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진: (말 자르며) 지금 자꾸 조기 유학 조기 유학 운운하시는데…………… 그럼 혹시 조기 축구 아십니까?
박성광: (당황해하며) 알지.
박영진 그걸 아는 사람이 그래?
황현희: (박영진을 거들며) 그걸 아실만한 분이 왜 자꾸 그러세요?
박성광: (황당) 뭐야! 지금 조기 축구가 왜 나와?
박영진: 일요일이니까 나오지.
박성광: (황당)

박영진 씨는 ‘조기‘라는 말이 같다는 점을 근거로 들어 논쟁의초점을 유학에서 축구로 돌려버립니다. 이러한 오류는 상대방의반박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해진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와 같은 논점 이탈은 논쟁에서 자신의 불리함을 모면하고자 또는 상대방보다 유리한 지점을 차지하기 위해 주로 사용됩니다. 
보통 동문서답答)이라고 알려진 논쟁 기술이지요. 이런 기술에 당하는 박성광 씨는 처음에는 당황하다 나중에는 거의 미치게 되지요. 광고가 매력이라면 이러한 논점 이탈은 혐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광고에는 설복되어 마음이 끌리게 되지만, 이 논쟁에서는반박은 못해도 마음은 공감이 아닌 반감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앞서 언급했던 <범죄의 재구성>에서는 반박을 미리 봉쇄하는오류가 좀 더 정교하고 그럴듯하게 등장합니다.

검사: 이봐 넌 군대 간 국민 요정 아이유에게 사기를 쳤어.
피의자 무슨 소리에요? 난 아이유를 만난 적도 없어요. 그리고무슨 아이유가 군대를 가요? 아이유가 군대에 갔다고 칩시다. 그런데 군대에 있는 아이유에게 제가 무슨 수로 사기를 쳐요?
검사: 그래서 네가 굉장하다는 거야.
피의자 : 네?

그래서 네가 굉장하다는 거야. 이와 같이 검사에 의해 피의자는 굉장한 사람으로 규정됩니다. 광장하기 때문에 상식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을 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군대에 간 아이유에게 사기 치기가 가능한 것입니다. 
피의자가 자신이 결백하다고반박할 수 없게 됩니다. 이는 전형적인 마녀 사냥 논증이죠. 중세 서양에서 어떤 여인이 마녀로 몰랐습니다. 그렇게 고발된 이유는 그녀 집 앞 2킬로미터 지점에서 갑자기 마차 바퀴가 빠져 버줬다는 것이죠. 그래서 그녀는 마녀인 것이랍니다. 마녀가 아니먼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하겠어요? 이와 같이 상대방의 정당한

