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을 보다 1 -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의 조선사 여행, 태조~중종 조선왕조실록을 보다 1
박찬영 지음 / 리베르스쿨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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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매주 주말 <역사 저널 그날>이란 프로를 일부러 꼭 챙겨서 본다. 보면서 역사를 어떤 관점과 시각에서 보고, 또 역사를 어떻게 공부하고 인식해야 하는가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다. 이 프로는 참 여러므로 유익한 프로인 것 같다. 중국의 동북아 공정,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맞물여 많은 국민들이 역사에 대해 다시 관심을 가지거나 주목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역사는 무엇일까? 왜 미래가 아닌 과거의 지난 이야기를 알아야 하는걸까?

최근 극장가에 조선을 건국한 태조와 왕자의 난으로 그 자리를 차지한 세종의 아버지인 태종 이방원 사이의 알력과 갈등을 주제로 한 영화 <순수의 시대>가 한창 상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예고편을 보고, 영화가 재밌을 것 같아 주말 쯤 해서 이 영화를 보러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미 보고 오신 동료 샘이 말하기를, 애로인지 사극인지 내용도 없고, 희안한 영화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던지는 말씀이 예고편을 아주 잘 만든 영화라고 하시면서 마지막 비수를 꽂으셨다. 예고편을 이미 여러 차례 봤던 차라, 한순간 보러 갈 마음이 싹 사라져 버렸다. 가만 보면, 매년 거르지 않고 해마다 조선을 배경으로 한 사극, 드라마가 제작되는 것 같다. 작년에는 정조의 암살을 다룬 <역린>과 조선 건국을 둘러싼 <해적>, 그 전년도에 송강호가 주연했던 <관상>은 아주 재밌게 보았다. 그런데 이 영화들은 모두 호불호가 갈렸다. 역사적 지식과 배경을 알고 이 영화를 보면, 감독이 얼마나 연출과 각색을 잘 한 영화인 줄 알지만, 역사적 지식 없이 보면, 그저 아주 난해한 영화 된다. 사극의 특성이 그럴 수 밖에 없다. 암튼 이런 영화와 드라마들이 꾸준히 제작되는 건 역시 역사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다.

오랜만에, 박시백 화백의 <조선왕조실록> 이후 <조선왕조>에 대해 다룬 책으로 아주 훌륭한 책이 출간된 것 같다. 이 책은 구성과 편집이 모두 다 아주 훌륭하다고 극찬을 할 만하다. 이 책은 총 3권의 세트로 이루어져 있는데 조선왕조 500년을 이끌어온 창업군주 태조부터 국권을 빼앗긴 비운 임금 순종에 이르기까지 조선을 다스렸던 27명의 왕을 왕조 순으로 중요한 사건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서술하였다.

1권은 태조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으로 조선이 건국 된 후 안정적인 왕위 세습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5째 아들인 이방원이 두 차례 왕자의 난을 치른 후 왕이 되는 과정과 이후 문치의 조선을 열고자 했던 세종의 치세 그리고 이어지는 문종 사후 왕위 자리를 탐한 문종의 아우인 수양의 피 비린내나는 왕위 찬탈, 요순으로 불린 아버지 성종과 폭군이 될 수 밖에 없었던 비운의 왕자 연산군, 신하들의 반정에 의해 왕이 된 중종까지 조선이 건국 후 정착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특히 조선의 역사와 운명을 바꾸는 일대 사건인 왕자의 난과 같은 비극은 태조와 태종의 욕심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26세의 이방원, 11살의 이복동생에게 세자 자리를 내주다’ 두 사람 중에 한 사람만이라도 양보를 했더라면, 이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태조와 태종은 둘 다 욕심이 많은 인물들이었다. 이 업보로 인해, 단종애사가 일어나게 된다. 태종은 왕이 되기 위해 배다른 어린 이복 동생들을 죽였고, 수양은 왕이 되기 위해 친 형님의 아들인 친 조카, 그것도 세자가 아닌 군왕 이 된 조카를 왕위에서 끌어내려 죽이고 말았다. 책을 읽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거져 얻어지는 것도 없고, 정치란 게 하나를 얻으면 반드시 하나를 내 주거나 잃게 된다는 사실을.. 이 밖에도 조선전기에 일어났던 중요한 사건과 기록들이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 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조선전기에 일어난 다양한 사건과 기록을 공부하며 역사 공부의 재미와 감동은 물론 해박한 역사적 지식과 처세의 교훈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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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의 길에서 오늘을 묻다 - 조선통신사 국내노정 답사기
한태문 지음 / 경진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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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의 국내노정 답사기

