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요테의 놀라운 여행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3
댄 거마인하트 지음, 이나경 옮김 / 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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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요테의 놀라운 여행>을 만났다. 그 놀라운 만남으로 책장을 다 넘기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내 심장은 콩닥콩닥, 내 눈가는 빨갛게 부어올랐다. 대단원에 이르러서는 책에 눈물을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노력을 해야 했다. 뚝! 뚝! 뚝!

 

뭔가를 잃어버리면 그걸 얼마나 사랑했는지 깨닫게 된다.

계속 사랑했던 것이라 할지라도.

p.351

 

 스쿨버스 예거를 타고 여기저기를 여행하며 생활하는 삶을 택한 로데오와 코요테. 그들의 관계가 궁금해진다. 덥수룩한 머리와 얼굴이 수염으로 뒤덮인 히피 로데오와 맨발로 주유소와 편의점을 들락날락하는, 자유분방한 코요테. 56인승 스쿨버스가 집이라 소개하면 자신들을 향하는 다양한(수상하게 여기는 게 대다수인) 시선들을 떨쳐버리며 자유롭게 항해하던 중 세상이 멈출만한 소식을 접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의 아니 로데오의 규칙, 금지를 어기고 그리운 집이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 공원에 묻어놓은 추억 상자를 꼭 찾아야 한다. 목숨을 걸고 달성해야만 하는 이 미션을 코요테는 꼭 성공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렇게 놀라운 여행이 시작되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인연을 만나게 된다. 사람일 수도, 장소일 수도, 혹은 동물일 수도 있다. 코요테와 로데오 역시 길에서 그 인연들을 만난다.

 

○ 코요테가 좋아하는 책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이반>에서 이름을 딴 '아이반' 고양이가 첫 번째 손님이다. 그윽하고 상냥하고 친절한 눈을 가진 의젓한 아이반은 코요테에게 말이 필요 없는 친구가 되어주었다.

 

태미가 왜 완벽한지 말하지 말고, 태미가 왜 레스터에게 완벽한지 말해봐요.

태미의 어떤 점이 좋냐는 질문에 답한 레스터에게 다시 요구하는 코요테

 

◑ 두 번째 손님은 레스터 워싱턴은 가난한 음악가로, 여자친구 태미의 사랑을 얻기 위해 자신의 꿈을 접고 그녀를 찾아가는 중이다. 우리에게 사랑과 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사랑은 그런 거잖아? 다른 사람이 소중히 여기는 걸

소중히 여기는 거. 그 사람을 소중히 여기니까.

그리고 그 사람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거지. 그렇지?

태미와의 사랑과 음악가로서의 꿈 사이에서 고민하는 레스터

 

 

◐ 세 번째 손님은 코요테를 위기에서 도와준 멋지고 용감한 가족으로 에스페란사와 살바도르 베가이다. 로데오와 예거를 타고 5년 동안 여행하면서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수많은 작별을 해온 코요테에게 살바도르는 최고의 친구로 다가온다.

 너무나 갑작스레 찾아온 상실의 고통을 이기는 방법으로 이름도 고향도 다 버리고, 과거에서 저만큼 멀어지기 위해, 떠올리지 않기 위해, 로데오(아빠)를 지키기 위해 새로운 이름(로데오 선라이즈, 코요테 선라이즈 라니 @.@)으로 예거를 타고 앞으로 무작정 달리는 것을 선택하였다. 하지만 이는 로데오가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편으로 코요테는 매 순간 상처받고 있다. 12살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큰 슬픔과 상처에 가슴이 메어진다. 살바도르와의 만남은 코요테에게 또래와의 관계 맺음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하기에 소중하다. 그리고 살바도르 역시 가정폭력이라는 큰 아픔을 가진 아이이기에 코요테의 아픔을 보듬어주고 서로를 안아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어른이 어른답지 못해서 너무 일찍 철이 든 아이들이 애처롭다. 서로의 손을 꼭 잡아 힘을 나누는 코요테와 살바도르가 너무나 사랑스럽다.


 코요테는 살바도르를 위해 콘서트를 열어준다. 올랜도 청소년 오케스트라 제1바이올린 수석 연주자인데도 한번도 엄마한테는 들려주지 못한 후회를 풀어주기 위해서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멋진 무대를 마련해줬다. 살바도르 또한 코요테의 여정을 끝까지 함께 하며 힘을 보태준다. 그렇게 같이 성장해나간다.