어 버립니다. 이는 건전한 대화의 규칙을 어기는 행위입니다.
이 오류가 적용되면 개그는 재미를 유발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대개 끔찍한 일이 벌어집니다. 실제로 우물에 독 풀기 오류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중세 유럽에서 어떤 마을에 불행한 일이 닥치면 기득권 세력들이 유대인을 희생양으로 몰기 위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빌미를 내세웠다는 데서 유래합니다. 중세에서 사회적 소수자인 유대인이나 남성의 기득권에 저항하는 뛰어난 여성들을 희생양으로 몬 것처럼, 현대의 독재 국가에서는 독재자체제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이런 기막힌 오류를 명분으로 숙청당하거나 사형에 처해집니다.
예를 들어 북한에서 반대파는 종파 행위를 하는 배신자‘로 규정되어 처단되었으며, 군사정권 시절의 남한에서 반대파는 빨갱이나 간첩으로 몰려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러한 반대파 숙청은 냉전 시대의 가장 비극적인 산물이죠. 과연 오늘날 민주화된 우리 사회에서도 이런 마녀 사냥이 없을까요? 혹시 우리 교실안에서 왕따로 규정되는 학생이 이런 마녀 사냥을 당하고 있는것은 아닌가요? 우리 사회에서 누가 우물에 독을 푸는 유대인으로 몰리고 있나요?
이와는 반대로 좋은 논증 또는 건전한 대화가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반박에 열려 있어야 합니다. 상대방의 반박을 미리 예상하여 여기에 재반론을 제시한다면 이는 훨씬 설득력 있는 논증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앞서 말한 반박을 미리 봉쇄하는 오류는공정한 게임이 아닙니다. 특히 사회적 강자들이 교묘하게 건전한논증의 규칙을 위반하면서 상대적 약자들의 반론을 비합리적인차원에서 미리 봉쇄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비합리적인 논증, 실제로는 논증이 아니라 유사 논증에는 광고와 마녀 사냥이 대표적입니다. 마녀 사냥은 구조적으로미리 상대방의 반박을 차단하는 것이고 광고는 반박의 빌미가 될수 있는 단서를 고의로 누락하거나 과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광고는 ‘오류‘라기보다는 ‘사기‘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실제로과장 광고나 허위 광고는 법적으로 처벌을 받습니다. 자신의 결론에 불리한 특정한 사실이나 정황을 고의로 누락합니다. 게다가유리한 면들을 최대한 과장하거나 아니면 허위로 가공하여 제시합니다. 사기꾼이 등장하는 개그 코너에서 이런 광고의 문제점이풍자적으로 잘 나타납니다.
언제나 논란이 많은 보험 광고의 예를 볼까요? 보험 광고의 문제점은 상대방이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약관이나 특징만을두드러지게 말합니다. 반면에 상대방이 부정적으로 생각할 만한

해당합니다. 젊은 남자가 반박하는 핵심 주장은 결혼하기 어려울정도로 여자의 결점들은 총괄적으로 평가할 때 심각하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중매쟁이는 이와 같이 반박하는 남자를 ‘여자의 어떤 결점도 허용하지 않는 극단적 이기주의자‘로 인신 공격을 한것입니다.
실제 삶이나 개그에서는 약자의 합리적인 논증보다 강자의 비합리적인 논증이 우세할 때가 많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논리보다 나이가 앞서지요. 여러분도 어른들과 대화할 때 이러한 비애를 느껴본 적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심지어 시민의 미덕을 강조한 아리스토텔레스나 목민관의 덕성을 강조한 정약용도 노예제를 철학적으로 옹호했습니다. 이러한 주장의 문제점은 비록 시대의 한계일 수는 있어도 그 전학자의 한계는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주장들은 심히 불합리합니다. 따라서 지금에서는 합리적으로 통용되는 이론이나 주장이 먼미래에서는 아닐 수 있습니다. 우리가 논리를 배우고 오류를 익히는 까닭은 부당함에 대한 비판과 정의로움을 논증하기 위함입니다. 더 나아가 논리로 논리를 극복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형식논리학적인 정확성은 변증법적인 통찰력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수학과 과학은 논리적 계산을 통해 자연과 세계를 이해하려고 합니다. 
여기에 기초가 되는 것이 형식 논리학과 귀납 논리학입니다. 
1부에서 개그 코너를 분석하며 이러한 논리적 사고력을 익혔습니다. 또한 2부에서 형식적 오류와 비형식적 오류에 기초하여 개그 코너를 살펴봄으로써 비판적 사고력을 익혔습니다.

