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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 와이프 ㅣ 스토리콜렉터 123
마이클 로보텀 지음, 최필원 옮김 / 북로드 / 2025년 8월
평점 :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디 아더 와이프] #가족에게도낯선타인, #경외심, #회색분자, #가스라이팅, #지속적대리권, #아버지의일기장, #불륜, #중혼자
작가 마이클 로보텀은 골드 대거상을 두 차례나 수상했고, 애드상, 베리상 등 세계여러 나라에서 시상하는 굵직한 문학상의 수상자이기도 하다. 그는 감정선이 선명한 캐릭터와 "정밀한 서스펜스"로 최정상급의 작가로 평가받는다.
2024년에는 Storm Child를 출간해. "에비 코맥"의 배경에 얽힌 미스터리를, 2025년엔 The White Crow(하얀 까마귀)로 필 맥카시 라인을 확장하며 팬덤을 넓히는 중이다.
[디 아더 와이프] 는 (조지프 윌리엄 올로클린) 교수의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조지프 윌리엄 올로클린)의 아버지 (윌리엄 조지프 올로클린)은 저명한 의학계 거물로, 어느날 누군가로부터 폭행을 당해(머리중상, 뇌출혈 외상성 뇌손상, 급성 경막하 출혈)로 혼수상태에 빠진다. 그런데, 아버지가 잔혹한 공격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갔을 때, 조지프는 그가 알고 있던 모든 것이 뒤집힘을 느낀다. 아버지 윌리엄의 병상 앞에서 피투성이가 되어 우는 낯선 여인(올리비아 블랙모어)가 있었고, (올리비아 블랙모어)는 자신이 (조지프 윌리엄 올로클린)의 또 다른 아내라고 말한다.(올리비아 블랙모어)는 올해 여든이 된 아버지보다 40살은 더 어려보인다. 조지프는 올리비아가 하는 말을 믿을 수 없다.
조지프는 정말 아버지에게 비밀의 아내가 있고, 비밀의 삶을 살고 있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조지프의 어린 시절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60년간 결혼 생활을 이어왔고, 두 분 모두 정의로운 삶을 믿는 강고한 신념을 가진 부모님이라 생각해왔다. 아버지의 진실성이나 어머니에 대한 아버지의 애정을 의심해 본 적이 없었다. 아버지가 거짓말 쟁이에 겁쟁이 그리고, 배신자이기까지 하다니 믿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만약 그게 다 사실이라면? 또 다른 가족을 숨겨온 남자는 생사의 기로에 서있다.
p50.
미래의 신의 주치의가 늙은 바람둥이일리 없다. 아버지는 여자 꽁무니를 쫓아 다니거나 치근대지 않는다. 아버지는 보수적이다. 재미라고는 모르는 사람이다. 고결하고 강직하며, 무엇보다도 따분하기 그지 없는 사람이다.
(조지프 윌리엄 올로클린)은 아버지의 전담의 (패트 해노버)로부터 아버지의 상태를 전해 듣는다.
p40
부친께선 자정이 막 지난 시간에 병원에 도착하셨습니다. 머리를 크게 다치신 상태였죠. 구급대원들이 현장에서 삽관했고, 병원으로 후송되는 동안 심폐소생술을 두 차례 실시했습니다. 의식불명상태에 양쪽 귀에서 출혈이 있었습니다. 오른쪽 동공은 크게 확장돼 불빛에 전혀 반응하지 않았고요.
아버지 (윌리엄 올로클린)은 누군가로부터의 폭행으로 떨어져나간 두개골 조각들이 뇌에 박혔고 의식불명상태다.
(조지프 윌리엄 올로클린)은 아버지의 또다른 정부라고 말하는 (올리비아 블랙모어)를 찾아온 형사 두명이 그녀를 연행해가는 걸 확인한다. 그리고 다음 날 (조지프 윌리엄 올로클린)은 올리비아를 찾아간다. (올리비아 블랙모어)는 자신이 테니스 선수였고, 교통사고로 큰 사고를 당해 오른쪽 대퇴골에 복합철심을 박는 수술을 강행해 자신이 살수 있었으며, 그 수술을 집도한 것이 (윌리엄 올로클린)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수술비와 테니스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레슨비까지 대신 내준 윌리엄 올로클린을 매일만났으며. 테니스 코치를 해줬고 그렇게 둘은 사랑에 빠졌다고 했다.
p71.
"내 존재가 불쾌하죠? 당신 아버지가 나랑 사랑에 빠진 사실을 믿고 싶지 않죠? 우리가 지금껏 가정을 이루고 살아온 사실도 인정하고 싶지 않을테고요. 이게 왜 이상하죠? 그이는 시골엔 당신 어머니를, 런던엔 날 두고 살았어요. 그렇게 두 집을 오가면서 말이에요. 난 질투심도 그에 대한 소유욕도 없었어요. 가끔 그이가 출장을 갈때, 같이 동행하곤 했는데, 그이는 날 사람들에게 비서라고 소개했어요."
