구성해서 아이들과 함께 읽기 좋게 되어있다. 챕터는 35개고, 각 챕터는 질문으로 되어있어 흥미를 끈다. "1.5도 이상 오르면 사람도 멸종되나요?" "극지방의 빙하가 얼마나 남아 있나요?" 이런 식이다.

환경관련 수업의 가장 큰 딜레마는 '실천'이다. 이 책에도 실천관련 챕터가 있긴 하다. 하지만 실천 관련은 좀 더 많은 책을 보는게 좋을 것 같다. 일단 기후위기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갖고 현재 우리의 상황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니 이 책으로 시작을 해보는 것이 좋겠다. 5,6학년 교실에선 가능할 것 같다. 설명해가면서 열심히 지도하면 어쩌면 4학년도.... 일단 찜해두고 다른 책들을 살펴보러 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암 박지원, 살아 있는 고전을 남기다 - 2022 아침독서신문 선정도서 천개의 지식 18
김수경 지음, 이갑규 그림, 권순긍 감수 / 천개의바람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천개의지식 시리즈에 몇 권의 인물책들이 들어있다. 피타고라스, 세종대왕, 뉴턴, 그리고 이 책이다. 그동안 수업에 전기문들을 활용해보면서, 색다른 컨셉의 가독성 좋은 인물 이야기가 많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시리즈들을 그 목록에 넣을 수 있을 것 같다. 단 인물 자체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설정에 의한 곁가지가 있다. 이 책의 경우엔 '글쓰기'다. 서하가 여행작가인 이모에게 글쓰기를 배우게 됐는데 그 이모가 박지원과 열하일기의 왕팬이라는... 그래서 이모의 입을 통해 열하일기의 몇 장면을 소개받고 되고, 글쓰기의 원칙도 배우게 된다는 내용이다. 독자의 필요에 따라서 이건 장점도 될 수 있고 단점도 될 수 있다고 본다. "얇은 책에 곁가지까지 넣으니 본 내용이 너무 줄어들잖아?" 할 독자도 있을 수 있고, "우와 말 그대로 일석이조네?" 할 독자도 있을 수 있겠다.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 찾아보는 경우가 아니라면 장점 쪽이 훨씬 크다고 생각한다. 박지원을 통해 글쓰기를 배운다? 매우 끌리는 발상이다.

박지원의 열하일기는 다양한 글쓰기의 총집합이지만 일단 크게봐서는 기행문이니, 이모의 글쓰기 레슨도 기행문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를 위해 이모의 거주지인 함양, 박지원이 관리로 근무했던 충남 당진과 강원도 양양을 둘러보며 박지원의 발자취를 둘러본다. 조선시대 양반으로서는 혁신적인 열린 사고, 백성의 실생활을 챙기는 이용후생 정신, 독자에게 어필하는 매력적인 글쓰기 등 그에게선 배울 점이 정말 많다. 그 모든 것이 그의 역작이자 대작 '열하일기'에 다 담겼다. 열하일기 책들도 완역본, 청소년용 등 다양하게 나와 있는데 이 책 정도의 접근성으로 발췌, 해설된 열하일기가 나와도 참 좋을 것 같다. 이 책에서도 열하일기의 몇 대목을 실었지만 진짜 '맛만 본' 셈이라 살짝 아쉽기도 했다.

박지원은 시대를 앞서 간 사람이다. 그런 면에서 날 부끄럽게 한다. 내가 조선시대에 사는 양반이라면, 그의 생각을 지지하고 따랐을까? 불편하게 생각하며 눈총을 쏘았을까? 솔직히 자신없다. 자신에게 씌워진 색안경대로 세상을 보는 법이고 그걸 초월하기는 어려우니까 말이다. 박지원은 초월했고 빼어난 글솜씨로 그걸 후대에 남겼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이모가 서하에게 알려준 글쓰기의 비법은 사실 특별한 건 아니다.
"글쓰기도 가슴속에 어떤 소리를 만들어 놓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거야. 누가 어떻게 보고 듣느냐에 따라 완전 다른 글이 되지. 그러니 괜히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을 흉내내지 말고, 잘 쓴 글을 기웃거리지도 말고, 오직 나만의 글을 쓰면 되는 거야."
"글도 결국엔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위한 거야. 재미있는 글은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 스승님은 특히 그 점을 아주 중요하게 여기셨단다."
나만의 글을 쉽고 재미있게 쓴다. 진짜 이게 딱 핵심인 것 같다.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다.