이제 우리는 웃음과 유머의 철학으로 입문합니다. 웃음은 사회를 거꾸로 읽는 거울이며 코미디는 삶의 근본 모순과의 유쾌한 화해입니다. 유머는 위대한 정신의 즐거운 훈련입니다. 웃음과 유머, 그리고 코미디의철학을 통해 개그 코너에 담긴 삶의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음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웃음과 유머를 철학적 주제로 본격적으로 다룬 철학자는 그리많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비극이 언제나 철학자들에게 삶에 관한 문제의식을 던져주듯이 웃음과 코미디도 다른 의미에서 유사한 철학적 통찰을 제시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쇼펜하우어, 베르그송, 프로이트는 웃음에관한 체계적인 저술을 남겼습니다. 그래서 이 철학자들의 웃음론을 통해개그 속에 담긴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성찰할 수 있습니다. 니체는비록 체계적인 웃음론을 전개하지 않았지만 웃음이 그의 철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히 크기 때문에 그를 다루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철학자도 아니고 본격적인 웃음론을 지은 것도 아니지만 브레히트의 새로운 극장 개념과 ‘낯설게 하기‘ 효과를 위한기법들도 현대 코미디의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브레히트를 논하지 않고서는 코미디를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코미디는 예술의 완결이라는 헤겔의 말처럼, 코미디와 웃음이 없다면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예술 형식이 사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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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죽인 사람은 결국 우리를 죽이게 된다.
호랑이의 발자취를 쫓으면서 나와 호랑이가적대적인 관계가 아니라 하나로 묶여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호랑이 사냥을 떠났다가 죽음을 맞이하게 된 소년의 아버지.
소년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노장의 명사수와 함께시베리아의 험난한 산악지대로 떠난다..
호랑이를 쫓으면서 소년은 
무분별한 벌목과 밀렵으로 파괴되고 있는
시베리아의 자연을 만나게 된다.

어느새 소년은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는 호랑이에게 형제애와 경외심을 느끼게 되지만
호랑이와 소년은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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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버지 김홍도 - 아버지와 아들이 길어 올린 결정적인 생의 순간들 낮은산 키큰나무 12
설흔 지음 / 낮은산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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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의 그림이 왜 특별한지 느끼게 한다.
아버지와 아들,
스승과 제자
그 관계에 대한 성찰을 권하는 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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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은 힘이 세다▶귀납 논증의 웃음 코드 1개연성의 힘, 반전의 힘

"육렁이의 형은 칠렁이고, 칠렁이의 형은 팔렁이고, 팔렁이의 형은 구렁이야. 그럼 구렁이의 형은?" "십렁이?" "틀렸어." "그림 뭔데?" "구렁삼!"
<구전되어 내려오는 난센스 개그>논증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지난 장까지 공부했던 연역 논증과 이제부터 살펴볼 귀납 논증입니다. 연역 논증과 귀납 논증의 차이점은 전제가 결론을 뒷받침하거나 전제와 결론이 관계 맺는 방법입니다. 연역 논증에서는 전제 속에 이미 들어 있던 내용을 결론으로 주장하는 방식으로 전제가 결론을 필연적으로 뒷받

한 철학자들도 웃음의 불일치 이론‘을 통해서 꺾기‘가 매우 중요한 웃음의 원천이라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순수이성비판로 유명한 독일의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가 바로 ‘웃음의 불일치이론‘을 주장한 대표적인 철학자입니다. 칸트 철학을 비판적으로계승한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도 그의 저서 의지와 표상으로의 세계(1권 13장과 2권 8장)를 통해서 ‘불일치 이론‘을 더욱 집대성하였습니다.

철학자들의 웃음 이론들은 비록 쉽게 읽을 만한 저작들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현실 생활의 웃음과 동떨어진 ‘뜬구름 잡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었습니다. 인류가 낳은 최고의 코미디언이라고평가받는 찰리 채플린은 그의 자서전을 통해서 "평생 쇼펜하우어의 웃음 이론을 공부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쇼펜하우어 필생의 저작인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40년 넘게 읽어보려 애를 썼지만 끝까지 다 읽지 못했다고 아쉬워했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비평가들은 채플린의 주옥같은 영화들 속에서 쇼펜하우어의 웃음 이론이 번뜩인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소방수」라는 영화에서 소방차의 물탱크 밸브를 틀자 물이 아닌 ‘커피‘가 쏟아진 장면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 외에도 「개의 생활」, 「독재자」 등 무수한 채플린 영화들에는 쇼펜하우어를 의식한 웃음보

제 개그 코너에서는 압축되고 생략되어 있지만 이 역시 논증으로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전제1: (가만히 지켜보니) 대본대로 연기한다는 이유로 모든 날자 배우들이 여배우에게 도가 넘는 폭력을 당하고 있다.
전제2: 나도 대본대로 연기한다면 똑같이 그 여배우에게 폭력을당할 것이다.
전제3: 내가 고의적으로 대본을 바꾸어 연기한다.
결론: 그 여배우의 폭력을 피할 수 있다.

