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자존감 공부 - 천 번을 미안해도 나는 엄마다
김미경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김미경의 엄마의 자존감 수업

 

! !” 강의를 하면서 청중들에게 거침없이 ! !” 소리를 뱉어 내는 그녀를 보고는 뭐 저런 여자가 다 있나?” 하는 호기심에 채널을 잠시 고정했다. 그런데 오!! 엄청난 매력과 흡입력이었다. 강의가 너무도 귀에 속속 들어왔다. 제법 오래전인데 우연히 TV채널을 돌리다가 <스타 특강쇼>란 프로에서 그녀를 처음 보았다. 하두 집중해서 듣다보니, 그때의 강의 내용이 지금도 생생할 정도로 기억에 남는다.

 

일하는 여자에게는 가난한 남자가 딱이야! 시어머니! 남편, 시대식구들!! 꼼짝 못해!!”

네가 길라임아냐? 꿈 깨셔. 일단 너는 길라임처럼 안 예뻐.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초라한 거래가 바로 미모를 파는거야. 여자 미모는 3년을 못 가.”

 

그녀의 TV강연을 들으면서 무척 큰 감명과 인상을 받았는데, 시청 후 그녀에 대해 검색을 해 보니, 그녀가 쓴 책이 바로 <언니의 독설>이었다. 이 책도 아주 흥미롭게 읽었다. 이후 틈틈이 기회가 될 때마다 그녀의 강연 방송과 책들을 접했다. 참 신통방통하게도 그녀는 잊혀 질만 하면 방송에 모습을 보이거나 새로운 책을 내놓았던 것 같다. 김미경을 보면서 참으로 대단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남들은 뭐 하나도 제대로 하기 힘들어 하는데, 어떻게 저 많은 것들을 다 해내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작가에, 방송 출연에, 각종 강연에, 회사 운영까지. 참으로 팔방미인이다.

엄마의 자존감 수업, 책에 대문짝만한 얼굴 사진을 보고, 단번에 김미경 강사의 책인 줄 알았다. 보는 순간, 시선이 갔고, 책 내용이 궁금했다. <언니의 독설>,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의 저자이면서 우리 시대 국민언니인 김미경의 흔들리는 엄마들을 위한 마음 처방전이라니 더욱 관심이 갔다. 어른들 말씀에 아이야 낳으면 알아서 큰다지만, 모든 엄마들은 알고 있다. 아이 키우는 것만큼 힘든 일이 없다는 사실을. 하루에도 지옥과 천당을 백 번쯤 오간다. 순간적인 분노가 극에 달했다가도 어느 순간 분노가 사그라지며 기분이 한없이 좋아지기도 한다. 매일 최선을 다한다지만, 가끔 돌아보면 내가 아이를 망치고 있는 건 아닐까 흔들릴 때도 있다. 미안한 일도 떠오른다. 아이가 잘못되면 내 잘못인 것만 같다. 과연 어떻게 키워야 잘 키우는 걸까? 자기 자식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은 세상 모든 부모가 다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그리 쉽지가 않다.

그런데 그녀는 여자로서, 엄마로서, 워킹 맘으로서 세 아이를 키우며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한다. 강사로 화려한 연단에 서는 저자도 집에 돌아가면 세 아이를 키우는 워킹 맘이 된다. 나름의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자녀 교육을 해왔다고 자부해왔지만 둘째 아이의 갑작스러운 고등학교 자퇴 선언을 계기로 그녀는 진정한 엄마 노릇이란 무엇인지, 자신은 좋은 엄마인지 되돌아보게 되었다고 한다. 자신과 가족에게 찾아온 시련 앞에서 어떤 부모가 좋은 부모이고, 아이의 행복과 꿈을 보듬어주는 엄마는 어떤 엄마인지 치열하게 고민한 그녀는 아이의 자존감을 키우고 싶다면 엄마부터 자존감이 있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도대체 저 바쁜 와중에 아이들과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 챙기고 할 시간이 있나 궁금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시련이 있었다. 그러면서 문득 궁금했다. 반항기 강한 아이들과 상처 입지 않고 소통하며 화해하고 공존하는 방법에 대해서 사실 아이들이 커갈수록 아이들과 소통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는 것을 느낀다. 좋은 부모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아이들의 요구를 어디까지 들어주어야 하고, 아이들의 눈높이는 어디까지 맞춰야 하나 이런 저런 생각과 고민이 들 때 마침 좋은 동무를 만난 것 같은 기분이다. 일단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속이 후련해진다. 이 책은 자녀들 문제로 답답한 세상 모든 엄마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디치 가문 이야기 - 르네상스의 주역 현대지성 클래식 14
G.F. 영 지음, 이길상 옮김 / 현대지성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메디치 가문 이야기