 

난 여행을 참 좋아한다. 직접 가는 여행도 좋고, 책을 통해서 조선시대로 혹은 그 이전 시대로 과거 여행을 떠나는 것도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일까 사실은 예전부터 참 궁금했었던 것이 있다. 연암의 열하일기를 읽으면서도 느꼈던 것인데, 조선시대, 혹은 그 이전의 사람들은 어떻게 여행을 했을까? 국내 여행은 그렇다 치더라도, 중국이나 일본은 어떻게 갔으며, 가는데 기간은 얼마나 소요가 되었고, 여행을 하면서 먹고, 자고, 싸는 지극히 생리적인 문제들은 또 어떻게 해결했을까 등등 궁금한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이 책은 이런 나의 목마름에 어느 정도의 갈증의 해소시켜 주었다.

조선통신사의 국내노정 답사기, 사실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땐, 한양에서 일본까지의 전 여정인 줄 알았다. 하지만 책을 받고 나서, 우리나라 노정만을 다루었음을 알았다. 그래도 큰 수확이었다. 조선통신사의 사신행차 노정이 오늘날 국토대장정의 원류가 되었다고 하니, 그 사실만으로 참 신기했다. 그러고 보면, 국토대장정을 기획한 이들 또한 참 대단한 것 같다. 어떻게 조선통신사의 노정을 보고 국토대장정을 기획할 수 있었을까? 이야말로 진정한 온고지신(溫故知新)이 아니겠는가?

 

통신사, '서로 신의로 통하는 외교사절'(19면)

조선통신사는 조선시대 전반에 걸쳐 파견되었지만, 흔히 임진왜란을 경계로 그 이후인 1607년부터 1811년까지 약 200년간 12차례 행해진 후기의 외교사절을 지칭한다. 조선통신사는 한일문화 교류의 공식통로 역할을 수행하였다.(23면)

각 분야에서 조선을 대표하는 최고의 재능을 가진 400~500명으로 구성되었다.(26면)

 

책을 펼쳤는데 시작부터 좋았다. 길, 떠남의 공간이자 돌아옴의 공간, 지향의 공간, 자기 성찰의 공간, 인연을 맺고 연결하는 소통의 공간, 길이란 한 글자에 참으로 많은 공간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나는 여기에 새로운 만남의 공간, 고행의 공간을 더 추가하고 싶다. 600년 전, 조선통신사는 일본과 소통을 하기 위해 서울에서 출발하여 하루에 20km씩 20여일을 걸어 부산에 도착했다. 자동차로 5시간 30분, 고속철을 타면 1시간 4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무려 20여일 동안이나 걸어야만 도착할 수 있었다. “조선통신사의 길에서 오늘을 묻다”는 책의 표지 지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조선통신사의 서울에서 부산, 부산에서 다시 서울까지의 노정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예천을 떠난 사행은 풍산에서 점심을 먹고, 안동에 도착하여 하룻밤을 보내는 것이 관례였다.(147면) 의성, 영천을 떠난 사행은 경주에서 머물고 울산을 지나서 마침내 부산에 도착하였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조선통신사에 대한 개괄이다. 조선통신사의 의미와 인물들의 구성, 노정(27~28면)에 대해 소개해 놓았다. 2부와 3부가 책의 핵심 내용에 해당되는데, 2부는 서울 즉 한양에서 부산까지의 노정을 다루었고, 3부는 다시 부산에서 한양까지의 노정을 다루었다. 2부와 3부가 이렇게 나뉜 데에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하행 노정과 부산에서 서울로 가는 상행 노정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이들 조선통신사 일행은 왜 하행노정과 상행노정 길을 달리 했던 것일까? 이 책은 조선통신사 국내노정에 관하여 읽을거리, 볼거리, 사진, 그림, 도표 등 알찬 내용을 가득 담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나라 전역이 국토 박물관임을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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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외전 - 이외수의 사랑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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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독특하면서 기발한 상상력을 다시 언어로 절묘하게 표현해내는 이 시대 최고의 감성작가, 낭만시인, 언어의 마술사로 불리우는 영혼의 연금술사.

