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가 인상적이다.

차례의 소제목도 인상적이다.
1부 자르기
2부 싸우기
3부 버티기

그리고 HJ에게 사랑해. 정말 고마워!

ㅎㅎ 모든 버티는 이들 곁에는 각자의 HJ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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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국 지옥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지금까지 ‘너는‘ 잡아온 것이다. 헌데 어째서 오직 ‘나쁜 쪽으로만 기억을 붙들어 둔 것일까? 
그건 사건 자체의 강도가 아니라 내가 그 기억을 떠나보내기를 거부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그 지점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또 어떤 비극도 시간이 지나면 전후좌우 맥락이 파악되는 법이다. 그걸 깨달으면서 어른이 되어 가는 것 아닌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건 내가 그 기억을 계속 ‘동일한 방식으로 곱씹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 이미 그 기억은 원래의 사건과는 무관한 나만의 ‘자의식‘이되어 버린다. 

자의식이 공고해질수록 외부와의 소통은 불가능해진다.

그래서 아주 역설적이게도 소위 상처받은 이들일수록 그걸 빌미로(1) 타인에게 마구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그 대상 또한 엄마(혹은 가장가까운 가족)인 경우가 많다. 원인제공도 "엄마"요, 한풀이 대상도 "엄마"인 것. 뭔가 좀 이상하지 않은가. 모성이 무슨 동네북도 아니고 이렇게 툭하면 호출대상이 되다니 말이다.

종기를 제거할 때는 인정사정 두지 말고 가차 없이 짜내야 한다.
그래야 뿌리가 뽑힌다. 마음의 종기 또한 마찬가지다. 상처의 언저리만 건드리지 말고 가차 없이 발본색원해야 한다. 

그 온상은 보다시피
‘모성‘, 그리고 모성을 둘러싼 가족주의다. 
헌신과 배려, 희생과 자책감 등 모성을 둘러싼 표상들은 대부분 20세기 이후 권력과 자본에 의해 구성된 것들이다. 이 ‘만들어진‘ 모성을 전제하는 한 모든 이들은결핍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중국 문학의 내가 루쉰은 한 잡문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자애로운 엄마가 있는 것이 행복할지라도, 그렇다고 어미 없는 자식이되었다 해서 전적으로 불행하다고는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는 거꾸로 더욱더 용감하고 장애를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남아로 자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 삶은 결코 단선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상처 또한 스펙처럼 쌓이고 기록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천 개의 길 천 개의 고원‘을 향해 열려 있다.

아기를 업어야 하는 세 가지 이유☆

아기는 당연히 없어서 키워야 한다. 헌데, 언제부턴가 아기가 업힌 모습을 보기가 힘들어졌다. 모든 엄마들이 아기를 품에 안고 다니기 때문이다. 엄마뿐 아니라 아빠도, 심지어 할머니조차 안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듯하다. 
대체 왜? 아기를 품에 안은 엄마, 참 아름답고 세련되어 보인다. 
그럼 아기를 없게 되면? 왠지 촌스럽고 덜떨어져 보인다. 그렇다. 포인트는 거기에 있었다. 미적 욕구가 모성을 압도해 버린것이다. 미시족을 위한 육아상품들이 쏟아지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하지만 아무리 미모가 중요하다 한들 아기의 생명력을 억압해서야되겠는가. 생명의 이치상 아기는 무조건 업어야 한다.

첫번째 이유. 아기는 양기 덩어리다. 온몸이 불덩이에 가깝다. 따라서 음양의 이치상 음기가 필요하다. 아기들이 ‘할머니의 품‘을 좋아하는 것도 그때문이다. 할머니는 여성인 데다 노인이라 음기의 결정체에 해당한다. 당연히 아기들과는 ‘찰떡궁합‘이다. 그래서 「동의보감』에는 이런 육아법이 나오기도 한다. "아이에게 70~80세 노인이 입던 헌 잠방이나 헌 웃옷을 고쳐 적삼을 만들어 입히면 진기를 길러 주어 오래 살 수 있다." 업어야 하는 이치도 비슷하다. 심장은 특히 불이

다. 그런데 안고 있으면 엄마의 심장과 아기의 심장이 서로 마주보게된다. 곧 맞불이 붙는 형국이다. 그렇게 되면, 아기는 양기가 더욱 함진될 것이고, 엄마 또한 열이 올라 그 자세를 오래 유지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또 각종 상품들이 등장했다. 아기를 오랫동안 안고 다닐 수 있는 우아한 베이비 상품들. 하지만 과연 아기도 그걸 좋아할까? 아니,
그 전에 그런 패션은 엄마의 허리에 엄청 무리를 준다.

