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일본어 MUST CARRY
이선옥 지음 / 사람in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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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일본어 MUST CARRY >

 

코노 료-리 혼토-니 오이시-데스네.(이 요리는 정말 맛있네요.)

사이코-데스.(최교예요)

 

일본에 대한 관심과 욕구는 끝이 없다.

문학, 문화, 역사, 지리, 어학 등등 일본과 관련된 좋은 책을 보면, 일단은 손에 넣고 싶어진다. 비슷한 자료라도 자료가 다양하다면, 꼭 필요할 때 가장 적합한 자료들을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일본어 어학 책은 많이 봤지만, <여행자의 일본어>와 같은 책은 또 처음이다. 이 책은 내용의 편집과 구성이 매우 알차면서도 재밌고, 매력적이다.

일반적으로 여행 길잡이 내지 안내 책은 이곳저곳 관광 명소를 소개하고 알리는 여행에 관한 내용만 잔뜩 들어 있기 마련이고 어학 관련 책은 어학에 관한 내용들만 가득 들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책은 어학과 여행이라는 컨셉을 절묘하게 결합하여 매우 실용적이면서 지루할 틈 없이 재밌게 일본어 어학에 관해 학습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일본 여행 갈 때 이 책만 가지고 가도 전혀 불편하거나 어려움 없이 소통이 가능할 것 같으며, 일본어 어학 외에도 다양한 사진과 자료 등의 볼거리가 있어 흥미롭다.

 

니홍와 하지메테데스까?(일본에는 처음입니까?)

하이, 하지메테데스.(네 처음입니다)

코코니 도노구라이 타이자이스루 요테-데스까?(이곳에 얼마동안 머무실 겁니까?“

-카칸데스(10일 동안이요.)

 

일본 음식 하면 먼저 정갈함을 꼽을 수 있다. 눈으로 보기에도 좋게 깔끔하고 예쁘게 담아 내는 게 특징인 일본 음식. 대표 주자로는 단연 스시, 외에도 오코노미야끼, 타코야끼, 돈가츠, 우동, 라멘 등등

일본의 3대 소고기인 와규도 빼놓을 수 없다.

작은 화로에 한 두 점 올려 구워 먹는 일본 소고기... 비싸지만 일본 가면 꼭 먹어봐야 한다. 와규는 일본에서가 아니면 절대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미식 천국인 일본의 먹거리 중에 눈에 띄는 것은 단연 도시락이다. 특히 역에서 파는 도시락인 에키벤의 인기는 매우 높다고 한다.

그럼 초밥집에서 스시부터 주문해 볼까요?

코노 스시와 돈나 사카나데쇼까?(이 초밥은 무슨 생선인가요?)

니혼징가 요큐 타베류 스시와 난데스카(일본인들이 잘 먹는 초밥은 어떤 거예요?

 

초밥의 종류는 마구로(참치), 연어, 광어, 참돔, 고등어, 새우, 갯가재, 청어알, 조개, 문어 등 실로 다양한다. 먹는 방법 또한 아무렇게나 먹는 것 보다는 제대로 먹으면, 그 맛과 풍미를 더욱 느낄 수 있다. 초밥을 먹을 때 대부분 밥에 간장을 푹 찍거나 담가서 먹곤 하는데, 초밥은 생선 살에 간장을 묻혀 먹는 게 정석이다. 그리고 초밥만큼은 젓가락이 아닌 맨손으로 먹어도 된다.

<여행자의 일본어>로 일본어도 공부하고 눈으로 맛있는 음식도 먹고, 일본의 문화와 명소도 만나고, 여러므로 유익한 책이다. 이 책을 보고 나니, <여행자의 영어>, <여행자의 스페인어>도 대단히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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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구조 교과서 - 문명의 위대한 중개자, 교량의 진화와 구조역학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시오이 유키타케 지음, 김정환 옮김, 문지영 감수 / 보누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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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구조 교과서

 

짐작은 했지만, 역시나 대단히 흥미로운 책이다.