김준호의 판단을 재구성해 보니 연역 논증이긴 하지만, 타당하지 않은 연역 논증입니다. 누구나 이런 오류를 범하기 쉽습니다.
"전제2: 나도 대본대로 연기한다면 똑같이 그 여배우에게 폭력을당할 것이다."와 같은 값의 문장은 "그 여배우에게 폭력을 당하지않으려면 내가 대본대로 연기하지 않으면 된다."입니다. "어떤 존재자가 인간이라면 그것은 동물이다."의 동치 () 명제는 "어떤존재자가 동물이 아니라면 그것은 인간이 아니다."입니다. 이와같은 조건 명제의 앞의 조건을 전전(前)이라고 하고 뒤의 문장을 후건(後)이라고 합니다.

어떤 존재자가 인간이 아니라고 해서 동물이 아닌 것은 아닙니다. 즉 전건을 부정한다면 후건이 필연적으로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원숭이나 사자의 경우는 인간이 아니면서도동물인 경우이니까요. 이와 같은 형식적 오류를 전건 부정의 오류‘라고 부릅니다. 김준호가 대본을 바꾼다고 해서 반드시 여배우에게 맞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여배우도 애드리브를 통해 이를 역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여배우도 만만치 않은애드리브 실력을 갖고 있던 바람에 김준호는 오히려 역공을 당하고 결국 여배우에게 따귀를 맞습니다. 이는 김준호의 논증에오류가 있었고, 이런 문제점을 여배우가 재치로 파고든 경우입니다.

다시 귀납 논증으로 되돌아가 봅시다. <버티고>를 귀납 논증으로 재구성해 보니 전제들로부터 개연적으로 예상된 결론이 반전에 의해서 거부되었고 이 과정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김준호의 이러한 용의주도함, 가증스러움, 비겁함은 관객들이 느낀개연성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며 큰 웃음을 줍니다. 게다가 반전은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김준호의 비겁한 전략을 간파한 여배우는 더 멋지고 더 날카로운 논리로 무장한 애드립으로 김준호를무참히 응징합니다. 이 지점에서 더 큰 웃음이 터집니다.

오해남: 노춘・・・・・・이요.
경찰: 노출? 이름부터 바바리맨이구먼!!
오해남 노출이 아니라, 노춘이라구요!!
경찰: 아, 됐고, 너 어디 살아?
오해남: 서울 개봉동요.
경찰: 개봉? 뭘 개봉하길래? 바바리코트를 개봉할 건가? 너 바바리맨이지?
오해남: 무슨 말씀이에요? 개봉동이 그 뜻이 아니잖아요!!
경찰: 아, 됐고, 너 고향은 어디야?
오해남: 충남 청양요.
경찰: 청양 고추로 유명한 그 청양? 이름은 노출, 사는 곳은 개봉, 고향은 고추로 유명한 청양. 이거 뭐 더 조사할 것도 없네.
니가 바로 바바리맨이야!!