두번째 이유. 등은 서늘하다. 족태양방광경이라는 경맥이 지나가

기 때문이다. 이 경맥은 신장과 방광으로 이어진다. 신장, 방광은 들을주관한다. 해서 등에 업히면 아기의 심장뿐 아니라 몸 전체의 양기가차분하게 수렴된다. 아기의 시선도 훨씬 넓어진다. 엄마의 등에서 보는 세상은 흥미진진하다. 지나가는 사람들, 온갖 색깔들, 움직이는 물체들. 아기의 눈에는 이 모든 것이 혼융되어 있다. 그래서 마법의 천지다. 그 파노라마를 음미하는 것이 아기한테는 최고의 놀이이자 공부에 해당한다.

세번째 이유. 엄마가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은 아름답다. 하지만그렇게 서로를 바라보게 되면 ‘내 아이는 특별해!‘ ‘오직 내 아이만을!"
등의 감정에 휩싸이기 쉽다. 하지만 그것만큼 지독한 편견은 없다. 가족주의를 심화시킬뿐더러 엄마가 자식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는 망상이 싹틀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성과 자본이 만나면 이 망상은
‘하늘만큼 땅만큼 커진다. 이 고리를 끊으려면 관계를 바꾸어야 한다.
엄마와 아기는 각자 자신의 삶을 살아갈 뿐이다.

아기를 업으면 엄마는 아기한테 집중하기보다 어느 정도는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다. 
청소를 하고, 책을 보고, 음악을 듣고, 아기가 등위에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것처럼 엄마 또한 자신의 일상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요컨대, 서로가 서로에게 배경이 되는 관계, 엄마와 아기가 각자자신의 삶을 확충해 갈 수 있는 관계, 엄마의 등은 그것을 훈련할 수있는 최고의 현장이다. 그러니 부디 안지 말고 업어라!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

자자마하트마 간디, 비폭력의 상징이자 위대한 영혼으로 추앙받는 이다.
하지만, 그가 설파하는 진리는 극히 단순하다. 스와라지(Swaraj), 자치‘가 곧 그것이다. "모든 사람이 자기 힘으로 노동하고, 그 노동의 힘으로 정신적으로 자립하고, 그 자립하는 정신들이 상호호혜의 관계를 맺는 가장 단순하고 가장 이상적인 꿈. 그걸 위해서는 중앙집권적인 정치체제나 대량생산체제를 극복해야 한다. 오히려 다양한 수공업들이 리바이벌되는 작은 ‘마을들‘의 연합. 간디가 꿈꾼 인도의 미래였다."(이희경, 「위대한 영혼 마하트마 간디」, 『인물톡톡, 북드라망, 2012,
323쪽)바야흐로 글로벌리즘의 시대다. 동의하는 않든, 전 지구가 하나로 연결되고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다. 이 흐름에는 두 가지 가능성이 존재한다. 
하나는 전 세계가 거대한 제국으로 흡수통합되는 것, 조지오웰이 1984」에서 예견한 ‘디스토피아‘가 그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국경과 인종, 종교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마을 단위로 헤쳐모여 하는것. 특히 가족과 혈연을 뛰어넘는 ‘작은 마을들‘의 연합으로서의 지구촌! 간디의 비전과 지혜를 되새겨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을은

공동체의 최소단위다. 마을을 움직이는 동력은 제도나 시스템이 아니다. 
자치와 자율이다. 전자가 경제적 자립에 관한 것이라면 후자는 윤리적 주권에 대한 것이다. 가족의 울타리를 벗어나는 길, 가족주의의늪에서 벗어나는 길은 오직 이것뿐이다. 
그게 과연 가능하겠냐고? 여기 하나의 사례가 있다. 
내가 몸담고 있는 공동체(남산강학원&감이당)가 그것이다.
우리 공동체에는 10대에서 6080까지 다양한 세대가 공존한다.

지역도 제주도 문경, 청주, 춘천 등 그야말로 전국적이다. 

그럼 이들은 숙식을 어떻게 해결하는가? 물론 자체적으로 해결한다. 공동체 주방의 밥값은 2천 원이다(아침은 공짜니까 하루 두 끼씩이면 한 달에 12만원 정도). 요리는 학인들이 돌아가면서 한다. 2천 원으로 어떻게 유지되느냐고? 그 비밀은 ‘선물의 경제학‘에 있다. 전국 각지에서 쌀과 과일, 반찬 등이 무상으로 도래한다. ‘사람과 공부가 있는 곳엔 밥이 온다‘는 이치를 실감하기에 충분하다. 