 

가문과 족보, 집안의 내력과 관련해서 굉장히 흥미로운 책 한 권을 만났다. 사실 우리나라만큼 가문과 족보를 따지고 중요시하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른 체 그저 성씨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본관과 항렬도 따지지 않고 남의 선조를 마치 자기네 조상들인 것처럼 떠벌리는 사람도 있으니 말이다. 이는 그만큼 자신의 집안과 가문이 뼈대 있는 집안임을 내세우려는 데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실 가문과 족보는 왕족과 귀족에게만 국한되어 있는 것으로 동양의 산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서양에서도 동양 못지 않게 가문을 중요하게 여겼다는 사실을 이제까지 왜 망각하고 있었는지 참으로 알 길이 없다. 메디치 가문, 세계사나 유럽의 역사 책을 접해본 이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메디치 가문은 유럽의 역사, 세계사에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유럽의 역사에 영향을 미친 메디치 가문 350년간의 흥미로운 역사를 다루고 있는데 특히 이 책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지동설의 정당성을 증명하고 자연과학을 발달시킨 갈릴레오,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으로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 신곡을 쓴 단테, 르네상스 양식의 창시자 도나텔로, 아름다운 성모상을 남긴 라파엘로, 군주론을 저술한 마키아벨리, 다비드 상을 조각한 미켈란젤로, 비너스의 탄생을 그린 보티첼리, 그리고 건축가인 브루넬레스코 등 이름만 들어도 탄성을 내지르게 하는 예술가와 학자, 사상가들이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 메디치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메디치가는 각 분야에 다양한 뛰어난 이들을 열정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철학, 문학, 역사, 예술이 부흥하는데 불을 지피며 피렌체에서 르네상스를 일으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또 메디치가는 공화제 도시 국가였던 이탈리아 피렌체의 지도자 대부분을 배출한 명문가이기다. 메디치가의 명성은 단지 그러한 정치적 영향력만으로 얻어진 것은 아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메디치가의 명성은 르네상스 시대를 풍미한 많은 인물을 후원한 데서 얻어졌다. 메디치 가문을 보면서 중국 춘추전국시대 수많은 식객들을 거느렸던 조나라의 평원군, 제나라의 맹상군, 위나라의 신릉군, 초나라의 춘신군 등 사공자가 생각나기도 하였다. 이른바 위대한 인물은 역사를 이끌지만, 위대한 가문은 역사를 만든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메디치 가문을 두고 한 말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 하나 메디치 가문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흔히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유럽의 르네상스’, ‘18세기 조선의 르네상스할 때 흔히 사용하는 이 르네상스 시대를 연 가문이 바로 메디치 가문이기 때문이다. ‘르네상스라는 말은 많이 접했고, 무심코 사용하는 경향이 많은데 사실상 르네상스시대를 연 가문이 바로 메디치 가문이다. 메디치 가문은 유럽의 중세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메디치가의 마지막 후손인 안나 마리아 루도비카는 후손 없이 숨을 거두며 가문의 전 재산을 피렌체 시민의 것으로 돌렸다. 특히 메디치가의 건물, 피렌체 공화국의 행정부 역할을 한 우피치(Uffizi)는 르네상스 시대의 다양한 미술 작품들로 인해 현재 세계 최고의 르네상스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우피치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메디치가의 흔적은 단지 한 가문의 역사가 아니라 인류의 역사로 남게 되었다. 유럽의 역사를 들추다보면, 꼭 한번은 접하게 되는 메디치 가문, 이 책을 통해 유럽의 역사와 이 가문의 관계에 대해 통찰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재에 대하여 - 고대부터 현재까지 천재와 천재성에 관한 모든 것
대린 M. 맥마흔 지음, 추선영 옮김 / 시공사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천재에 대하여