경찰이 오해남을 조사하면서 오해남을 바바리맨이라고 결론내리는 과정이 바로 귀납 논증입니다. 이는 잘못된 귀납 논증의대표적 유형인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일단오해남은 외모만으로도 바바리맨으로 오해받을 정도입니다. 즉외모에서부터 이미 성범죄자로 각인된 경찰은 오해남을 조사하

이제부터는 다섯 장에 걸쳐서 ‘논증의 오류‘를 공부하겠습니다. 당연히 개그를 통해서 공부하게 됩니다. 그런데, 앞에서 개그를 통해 귀납논증과 연역 논증을 공부할 때 이미 논증의 오류까지 공부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곧 알게 되겠지만, 논증의 구조와 특징이 개그 속에서 웃음을 자아내는 과정에 오류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연역 논증에서 형식적 오류를 범할 때와 귀납 논증을 성급하게일반화하거나 잘못된 유추를 사용하면 오류가 일어납니다. 말 그대로 오류란 틀린 논증을 일컫습니다. 틀린 논증에는 연역 논증에서처럼 형식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과 귀납 논증처럼 형식과 무관한 것도 있습니다. 비형식적이라는 것은 내용적으로 문제 있거나 언어적으로 애매모호하다는것입니다. 내용적인 오류에는 귀납 논증과 관련된 것을 포함하여 논리와무관한 심리적인 오류, 인과 추론과 관련된 오류, 원칙 혼동의 부적합성과 관련된 오류 등이 있습니다. 간단히 분류하자면 오류는 보통 형식적오류와 비형식적 오류로 구분됩니다.
수많은 개그가 이러한 오류를 활용해서 재치 있는 유머를 만들어냅니다. 이제부터 오류 공부를 통해서 주옥같은 개그 코너에 담긴 오류들을분석해 보는 능력을 키워봅시다.

개그 철학 칼럼 6
이에는 이.
눈에는 눈

프로타고라스가 그의 제자 유에르투스에 대한 소송에서 주장하기를
"만약 유에르투스가 이 사건에서 승소하면 그는 법에 의하여 나에게 수업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만약 그가 이 사건에서 패소하면 약속에 의하여나에게 수업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그는 승소하든가 아니면 패소합니다.
그러므로 그는 어느 쪽이든 나에게 수업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이처럼 상대방을 진퇴양난에 빠트리는 논증을 딜레마(거짓 양도논법)의오류라고 한다. 프로타고라스는 약속한 수업료를 내지 않기 위해 일부러소송을 맡지 않는 제자 유에르투스가 얄미워 소송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제자 유에르투스는 이에 반론하기를,
"내가 이 사건에서 승소하면 법에 의하여 나는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됩니다. 만약 내가 이 사건에서 패소하면 약속에 의하여 나는 돈을 지불하지않아도 됩니다. 나는 승소하든가 아니면 패소합니다. 그러므로 나는 어느쪽이든 수업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와 같은 반대 딜레마를 사용하면 앞에서 제시한 프로타고라스의 딜레마를 반박할 수 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이것이야말로 딜레마를 피하거나 논파하는 방식인 것이다. 하하하.......

그가 대답한다.
"무슨 말씀이신지? 돈이 없을 땐 연어 요리를 먹을 수 없고, 돈이 있을 때는 연어 요리를 먹어선 안 되다니. 그렇다면 도대체 난언제 연어 요리를 먹어야 합니까?"

이 유머에서 남자가 친척에게 돈을 꿔달라고 최대한 불쌍하게자신의 처지를 설명할 때, 분명 고급 연어 요리보다는 훨씬 더 시급한 곳에 돈이 필요하다고 사정했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 남자가 고급 연어 요리를 먹는장면을 본 친척이 그 남자를 비난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자그 남자는 적반하장식으로 친척의 비난을 전혀 다른 논점으로 바꾸어 버립니다. 마치 친척의 질타를 ‘돈이 있어도 당신은 연어요리를 먹어서는 안 돼‘라는 잘못된 명령인 것처럼 왜곡합니다. 본래 그친척은 궁핍한 처지를 빌미로 빌린 돈을 가지고 그렇게 사치스럽게 낭비하면 되느냐고 나무란 것입니다. 이와 같이 교묘한 언변으로 그 남자는 빌린 돈‘이라는 대상을 ‘연어 요리 먹기‘라는 대상으로 관심의 축을 옮긴 것입니다. 프로이트는 이 과정을 ‘자리바꿈이라고 불렀고, 허수아비 논증의 오류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비형식적 오류들이 이런 식으로 개그에 많이 활용됩니