그럼, 숙식은? 다양한 방식의 공동주택을 마련하면 된다. 청년들이 함께 거주하는 ‘기숙사형 공동주택‘ (청년학사)도 있고, 6~7인이 동거하는 주택들도 있고, 혹은 가까운 고시원에 개별공간을 얻는 방식도 있다. 집은 최소한의 휴식만 가능하면 된다. 공부하고 활동하고 놀고, 그 모든 것이 다 공동체에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숙박에 드는 비용은 16만 원에서 20만원정도. 요컨대, 한 달에 40~50만 원이면 서울 도심의 한복판에서 너끈히 살아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는 최고의 길이 바로 공부다. 물론 이때의 공부는 자기 삶에 대한탐구, 곧 지혜를 의미한다.

또한 공부는 노년과 청년이 조우할 수 있는 최고의 장이기도 하다. 춤이나 노래, 스포츠 등은 세대공감에 한계가 있다. 또 핵가족에서 다시 대가족으로 되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은 가족과 혈연의 틀을 넘어 ‘세대공감의 네트워크‘를 열어 가는 수밖에는 없다. 공부가 최고의 대안이라는 건 바로 그런 맥락에서다. 공부는 모든 세대를 망라할뿐더러 나이가 들수록 더 잘 어울린다. 

프랑스의 현대철학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는 말했다. 노년기의 젊음이란 청춘으로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세대에 맞는 청춘을 매번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라고 

지혜를 일구는 것보다 더 창조적인 활동은 없다. 그 열정의 네트워크 속에서 ‘세대 콤플렉스‘를 벗어나 청년들과 떳떳하게 교감할 수 있는 ‘다른 노년의 탄생‘을 기획해야 할 때다.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른다. 당연하다. 아직 피부와 뼈와 근육이다 자라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마음과 뜻이 결정될 수 있겠는가. 이들에겐 10년, 20년 뒤의 미래보다 지금 몸에서 일어나는 ‘신체적 변
‘화‘가 더 절실하다. 
어제는 이것이 되고 싶다가 내일은 또 저것이 되고 싶다. 무엇이든 ‘되고 싶음‘ 그 자체가 곧 청춘이다. 하지만 ‘꿈의 정치경제학‘은 이 욕망의 다양한 흐름을 성공이라는 ‘깔대기‘로 빨아들인다. 그래서 꿈을 가지게 되면 주변의 모든 것이 수단이 되어 버린다.

친구도 스승도 자기 자신도 그래서 (꿈이 있는 사람은 있어서 괴롭고 없는 사람은 없어서 괴롭다. 생리적으로 보면 둘 다 불면증의 원인이다.

실제로 우리 시대 청춘들은 깊이 잠들지 못한다. 머리가 뜨겁기때문이다. 그러면 각종 꿈에 시달리게 된다. "간기(氣)가 성하면 성내는 꿈을 꾸고, 폐기(氣)가 성하면 울부짖는 꿈을 꾸며, 심기(氣)가 성하면 잘 웃고 두려워하는 꿈을 꾸며………."(『동의보감』) 한마디로 꿈은 병증이다. 

"머리는 차갑게, 발바닥은 뜨겁게!"—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든 의학의 기본명제다. 헌데, 밤에도 여전히 머리가 뜨겁다면 그건 망상에 시달린다는 뜻이다. 그것은 어디로부터 온 것인가? 전적으로 주입된 것이다. 

성공과 소유에 대한 꿈을 놓치지 말라는 주술들! 이런 주술에 빠져 있는 한 청춘은 시들어 버린다. 눈빛이 사그라들고 사지가 풀리고 혹은 폭력충동에 시달리고・・・・・・ 나무의 목표는열매가 아니다. 열매를 맺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고, 잘 살다 보니 열

매가 달렸을 뿐이다. 삶 또한 그렇다. 무엇이 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고 잘 살다 보니 어떤 성취를 이루는 것뿐이다.

어제는 history, 내일은 mistery, 오늘은 present!" 영화 <쿵푸팬더>에 나오는 명대사다. 현재는 그 자체로 선물이라는 뜻이다. 