천개의지식 시리즈의 책들은 대부분 중학년 정도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 얇고 도전하기 만만해서 입문으로 적당하다. 이 책도 그렇다. 이 책을 읽고 "열하일기, 대체 어떤 책이야. 더 읽어보고 싶네." 라고 한다면 훌륭한 역할을 다한 것이다. 다양한 소재, 다양한 수준의 책들 사이에서 확실한 위치를 가질 수 있는 시리즈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딱 한마디 미술사 - 새로움을 꿈꾼 화가의 말, 2022 아침독서신문 선정도서, 2021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천개의 지식 17
안소연 지음, 이해정 그림, 노성두 감수 / 천개의바람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해 감사했던 행운 중 하나는 우리반이 천개의바람 동시대회에서 단체상을 받게 되어 아이들 한권씩 나눠줄 수 있을만큼의 책을 선물로 받게 된 일이다. 학년말이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래도 최대한 많이 접해보고 가져가게 하려고 아직 나눠주지 않았다. (종업식 전날에 가위바위보로 골라갈거라고 예고함) 당연히 눈독들이는 책들이 생기고 있다. 그중에 이 '딱 한마디' 시리즈를 탐내는 아이가 한 명 있는데 독서량이 가장 많은 아이다. 나도 관심있던 시리즈라 아이들 없을 때 한권씩 읽어보려고 한다. 가장 먼저 미술사부터 골랐다.

100쪽 남짓의 얇은 분량에 미술사라니 겉핥기가 아닐 수 있겠나 생각했다. 물론 상세한 내용을 담지 못한 건 어쩔 수 없는 한계다. 하지만 주어진 분량 안에서 최대한 알차게 담았다는 점, 더하기보다도 빼기가 더 힘든 법인데 내용을 정선하기 위해서 저자와 출판사가 모두 많은 고민을 하셨겠다는 점은 분명해 보였다. 10장짜리보다 1장짜리 보고서가 더 힘들 때가 있다. 그때 이런 말을 하곤 한다. "보기엔 A4 한 장이지만 그냥 한 장이 아니야!" 이 책을 읽으며 마치 그런 느낌이었다.

이 책에서는 미술사조별로 11명의 화가를 소개한다. '딱 한 마디' 라는 컨셉답게 그들의 '한 마디'를 소제목으로 삼았는데, 그 한 마디에 그 화가의 작품세계와 특징이 잘 담겼다. 그런 면에서 이 시리즈 컨셉이 참 마음에 든다.
"화가는 해부학을 알아야 한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말은 화가이기 이전에 수학자, 과학자...등 모든 학문에 통달했던 천재 다빈치의 정체성을 잘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인상주의의 대표주자인 모네가 한 말 "빛은 곧 색채다."는 그의 작품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처음 들어본 한 마디는 뭉크의 말이었다. "공포, 슬픔, 죽음의 천사는 태어날 때부터 늘 내 옆에 서 있었다." 나는 그의 작품으로 '절규' 밖에 몰랐는데 이 책에서 <병든 아이>를 보고 그의 부정적 감정의 근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어릴적부터 겪어온 소중한 사람들과의 이별은 그에게 깊은 슬픔과 공포를 심어준 것 같다. <칼 요한 거리의 저녁>은 내 느낌에 절규보다도 더 기괴했다. 이런 감정을 품고 얼마나 괴로웠을까. 하지만 예술로 승화했으니 한편으로는 얼마나 다행인가.

"창조의 모든 행위는 파괴에서 시작된다."는 피카소의 말도 멋지고, 그의 작품세계를 대변한다. "기본적인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몬드리안의 말도 그렇다.나는 예술가가 아니지만, 뭔가 가슴이 뛰는 말들이다.

이런 식으로 하여 이 책에서는 다빈치와 미켈란젤로로 시작하여 사실주의, 인상주의, 후기인상주의, 표현주의, 야수주의, 입체주의를 한명씩 다루고 초현실주의로 달리를 마지막으로 다루며 마무리된다. 만만해보이는 분량에 접근성이 좋은 구성이면서 이정도면 최대한 다룬 셈이라고 본다. 미술감상책의 입문서로 읽기에 적당해 보인다.

나는 해마다 미술감상 수업을 도서관 활용 수업으로 진행한다. 좋은 책들이 너무 많아 아까워서 견딜 수가 없거든.ㅎㅎ 함께 미술관을 가본다면 가장 좋겠지만 책을 먼저 접하는게 더 좋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엔 줌수업 때 그 내용을 패들렛에 올려 나누었더니 훌륭한 온라인 갤러리가 되었다. 이 책을 함께 읽고 기본적인 지식을 갖춘 후에 심화로 그 활동을 하면 더 깊어지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활용도가 좋은 책이다. 중학년 어린이들 가정에 소장용으로도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기분은 여름이야 창비아동문고 320
변선아 지음, 근하 그림 / 창비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록의 여름을 배경으로 자전거를 타는 세 아이의 뒷모습이 보인다. 여름의 라이딩을 소재로 한 <불량한 저전거 여행>이 생각난다. 이 책도 마치 그럴 것처럼 시작된다. 슬아가 짝사랑하는 휘가 '여름방학 라이딩 모집' 공고문을 붙이면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량한 자전거 여행>이 라이딩의 과정을 담았다면, 이 책은 좀 다르다. '라이딩이 언제 시작되나' 하고 읽다보면 어느새 결말이다. 물론 그게 실망스럽다는 뜻은 아니다.