다. 개그는 구성이 매우 압축되어 있고, 웃음 코드도 핵심을 찌르는 방식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논증의 오류를 공부하기에 매우 적합한 교재입니다. 개그를 통해 논증을 재구성하고 오류가 발생하는 지점을 파악하는 훈련을 한다면 비형식적 오류도 쉽게 공부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오류공부의 한계도 알아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인신 공격의 오류가 있습니다. 이 오류는 누군가의 주장(결론)에대해서 그 주장과 아무 상관이 없는 그 사람의 사생활이나 처한상황 등을 이유로 주장의 정당성을 거부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정치인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는데, 그 정치인의 과거 이혼 경력을 이유로 상대방 후보가 그 정치인을 비방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인신 공격의 오류입니다. 국회의원으로서의자격과 이혼 경력은 전혀 관련이 없거나 혹은 있다 하더라도 아주 미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인신 공격의 오류라고 치부하기에는 난해한 상황도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그 정치인의 사생활이나 처한 상황에 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결부되어 있다면 그 문제를제기한다고 해서 인신 공격의 오류라고 부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왜냐하면 유권자들이 그 정치인의 문제점에 관해 정확히 알아야 하

불충분한 근거의 오류는 앞 장에서 공부한 ‘의도 확대의 오류‘
나 허수아비 논증의 오류‘처럼 전제와 결론이 맺는 관계가 잘못된 유형의 오류입니다. 

이때 ‘불충분한 근거‘라는 말은 ‘전혀 뒷받침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왠지 어느정도 뒷받침하는 것 같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더 정확한 의미입니다.
논술 교과서나 논리학 교과서에서 논증의 오류를 정의한 부분을 보면 겉으로는 좋은 논증처럼 보이지만 문제가 있는...... 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논증의 오류가 어려운 이유는 이렇듯 겉으로는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불충분한 근거‘라는 표현도 같은 맥락에서 오류의 속성을 보여줍니다.
그 주장을 받아들일 만한 충분한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몇몇의심스러운 근거를 내세워 그 주장을 강요한다면 이는 잘못된 논증입니다.
불충분한 근거의 오류가 발생하는 조건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귀납 논증에서 표본의 문제입니다. 이는 귀납 논증의 구조적인 결함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과학자가동물원에서 호랑이 10마리를 관찰한 후에 귀납 논증을 이용하여 ‘모든 호랑이는 갈색과 검정색의 무늬를 가지고 있다‘라고 결

론을 내린다면 이것이 바로 불충분한 근거의 오류입니다. ‘표본의 규모가 터무니 없이 적습니다. 10마리라는 표본의 규모는 모든 호랑이의 색깔을 결정하기에는 불충분하기 때문입니다. 돌연변이 때문에 흰색 또는 검은색 호랑이도 존재합니다. 표본의 문제에 대한 조금 더 까다로운 예를 살펴볼까요? 많은 대학이 밀집한 지역구에 출마한 국회의원 후보가 그 지역의 경로당 5곳에서여론조사를 해보니 90%의 응답자가 자신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때 이 후보자가 경로당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자신의 당선 가능성을 주장한다면 이는 좋은 논증일까요? 분명 노인 유권자층에서 많은 표가 나올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즉, 당선가능성에 대한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지역에 많은 대학이 밀집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노인 유권자보다는 20~30대 유권자가 훨씬 많을 것입니다. 따라서 경로당 여론조사 결과만으로 당선 가능성을 주장한다면 그 주장에 대한 근거로서는 확실히 불충분합니다. 이를 ‘표본의 대표성‘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젊은 유권자보다 훨씬 적은 숫자의 노인 유권자의표본은 그 지역 유권자의 성향을 대표하지 못합니다. 반면에 젊은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다면 표본의 대표성 문제가 훨씬 적을 것입니다.