다리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관심이 많아 이래저래 다니다가 신기한 다리나 처음 보는 다리, 멋있는 다리, 대교 등을 보게 되면 나도 모르게 카메라 셔터보고 누르게 된다. 다리를 보고 있으면, 첨단 과학 기술의 원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음을 느끼게 된다.

내가 생각하기에 다리는 공간과 공간을 이어지는 하나의 위대한 예술작품이다.

전에 인천대교 공사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는데, 굉장히 무척이나 흥미롭게 본 기억이 난다. 도대체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기에 맨땅도 아니고 바닷물이 가득한 바다 위에 다리를 놓는 공사를 진행할 생각을 했는지, 그리고 또 실제로 그런 다리를 만들어 내는 다리 기술자들의 능력이 너무 놀라웠고, 공사 현장을 tv화면으로 보면서도 믿기지가 않았다.

다리를 두고 '역사와 문명의 위대한 중개자' 내지 인류 문명 발전에 기여한 공이 무척 크다라고 이야기들을 하는데, 괜한 말이 아닌 것 같다.

현재 다리 기술은 대부분 유럽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이스탄불의 도시 터키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아치교 카라반 브리지가 이즈미르에 남아 있는데, 아치교는 다리 기술이 어느 정도 발전한 뒤에 나타나는 형태이기에 이전부터 다리 건축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다리의 역사는 기원전 이전으로 실로 오래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국시대 돌로 만든 다리가 있었음을 삼국유사나 삼국사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절에 청운교, 백운교, 연화교 등의 다리가 오래된 다리이며, 이후 고려시대 선죽교, 조선시대 옥천교, 수표교 등을 거쳐 근현대에 이르러서는 한강철교, 부산, 영도교, 남해대교, 인천대교에 이르기까지 다리는 역사 속에서 거듭 발전을 이루고 있다. 서울 한강의 경우만 보더라도 강남과 강북을 이어주는 다리가 한강대교, 광진교, 천호대교, 양화대교, 한남대교, 마포대교, 행주대교, 영동대교, 잠실대교, 성수대교 등등 22개나 된다고 한다. 전국에 있는 크고 작은 다리는 그 수를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다리구조 교과서>는 책 제목에 걸맞게 과거 나무다리에서 부터 복합 사장현수교까지 다리의 발전사와 메커니즘을 한 권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다리의 상부 구조를 아치교부터 형교, 트러스교, 라멘교, 현수교, 사장교까지 6장으로 나누어 설명했는데 개념과 시공원리, 발전양상 등을 다양한 사진과 그림으로 살펴 볼 수 있다.

평소 다리에 대해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다리가 만들어지는 원리와 구조에 대해 매우 흥미롭게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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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거닐記 - 함께 걸어 보면 좋은 서울 가이드 북
표현준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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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걸으면서 나들이

 

매주 주말이 되면, 아이들과 함께 되도록이면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 집에서 노는 것 보다는 밖에 나가서 움직이고 활동하다 보면, 밥도 더 잘 먹고 밤에 잠도 일찍 잘 잔다. 하지만 미취학 3, 4살 어린아이가 있는 집 같은 경우엔 다들 아시겠지만, 아이와 밖으로 놀러 나가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초등학생 쯤 되면 그나마 좀 수월하지만 미취학 아동이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일단 이것저것 챙겨야 할 준비물이 많다. 유모차는 필수다. 사람들이 많아 혼잡하거나 많이 걷는 장소는 피해야 한다. 어디를 가던 간에 조금만 불편하고 힘들면, 아이들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린다. 그러면서 안아 달라, 엎어달라고 때를 쓴다. 그래도 주말이 되면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 밖에 나가면 아이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다.