 

천재는 과연 어떤 존재들일까? 천재는 과연 존재하는가? 만약 존재한다면, 천재가 되는 기준은 무엇인가? 로마 작가 플라우투스가 천재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이래 2,0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천재라는 단어에서는 넘치는 힘과 매력이 느껴진다. 그 힘은 바로 창조하는 힘, 우주의 비밀을 인식하는 힘. 파괴하는 힘이다. 천재는 신비로운 힘을 지닌 존재이자 초인적인 역량을 지닌 존재, 신과 같은 힘을 부여받은 존재이다. 근대적인 천재의 본질을 모두 간직하고 있는 이가 있다. 짐작했겠지만, 천재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바로 아인슈타인이다. 아인슈타인은 천재를 의미하는 보통명사가 되었다. 수 십여종이 넘는 아인슈타인 전기가 제목에 아인슈타인천재라는 단어를 조합해 활용하고 있다. 고대부터 현재까지 천재와 천재성의 역사를 다룬 <천재에 대하여>는 굉장히 흥미로운 책이다. 서머리의 천재의 문제에서부터 시작해서 고대인의 천재, 기독교인, 근대인, 낭만주의 시대 등 각 시대별 천재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천재'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 의미, 이미지 등에 대해 상세하게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지금, 천재에 대해 읽어야 하는가?” 사실은 이 의문에서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이 상승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천재하고는 거리가 먼 범인(凡人)인데, 내가 왜 이 책을 읽어야 하지?

 

천재와 천재성을 둘러싼 가장 인문학적이고 깊이 있는 논의

그리고 천재는 과연 타고나는 걸까? 아니면 노력을 통해 만들어지는 걸까?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각 시대별, 나라별, 분야별로 다양한 뛰어난 인물들이 존재했었다. 소위 어떤 특정분야에서 일반인들과 차별화되는 뛰어난 능력이나 두각을 나타내 보이면, 이른바 천재로 인식이 되었다. 그러다가 18세기에 이르면 걸출한 인물로서의 천재들이 탄생하게 된다. 뉴턴, 모차르트, 칸트 등 이들은 위대한 천재성을 지닌 인물로서 천재들이 등장한 것이다.

 

뉴턴, 인간과 신성 사이에 존재하는 장벽

극복할 수 없는 바로 그 선에 도달한 존재

 

칸트가 천재의 영역을 예술 분야로 한정했음에도 뉴턴은 18세기의 천재로 널리 인정받았다. 철학자이자 역사가인 데이비드 흄의 언급에 따르면, 뉴턴은 가장 위대하고 가장 드문 천재였다고 한다. 천재는 인류의 삶을 개선하고 인류에게 가르침을 주는 존재였다.(212) 그들은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특별한 존재였다. 한편 모든 사람의 평등을 외치던 시기에 나타난 천재는, 아무리 모두가 평등하다고 한들 쉽사리 평등해질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천재는 위대한 예외였다. 사람들은 천재를 예외적인 존재(천재는 타고난 것)로 볼 것인지, 보편적인 존재(천재는 길러지는 것)로 볼 것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논쟁했다. 그리고 20세기에 들어서는 이른바 선한 천재와 사악한 천재가 등장했다. 바로 아인슈타인과 히틀러로 대변되는 이미지로, 사악한 천재 히틀러는 자신의 정치적 욕망을 위해 스스로를 천재라 일컫고 천재 숭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맥마흔의 <천재에 대하여>는 굉장히 흥미로운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단시간 내에 내용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호락호락한 책은 아니다. 시간에 쫓겨 부득이 속독을 하였는데, 바야흐로 밤이 긴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긴 밤에 느긋하게 통독하기에 더없이 좋은 책이다. 읽으면 시간이 참 갈 것 같다. 다만 이 책에 대해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색인이다. 주요 어휘에 대한 색인이 있다면, 인명이나 지명, 핵심 키워드 등을 찾기가 한결 쉬웠을텐데, 참고문헌 뒤에 색인 없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돌위에 새긴 생각
정민 엮음 / 열림원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돌 위에 새긴 생각.