라이딩이 시작되기까지, 세 주인공 아이의 사연과 감정이 섬세한 필치로 잘 담겨있다. 슬아와 정음. 그리고 슬아가 좋아하는 휘. 이렇게 셋이 자전거를 매개로 가까워진다. 한창 사춘기의 열병을 앓을 열세 살, 6학년들이다.

슬아는 머리 색깔을 수시로 바꾸고 해골모양의 목걸이 등 파격적인 옷차림을 해서 좀 무섭다는 인상을 주지만 속은 여린 아이다. 4살때 부모님이 이혼을 했고 엄마 손에서만 컸다. 엄마는 분식집을 하며 슬아를 힘들게 키웠다. 그런데 얼마전, 전혀 못보고 살던 아빠한테 연락이 왔다. 아빠는 새 가정을 꾸리고 있었고 사진 속에서 행복해 보였다. 그럴수록 슬아는 아빠가 밉고 엄마가 안쓰럽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내리다보면 가끔 '네이트판'의 이야기가 뜨는데 제목에 낚여서 읽어본 이야기가 있다. "딸이 '나를 낳지 말지'라고 합니다"인가 그 비슷한 제목이었다. 상황이 슬아네와 같았다. 딸이 과거로 돌아간다면 "나를 낳지 마" 라고 했다며 걱정하는 글이었다. 거기 댓글에 사람들이 '그건 엄마에 대한 연민 때문에 하는 말'이라며 위로했다. 이 책을 읽다가 그 판의 내용이 여기 섞여들어갈 뻔 했다. 슬아가 엄마의 인생을 보는 눈도 그와 비슷해 보여서였다.

정음이 엄마도 미용실을 하며 정음이를 혼자 키운다. 근데 정음이네는 사별을 한 경우다. 아빠가 '자전거 사고'로 돌아가셨고 엄마는 일에 바쁘고 정음이는 엄마한테 매사 네네 하면서 '순종적 반항'을 하는 중이다. 아빠의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미용실 오픈을 강행한 일,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는 점과 엄마에게 선물을 주는 아저씨를 본 일 등으로 인해 정음이는 대단한 오해의 성을 쌓고 있는 중이다.

이 두 친구에게 휘의 라이딩 제안은 대단한 도전이 되었다. 일단 슬아는 자전거를 못탄다. 어린시절 아빠와 함께하지 못한 슬아에게 자전거 뒤를 잡아주는 아빠들의 모습은 큰 부러움이고 상처다. 정음이는 그 반대다. 자전거는 아빠와의 행복한 추억이자 끔찍한 트라우마다. 먼저 극복한 건 슬아다. 휘에게 자전거를 배우겠다고 나섰다. 짝사랑의 힘은 참 대단하다.^^

정음이의 극복 과정은 좀더 복잡했다. 슬아와는 달리 심리적인 문제였기 때문에.... 결국 극복을 했지만 엄마의 벽이 남아있었고 갈등은 불꽃을 튀긴다. 고학년 동화답게 인생사의 복잡함이 꽤 깊게 들어있다. 아니 이걸 복잡하다고 생각하는 내가 아직도 어린 건지도 모른다. 한 교실에서 집집의 사연 다 모아놓으면 드라마 몇 편 족히 될 것이다. 그냥 인생이 그런 것. 이 아이들처럼 겪고 의지하며 이겨내는 것.

모든 갈등과 극복의 터널을 지난 후 드디어 라이딩을 시작하는 순간에 이 책은 끝난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다음은 우리가 상상하면 된다. 마지막에 동행한 한 사람. 딱 그얘기만 참고 리뷰를 마쳐야겠다. 스포를 안했다고 우기면서.^^;;;