개그 철학 칼럼 ㅇ폭력 영화가 폭력 학생을 만든다는 주장의 오류는?

귀납 논증에 가설 추론도 포함된다. 가설추론이란 발생한 현상을 보고 그원인을 추론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은 인과 추론이라고도 불린다. 이러한가설 추론과 관련된 오류에는 공통 원인 무시의 오류, 거짓 원인의 오류, 본말전도의 오류 등이 있다. 그중에서 폭력 영화가 폭력 학생을 만든다는 주장은공통 원인 무시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폭력 영화와 폭력 학생은 원인과 결과의 관계가 아니라 폭력 사회라는 공통원인으로부터 기인한 두 개의 결과일 수 있다. 그렇다면 폭력 사회가 공통원인인데도 불구하고 폭력 영화를 폭력 학생의 원인으로 제시하는 것은 공통의 원인을 무시하는 주장인 것이다. 이와 같이 공통 원인 무시의 오류는 언론이나 방송에서 대표적으로 범하는 오류 가운데 하나이다.
그렇다면 외설적이고 선정적인 게임과 만화가 학생들을 타락시킨다는 주장도 마찬가지의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음란한 사회라는 공통의 원인은제거되고 만화와 학생의 관계만 부각하는 데서 오류가 기인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회 문제를 바라볼 때 이처럼 사회 구조와 자본주의 시스템이라는 구조적인 시각을 갖지 못한 채 개별적인 사건들 사이의 인과관계만을 다루는태도는 이처럼 치명적인 오류를 낳게 된다. 이는 개인주의적 시각의 한계이다. 그래서 우리는 관계를 고민하고 전체적 시각을 강조하는 변증법적 논리학을 공부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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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으냐?"

인간 김홍도,
열세 살 아들의 천진하면서도 가감 없는 시선으로 다시 태어나다!

"그림은 붓으로 그리는아니다. 네 마음을 쪼개 그 조각으로 그리는 것이다. 너만이 듣고 볼 수 있는 것을 그리는 것이다. 그것이 쉽겠느냐? 그래서 사람이 일평생 그릴 수 있는 그림에는 한도가 있는 것이다. 네가 원한다면 내 그림을 얼마든 흉내 내팔아도 좋다. 하지만 그런 그림을 그리는 너는 화가는 아니다. 내 말, 알겠느냐?"
"네.
"연록아, 내 다시 묻겠다. 정말로 그림을 그리고 싶으냐?"
나는 아버지의 질문에 답하지 못합니다. 네, 라고도 못 하고 아니요, 라고도 못 합니다. 그저 바닥에 머리 붙이고 눈물만 쏟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나를 잊어라. 내 그림을 잊어라."
-본문에서

김홍도에겐 아들이 하나 있었습니다. 40대 후반에 얻은 아들, 김양기가 있었습니다.
늦게 얻은 아들인 까닭에 김홍도가 세상을 떠났을 때 김양기의 나이는 열넷 내지 열다섯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김양기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요? 소년은 어떻게 어른이 되었을까요? 내가 궁금한 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글의 주인공은 김홍도가 아니라 김양기입니다. 조선 최고의 화가 김홍도가 아니라 무명에 가까운 그의 아들 김양기가 바로 이 글의 주인공입니다.
「작가의 말」에서

