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 놀라운 자유를 경험한다. 함께 음식을 만들고, 휠체어를 탄 채 운동경기를 하고, 모든 결정을 스스로 하는 법을 배운다. 장애인이 중심이 되는 이곳 캠프에서 그들은 자신들을 가둬온 것이 자신의 장애가 아닌 세상 자체였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더는 갇혀 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게 캠프 제네드를 거친 이들 중 상당수가 어른이 되어 장애 차별에 맞서 싸우는 활동가가 된다.
더 나은 세상을 한번 겪고 온 사람들은 다시 그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들은미국 각지의 도로와 건물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고 정부와 협상하며 권리를 쟁취한다. 더 이상 분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들의 얼굴이 책을 쓰며 알게 된 사람들의 모습과도 겹쳐졌다. 장애중심적 기술을 만들어가는 당사자들, 유튜브와 소셜미디어로 장애권리운동을 펼치는 사람들, 한국에서 버스와 지하철을 멈춰 세운 장애활동가들. 그 많은 사람과 내가, 국적도 장애 유형도 삶의 경험도 너무나 다른 우리가 ‘장애의 경험‘이라는 느슨한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다는 것이 문득 좋았다. 그들이 억압에 맞서 싸운, 각자의 전선에서 세상을 바꿔온, 비장애중심 사회에 끊임없이균열을 내온 존재들이라는 것이 고맙고 자랑스러웠다. 그제
없던 얘기를 지어낸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슨 성서를 만난 것도 아니다. 그 작법서의 조언이 마음에 깊게 와닿았고, 그래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지만(참고로 그 책은 『소설쓰기의모든 것 1: 플롯과 구조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과거와 달리 소설 쓰기에 대한 환상을 덜어낸 이후였던 것이 크지 않았나 싶다. 십대 시절에 나는 소설을 쓸 것이라면 해리포터나『룬의 아이들』 같은 소설을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리즈로 이어질 만큼 길고, 많은 인물이 등장하고, 눈을 뗄 수 없는 극
대부분의 작법서가 고쳐 쓰는 과정에서 더 유용하다고생각한다. 특히 지금 소개하는 『소설쓰기의 모든 것 5: 고쳐쓰기』는 고쳐 쓰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이 책은 총 다
섯 권의 ‘소설쓰기의 모든 것‘ 시리즈의 마지막 권으로 나에게는 시리즈 중 가장 활용도가 높았다. 초고를 고칠 때야말로누군가의 조언이 절실한 순간이고 그럼에도 날카로운 조언에 가장 마음을 다치기 쉬운 순간이니까.
책의 1부에서는 인물, 구조, 시점, 장면, 대화 등을 수정할때 참고할 세밀한 기법들을 알려준다. 다루는 영역이 넓고 조언의 양도 방대해서 읽다보면 ‘고쳐서 쓰기에는 이미 늦었다!‘라고 느낄 수도 있다. 나는 그럴 때마다 한 번에 하나를 발전시키자고 생각했다. 한 작품에서 모든 요소를 완벽하게 채우기보다는 한두 가지 요소에만 좀 더 집중해서 수정해보자고, 2부는 ‘고쳐쓰기 최종 점검 리스트‘를 제공한다. 이 목록의 질문은 역시 완성된 초고를 옆에 두고 짚어봐야 한다. 질문들을 따라가다 보면 내 초고의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를 직면할 수 있다. 때로는 문제를 알면서도 해결할 능력이 없어서 손 놓을 때가 있지만, 문제가 무엇인지를 모르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일이다.
이런 책들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알지만 어떻게 잘못된 것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가장 도움이 된다. 내 경우는 장편 초고를 쭉 써놓고 고치려고 했을 때 이런 의문이 떠올랐다. ‘어떤 부분을 쳐내야 하고 어떤 부분을 더 구체적으로써
저자가 경험하기를, 감정의 강도가 5단계이상이라면 ‘보여주기‘ 방식으로, 즉 장면을 구체적으로 풀어서 대화와 행동을 보여주며 전개하는 편이 낫고, 그 아래 단계라면 ‘말해주기‘로, 빠른 장면전환과 요약으로 넘어가는 편이 낫다고 한다. 물론 매번 이렇게 수치화할 필요는 없겠으나이런 분석이 필요할 때가 있다.
작가마다 받아들이기에 따라다르겠지만 나에게는 "말하지 말고 보여줘라"는 너무 단순한조언보다는 훨씬 유용한 조언이었다.
B. 단편을 쓰는 즐거움: 『단편소설 쓰기의 모든 것』SF는 단편이 유독 사랑받는 장르다. 판타지, 미스터리, 추리, 로맨스와 같은 다른 장르에서는 장편이 좀 더 대중적으로인기 있는 모양인데 SF에서는 단편 역시 장편만큼 인기가 많다. 나에게도 독자로서 SF 단편과 장편 중 더 즐겨 읽는 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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