자전거가 이토록 매력적인 줄 이 책을 읽고 새삼 느낀다. 불행하게도 내가 자전거를 못타지 뭐야.... 방학식날 내가 아이들한테 허송세월하지 말고 뭐든 익히고 연습하는 시간으로 삼으라고 말하면서 한 얘기가 바로 이거였다. "능력을 갖출수록 인생이 재밌어요. 예를 들면 선생님은 수영을 못해요. 그러면 수영의 즐거움을 모르는 인생인거죠. 반대로 피아노 연주의 즐거움을 알아요. 그게 공짜로 됐을까요? 수많은 연습을 통해서 된거고 그게 때로는 고통스럽기도 했겠죠. 그렇게 실력을 연마해서 인생의 즐거움을 하나하나 만드세요." (피아노는 예시일 뿐 실제로 난 연주할 만큼 치지 못함ㅋ) 아, 자전거의 즐거움을 모르는 불쌍한 인생이여.... 이 책은 이런 나의 처지를 깨달을 정도로 자전거의 매력에 빠지게 해 준다. 누구나 아픔을 안고 사는 인생에 대한 위로와 함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필 따먹기 법칙 이야기나무 3
유순희 지음, 최정인 그림 / 반달서재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년 전에 나온 <지우개 따먹기 법칙>책을 내가 무척 좋아한다. 2,3학년 할때 학급 전체와 함께 읽었을 만큼. (3학년에게 딱 적당하고 2학년에게는 약간 어려워서 2학기 마지막에 읽었다) 유순희 작가님의 책을 찾아읽는 계기가 된 책이기도 하다. <우주 호텔>도 좋아한다. 이 책은 현 6학년 국어교과서에 실려있는데, 교과서에서 보면 내용이 밋밋해 보이는 신비한 효과(?)에 의하여, 그 진가가 축소되었다고 생각하는 책이다.

<연필 따먹기 법칙> 책이 나온 걸 보고 반가웠다. 지우개 따먹기 법칙의 개정판과 함께 나왔구나. 어떤 공통점과 새로운 점이 있을지 궁금해하며 책을 펼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게는 여전히 지우개 따먹기 법칙이 더 좋다.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게임의 법칙'이 하나씩 소개되는 비슷한 구성이긴 하지만 그 법칙에 담긴 의미가 전작이 훨씬 크고 깊다. 그 책의 법칙 중엔 인생의 법칙이라 할만한 중요한 것들도 있었다. 그리고 엄마가 일찍 돌아가신 상보가 아빠와 함께 놀이를 하며 하나하나 만들어간 것이라 그 무게도 각별했다. 이 책에서는 법칙과 관련해 별다른 느낌은 없다.

또다른 이유로는.... 어쩔 수 없는 직업병으로 인하여 놀이 자체가 좀 탐탁지 않았다. 지우개 따먹기 까지는 괜찮았는데 연필은 좀.... 위험한 면도 많고, 연필 곯으면 깎다가 다 부러지는 건 주지의 사실, 교실에서 이게 유행되면 허용을 해야되나? 말려야되나? 음 아마도 나라면 말릴 것이다.^^;;; 그런 눈으로 작품을 보면 안되는데, 이 책 곳곳에 학교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꽤 많았다. 예준이의 창작품 '구슬 셔터' 또한 위험천만한 물건이다. 이걸 담임이 인지 못하고 놔두면 큰일이 난다. (내용중 진짜로 큰 난리가 남) 사실 이건 작품성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데,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이게 거슬리는 선생이라는 직업이 슬프다.ㅠ

그 외 다른 면들은 좋았다. 재미 면에서는 전작에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전작 때도 느꼈던 건데, 지우개 따먹기나 연필 따먹기 같은 사소한 놀이를 무슨 스포츠 중계처럼 느껴지도록 아슬아슬하고 흥미진진하게 서술하신 표현력이 놀라웠다.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이 집안 구석구석에서 몽당연필을 챙기는 모습이 연상된다. 아, 그러고보니, 작가님이 놀이 시리즈로 동화를 쓰시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왕이면 붐을 일으키기에 적절한 놀이로 부탁드립니다.^^;;;;;

각기 다른 약점과 고민을 지닌 세 아이가 연필 따먹기라는 놀이 안에서 온갖 감정의 격동을 겪다가 화해하며 해소되는 과정도 어린이독자들에게 좋은 느낌을 줄 것 같다. 이야기 중 수찬이는 줄기차게 악역이었고 왜소하고 심약한 예준이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연필 따먹기 실력으로 해소를 했지만) 어떻게 보면 이건 지속적인 괴롭힘에 해당되고 개입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했다. 세번째 주인공, 연필따먹기의 새로운 강자 해나의 역할도 중요했다고 본다. 이 책의 열번째 법칙! "연필 따먹기를 하다 진짜 친구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딱 그렇게 되었다.^^

실제 상황에서 아이들의 내면의 힘을 믿고 기다리다가는 방치, 방임이 되기 십상이다. 적절한 개입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고. 하지만 이렇게 스스로 만들어나갈 수 있는 것까지 조급하게 개입을 종용하는 세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관계의 문제는 원래 시간이 필요한 게 정상인데도 내 조급함에 속전속결을 추구했던 건 아닌지.... 하지만 적정선이란 건 어디서든 어려운 것이니 늘 주의를 기울이는 수밖에 없겠지.

이 책도 좋지만 이왕 읽을 친구들에게는 "지우개랑 연필, 세트로 같이 읽어!" 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2~4학년 친구들에게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