 

恨古人不見我

옛 사람이 날 보지 못함이 한스럽구나.

책을 열고 나는 옛사람과 만난다. 그때 그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 나는 그를 벗으로 여기는데 그는 나를 벗할 수가 없구나.(68)

 

오랜만에 마음을 흠뻑 사로잡은 책을 만난 것 같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 책을 통해 한자라는 문자의 매력을 다시 발견하게 된 것 같다. 한자의 서체가 이렇게 변화무쌍하고 또 아름다운 문자였던가? 돌 위에 붉은 인장으로 새겨진 글자들은 그야말로 진기한 한자의 또 다른 예술 세계를 보는 것 같았다. 담겨 있는 의미와 글자의 조형미가 결합된 화려한 전각예술의 세계. 이 책을 보면서 <학산당인보>라는 책에도 관심이 갔다. 이 책은 명나라 말엽 장호(張灝)가 옛 경전에서 좋은 글귀를 간추려 당대의 대표적 전각가들에게 새기게 해 엮은 책으로 읽는 이들에게 삶의 지침으로 삼을 만한 인생의 지혜를 전해주었다고 하는데, 구해 볼 수 있다면, 이 책 또한 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과거 모든 것이 불편하고 도구도 변변치 않았던 시대에 단단한 돌에다가 어떻게 저토록 정교하게 글씨를 파고 새길 수 있었을까? 그것도 일반 글씨도 아니고 획과 선이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한자를 말이다. 그리고 옛 선현들은 도대체 그 내용이 얼마나 좋았으면 단단한 돌에 글을 새겨 도장을 만들 생각을 하였을까? 페이지를 넘기면서 선현들의 지혜와 고상한 취미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생각건대 전각을 취미로 하였던 문인이나 학자들의 경우, 많은 다양한 인장들을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인장은 돌로 만든 책 도장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은데, 멋진 글씨체로 새긴 인장은 그야말로 책의 품위와 품격을 더해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의 경우, 책 도장이 별도로 있는 건 아니지만, 책에 그냥 내 이름이 새겨진 도장을 찍었었다. 과거에 말이다. 단순히 그냥 내 책임을 표시하기 위해서였는데, 이 책을 보니, 이름 도장이 아닌, 의미 있는 도장을 책에 찍어두면 대단히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이 없는데도 근심겹고

경치와 마주해서도 즐겁지가 않다면 이게 바로 산지옥이다.(87)

 

무엇하러 이리 살 것인가?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도 짧은 세월이다. 골치 아프게 근심한다고 해결되지 않을 것 같으면, 차라리 긍정적인 마음으로 기분 좋게 살면 그만이다. 아등바등 욕심내지 않으면, 남의 것을 빼앗으려 하지 않으면, 죄 짓지 않으면 세상에 하등 근심할 일이 없다.

 

좋은 책을 만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좋은 책이라 하면, 일단 내용이 좋고, 가독성도 좋아 신나게 읽히는 책을 말함이다. 더하여 유용한 지식과 교훈, 배울 점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근래에 만난 <돌 위에 새긴 생각>과 같은 책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책 소개 글을 보고 그 내용이 굉장히 흥미롭겠다 싶었는데, 아니다 다를까 기대이상이었다. 평소 한자나 한자의 서체, 캘리그라피 등 예술 글씨체에 대해 관심이 있고, 한자 공부를 해 본 이들이라면, 정말 재밌게 읽을 수 있고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그런 책으로 생각된다.

예전에 서울 인사동에 갔다가 우연히 돌 도장을 새겨 주는 가게를 본 기억이 난다.

책을 읽다가 멋진 구절을 만나게 되면, 꼭 메모해 두었다가 돌 도장으로 새겨 보고 싶다.

인장을 새겨 애지중지 아끼는 책에 찍는 기분은 어떤 기분일까?

<돌 위에 새긴 생각>은 간만에 만난 대단히 매력적이고 매혹적인 그런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물상 아들 전중훤입니다 - 절망의 사막을 건너는 모든 이에게
전중훤 지음 / 제8요일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수저 고물상 아들

 

대표님 금수저 아니었어요?”