 

 


● 네 번째 손님은 밸러리 베킷으로 동성애자 커밍아웃으로 부모님과 마찰을 겪고 가출한 청소년이다. 밸이 끝부분에 가서 큰 문제를 초래하지만 로데오는 너무나 부드럽게 위로해 준다.

 로데오는 역시 선량하고 친절하고 부드러운 멋진 사람이다. 이런 여린 사람이었기에 사랑하는 아내와 딸들을 잃고는 그 과거를 바로 보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한 채 떠돌아다녔던 것이리라. 하지만, 코요테에게 그는 아빠다. 코요테는 로데오가 아니라 자신을 '엘라'라 불러주는 아빠가 필요하다.

 

◎ 무려 다섯 번째 동행 손님은 글래디스이다. 글래디스는 긴 흰 털과 근사하고 우아한 뿔 한 쌍을 가진 90 킬로그램의 피니시 랜드레이스종 염소이다. 예거의 브레이크 라인이 고장 나서 수리를 받고 글래디스 배송을 부탁받게 되었다. 집염소라고 불리는 글래디스~ 아주 멋지게 코요테를 도와준다. 그 멋진 활약은 책에서 확인해보면 좋겠다. 꼭!!!

 


 


  

 

어떤 날은 중요하고 어떤 날은 별 볼 일 없고 어떤 날은 나쁜 일이 생기고 어떤 날은 좋은 일이 생기는데, 그중에서 어떤 날을 고르든 내 "옛날 옛적에" 이야기를 시작하는 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코요테의 놀라운 여행> 첫 문장

 

 어린 나이에 사랑하는 엄마, 언니, 동생을 잃은 코요테, 엘라는 아빠까지 잃어버렸다. 아빠를 버리고 로데오 선라이즈로 다시 태어난 그는 코요테 또한 가슴 아픈 과거는 뒤로하고 다시금 되돌아가지 않기를 원했다. 하지만 코요테는 엘라는 그럴 수 없다. 그들을 잊을 수 없다. 아빠 때문에 소중하고 그리운 그들의 이름조차 꺼낼 수 없지만 여전히 보고 싶고 여전히 사랑한다.

 아빠를 지키기 위해 오 년을 버텼지만, 소중한 가족들과 한 소중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여행을 시작한다. 그러면서 선하고 각기 다른 아픔을 가진 타인들을 만나 가족 같은 관계를 맺는다. 기쁨은 나누기 쉽지만 아픔을, 슬픔을 나눌 수 있는 관계는 흔치 않고 서로의 행복을 빌어줄 수 있는 용기는 더 소중하다.

 코요테의 말대로 세상에는 너무 많은 행복이 있다. 너무 많은 슬픔이 있다. 세상에는 정말이지 너무 많은 것이 있다.

 이 많은 것을 직접 겪고 느끼고 슬퍼하고 아파하고 감동받고 다 자기 속으로 받아들여 인생을 살아갈 수 있길 바란다. 이제 13살이 되는 엘라가 그 나이대의 아이처럼 좋아하는 책과 좋아하는 곳과 좋아하는 음식과 함께 행복하길 바란다. 

 


"나는 약속합니다.

엄마, 딸, 자매로서 엄마와 딸들, 자매를 마음속에 간직하기를.

그리고 오늘부터 십 년 뒤 이 비밀 추억 상자를 찾으러

바로 이 자리에 돌아올 것을 약속합니다. 아멘. 끝"

 

앤, 에이바, 엘라, 로즈는 이렇게 다짐을 하고 공원 나무 밑에 비밀 추억 상자를 묻는다.

한 사람에 대해서 가장 사랑하는 점을 적은 쪽지와 여러 가지 추억들이 남긴 물건들을 넣었다.

그리고 그들은 떠났다.

약속 대로 추억 상자를 되찾은 엘라는 두고 떠났던 엄마, 에이바 그리고 로즈를 다시는 두고 가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다시 가족이 되었다.

 

「코요테와 로데오, 예거에서의 생활을 추억하며」

▷ 만달때 소원(만사를 때려치우고 달려가야 하는 소원)

▷ 옛날 옛적에 이야기

▷ 수많은 애칭들 - 곰돌이, 블루베리, 설탕자두, 데이지......