조지프에게 올리비아와 살고 있던 아버지는 그동안 알고있던 아버지가 아니었다. 아버지가 분홍색 스웨터를 입고 청바지를 입는 모습이라던지. 올리비아와 춤을 추는 사진은 믿을 수가 없었다. 올리비아가 잠시 자리를 비우는 동안. 조지프는 올리브의 집에서 산탄총을 발견한다. 조지프가 알고 있던 아버지는 총을 싫어하셨다. 올리비아와 있을 때, 아버지는 완전히 딴 사람이 된다.
조지프 윌리엄 올로클린은 딸이 있는데. 12살의 에마와 22살의 찰리가 있다. 집으로 돌아간 조지프는 둘째 딸 에마가 친구 (페트라 템플)을 폭행했고, 교장(크리스틴 후튼)으로부터 편지를 받는다. 이번 학기가 끝낼 때까지 에마를 보호관찰 하에 두기로 했으니, 부모님은 아이의 성적을 위한 지도를 요청하는 글이었다. 만약 또 아이들을 폭행하거나 성적이 미달되는 경우, 퇴학조치를 할 수 밖에 없다는 통보도 덧붙이면서..
다음 날 조지프는 에마의 학교를 찾는다. 그곳에서 에마의 상담교사(테리 카마인)의 말을 듣는다.에마가 계단에서 친구를 떠밀었고, 그 아인 굴러 팔이 부러졌고, 전치 6주의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상담사는 에마에 대한 평가를 한다.
p219
에마는 영재입니다. IQ는 엄청 높지만, 이따금 행동이 기괴함을 보이곤 하죠. 에마가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항상 산만한 모습을 보입니다. 에마에게서 자폐 범주성 장애증세가 살짝 보이는 것 같습니다.
윌리엄은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집에 불이 꺼져있다. 찰리와 에마는 집에 있고, 어둠 속에서 한 젊은 남자가 움추린채 오른손에 칼을 쥐고 있다. 침입자는 알수 없는 말을 한다. 예수와 동시대를 살았다는 둥, 수천명 성인들의 믿음을 가지고 있으며, 지금 빛을 이용해 우리 얘길 엿듣고 있다는 알수 없는 말을 주절거린다. 그런데 에마는 이 남자의 이름이 (유언)이라고 말한다. 예전에 울타리 사이로 대화를 한 적이 있다는 에마.
유언은 찰리와 에마에게 다가오고, 조지프는 그를 막아선다. 고막을 찢을 듯한 에마의 비명에 유언은 문을 열고 밖으로 몸을 던진다. 조지프는 그의 뒤를 쫓는다.
작가 마이클 로보텀의 작품은 "미스디렉션"으로 유명하다. 독자 속이기다. 작가가 독자가 "진범"이나 "진실"을 특정 인물과 사건으로 오해하도록 유도한 뒤 마지막에 반전으로 드러내는 장치로, 심리 스릴러 작가가 자주 활용하는 방식이다. 의심스러운 인물을 배치(올리비아의 아들 유언)해 읽으면서 자동적으로 범인의 카테고리에 두게 해, 독자가 오해하기 좋은 단서를 곳곳에 뿌리는 식이다. 올리비아의 아들 유언은 마약중독자이며, 성격이 불안정한 자폐아 기질이 있다. 이런 독자들이 가질 수 있는 편견은 진범을 가려내는데 함정이 될 수 있다.
바람핀 아버지를 싸고 도는 어머니의 심리(남편의 외도와 이중생활을 어느정도 알고 있으면서도 가족의 명예와 자식들의 안정을 위해 침묵) , 늙은 남자와 젊은 여자의 사랑, 의학계의 명망가인 신뢰받던 아버지의 이중생활(두 아내, 두 살림 인간의 도덕성과 사회적 명성은 쉽게 가면 뒤에 가려진다), 마약범은 살인도 저지를 수 있다는 편견(범죄수사에서 흔히 나타나는 편견과 낙인), 인종차별과 성차별이 일상인 형사의 수사(사회파 추리소설로도 읽힐 수 있다,)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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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는 방에 들어와 인터넷에 올리비아 블랙모어를 검색한다. 그녀는 테니스 유망주였고. 18살에 37세 테니스 코치(터드 블랙모어)와 결혼했고, 교통사고로 남편은 현장에서 즉사한다. 그리고 올리비아는 중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는 기사를 읽는다. 전부 올리비아가 사고에 대해 들려준 내용과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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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여러차례 주변탐색을 한다. 올리비아 블랙모어 외에도 윌리엄의 아내이자 조지프의 어머니도 불려가지만. 경찰심문에 되게 비협조적이라는 이유로 경고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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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로보텀은 호주의 가장 찬사받는 작가 중 한 명이다. [ 디 아더 와이프] 는 조지프 올로클린 시리즈의 9번째 (마지막) 작품으로 2004년부터 14년간 이어져온 그의 대표작이다. 가족 드라마와 사회적 위선, 젠더와 인종 문제까지 겹겹이 얽혀 있어서 너무 재미있게 읽혔다. 범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진실은 내가 생각했던 방향과 다르게 흘러가서 특히 더 재밌었다. 한번에 납득하기 어려운 반전 중에 하나인 로보텀 특유의 서사방식은 아버지의 이중생활에서 그 사실 이변에 또 다른 어떤 사건이 있는지 더 궁금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