매주 수요일, 목요일이 되면, 고민이 많다. 이번 주말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로 나가야 하나? 날씨가 좋으면, 실외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주로 나가고 춥거나 쌀쌀하면 실외보다는 실내에서 놀 수 있는 장소를 택한다. 자주 즐기는 실외 놀이는 가벼운 산행, 공원 산책,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차가 없는 넓은 공원에서 자전거나 퀵 보드 타기, 대학 내 민속촌에서 그네타기 등이다. 실내 놀 거리는 주로 공공도서관에서 책읽기, 집 근처 서점에서 신간 책 읽기,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그림 또는 전시회 감상하기. 미술관에서 아이들과 그림을 보며 느낀 점, 생각 등을 주고받으면 대단히 재미있다. 아이들과 매주 어디를 놀러갈까 고민하던 차에 만나게 된 책이 바로 <아이와 거닐기>였다.

 

상암동의 매력은 매봉산 산행을 빼놓을 수 없다. 맑은 공기와 가벼운 산행은 심신의 원기를 회복시켜 준다. 산에 가면 아이들 또한 자연과 자연스럽게 친해진다. 상암동에 가면 커피가 아닌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책방도 있다.

 

정동은 조선 후기 병자조약으로 미국 공사관이 들어서면서 서구 열강의 공사관이 밀집하게 된, 외교대사와 선교사들이 사는 지역이었다. 현재 구 미국 공사관을 비롯해 캐나다,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 대사관이 위치해 있다. 덕수궁 돌담길로 대표되는 정동길은 한국적인 산책로가 연상되지만, 다양한 근대 건축 양식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책은 보는 순간 눈길이 끌렸다. 아이와 어떻게 효율적으로 시간을 보내는지?,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 동안 아이와 어떻게 소통하는지? 등등 궁금했다. 이 책에는 아이와 함께 나들이하기 좋은 서울의 다양한 명소들이 소개되어 있다. 다양한 테마가 곳곳에 숨어 있는 상암지구, 예술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젊음의 거리 홍대, 미로 속 상점 찾는 재미가 솔솔한 연희동, 전통과 근대가 공존하는 정동, 서울의 심장 광화문, 전통과 현대의 기묘한 만남과 어울림 북촌 한옥 마을, 서울의 자랑 남산N타위, 오래된 추억이 가득한 동대문, 문화 체험 공간이 가득한 이태원과 경리단 길 등등 가히 서울은 조선왕조 500년 수도답게 구경할 곳들이 넘쳐나는 것 같다. 책장을 넘기면서 아이들과 함께 가보면 좋은 것 같은 장소들을 여럿 만나기도 했다. 이 명소들은 시일 내 아이와 함께 가 볼 생각이다. 이 책을 보면서 서울도 좋지만, 우선은 내가 살고 있는 곳들부터 먼저 꼼꼼하게 챙겨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우리 동네에도 내가 미처 모르는 좋은 곳들이 많이 있을 것 같다. 원래 가까이 있으면 등한시하게 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요즘 단풍이 한창이다. 산이나 야외로 나가면 울긋불긋 예쁘게 물든 단풍나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지난 주말 아이들과 단풍 구경하러 산에 다녀왔다. 날씨가 좋아 산행 하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2시간 정도 가볍게 산행을 하고 노천탕이 있는 사우나에 가서 목욕도 했다. 간식을 충분히 먹고 들어가서 사우나를 했는데, 아이들이 재밌는 지 조금만 더 있다 가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 노천탕이 있는 사우나도 반나절 정도는 아주 훌륭한 놀이터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식사를 든든히 하고 집을 나서면 3시간 정도는 물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사우나를 다녀온 날 그 날 저녁 둘째 녀석은 초저녁부터 일찍 골아 떨어졌다.

이 책 속에는 아이와 가족 모두가 함께 거닐고 산책하며 둘러볼 수 있는 서울의 명소들이 가득 담겨 있다. 그렇지 않아도 서울 구경시켜 달라고 하는 아이와 조금만 서울 여행을 계획 중이다. 다행이 이 책을 통해 어렵지 않게 서울 나들이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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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평전 - 개발독재자
김삼웅 지음 / 앤길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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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평전

 

1945815일 광복

1950625일 남북전쟁 발발

그리고 11년 뒤 5...