생로병사의 전 과정이 선물이지만, 청춘은 그 중에서도 최고의 선물이다.
이 선물을 만끽하려면 무엇보다 주술에서 벗어나라! 꿈을 가져야 한다는, 혹은 꿈을 이루어야 한다는

동양 최초, 혹은 세계 최대 등등. 무슨 활동을 하느냐고 하면 역시 아주 크고 럭셔리한 규모의 축제나 이벤트를 나열한다. 그럼 평소에는?
그냥 건물 관리만 한다. 이런! 삶은 이벤트나 오디션이 아니다. 숫자나 사이즈는 더더욱 아니다. 

삶은 네트워크요, 길이다. 그러므로 이 화려한 공간으로 인해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가? 사람과 사람, 일상과 일상이 어떻게 연결되었는가? 그것이 알고 싶다! 

하지만 그에 대한 이야기는 지극히 빈곤해 보인다. 아니, 그 이전에 거기에 대한 욕망 자체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과 공간이 마주치면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들의 퍼레이드가 서사다. 이야기 혹은 스토리라고 해도 무방하다. 정치란 바로 이
‘서사‘를 창안해 내는 활동이다. 

따라서 최첨단의 공간과 시설을 갖추었다면 당연히 그에 걸맞은 서사가 탄생되어야 한다. "형(形)과 기(氣)가 서로 맞으면 장수하고 서로 맞지 않으면 요절한다. 피부와 살이 서로 잘 맞물리면 장수하고 잘 맞물리지 않으면 요절한다. 혈기와 경락이 형을 감당하면 장수하고 감당하지 못하면 요절한다."(『동의보감』)즉, 장수하려면 무조건 크고 튼튼한 것이 아니라 몸의 형태와 기운이서로 어울려야 한다. 언행일치, 지행합일 등이 불멸의 윤리인 것도 같은 이치다. 

그런 점에서 스펙터클의 과잉과 서사의 부재는 치명적이다. 스펙터클의 정치는 삶의 구체적 현장이 아니라 이미지를 생산하는 데 주력하기 때문이다. 이미지는 이미지일 뿐 리얼리티가 아니다.
이미지가 현장을 압도하면 거기에는 엄청난간극과 균열이 발생한다.

서사는 그와 반대다. 
서사는 공간을 살아 움직이게 한다. 

공간이 일상의 현장으로 탈바꿈되는 순간, 그때 서사가 탄생한다. 하여, 서사의 파노라마 속에서는 누구나 주인공이 된다. 
주동자건 관찰자건 주연이건 조연이건 모두 자기의 능력과 욕망을 있는 그대로 발휘할 수있는 까닭이다. 스펙터클은 수량과 속도를 경쟁하지만 서사는 그런경쟁과 위계 자체를 해체한다. 

화려한 시설의 구경꾼이 될 것인가? 아니면 생동하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 이보다 더 정치적인 질문은 없다!

*은언급했듯이, 스펙터클의 정치는 수량과 속도를 척도화한다. 다다익선 혹은 더 크게, 더 빨리! 헌데, 그렇게 경쟁을 하다 보면 결국 모든 차이들이 증발된다. 성형미인들이 다 엇비슷하게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실제로 서울과 지방, 도시와 시골의 특성들이 모두 사라져 버렸다.
다시 원점이다. 이 첨단의 시대에 끊임없이 혁신과 창의성을 외쳐대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참으로 서글픈 현실이다.

더 큰 비극은 이제 스펙터클은 더 이상 사람들로부터 경탄을 끌어낼 수 없다는 사실이다. 디지털 혁명은 ‘천기누설‘에 가까운 광경들을 전방위적으로 쏘아댄다. 사람들은 이제 아마존 정글과 세렝게티대초원, 심지어 별들의 탄생과소멸까지 ‘손 안에서‘ 감상할 수 있게되었다. 아니, 스마트폰이 없어도 무방하다. 그냥 가까운 지하철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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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에서 조교 일을 하고 있을 때였다. 학점 교류생이있었는데, 그는 해당 강의를 수강하는 유일한 남성이었다.
발표를 앞두고 있는 그는 굉장히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아마 여대에서 발표하는 상황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발표 주제는 ○○이고, 이에 대한 제 의견까지 포함하여말씀드리겠습니다. ㅇㅇㅇ 전공자로서 ㅇㅇㅇ 부분에 집중하여 발표를 준비했습니다."
그는 불필요한 인사말을 하지 않았다. 단지 주제와 내용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 더할 뿐이었다. 