그는 이 지구촌에 단 하나 뿐인 마을, 밤하늘에 현기증이 날 정도로 별이 총총한 감성마을에 산다.

신비로운 건 이 별들이 가끔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면 감성옹이 사는 집안 마당으로 우수수 떨어진단다. 그럼 이 집에 사는 감성옹께서는 별이 유달리 많이 떨어진 날에는 그 별들을 잔뜩 주워서 목걸이를 만들어 아내에게 걸어주신단다. 참 낭만적인 어른이다. 그런데 반전이 있당. 

글쎄 다이아를 좋아하는 사모님의 눈에는 정작 이 별 목걸이가 보이지 않는단다. 하악하악..  

 

촌철살인(寸鐵殺人) 언어의 미학

그가 풀어내는 사랑의 비전, 사랑외전.

그 속에는 우리의 영혼을 자극하는 어떤 비전들이 담겨져 있을까?

이외수 선생님께서는 <사랑외전>에서 어떤 글들로 어떤 마술을 부려 우리들의 감성을 자극해 줄까? 그리고 우리들 마음속에 있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어떤 언어로 형상시켜 표현했는지

두근두근 몹시 부푼 기대감을 안고 낙엽이 바짝 말라 떨어지는 춥고 쓸쓸한 이 계절을 맞아

이 시대 최고의 기인 이외수 선생님께서 풀어낸 마법 같은 사랑의 비전 속으로 들어가 본다.

 

우문현답(愚問賢答)

그대 오늘은 사랑을 굶지 않으셨나요.

아니요. 저는 매일매일 사랑에 굶주렸습니다.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저는 사랑에 굶주렸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굶주리고 싶지 않습니다.

아니, 더 이상 굶주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운명은 인간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지만

숙명은 인간의 노력으로 바꿀 수 없습니다.

운명은 인간의 소관이지만

숙명은 하늘의 소관입니다.

 

어머니의 빈번한 퇴짜로 40이 넘도록 결혼을 못한 만득이.

이번에는 외모도 성격도 어머니를 빼닮은 여자를 구했습니다.

어머니는 매우 흡족한 표정으로 결혼을 허락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그녀와 결혼을 하면 집을 나가겠다고 하십니다.

 

다른 건 몰라도 사랑만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입니다.

사랑은 상대로부터 비롯되는 생로병사, 희노애락 모두를 아무 불평 없이 굳게 끌어안는 것입니다.

 

진품과 가짜를 구분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사랑하면 보인다.”

사랑은 점괘도 밥도 초월한다.

 

국민할배, 남자의 자격, 부활의 김태원이

1990년 과천 교도소에 있을 때,

심심해서 아내가 보내 준 책을 읽었는데 

제목이 벽오금학도였다고 한다. 참 흥미로웠단다. 책이 이렇게 재미있다는 걸 처음 알았단다.

그때부터 이외수 작가를 흠모했단다. 우연한 기회에 남자의 자격 1회를 화천에서 찍게 되었는데

따로 이외수 작가를 만나러 가서 밤새도록 대화를 했단다. 우주에 관해서...

(김태원, 우연에서 기적으로)

 

감성마을에 사는 감성어른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기분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유쾌, 통쾌, 상쾌해져 있다.