정확히 1961516일 새벽, 2군 부사령관인 소장 박정희와 8기생 주도세력은 장교 250여 명 및 사병 3,500여 명과 함께 한강을 건너 서울의 주요기관을 점령하였다. 이들은 곧바로 군사혁명위원회를 조직하여 전권을 장악하면서 군사혁명의 성공과 6개항의 혁명공약을 발표하면서 제2공화국은 막을 내리게 된다. 군사정권의 군사혁명위원회는 국가재건최고회의로 재편하여 3년간의 군정통치을 하다가 1963년 말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를 승리로 이끌고 제3공화국은 정식 출범하게 되고, 박정희는 1961516일부터 197910월 김재규에게 암살되기 까지 18년 이란 긴 세월 대한민국을 통치하게 된다.

드라마 제3공화국, 영화 그때 그 사람들 등등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 방송, 도서 등을 통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삶과 업적, 그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보고 들으며 접해 왔다. 독재라는 수식어를 빼면, 한강의 기적을 통해 이룬 경제발전은 가난한 코리아로 인식되던 대한민국의 놀라운 발전과 성장을 가져왔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은 인물은 바뀌었지만 세력은 그대로였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수평적 정권교체는 청와대 주인만 바뀌었을 뿐, 국회, 사법, 검찰, 재계, 언론, 대학, 연구소 등 한국사회의 상층부, 지배구조는 대부분 박정희체제의 지속상태였다. 더 소급하면 일제강점기 친일세력에 닿고 이들의 뿌리는 조선조 노론 벽파 계열에 속한다. 이들은 뿌리가 깊고 몸통이 든든하며 가지가 왕성하다. “우리가 남이가로 상징되는 끈끈한 지연, 학연, 혈연의 연결고리와 기득권이라는 물적기반, 범죄에도 면죄부를 안겨주는 검찰과 사법부, 항상 그들을 홍보하여 권력의 정통성을 만들어주는 족벌언론과 관제방송, 때마다 이념과 이론의 틀을 제공해주는 어용학자 그룹을 거느리고...(9)

조승우, 이병헌의 주연했던 영화 <내부자들>과 최민식, 심은경이 주연했던 <특별시민> 등을 보면서 이런 면들을 많이 엿볼 수 있었다.

마르크스는 이런 말을 했다. “역사는 반복된다. 한 번은 비극으로, 한 번은 희극으로.”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과 인물들은 두 번에 걸쳐 나타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한국 현대사에 대입하면 영락없이 박정희의 쿠데타는 비극, 박근혜의 집권은 희극이라고 말한다. 당시에는 알았을까? 박정희 시대가 반복될 줄을. 하지만 결국 반복되었다. 마르크스의 말 그대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된 것도 아버지의 신화 덕분이었다. 아마 전 시대의 연민, 동정, 향수, 추억 등이 강하게 작용했던 것 같다.

사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박정희처럼 애증이 갈리는 경우는 드물다.

그는 위대한 통치자인가? 아니면 독재자인가?

이건 아마도 영원한 딜레마이자 풀어야 할 숙제일 것이다. 사실상 이제껏 방송되고 출간된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이야기는 상당 부분은 그를 신격화 내지 영웅화시킨 것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 출간된 <박정희 평전>은 다르다. 한 인물의 생애와 업적을 다루는 <평전>답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삶에 주목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애를 추적하고 살핌은 물론, 이해하기 쉬운 평론을 덧붙이고 있다. 출생과 성장부터, 보통학교 교사, 만주군관학교와 일본육사의 다가키 마사오, 해방 이후 남북전쟁과 군대 생활, 5·16 군사쿠데타 전야, 박정희의 전성기, 3공화국, 궁정동 술판과 피살 그리고 김재규에 이르기까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삶을 자료와 증언을 통해 객관적으로 재고해볼 수 있게 한 점은 이 책만의 차별 점으로 꼽을 수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 여러 문헌, 영화, 만화, 드라마, 다큐 등을 접했지만, 평전은 처음이다. <박정희 평전>을 통해 개발과 독재 사이 이른바 박정희 시대의 빛과 어둠에 대해 조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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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라는 은하에서 - 우리 시대 예술가들과의 대화
김나희 / 교유서가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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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예술이라는 은하에서>