"선왕께서는 달을 무척 좋아하셨나 봅니다."
아버지가 눈을 크게 뜨고 나를 쳐다봅니다. 아버지는 허허 소리내어 웃습니다.
"그렇다. 네 말대로 선왕께서는 달을 무척 좋아하셨다. 스스로를 달이라고 생각하셨다. 어두운 세상을 비추는 달, 온 천지를 비추는 말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하셨다. 그래서 선왕은 만천명월주인옹(萬川明月人)이라는 호를 스스로 지으셨지."
만천명월주인옹, 듣기만 해도 마음이 저절로 포근해지는 이름입니다. 
세상 모든 물을 비추는 하늘의 밝은 달, 그리고 그 주인인 할아버지! 너그러운 시선으로 온 세상을 굽어살피는 인정 많고 세심한 할아버지! 나중에 나는 정조 임금님이 오십도 되지 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정조 임금님의 성격이 포근하기는커녕 엄하고 까다로웠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그런 이야기를 다 들은 후에도「월만수만도」를 통해 얻은 정조 임금님에 대한 내 첫인상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정조 임금님은 그림 한 점으로 나에겐 언제나 포근하고따뜻한 할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지금 세상에도 달은 있으나 그 달은 이전의 달이 아니다. 한때 달은포근했으나 지금은 냉랭하다. 포근하지 않고 냉랭하기만 한 달은 더는달이 아니다."
내게 하는 말일까요? 아버지의 얼굴을 봅니다. 아버지의 얼굴은 나를 보고 있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나 또한 아버지가 한 말을 생각합니다.

아버지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나를 혼내는 대신사람들이 아버지를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말했습니다. 그 말이, 회초리보다 더 아프게 내 종아리를 때립니다. 하지만 나는 눈물을 흘리지 않고 속으로만 웁니다. 
아버지가 나에 대한 화를 아끼듯 나 또한 눈물을아껴야만 합니다. 나는 눈물을 아끼며, 속으로만 울려 애쓰며 아버지가 하는 말을 하나 놓치지 않고 들었습니다. 
그랬기에 나는 나중에 내친구에게 아버지의 자부심이었던 그림과 인품을 함께 말하게 되고,
내 친구는 내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은 후 다음과 같은 글로 정리하게됩니다.


원나라 때는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 많이 나타났다. 그중에서 가장두드러진 이는 예찬이다. 그의 인품이 높았던 까닭이다. 단원이 김득신최북, 이인문 사이에서 홀로 독보적인 까닭은 무엇인가? 인품이 높아야필법도 높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나를 보며 아버지로선 드물게 목소리를 높입니다.
"네가 한 짓이 곧 내가 한 짓이다. 그게 나라는 사람이다."

표암 선생에게 한결같았고 표암 선생 또한 아버지에게 한결같았습니다. 
아버지 말대로 표암 선생은 아버지의 선생이 아니라 ‘친구‘였고 실제로도 아버지를 제자가 아닌 친구로 대했습니다. 표암 선생이 「단원기」에 ‘군과 나는 나이와 지위를 잊은 친구라고 해도 좋을 것‘이라고쓴 걸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나는 나중에 아버지와 표암 선생이 함께등장하는 희귀한 그림을 보게 됩니다. 스물도 안 된 아버지와 오십이 넘은 표암 선생이 선생의 친구이자 일세를 풍미한 문인이자 화가들인허필, 심사정, 최북과 함께 등장하는 그림을 보게 됩니다. 
당대 최고의 화가와 문인들의 모임에 아직 스물도 안 된 아버지가 함께 있었다는 것이 뜻하는 바가 뭘까요? 그건 바로 표암 선생의 마음입니다. 아버지를 향한 표암 선생의 우정 어린 배려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입니다. 
그 그림을 통해 나는 표암 선생이 말로만 아버지를 아끼고 친구로여긴 게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게 됩니다.
"너는 어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으냐?"
표암 선생과의 추억을 말하던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질문을 던집니다. 아버지의 질문을 듣는 순간 나는 아버지가 내게 그림을 가르쳐 주지 않은 이유를 문득 깨닫습니다. 

지금껏 내겐 오직 하나의 생각밖에없었습니다. 어서 빨리 화원이 되고 싶다는 그 하나의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이제야 나는 지난봄 아버지가 스쳐 가듯 한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합니다. 자신만을 위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그말!

화원이 되고 싶다는 것, 그것은 무슨 뜻입니까? 남을 위한 그림만그리겠다는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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