▷ 예거에 다른 탑승자를 태우기 전 확인하는 3가지 질문

1. 제일 좋아하는 책이 뭐죠?

2. 제일 좋아하는 곳은 어디죠?

3. 제일 좋아하는 샌드위치는 뭐죠?

 이 모든 것들이 그리워질 것이다. 코요테가 버스에 태우는 사람들에게 수없이 질문했으면서도 정작 본인은 생각해 보지 않았던 3가지 질문에 대한 답처럼 <코요테의 놀라운 여행>을 정리하면서 나 또한 질문에 대한 답을 떠올려본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만달때 소원 같은 소소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줘야겠다.


<놀(다산북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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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
삶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일습관 ♡
오후 4시부터 자유로워진다니 꿈꾸는 듯.

핀란드인의 현명한 일습관, 업무 방식, 일상을 엿볼 수 있다니 기대되네요. :)


https://blog.naver.com/jamo97/22232887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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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 - 2021 세종도서 교양부문
김대수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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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한계를 넘어서고 싶을 때

『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

 

 좋아하는 뇌과학자 정재승님께서 추천해주신 책이라 호감이 갔다.

뇌에 대해서는 두려움이 있다. 다른 장기 또한 몸 속에 있어서 보이지 않는 건 같지만, 왠지 뇌는 범접불가의 영역이라 느껴졌다. 신체, 언어, 기억 등 모든 것들을 제어·통제하는 그 막강한 권력에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 '과연 이 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궁금증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뇌의 한계와 능력을 이해하면 전혀 다른 인생을 경험하고 다른 나를 만날 수 있다.' 라고 주장하는 김대수 과학자님의 말에 홀려 다소 생소하고 어렵지만 한장한장 읽어나갔다. 그리고 귀여운 뇌를 발견하게 되었다. '뇌'에 대한 선입견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왠지 컴퓨터처럼 느껴졌던 건 사실이다. 정보를 모으고 그 정보들을 분석하여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는 시스템이라 생각했다. 물론 뇌가 추억 등 감정적인 부분들도 관장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논리적, 체계적, 분석적 영역만을 비중있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그런데 알고보니 뇌는 착각, 착시 등 오류를 범하기도 하고 욕망을 발산하고 따르기를 종용하기도 하는 등 친근하였다.

 


책 정리(책인용 포함)

 

 

 뇌 과학은 뇌의 한계와 능력에 대해여 연구하는 학문으로 우리가 뇌를 어떻게 활용하고 미래에 대비해야 하는지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최신 전자제품을 구매하고도 제품에 대한 무지로 기능을 다 쓰지도 못하고 버려야 한다면 명백한 손해이다. 더욱이 뇌는 탑재된 기능만 사용할 수 있는 전자제품과는 달리, 뇌는 다양한 가능성을 개발하고 추가할 수 있으니 뇌 사용법을 몰라서 인생의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놓치다면 안타까운 일이기에 저자가 제시하는 뇌 사용 설명서를 바탕으로 더 큰 세상을 볼 수 있도록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뇌 과학 모험을 시작해보자.

 

 뇌가 알고 있는 지식의 대부분은 사실 '안다는 느낌'에 더 가깝다. 알고 있는 지식을 적어보면 그 양이 얼마나 보잘 것 없음을 금세 깨닫게 된다. 이 안다는 느낌을 내려놓는다면 진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교만과 겸손은 무지의 양면으로, 교만은 무지에 대한 무지, 겸손은 무지에 대한 자각이다. 우리의 뇌는 시간, 공간, 사물에 대한 모든 지식을 저장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생존과 적응에 꼭 필요한 정보만을 알기 원한다. 따라서 최소한의 지식으로 자신이 생존할 수 있는 완벽한 세상을 만든다고 한다. 뇌가 아무리 세상을 현실과 비슷하게 인식하려 노력해도 결국 경험한 정보와 실제 세상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누군가 그 차이를 지적하면 인정하는 대신 내가 맞다면서 고집을 피우는 인지부조화를 보이기도 한다. 만약 나의 생각과 사실이 다르고 나의 생각이 틀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고집을 피우는 대신 생각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뇌 속의 욕구들은 때와 관계없이 늘 왕성하게 활동 중이지만 그 욕구를 충족시킬 때를 기다려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뇌는 잠 잘 때, 일어날 때, 밥 먹을 때, 일할 때, 쉴 때 등 때가 오면 그에 맞는 행동을 만든다. 때에 맞도록 욕구의 채널을 돌린다. 그런데 학교폭력, 성폭력 등 많은 사회적 문제들은 단지 뇌가 성욕, 공격욕을 만들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바로 이때다'라고 뇌가 착각했기 때문이다. 욕구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욕구를 충족시킬 때를 잘못 선택한 결과이다. 그러므로 뇌를 따르기보다 때를 기다리도록 뇌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창의성은 단지 어떤 것들을 연결하는 것이다.