이외수 선생님의 글을 읽고 있으면 막혔던, 답답하던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비유하자면,

느끼한 것 먹고 속이 더부록 할 때,

시원한 사이다 한 잔 벌컥벌컥 꿀꺽 마시면 나오는 바로 그 트림.

딱 그런 기분 느낌이다.

감성옹의 <사랑외전>은 정말 재미 있으면서 교훈과 울림이 담겨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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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물쇠가 잠긴 방
기시 유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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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한 여름보다 오히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이 계절이야말로 공포와 추리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사실 추리소설은 내게 있어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그렇다고 좋아하지 않는 것도 아닌 그런 장르이다. 가끔 누군가가 추천해주는 작품이 있지 않고서는 왠만해서는 잘 보지 않는데, 최근에 재밌게 본 추리소설을 꼽아보라면 마쓰모토 세이초의 <잠복>이 무지 좋았다. 

  꽤나 시간이 흘렀는데, 아마도 작년 이 맘때쯤 일거다. 서점에 갔다가 우연히 보게 된 <악의 교전>,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베스트셀러이기에 서점 입구에 떡 하니 책을 쌓아두고 판매를 하는 것일까? 어떤 책이지? 작가가 누구지? 궁금증과 호기심에 책을 들고 이러저리 살폈다. 기시유스케란 작가의 이름을 그때 처음 알았다. 그때만 해도 추리소설에 큰 관심이 없었던 터라, 무심코 지나쳤는데, 나중에 악의 교전 서평을 보고는 "아! 이 책이 그 때 그 책이었구나!" 하면서 읽어보고 싶은 강렬한 욕구를 느꼈다. <악의 교전>은 출간 당시부터 대단히 화제작이었었는데, 지금까지도 읽지 못했다. 그러다가 최근에 그의 단편집 모음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 책이 바로 또다른 화제작 <자물쇠가 잠긴 방>이었다. 이 작품은 2012년 일본 후지tv에서 드라마로도 제작이 되었다고 한다. <악의 교전>은 장편이라 우선은  <자물쇠가 잠긴 방>에 실려 있는 단편소설을 통해 기스유스케를 먼저 만나보고  나서 장편에 도전해 볼 작정이다.

 

‘호러의 거장’,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발간되기 무섭게 베스트셀러가 되는

일본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 기스유스케의 단편 <자물쇠가 잠긴 방>에는 비슷한 이야기인 듯 하지만 다른 이야기 '서 있는 남자, 자물쇠가 잠긴 방, 비뚤어진 상자, 밀실극장' 등 총 4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했다는 거예요?" 

준코는 말문이 막혔다.

"모르겠어요. 하지만 범인은 해냈어요. 범죄를 실행하는 것보다는 그 수법을 추측하는 편이 훨씬 쉬울 텐데."

에노모토는 분한 듯이 말했다.

"뭔가 다른 발상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검토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발상이."

                                                                     [서 있는 남자] 중에서....

 

아오토 준코는 동정심을 담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저한테 뭘 의뢰하고 싶으신 거죠? 이야기를 들어보니 히로키 군은 틀림없이 자살한 것 같은데요.”

“아닙니다. 히로키는……절대로 자살한 게 아닙니다.”

아이다의 말에 준코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자살이 아니라고요? 무슨 근거라도 있나요?”

“히로키에게는 죽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아오토 선생님. 애당초 경찰이 히로키 군의 죽음을 자살로 단정한 건 현장이 밀실이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밀실이 깨진다면 180도 바뀌어 살인일 가능성이 농후해지겠죠.”

                                                                    [자물쇠가 잠긴 방] 중에서...  

 

이 자식 도대체 뭐야. 어떻게 그걸 모조리 꿰뚫어 본 거지.

스기사키는 충격을 받아 그 자리에 주저앉을 뻔했지만, 다리에 힘을 주어 겨우 버텼다.