긴장한 모습과 달리, 간결하게 발표를 시작했고 여기에서 그의 자신감이 보였다. 그 학생의 발표가 다른 학생보다 더 뛰어난 점은 딱히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청중의 자세가 달라졌다. 본격적인 발표를 듣기도 전에 청중은 집중과 기대를 하고 있었다.

때로는 자신감이 이미지를 만든다. 잘할 것 같은 이미지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도록 유도하는 반면 과도한 겸손의말은 오히려 평가 절하의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근거 없는자신감을 가지면 안 된다고 배웠던 많은 여성들은 아직도자신의 부족한 점을 자진해서 말하고 있을 것이다.

다고 먼저 말하는 것은 부족한 면을 먼저 보도록 만드는것과 다름없다. 

반면 잘한다고 말하는 것은 잘하는 면을 보도록 만든다. 자신 있게 한마디를 내뱉고 나면, 결국 자신감의 근거를 만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것이다. 

세상은 근자감에 쉽게 속는다. 일단 속여라. 그리고 제대로 해낸다면 속인 것이 아니게 된다. 속이고 나서해내면 된다.

남의 기분을 맞추며살아가는 것처럼 기꺼이 내 기분도 맞추기로 했다. 내 속은 나만 알 수 있기 때문에 시도 때도 없이 보살피기로 했다.

자기소개를 해보자면, 나는 조금 지랄맞은 성격이다. 일을 할 때 특히 예민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밥이 잘 넘어가지 않는다. 남에게는 예의 바르고 배려심이 넘치면서 나자신에게는 냉정하고 유독 박하다. 힘든 사람을 위로하는데 소질이 있지만 지친 나 자신에게는 어영부영하다가는뒤처질 뿐이라며 날이 선 충고만 해댄다. 
감정 기복도 심한데 기분이 좋을 때나 우울할 때나 옷을 산다. 옷을 참 많이 산다. 씀씀이가 헤퍼 통장 잔고와 미래를 걱정하는 일이 잦다. 
잘 웃는 편이지만 한번씩 울기도 한다. 왜 우는지 원인을 모를 때도 있다. 화를 내지 못하지만 화가 나면 얼굴에다 드러난다. 늘 바쁘게 사는데, 몸이 아플 때라도 쉬어야 하지만 잘 쉬지도 않는다. 겉으로는 결단력이 있고 추진력도 있어 보이지만 속에는 수많은 생각이 뒤엉켜 있다.….

그렇다. 나는 단순하고도 복잡한 사람이다.
스스로를 관찰하다 보니, 문득 나는 나조차도 맞추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키지 않았지만 인간관계를 고려해 거절하지 않은 제안도 많았고, 이는 결국 인간관계를 힘들게 만드는 원인으로 변질되기도 했다. 
‘예스맨‘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해로웠다.

거절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물론 수락과 거절의 기준은 나에게서 비롯되어야 했다. 제안이나 부탁이 나에게 어떤 의미로 작용될 수 있는지 생각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다음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것과 잃을 수 있는것을 분명히 나누고, 이를 기반으로 수락과 거절 중에 선택하기로 했다.

최근 새로운 프로젝트를 제안받았는데, 이를 거절했다.

프로젝트의 담당자는 구체적인 기획안을 보내주었고 나에게 제안하게 된 이유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예전의 나였다면, 진심을 다해 이야기하는 상대방을 배려해묻지도 따지지 않고 제안을 수락했을 가능성이 컸다. 무척준비가 잘된 제안이었다. 당시 나는 진행 중인 프로젝트로인해 잠을 줄여가며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 일을 맡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선뜻 거절의 말이 나오지 않았고, 생각할 시간을

또 맡으면 그 자체가 저에게 정신적 압박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저는 제가 최선을 다해 할 수 없는 일에 굉장히 큰 스트레스를받는 편이에요. 그래서 정말 무거운 마음으로 제안을 거절하고자 합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고민하고 숙고해 내린 결정입니다. 긍정적인 답을 드리지 못해 마음이 무겁습니다. 
함께하지 못해도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부디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최대한 자세하게 나의 감정과 현재 상황, 거절하는 이유등을 밝히는 이 방법이 좋은 거절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여전히 거절하는 일이 힘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다행히 문자를 받은 담당자는 나를 이해한다는 내용의답장을 보내왔다. 계속 일을 하다 보면 더 괜찮은 거절 방법을 깨우칠 것이라고 믿는다.