creativity is just connecting things

스티브 잡스

 

 세상은 3차원이다. 그 속에 존재하는 3차원 사물들을 3차 오브젝트라 한다. 그 3차 오브젝트의 특징을 구성하는 오브젝트를 2차 오브젝트라 한다. 이는 구성요소로서 3차 오브젝트를 인식하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1차 오브젝트는 오브젝트의 재질을 구성하는 오브젝트를 1차 오브젝트라 명한다.

 

 

 

 이제는 창의성이 중요한 시대이다. 창의성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능력이다. 오브젝트는 감정과 뇌 속의 정보들과 연결되어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데 이를 4차 오브젝트라 한다. 뇌 속의 어떤 것들, 즉 경험, 지혜, 지식 등을 서로 연결하여 새로운 오브젝트를 만드는 것을 창의성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4차 오브젝트를 생성하는 것이다.

 

 과거의 교육은 3차 오브젝트를 가르치고 주입시켰다. 현재 교육은 3차 오브젝트를 이루는 2차, 1차 오브젝트를 이해하는 것을 포함한다. 그리고 미래의 교육은 스스로 4차 오브젝트를 만드는 능력을 배양하는 데 있다.

 

그외에도 여러 챕터를 통해 뇌 과학지식을 정리하고 있다.

- 뇌와 자신과 타인을 구별하는 능력의 연관 관계, 이타심

- 뇌는 시간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 뇌와 소유욕은 어떤 관계인지. MPA신경

- 뇌가 느끼는 욕구를 조절할 수 있을까?

- 뇌와 창의성

 


 

 

 

 일상에서 겪는 현상에 대해 뇌를 중심으로 설명해주는 이 책은 철학책 같기도 하다. 뇌는 세상을 인식하는 데 집중하지만 뇌 속ㅇㅔ 존재하는 세상은 현실과는 간극이 있다. 그 간극은 개인의 경험, 지식, 정보에 의해 차이가 나며 그 간극을 줄이고자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 뇌가 이끄는 대로 욕망에 욕구에 휘둘리지 말고 차분히 신중하게 때를 기다리는, 뇌를 가르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일상에서 겪는 현상에 대해 뇌를 중심으로 설명해주는 이 책은 철학책 같기도 하다. 뇌는 세상을 인식하는 데 집중하지만 뇌 속ㅇㅔ 존재하는 세상은 현실과는 간극이 있다. 그 간극은 개인의 경험, 지식, 정보에 의해 차이가 나며 그 간극을 줄이고자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 뇌가 이끄는 대로 욕망에 욕구에 휘둘리지 말고 차분히 신중하게 때를 기다리는, 뇌를 가르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뇌에 대해 조금은 알았고 더 알아가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객관적으로 알아가는 시간이 될 듯 하다. :)

<브라이트(다산북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저자 : 김대수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

「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 단독 첫 저서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의문을 재치있게 풀어냈다.

뇌를 무작정 따르는 삶이 아닌 우리 각자가 자신의 뇌를 가르쳐볼 수 있다면 더 넓고 깊은 세상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 이야기하며 놀라운 뇌 과학 여행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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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마중하는 세계에서 - 병원 밖의 환자들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양창모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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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마중하는세계에서

#왕진의사양창모

#병원밖환자

#의료의길

#한겨레출판

 우리나라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의료시스템, 왕진!