"제가 그런 짓을 했다는 증거가 있습니까?"

"결정적인 증거는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정황상 증거는 죄다 당신이 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어요."

에노모토는 조용하게 말했다.

스기사키는 에노모토를 노려봤다.

                                                                    [비뚤어진 상자] 중에서.

 

추리소설의 매력은 작품 속의 상황과 사건이 얼마든지 실제 내 주변에게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은 예감에 있을 것이다. 잠복도 그렇고, 악의교전도 그렇고, 이 작품 역시도 그렇다. 밀실살인의 범인을 잡으려면 밀실을 깨뜨려라. 『자물쇠가 잠긴 방』은 밀실 미스터리 추리 소설이다. 이 책 속에는 네 개의 단편,  네 개의 밀실이 나오는데, 밀실을 깨뜨려야만 범인이 나타나게끔 되어있다. 하지만, 그 과정이 그리 만만하지 않다. 밀실을 잠그려는 자와 열리는 자 사이에서 고도의 두뇌게임이 펼쳐진다. 기스유스케의 책은 표지의 이미지가 굉장히 강렬한 것 같다. <악의교전>도 그렇고, <자물쇠가 잠긴 방>도 한 번 보면 기억될 정도로 책 표지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그리고 표지만으로도 이 책의 내용이 어떻다 하는 걸 은근히 암시해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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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리더 시진핑
가오샤오 지음, 하진이 옮김 / 삼호미디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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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 천년동안 대제국으로서 천하를 호령했던 중국은 청나라 말기에 이르러 내분과 분열, 열강들의 침략으로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 심지어는 일본과의 전쟁에서도 패배하여 일본으로부터 동아병부(東亞病夫:아시아의 병든 늙은이)라고 조롱을 받았었고, 아편전쟁 때에는 프랑스와 영국에 패배하여 홍콩과 광동을 영국에 떼어주기까지 했다. 그 외에도 독일, 미국, 러시아 등의 나라에게도 영토를 떼어내 주면서 과거 거대했던 중국은 더 이상 옛 명성을 회복하기 어려운 듯 여겨졌었다. 그런데 그 중국이 어느 순간부터 다시금 서서히 깨어나기 시작하면서 점차 세상을 향해 포호하기 시작했다. 모택동 사후 등소평의 주도아래 개혁 개방이 시작된 1980년대와 1989년 천안문 사건의 여파를 딛고 본격적으로 세계 경제에 뛰어들기 시작하여 2000년대에 들어와 베이징 올림픽 개최와 상하기 세계 박람회 등으로 단숨에 세계 선두에 뛰어올랐고, 드디어 2010년에 와서는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으로 우뚝 올라선 것이다. 5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듯 오랜 문명을 지닌 이 대륙은 젊어지는 주사라도 맞은 듯 원기를 회복하여 다시 미래를 향해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국제무대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대국의 자부심을 되찾았다.

 

모택동(毛澤東: 마오쩌둥, 1965~1976)

등소평(登小平: 등샤오핑, 1978~1992)

강택민(江澤民: 짱쩌민, 1992~2002)

호금도(胡錦濤: 후진타오, 2002~현재 )

습근평(習近平: 시진핑, ? ~ ? )

 

GDP, 국민총생산에서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2위에까지 오른 거대 중국의 지도자였던 후진타오에 이어 차기 국가주석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시진핑, 그는 과연 거대 중국의 지도자가 되어 세계를 호령할 수 있을 것인가? 그는 과거 중국의 화려했던 옛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시진핑 시대의 중국, 과연 어떤 모습일지?

대적불가(對敵不可) 시진핑, 천하무적(天下無敵) 시진핑, 후진타오에 이어 거대(巨大)한 중국대국(中國大陸)의 제5세대 새로운 지도자로 떠오른 시진핑, 그의 이야기를 담은 <대륙의 리더 시진핑>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중국의 정치사와 근현대사 그리고 G2 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중국 발전의 원동력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2012년 11월 미국과 중국 두 나라에서 새로운 지도자의 선출이 있었다.

