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밥벌이 - 어느 소심한 카피라이터의 홍대 카페 창업기
조한웅 지음 / 마음산책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저자 키키봉은 '창업에 대한 욕망이 머릿속에서 생기는 것이라면 카페에 대한 로망은 가슴 깊숙한 곳에서 시작'되는 것이라 말한다. 그리고 이 책은 바로 그 가슴 깊숙한 곳에서 시작된 카페에의 로망이 홍대의 그럴듯한 진짜 카페로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카피라이터 출신 저자의 글빨로 그려지는 카페창업분투기는 사실 낭만적 밥벌이(카페운영) 자체보다는 낭만적 밥벌이를 위한 똥줄타고 속타는 준비과정에 집중하고 있는데, 실용서처럼 창업메뉴얼을 그저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저자가 경험한 혹독한 창업 과정을 스토리로 엮어내고 있어 소설처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어떻게 창업을 결심했고, 어떻게 점포를 구했고, 어떻게 인테리어를 했고 등 굵직굵직한 흐름을 따라 창업을 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재미있게 그려진다. 와인셀러는 협찬으로 장만할 수 있다던지, 사업자등록을 하려면 45만원짜리 국채를 사야 한다던지, 쿠션세탁은 한번에 건조까지 해주는 빨래방을 사용하는게 효율적이라던지 하는 사이사이의 실질적 정보들은 무척 유용하다.  

사실 낭만적 밥벌이라고 하기엔 밥벌이의 역할이 너무 미미한 것이 카페장사이다. 낭만적인 밥벌이라는 제목이 진짜 의미하는 것은  밥벌이에서조차 낭만을 추구하는 저자의 태도가 아닐까 (키키봉은 10가지 직업을 가져서 각 직업 당 50만원씩 벌면 한 달에 500!이라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 인생의 어느 순간에서도 재미와 로망을 추구해야 한다는 자극을 준다. 카페업에 관심없는 사람들에게도 가볍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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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0-10-07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1회용이 아니더라구요. 정보가 충실합니다.

LAYLA 2010-10-09 15:06   좋아요 0 | URL
유용하지요!! ^^

하이드 2010-10-08 0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10가지 직업 가져서 한 직업당 50만원씩! 이거에 낚였고, 이건 아직도 맘에 듭니다만, 카페 정보는 ... 쏠솔한가요?

LAYLA 2010-10-09 15:09   좋아요 0 | URL
카페 정보가 무얼 말씀하시는지 모르겠는데, 카페 비전문가가 어떤 삽질(?)을 하면서 카페를 만들었는지는 잘 보여줍니다. 장소 구하는 문제, 인테리어 시공업자와의 갈등 이런것들은 충실하구요. 메뉴선정 부분은 별 이야기가 없더라구요
 
스타트업 바이블 - 대한민국 제 2의 벤처붐을 위하여
배기홍 지음, 이강석 감수 / 파이카 / 2010년 8월
절판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는 하늘이 결정해주지만, 우리의 삶을 조금 더 윤택하게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는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다.
-모토히데 하타나카-59쪽

커뮤니케이션 기술과는 무관할 것 같은 세계 2대 부호 워렌 버핏도 자신의 모교인 컬럼비아 MBA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저는 이 자리에 앉아 있는 학생 여러분에게 졸업 후 미래 수익의 10%를 받는 조건으로 지금 당장 10만 달러를 드릴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만약 커뮤니케이션 수업을 들은 후에 나를 찾아온다면 그때는 15만 달러를 드리지요. 그 이유가 궁금합니까?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향상시키면 여러분 몸값이 50%이상 높아지기 때문입니다."-2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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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7년 8월
구판절판


대부분의 관계에는 보통 마르크스주의적인 순간(사랑이 보답받는 것이 분명해지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을 어떻게 헤치고 나아가느냐 하는 것은 자기 사랑과 자기 혐오 사이의 균형에 달려 있다. 자기 혐오가 우위를 차지하면, 사랑의 보답을 받게 된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 (이런저런 핑계로) 자신에게 잘 맞지 않는다고 (자신의 쓸모없는 면들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잘 맞지 않는다고)말할 것이다. 자기 사랑이 우위를 차지하면, 사랑이 보답받게 된 것은 사랑하는 사람이 수준이 낮다는 증거가 아니라,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존재가 되었다는 증거임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84쪽

우리가 서로에게 매혹적인 유사성을 아주 많이 확인했음에도, 어쩌면 클로이는 제우스가 잔인한 일격으로 나한테서 끊어버린 사람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깨달음이 찾아왔다. 3월 중순쯤, 그녀가 나에게 새 구두를 보여주었을 때였다. 어쩌면 구두를 가지고 그런 판단을 내린다는 것은 너무 현학적인 태도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구두라는 것은 미학적인, 따라서 그 연장선상에서 심리적인 차이의 중요한 상징이었다. 나는 몸의 어떤 부분, 또는 몸의 어떤 부분을 가리고 있는 것이 그 사람에 대해서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구두는 풀오버 스웨터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주며, 엄지손가락은 팔꿈치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주며, 속옷은 외투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주며, 발목은 어깨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 -87쪽