그래서 왕진 의사 양창모 선생님의 책 #<아픔이 마중하는 세계에서>는 소중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한지 1년 5개월이 다 되어가도록 우리는 일상을 포기하면서 조심조심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의료진의 노고에 고마움을 표하고, 의료시스템에 대한 반성과 고찰이 요구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재난 컨트롤타워(중대본)가 제대로 작동하여 의료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코로나19 비상사태에 좀 더 유연하게 대응하고자 힘쓰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공공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공중보건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의료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제도 보완 및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공공의료는 전염병뿐만 아니라 일상을 영위하는 우리네 삶 속에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아프면 치료받을 수 있다.'라는 기본적인 명제는 지켜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의료 시스템에서는 불가능하다. 병원의 부족, 의사의 부족, 의사 분포의 불균형 등으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위치에서 '진정한 의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 의료생협에서 활동하기도 하고 동네의원으로서 마을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기도 했던 양창모 의사 선생님. 그는 10년 가까이 다니던 병원을 사직하고 수자원공사에서 진행하는 왕진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그리고 진료실 밖의 환자들을 만나기 

시작한다.

 



 수많은 '없어서' 때문에 집에서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을 직접 방문하면서 환자의 질병만이 아니라 그들의 고통, 질병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생활습관, 환경 등을 이해하게 되었다. 환자가 이웃이 되는 순간이다. 환자의 고통뿐만 아니라 삶의 맥락을 이해함으로써 단순히 질병을 가진 '환자'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 인식하게 된다.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던져버린 환자와 의사와의 만남과 접촉, 이해 등 과정의 부재가 현재 한국 의료의 수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시발점일 것이다.

 

 수자원공사에서 왕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수몰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다소 의아하다. 보건소나 공공의료기관이 주도해서 진행해야 마땅할 것 같은데 말이다. 하지만 마땅히 해야 할 일을 그곳에서 못하고 있을 때 그들이 책임질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는 양창모 의사선생님. 기다리는 동안 진행되는 고통의 시간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기꺼이 왕진 의사가 되어 오늘도 집 밖으로 나오시기 힘드신 환자분들을 방문하는 것이다.



 사랑, 휴머니즘, 정 등이 당연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그리고 그 시절을 그리워하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 한다. 이미 우리는 물질적 풍요에 익숙해져 있다. 그리고 그 편리함을 떨쳐버릴 수 없다. 빠른 변화의 흐름 속에서 당연하던 가치들이 훼손되고 폄하되는 순간들을 만나게 된다. 그 당시에는 '함께 가난했던 시대'이었다. 지금은 '나만 불행한 시대'로 넘어왔단다. 일부는 동의한다. 뉴스에서 '나는 하층민이다.'라고 생각한다는 답변이 응답자 중 45%가 넘었다는 소식을 접한 기억이 있다. 이렇듯 나만 불행하고 가난하다고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졌다. 그러니 서로 나누고 소통하고 이웃을 돌보고 함께 살아가는 마음이 줄어들고 있다. 이웃, 마을, 공동체. 소속감을 느끼는 환경이 사라지고 있는 점들이 가슴 아프다. 

 예전과는 다르게 부의 불평등이 고착화되면서 가난도 고착화되었다. 계급 간 이동이 유연하지 못하기 때문에 내게 온 불행이 바뀔 수 있으며 거기에 갇히지 않는 삶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한 개인의 불행은 영구적으로 고착되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함께 가난했을 때 가능했던 '우리'가 나만 불행한 지금 '우리'가 불가능하다.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이다. 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힘이 필요하다. 고 하는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저자는 현 의료시스템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비판하면서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의료정책에 대해 의견을 밝히고 있다.


 3분 의료시스템, 의사는 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하지 마비인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라도 그를 만나러 가야 하는 의료시스템. 이 시스템으로 병원에 닿지 못하는 그 수많은 고통, 아픔을 치료할 수 있을까?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저자는 두 가지를 제인하고 있다.

    1. 의사들의 왕진이 제도화되어야 한다.

      - 왕진 수가를 현실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왕진의 주체가 민간 의료가 아니라 공공의료 영역으로 바뀌는 것이 더 중요하다.

     - 방문진료를 전담할 센터를 만들고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2. 노인들이 정치세력화되어야 한다.

     - 노인들의 일상적인 요구를 정치화할 수 있는 어르신 정당이 절실하다.