11월 6일 미국은 대통령 선거, 이틀 뒤에 8일 중국에서는 당대회가 있었다.

미국과 중국 G2 국가의 새로운 권력의 주인은 과연 누가 될 것인가?

미국의 경우 현직 대통령인 오바마의 재당선이냐? 아니면 새로운 대통령 후보인 론리냐?

두 후보 간의 초박빙의 승부, 과연 누가 화이트 하우스의 새로운 주인이 될 것인가?

그리고 불과 30년이란 짧은 시간 만에 기적 같은 초고속 경제성장을 이루어내 초강대국 G2의 반열에 올랐으며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세계 초일류 강대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중국. 2012년 11월 8일 중국의 제18대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회의를 앞두고 현재 전 세계 초미의 관심이 중국으로 모아지고 있다. 후진타오에 이어 중국의 제5대 지도자를 선출하려는 작업은 이제 거의 마무리되었으며, 큰 이변이 없는 한 현재 중국의 국가 부주석인 시진핑이 주석 위치에 오르게 될 것이다. 중국의 새로운 도약과 발전, 중국의 미래를 책임질 대륙의 리더 시진핑. 2012년 11월 8일, 18차 당대회에서 후진타오 주석이, 중국은 국제적 지위에 걸맞고 국가이익에 부응하는 강한군대를 건설할 것이라고 천명했는데, 바로 시진핑시대 중국의 목표가 될 것이다.

 

인구 13억 거대 중국을 이끌 새로운 지도자 시진핑은 사실 권력의 요직인 상하이시 서기로 부임한 2007년 이전까지는 그다지 큰 주목을 받는 인물이 아니었다. 지방 행정직을 맡아오던 그가 한순간 세계 최강국으로 발돋움하는 중국의 지도자로 내정되자 세계는 깜짝 놀랐다. 중국 권력의 중심인 공산당 · 행정 · 군 모두에게 인정받은 시진핑. 그는 과연 어떤 인물인가?

 

“유방(劉邦, 한고조), 유수(劉秀, 후한 광무제), 유비(劉備, 촉의 황제) 등 이른바 ‘3유’는 큰 특징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재능이 뛰어나지 않았고 무능하다는 인상까지 줬지만, 사람들은 그들을 추대했습니다. ‘3유’에게는 사람들을 단결하게 만드는 특출한 능력이 있었죠 단결은 실패하거나 패배하지 않기 위해 꼭 필요한 전제입니다.”

 

복건성(福建城) 성장(城長)으로 재직할 당시 “중화자녀”라는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시진핑이 한 말이다. 시진핑 자신은 물론,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가 관료가 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 그가 단순히 고위 관료가 아닌 지도자로 급부상했던 것이다. 시진핑에게는 바로 ‘3유’가 가지고 있었던 그 리더쉽이 있었던 것이다. 개인의 능력보다는 조직의 단결과 화합을 중시하는 리더쉽.

 

“당 중앙은 시진핑 동지가 상하이시위원회 서기를 맡을 최적의 인물이라고 판단했다.”

 

2007년 3월 24일 상하이시가 소집한 당정책임간부회의에서 중앙조직 부장 허궈창은 이와 같이 강조했다. 모든 일은 아무런 예고없이 갑자기 일어났다. 시진핑의 부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시진핑의 상하이시위원회 서기직 임명은 매우 파격적인 인사였다. 지난 20년 동안 상하이시위원회 서기직은 상하이시 출신의 고위급 간부가 독차지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진핑은 어떻게 해서 상하이시위원회의 서기직을 꿰찰 수 있었을까? ……시진핑은 상하이시 고위직 간부들의 부정부패를 단호하게 척결하여 관료 사회를 정돈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이었다.(387~391면)

 

그 리더쉽은 2007년 위기에 빠진 상하이을 안정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중국 공산당 개국 원로의 아들이었던 시진핑은 아버지의 정치적 숙청으로 집안이 풍비박산되면서 산촌에서 생활하게 된다. 이 곳에는 그는 촌의 관리직을 맡게 되는데 이후 17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은 당시 차기 지도자로 주목받고 있던 리커창을 누르고 중국 공산당 제5세대 지도자로 우뚝 서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다. 중국의 최고 지도자는 커녕 일개 관료조차 꿈꾸지 않았던 시진핑은 중국 공산당의 비밀스러운 인사 정책에 따라 일찌감치 차기 지도자로 지명 되었던 것이다.