사랑은 자명하지 않다. 사랑은 우리가 생일을 기념하며 살아가는 문화에 의해서 해석된다.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답을 귀띔해주지 않았다면 클로이에 대한 내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차의 오디오에서 노래를 부르는 가수와 나를 동일시했다고 해서 내가 그 현상을 자연스럽게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나 자신이 사랑을 한다고 믿고 있다면, 그것은 내가 특정한 문화적 시기, 어디에서나 감상적인 마음을 찾아내 숭배하는 문화적 시기에 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사랑의 동기가 된 요인은 공동체 이전의 어떤 충동이 아니라 바로 사회가 아니었을까? 이전의 다른 문화와 시대에서라면 내가 클로이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을 무시하라고 가르치지 않았을까? (현재의 문화에서 스타킹을 신고 싶은 충동이나 모욕을 당했을 때 결투로 맞서고 싶은 충동을 참으라고 가르치듯이)-126쪽

나는 앨리스가 말을 하고, 꺼진 촛불을 켜고, 접시를 들고 부엌으로 달려가고, 얼굴에 흘러내린 금발 한 가닥을 손으로 빗어넘기는 것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낭만적인 노스탤지어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나의 연인이 될 수도 있었지만 운이 닿지 않아 우리가 알 기회도 얻지 못했던 사람과 마주치면 우리는 낭만적인 노스텔지어에 젖는다. 혅와는 다른 사랑의 삶의 가능성과 마주치면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삶은 가능한 수많은 삶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쩌면 우리가 슬픔에 빠지는 것은 그 삶들을 다 살 수 있었을 가능성 때문인지도 모른다.-1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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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먹다 - 제13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김진규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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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담은 기왕부터 부실해져 있었다. 하늘에 떠 있는 제 어미의 부은 맨발을 보고 그 자리서 혼절했다가 깨어난 뒤로 향이와 약국이 안팎으로 허물어져가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불안했다. 향이를 잃을까 겁이 났다.
최약국을 그냥 살려두었다면 향이의 계모 또한 성한 채로 남아 있을지 몰랐다. 그랬다면 향이도 속수무책으로 녹아내리지는 않았을 터였다. 내 죄를 향이에게 토해야 했다. 제발 살아 있어만 달라 빌어야 했다. 담을 넘다가 다리를 상했다. 왼쪽 무릎이 옆으로 접히면서 꺾어지다시피 했다. 그때 난 소원이 이루어지는 줄 알았다. 나도 향이처럼 되는 줄 알았다. 고장난 내 다리를 살피던 향이를 엉겁결에 품으면서 상투 끄트머리까지 치오르는 통증을 즐겼다. 다리를 아예 못 쓰게 해주십사 성주대감, 조왕신, 터주신,조상신, 삼신, 측신을 비롯한 세상의 모든 신에게 빌었다.-99쪽

그후로도 몇 번의 월담은 용기 없는 자의 의식이었다. 내 손으로 내 다리를 결딴낼 수 없으니 다시 한번 기회가 오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나에 대한 신들의 수수방관함은 여전한 모양이었다. 향이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미안했다. 같아지지 못해서 미안했다. 약국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오는 날이 잦아졌다. 약국과 살림채 사이 중문에 머리를 박고 밤을 새운 적도 여러 번이었다.-99쪽

나 병신 만들고 싶지 않음 어서 나와!
당장 나오지 않으면 자기 손모가지를 잘라버리겠다는 협박이었다. ...작두는 낡았지만 날은 아주 깨끗하게 잘 벼려져 있었다. 그래도 한 번에 잘라지지는 않을 것이었다. 기껏해야 볏짚 같은 마른 풀줄기나 썰던 것이 두툼한 할에 뼈까지 한 번에 토막내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한 여자에 대한 한 남자의 사랑인지, 수컷으로소 자기 소유의 암컷에게 갖는 집착인지 혼동되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격정이었다. 젖먹던 힘까지 쓰는 게 아니라 먹었던 젖까지 다 끄집어내 흘리는 울음이었다. 한꺼번에 드러내지 말고 사는 동안 자잘하게 나누어주었더라면 내가 너의 삭막함에 골병이 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117쪽

차마 흘리지 못하고 삼킨 눈물이 속에 고여서는 몸을 움직일 적마다 출렁거렸다.-142쪽

내가 붉은 꽃을 들고 제풀에 서러운 사이 눈물방울들이 부뚜막 위로 떨어져 자글자글 끓기 시작했다. 그러다 순식간에 마르더니 흰색의 결정체가 되었다. 짠맛이 돌았다. 그걸 소금과 섞어 간을 했다.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지만 왠지 그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였다.
능소화 잎을 죽 위에 고명으로 얹고 있는 동안 정신이 든 오라버니가 처음으로 밥을 찾았다. 죽을 먹고 나서 오라버니가 울었다. 내 눈물이었다.-1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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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도 괜찮아 - 영화보다 재미있는 인권 이야기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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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하려는 사람에게는 구체적으로 어떤 교육적 목적을 위한 것인지를 논리적으로 입증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머리를 길러야 할 이유나 치마를 줄이고 싶은 이유를 학생들이 입증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본권을 제한할 때는 제한하는 사람이 그 이유를 입증해야 하는 것이지, 제한받는 사람에게 입증 부담이 돌아가서는 안됩니다. -45쪽

"지성으로는 비관적이지만 의지로 낙관" 그람시-215쪽

두차례의 세계대전기간 동안 적용범위의 차이는 있지만, 미국, 영국 등 연합군에 속한 대부분의 나라들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인정한 반면, 독일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강제수용소로 보내고 일부를 처형했습니다. ...독일은 그에 대한 반성으로 아예 헌법에다 양심에 대한 병역거부권 규정을 마련했습니다.-2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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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0-09-16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열심히 읽으시는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