 현재 쟁점화되고 있는 정책인 '지역의사제' 또한 '공공의사제'로 그 이름을 변경하고 공공의료 시스템 정착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지역에 머물 의사가 부족한 게 아니라 공공의료에 머물 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가족들에게 간병하지 않을 자유를 주지 못하는 사회는 근본적으로 폭력적인 사회다.

우리에겐 가족을 간병하지 않을 권리가 필요하다.

그 권리를 내가 선택할 수 있도록 사회가 여건을 보장해야 한다.

내가 그를 간병하지 않더라도 사회가 그를 간병해줘야 한다.

만약 내가 간병을 선택한다면

사회가 치러야 할 공동체의 비용을 아무런 조건이나 장벽 없이 나에게 지불해야 한다.

그래야만 선택할 수 있다.

간병받는 사람의 존엄성이 훼손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인이나 가족의 '간병하지 않을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간병을 거부할 자유는 간병할 자유, 간병받을 자유와 같은 말이다.


우리를 마중하는 세계 - 간병을 거부할 자유


 책을 읽으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는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선입견, 편견을 희석할 수 있었다. 흔히 돈을 밝히는 사람, 밥그릇 싸움을 환자의 목숨을 담보로 몰아붙이는 비정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의사들의 입장 또한 어느 정도 이해가 되면서 해결을 위해서는 의사만을 몰아붙일 수 없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의사 스스로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 반가웠다. 2020년 의사 파업의 일환으로 의사고시를 거부했던 의대생들에게 정부가 재응시를 허락한 것 때문에 논란이 많다. 의대생들은 승리를 자신하고 있었고 그 이유는 의료가 공공재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의사와 대형병원들이 보는 혜택은 모두 그 공공성이라는 책임 위에 허락된 것으로 권리를 행사하면서 책임에는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모든 병원과 의사들은 이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공공의료 시스템 구축이 이 순간 절실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겼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운'이 좋으면 '노인'이 된다. 그러면 지금보다 더 질병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의 문제라고 느껴지지 않더라도 조금만 생각해 보면 '나'의 문제, '부모님'의 문제, '우리 가족'의 문제 즉 '우리'의 문제가 된다.

 고령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지금,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 움직이지 않는 코끼리 '사회'를 우리의 관심과 노력, 요구로 변화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복되는 약을 여러 병원에서 처방받거나 함께 복용하면 안 되는 약을 처방받은 후 그로 인한 부작용을 또 약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 얼마나 끔찍한 현실인가. 처방전을 잘 챙겨 처방받기 전 의사한테 확인하고 질문하는 등 나 스스로도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의사들 또한 시간이 없다고만 하지 말고 최소한 처방하기 전 진료 데이터 확인으로 병용 금지 약물, 동일 기능 약물 처방을 막을 수 있도록 그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공공의료의 길, 그 씨앗이 땅 아래에 있더라도 싹을 틔우고 자라나듯 희망이 이 세상에서 움틀 것을 믿는다.


 아픔을 치료하고 그 고통을 나누는 일이 의료임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지만 어르신 한 분을 건강하게 지키는 데도 온 마을은 필요하다. 새기면서 살아가야 겠다. 감사합니다. ♥

<한겨레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저자: 양창모


 

 

강원도의 왕진 의사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이웃의 평범함 일상을 지키며 가까이 오래 있고 싶어서 가정의학과를 전공했다.

국가보다 한 사람의 이웃이 훨씬 중요하다 믿고

시민이 병원의 주인인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에서 의사 생활을 시작했다.

한 사람의 이웃으로 지역에서 이런저런 시민사회 활동을 해왔다.

등 떠밀려 앞으로 나간 적이 몇 번 있으나 모임에선 주로 맨 뒷자리에 앉는다

춘천에서 10년간 일했던 병원을 그만두고 시골 어르신들 댁을 찾아가는 '호호방문진료센터'를 시작했다.

전공의 시절부터 지금까지 600회가 넘는 왕진을 가다 보니

한국에서 남의 집 문턱을 가장 많이 넘는 의사 중 하나가 되었다.

동네에서 욕먹지 않는 의사로 살아가는 게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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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라 칭해지는 그 모든 기억들이 다시 소환될 듯 하다. 그 시절 나를 온전히 채워준, 소중한 시간들이 옆으로 다가와 얘기를 거는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 표지도 추억돋는다. ♡

https://m.blog.naver.com/jamo97/222325909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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