 

드라마, 영화, 뮤지컬, 연극 등의 예술 공연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어떤 작품의 경우에는 그 작품보다 음악이 더 아름답고 매혹적일 때가 있다.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부치지 못한 편지는 정말 대단히 큰 감명을 불러 일으켰다. 이 영화를 생각하면, 이병헌, 송강호 두 배우와 함께 김광석의 부치지 못한 편지가 머리속에 자연 연상된다. 오래전에 본 영화인데, 한석규와 전도연이 주연했던 영화 <접속>의 멜로디도 대단히 강렬하고 인상적이었다. 하도 오래되어 영화의 내용은 가물가물한데, 주제곡이었던 A Lover's Concerto는 여전히 생생하다. 영화 쉬리의 When I Dream 역시도 영화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린 곡이었다. <예술이라는 은하에서> 무슨 책일까? 순간 호기심과 궁금증이 일어 책 소개 글을 읽게 되었는데, "나의 언어는 음악이다"라는 말은 대단히 인상적으로 와 닿았다. 그러면서 우리시대 예술가들과의 대화라는 부제에 급 관심이 갔다. 물론 26인의 예술가들 가운데 박찬욱, 봉준호, 신경숙 등 잘 아는 감독이나 소설가도 있었고, 전혀 낯선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력을 보니, 잘은 몰랐지만, 모두가 다 한 시대를 풍미한 각계 각층의 다양한 예술가들임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언제나 글을 쓴다. 이번 생이 다할 때까지-신경숙

소설은 언어로 이뤄진 건축물. 까다로운 프랑스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 <엄마를 부탁해>. 소설 속의 세계는 인간의 세계이기 때문에 남루하고 누추하다. 음악은 완전무결을 추구하며 완벽으로 향하고자 하는 예술이지만 소설은 흠과 오류가 용인되는 세계다.(63~75)

 

반드시 음악이어야만 생은 의미를 갖는다-폴로랑 보파르

학교에서는 수학을 좋아했고, 리옹을 거쳐 파리국립고등음악원에 진학한 후에도 수학과 음악 사이에서 무척 갈등했다. 모든 것이 정체된 수의 세계는 음악만큼 매혹적이었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건 허수 개념이었다.(159)

 

운명처럼 만날 수만 있다면, 생에 한번은 정말 꼭 만나보고 싶은 예술가들이 있다. 그 중에는 시인도 있고, 작가도 있으며, 영화감독도 있고, 화가도 있다. 책을 통해서가 아닌 현실에서의 만남은 어떤 느낌일까? 인터뷰 집을 읽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들이 많이 들었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저자가 파리에 거주하며 그곳을 중심으로 칸, 엑상프로방스, 브뤼헤, 베를린, 루체른, 런던 등 유럽의 여러 도시들을 누비며 정명훈, 박찬욱, 조성진, 마렉 야놉스키, 미셸 슈나이더 등 예술 분야의 다양한 인물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인터뷰 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개중에는 귀를 솔깃하게 하는 무척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었고, 예술가들이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고 탄생시키기까지의 고뇌와 고충, 고통까지도 일정부분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도 있었다. 세상에 무엇 하나 쉬운 게 없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다시 태어나도 음악을 할 것인가?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음악에는 숨기거나 속일 수 있는 것이 없다.

인생의 대부분을 피아노 앞에서 보내야만

그나마 음악다운 음악을 할 수 있고-피에르로랑 에마르

 

지금 시대를 살고 있는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예술이라는 은하에서>라는 책을 통해 이 시대 거장 예술가들을 만나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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