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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이즈 빅
머리사 멜처 지음, 곽재은 옮김 / 스튜디오오드리 / 2023년 3월
평점 :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특이(?) 체질이 아니고서야 피할 수 없는 '다이어트'. 몇 년 사이에 정상에서 과체중이 되어버려 다이어트가 필요한 시점에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머리사 멜처(지은이, 미국의 저널리스트 겸 프리랜서 작가)와 진 데니치(미국의 다이어트 기업 웨이트워처스 창업자)의 이야기가 챕터별로 번갈아 나오는 구성으로 되어 있는, 작가의 시선에서 보는 다이어트에 대한 이야기다. 개인적으로는 머리사 멜처가 진 데니치의 삶을 되돌아 보는 과정에서 어렸을 때 부터 다이어트를 하는 삶을 살아온 자신의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을 극복하고, 앞으로 살 날에는 다이어트에 속박되지 않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자기의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기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보다 보면 다이어트를 해봤던 사람이라면 공감되는 부분도 많이 있을 사람들의 시선, 식단, 요요현상, 인간관계 등 다이어트와 관련 된 모든 사례를 보게 된다. 나한테 가장 뼈 때렸던 부분은 진 데니치가 말하는 "과체중인 사람은 절대 포크를 내려놓지 않아요. 말할 때도 쥐고 있죠. 씹으면서도 쥐고 있고요. 나는 거기에 비밀이 있다는 걸 발견했어요. 여러분을 비만으로 만드는 도구를 내려놓으세요." 사실 나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잘 고쳐지지 않는 부분인데 이 문장을 보는 순간 너무 깜짝 놀랐달까...
미국의 식품산업, 여성의 사회적 위치 등이 다이어트와 연계되어 어떻게 이것들이 상엄적으로 점철되는지 볼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관전 포인트. 현대인의 문제인 줄만 알았던 다이어트가 미국의 식품 산업(간편, 냉동 등)의 변화, 페스트푸드 체인의 등장,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법이나 저칼로리 식품의 등장 등을 거치며 꽤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 웨이트워처스의 시작이 단순히 살을 빼는 것 이상으로 각자의 고민을 나누고 경청하면서 다이어트를 성장, 변화, 역량 강화의 기회로 변화시키고자 했다는 것 등 2023년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삶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는 점(어쩌면 상당히 앞서갔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진 데니치는 다이어트 성공 경험을 나누며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으로부터 에너지를 찾았던 사람, 에너지의 원천이 쇠퇴했을 때 그에 대한 보상으로 사치하는 삶을 살고 결국 거창한 인생을 원했지만 조촐한 삶으로 생을 마감했다는 점에서 머리사 멜처가 깨달은 것들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다이어트는 대게 경험이 축소된 삶을 살도록 우리를 강제한다는 표현을 햇고, 다이어트 이외의 갈망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 다이어트 이야기를 계속 하면서 표지에 햄버거와 감자튀김 그림이 왜 있나(심지어 글씨도 치즈 색이다!) 경각심을 주려고 하는 것인가, 너무 잔인한 것 아닌가 생각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 이야기의 끝과 결부시켜 너무 강박 갖지 말자는 의미로 혼자 해석하고 이해하기로 했다.
결국 다이어트에 대해 스스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남을 의식하게 되고 그게 너무 신경 쓰이면 열심히 다이어트를 해서 본인이 흡족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것이 전부가 되면 안되겠지만. 개인적으로 다이어트가 인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이어트에 매몰되서 다른 소중한 경험들(맛집 등...?)을 놓치는 것은 아쉬운 것 같다. 건강을 위해 어느 정도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고 누릴 수 있는 것들은 잘 누리는 게 좋은 삶 아닐까. 그렇지만 일단 포크는 꼭 좀 내려놔야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