。자, 선수 입장

강탈 혹은 절도 행위의 과정을 상세히 그린 케이퍼 무비를 자주 본다. 
예를 들면 「오션스 ocean‘s 」이나「도둑들」 같은 영화 말이다.
할리우드 영화이든 한국 영화이든 빠짐없이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바로 CCTV를 보고 있는 해커의 행동 개시명령이 떨어지는 신이다.
자, 선수 입장.

절도 선수들이 각자가 맡은 임무를 수행해 다이아몬드나 돈을 훔치고 약속된 장소에서 만나는 것이 케이퍼 무비

‘시간을 낸다‘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시간을 내는것이 곧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음이 있으면 없는 시간도 만들게 되는 법이다.

이 책을 쓰는 내내 시간을 만들어 집, 사무실, 카페 등장소를 가리지 않고 글을 썼다.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서도 글을 쓰는 나를 보며 어머니는 "내가 너처럼 글 쓰면 책을 열 권도 썼겠다!"라고 말씀하셨다. 전업 작가인 어머니의 눈에는 글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가볍게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글을 소중히 대하는 내 나름의 방법이었다. 시간이 없어도 어떻게든 글을 써내겠다는 의지라고도 볼 수 있다.

그저 자신의 일기를 묶어놓은 이야기라며 겸손하게 자신의 에세이를 소개하는 작가도 있다. 하지만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를 ‘나의 일기 모음집‘이라고 하기에는너무 열심히 썼다. 나는 일기를 이토록 공들여 써본 일이단 한 번도 없다. 
일기가 아니라면 무엇에 비유해야 할지 한참 고민했다. 도저히 마땅한 비유가 떠오르지 않아 포기했다. 

이 책은 허휘수의 태도와 생각, 경험에 대해 쓴 글을 엮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글을 쓰는 시간 동안 독자를 상상하곤 했다. 어쩌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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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는 15달러 41 센트(약 1만 8천 원), 대출 담당자가 물었다. "아가씨 우리는 정확한 날짜에 돈을 갚아주신 데대단히 감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약간 궁금한 점이 있는데 말이죠? 아가씨 신용정보를 조회해보니 억만장자이시더군요. 그런데 고작 5천 달러를 빌리는 데 어려움이 있으셨던 건가요?" 

그러자 그 금발의 여성이 답했다. "뉴욕시에서 2주간 주차하는데 고작 15달러 41센트만 내면 되는 곳이 여기 말고 또 어디 있겠어요."
생각을 달리하면 효율적인 해결방안이 있다고 한다. 

이런걸 두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라고 하는데, 아마도 우리나라 모든은행원들에게 소개되었겠지요? 그나저나 그 대출 담당 은행원아마도 똥 밟은 표정이었을 것이다. 뉴욕 한복판의 은행이 싸구려 유료주차장으로 전락했으니 말이다.
더불어, 우리나라 은행에서는 자동차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다른 나라 은행에서도 우리나라 은행의 (이상한) 중도상환 수수료 같은 것이 있는지 확인해 보지는않았는데 미국에는 그게 없는 모양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보편화되었다고 하는데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는 우리나라 학생들은 세상을 너무 모른다고 한다. 요리, 가정경제 등에서 말이다. 이런 걸 스스로 배우면서 성인이 된다는 얘기에는 전적으로 공감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핀란드에는 선행학습이란 이상한 수업도 없으며, 명문대 (대학 서열도 없다)도 없다. 
고등학교 때부터 본격적인 공부를 하며, 대학도 미대 법대, 인문대의 인기가 높다고 한다.

 이상하게 놀아가면서 공부한다는 느낌이다.
세금의 쓰임새와 관련해서 이 나라에서는 장관의 업무추진비 중 만찬 일시, 장소, 대상은 물론 메뉴까지 법에 의해 공개된다고 하고, 가사도우미도 4대 보험에 가입해야 되기 때문에 가사도우미에게 현금 월급을 주면 불법이 된다고 한다. 

또한 국민 모두 세전 소득이 공개되어 누구든 세무서에서 다른 사람의 수입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하니 오금이 저린다.

핀란드에도 지역감정, 세대갈등, 공산주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러시아 지배 탓) 등이 있단다. 
도시는 진보적, 농촌은 보수적 (이는 세계 공통인 듯)이라고 한다. 한국의 교육에 대해서 따끔하게 "어머니들이 욕심을 줄여야 한다"고 충고성 멘트를 날린다.

내가 한 말은 아니니 오해는 마시기 바란다.
교육이니 정치니 하는 영역은 대다수 국민들의 관심의 대상이다. 
다수의 관심사항은 저마다 생각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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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가 이 시대를 헤엄쳐가는 모습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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