 

시진핑 시대의 중국은 한마디로 자신감에 넘치는 모습이다. 지금 같은 분위기, 추세라면 앞으로 8년 후 쯤인 2020년쯤엔 미국을 넘어 G1이 될 수도 있을 거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미국이 중국산 상품에 대해 덤핑판정을 하면서 혹은 중국산 물건에 불매운동을 하면서 중국 경제를 위협해 보지만 이는 계란으로 바위을 치는 격이다. 중국은 콧 방귀를 뀌며 꿈쩍도 하지 않는다. 끄떡도 없다. 13억에 이르는 든든한 내수시장이 있는데 도대체 무엇에 겁을 먹고 걱정을 한단 말인가?

 

세계 초일류 강대국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중국의 새로운 지도자로 급부상한 시진핑

세계 최강국으로 발돋움하는 중국의 새로운 통치자로 거대 중국을 이끌 시진핑

중국 권력의 근원인 당·정·군 모두로부터 지도자로 인정받은 인물

 

박혁명분자 숙청 과정에서 시중쉰은 주변의 동지들이 하나둘씩 억울하게 체포되자 자신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시중쉰의 안위를 염려하던 류징판은 잠시 몸을 숨기라고 충고했지만 시중쉰은 이렇게 말하면서 단호히 거절했다.

“난 갈 수 없네. 설사 나를 죽인다고 해도 가지 않겠네. 지금 체포된 동지들은 모두 나를 믿고 이곳 소비에트 정부로 온 사람인데 어떻게 나 혼자 살겠다고 도망치겠나?”(64~5면)

 

시중쉰을 만난 마오쩌둥은 우스갯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중쉰, 자네는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야. 제갈량은 맹획을 일곱 번 잡았다가 일곱 번 풀어주지 않았나? 자네는 제갈량보다 더 큰 인내심과 지략을 가진 사람일세, 그려!”(78면)

 

근 700페이지의 방대한 양에 달하는 <대륙의 리더 시진핑>은 시진핑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아버지 시중쉰의 일대기는 물론 지방 행정직을 맡아오던 그가 한순간 세계 최강국으로 발돋움하는 중국의 지도자로 내정될 수 있었던 이유부터 시진핑의 출생, 성장, 행정 경력, 중국의 지도자가 되기까지의 전 과정에 대해 다루고 있다. 시진핑이 중국 최고 반열에 오르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삶의 여정과 정치인생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중국 권력의 중심인 시진핑의 삶을 통해 중국 공산당의 초기 활약상과 상산하향, 문화대혁명과 같은 중국의 현대사까지도 자연스럽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시진핑은 중국 정치현대사의 핵심에 있었기 때문에 이는 단순히 개인의 역사가 아니라 중국 발전의 현대사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중국의 새로운 지도자로 급부상한 시진핑의 일대기를 통해서 향후 중국의 발전방향과 대외정세, 미래까지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책은 굉장히 두꺼운 책이다. 하지만, 그다지 지루함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무엇보다도 글이 수월하게 잘 읽힌다. 중국이라는 나라, 그 나라의 새로운 지도자로 주목받고 있는 시진핑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조그마한 관심만 있다면 누구라도 손쉽게 이 책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책을 읽으면서 아쉬운 점은 너무 글만 있다는 점이다. 차즘 변화하면서 성장하는 중국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나 시진핑과 관련된 사진들을 넣었더라면 독자들이 책을 읽는데 좀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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