전중훤, 누군인지 잘 모르겠는데, 구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서비스)아시아태평양지역 조세재정총괄본부장(부사장) 겸 한국 DXC 테크놀로지 엔터프라이즈서비스코리아 대표이사 등 이력이 화려하다. 그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건, 금수저도 아닌 흙수저는커녕 무수저인 그가 5평 고물상 아들에서, 포춘 100대 기업 한국 대표가 되었다고 하니, 그의 성장과 이야기가 궁금했다.

다섯 평도 되지 않는 작은 공터, 그의 삶은 그곳에서 시작되었다. 원양어선을 타고 돌아다니다 집으로 돌아와 사업을 하다 실패한 아버지. 그로 인해 자식 셋을 공부시켜야 한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어머니는 150cm도 되지 않는 작은 체구로 고물상을 시작하셨다. 초등학생인 그는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이 옷을 갈아 입고 학원에 가고 놀러 갈 때, 그는 자신이 가진 옷 중에서 가장 낡고 더러운 옷으로 갈아입고 고물상에 나가야 했다. 리어카를 끌고 고물을 줍기 위해 동네를 돌아다닐 때면, 혹시 아는 친구와 마주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왜 하필 우리 집은 고물상을 할까 투걸거리던 그는 어느 날 포춘 100대 기업 중에서도 상위권에 있는 그룹의 대표가 되었다.

 

버티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답이 있더라.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절망만 하고 있으면 그 무엇도 달라지지 않는다.

일단 무슨 일이든 도전해야만 현실을 바꿀 수 있다.(36)

 

고물상과 리어카, 그의 성장과 발전의 저력은 과연 무엇일까?

깨끗하고 예쁜 옷을 입고 학원에 가고 여기저기 놀러다니는 친구들을 볼 때마다 부럽고 내 상황이 힘들었지만 나는 리어카를 열심히 끌고 다니며 어머니를 도왔고 작은 고물상 안에서 절망이 아닌 희망의 꿈을 키워나갔다. 다른 친구들이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며 뛰어다닐 때 나는 고물상 한편에서 책을 읽었다. 사람들이 읽다 버린 책들이 얼마나 많이 들어오는지, 나의 키보다 훨씬 더 높이 쌓인 그 책들 옆에 앉아 읽고 읽고 또 읽어도 책이 줄어들지 안아 신이 났다. 사람에 대한 관심이나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도 그때 읽었던 수많은 책들에서 비롯되었다. 5평 고물상은 그에게 훌륭한 도서관이었던 것이다. 미국에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있다면, 전북 익산에는 조흥 고물상이 있었다.(94~5)

 

고물상에서 배운 경영의 지혜, 장사는 아무리 작아도 전략이 필요하다,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 진심은 결국 통한다, 자신을 믿고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나를 낮추고 상대를 높여야 한다. 그리고 소통. 소통하지 않으면 절대 발전할 수 없다.

 

동병상련이었을까? 고물상을 한 건 아니지만, 우리 집에도 니어카가 있었다. 내가 어렸을 적 아버지께서는 연탄 배달을 하셨다. 연탄 배달이 없는 오후에 학교에 다녀와 아버지의 니어카가 그냥 세워져 있을 때면, 이웃의 친구들 몇과 함께 빈 니어카를 끌고 공사장이며, 공터며 온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고물들을 주워서 니어카에 실었다. 고물을 고물상에 가져다 주고는 엿을 바꾸어 먹었다. 니어카를 끌고 다니던 내 손은 연탄가루로 시커멓게 변해 있었고, 그 손으로 엿을 쥐고 빨던 게 엊그제 일처럼 생생하다. 5평 고물상 아들에서, 포춘 100대 기업 한국 대표가 된 한국의 꼬마제임스 전중훤 그는 참으로 대단한 사람임에 분명하다. 삼포세대의 청년들, 어려운 취업, 불투명한 미래, 고용한파와 점점 거세지는 청년실업 하지만 꿈을 잃지 않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려는 마음과 의지만 있다면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된다. 누구에게나 어려움과 시련은 닥친다. 하지만 그 시련과 어려움을 어떤 마음으로 잘 견디고 극복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삶이 달라질 거라 생각한다. 많은 청춘들이 전중훤의 이야기를 읽고 힘을 내었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