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정말 마음일까? 이게 정말 시리즈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양지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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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정말 ♡♡일까시리즈 네 번째 권이 나왔네. 요건 당연 소장책이고 4권 구색을 갖춰 놓아야 하기에 바로 구입.... 네 번째는 이게 정말 마음일까.

 

마음이라고 하길래 다양한 감정을 담은 책인 줄 알았다. (요즘 그런 책들이 많이 나와있다.) 그런데 이 책은 여러 가지 마음 중에서 특별히 미움에 대한 책이었다. 알 것 같았다. 왜 그 감정 한 가지에 집중했는지. 미움 한 가지만 다루어도 할 이야기는 너무나 많다. 이것저것 다루었으면 오히려 이도저도 아닌 책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 시리즈에서 항상 감탄하는 건 요시타케 신스케 님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지? 라는 것이다. 내가 한 번도 안해본 생각이어서가 아니고, '아 맞어 나도 이런 생각 했었는데, 어떻게 이걸 이렇게 표현했지?', '아 그리고 이 재밌는 그림은 뭐냐 정말 딱이네.' 이런 느낌...^^

 

이번 책에서는 여자아이가 주인공이다. 퉁퉁 부은 표정으로 터벅터벅 교문을 나서는 장면이 속표지에 나온다.

싫어하는 사람이 생겼어.

그것도 여러 명.”

으아~~ 이제 마음이 지옥의 시작이다. 아이의 머릿속에선 온통 싫어, 싫어, 쟤 싫어... 가 들끓는다. 이제 이 책을 읽는 것은 아이의 생각을 따라가는 것이다. 같이 화가 나기도 하고 웃음도 나고 기발함에 감탄하기도 한다.

 

안 좋은 일이 생긴 날은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어.

난 지금 내가 주인공인 영화의 가장 가슴아픈 장면을 찍고 있어.

슬픈 일이 생기면 슬픔 점수를 받을 수 있는데

점수가 쌓이면 나중에 갖고 싶은 걸로 바꿔줘.”

요런 상상은 아주 쪼끔 도움이 될 수 있을까?ㅎㅎㅎ

베개에게 노래를 불러줘 볼까?

그러다 그대로 잠드는 것도 좋지.”

요 장면 그림이 너무 귀엽고, 실제 장면이 떠올라 공감이 된다. 내가 쓰는 방법은 아니지만.^^

 

싫은 마음을 소나기에 비유한 장면도 명장면이다.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 같은 걸까?

왜냐하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거니까.

비에 젖으면 춥고 온통 축축하게 달라붙고.”

하지만 이런 위안도 할 수 있다.

아무튼 비라면 언젠가 반드시 그치잖아.”

 

싫은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방법들도 미소를 짓게 한다. 그중에는 누군가의 글에서 보았던 나에게 주는 선물 상자비슷한 것도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넣어둔 상자. 좋아하는 간식이라든가, 포근하거나 예쁜 것들. 정도가 심하지 않을 땐 이정도 방법도 먹힐 수 있겠다.^^

 

두 가지 상상이 기발하고 공감되었다. 하나는 싫은 마음을 나한테 착 달라붙어 살아가는 존재라고 상상한 것.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 모두에게 크고 작은 그녀석들이 달라붙어 있다.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말이다. 나도 어제 누구 때문에 빡쳤다며 온갖 짜증과 뒷담화를 한 입장에서 이 장면은 진정 섬뜩했다. 아오~ 제발 나한테서 떨어져라.

또 하나는 내가 싫어하는 그 사람은 무언가(어떤 괴물)에 조종당하고 있다고 상상하는 거다. 그러니까 그 사람을 보지 말고 그 너머를 보는 거다. 그러면 그 사람을 안 미워할 수 있지 않을까. 그 괴물이 날 열받게 하려는 모든 시도를 무력화시키는 거지. 그 괴물이 상심하는 걸 상상해보는 건 아주 통쾌하다.

 

~ 그래서, 이 모든 생각의 과정은 하굣길에 일어난 일이고, 집의 현관문을 열고 다녀왔습니다~!”를 외치며 들어가는 아이의 표정은 한결 밝다. 아이도 알고 있다. 미워하는 마음이 또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그건 그때 또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것.

 

상상에 대한 시각적 표현이 너무 잘 되어 있어서, 아이들과 한 장면만 가지고도 아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그림을 잘 그린다면 이런 것을 하고 싶다. 머릿속에 있는 기발한 생각을 꺼내어 형상화하기. 그게 독자에게 보통 재미를 주는 게 아니라서. 요시타케 신스케 님은 그 방면의 천재다. 시리즈 4권을 함께 꽂아 놓으니 흐뭇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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