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종이물고기도 헤엄치게 한다>, <기막힌 존재감>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변화는 종이물고기도 헤엄치게 한다
조너선 플럼 지음, 유영만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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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안타까운 이야기이지만, 이 책은 산만하다. 나는 머리가 나쁘고 무식해서 개인적으로는 제목과 내용과의 연관성조차 찾을 수 없었다. 혹평일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요점찾기 어려운 문장은 정말 오랜만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늘 하는 이야기지만, 시중의 책 대부분은 '사회적 자원의 낭비'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적어도 대부분의 책들은 주제가 모호하거나 결론이 용두사미인 경우가 일상다반사라고 할 수는 있어도, 문장자체에서 저자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자체가 무엇인지 판독조차 어려운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적이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경제/경영]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그 이유는 이렇다. 결론을 찾아내기가 애매한 내용의 이 책은, 조직의 창의성에 대한 내용을 담고자 한 것으로 추측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 내용을 잘 담았는지의 성공과 실패는 독자가 판단할 몫이겠지만.  

  우선 책의 이야기는 22페이지에서 69페이지라는 장장 47면을 할해하여 한장에 두줄 정도인 우화와 간간히 유아용 삽화수준의 그림을 곁들여서 독자에게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대체로 '우화'라는 것은 그렇다. 읽고나서 이야기 자체에서 뭔가 메세지가 있겠거니, 하는 감은 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의 '우화'라는 것은 정말 난감한 수준이었다. 조너선 플럼씨께서는 동양의 신비로 잘 포장해서 자신의 이야기가 신비롭고 고차원적이며 심오한 것으로 포장하고 싶으셨을런지는 몰라도, 동양인이자 불교도로서 동양사상에 늘 관심을 갖고 살아온 내가 느낀 것은 그야말로 대략난감한 수습불가 서양적 동양 판타지였다. 이 우화에서 나는 어떤 메시지도 찾을 수 없었으며 어떠한 교훈도 얻을 수 없었고, 오히려 저자가 독자를 우롱하는 듯한 인상에 불쾌감만 유발되었을 뿐이다. 그것은 꼭 그 신비롭고자 갖은 애를 쓰면서도 별로 신비스럽지 않아서, 신비로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며 괴로워하고 있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일본의 종이접기 장인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난 후에도 본문과 제시된 '우화'와의 연관성은 어쩔 수 없는 '억지춘향'이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조직구성원의 창의성을 발현시키면 조직자체도 창의적인 조직이 된다는 일반론을 처음부터 한 얘기 또 하고 한 얘기 또 하며 저자께서 반복 복습시켜 주시며 우직하게 끝까지 서술해 끝내버리신 본문에서, '종이물고기도 살아서 펄떡이게 만드는 변화의 기술'을 어떻게 찾아내란 말인가!!! 이 책 표지에서 제시했듯 '변화의 기술'이라던가, '새로운 나의 발견'이라는 문장이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는 그 본문 내용에서 창의성을 조직에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변화기술에 대한 매우 세세하고도 구체적인 각론이 필요하기 마련이고, 새로운 발견에 대해서 말하기 위해서는 '창의성'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과 패러다임을 제시하여 경영과 조직에 적용할 수 있는 로드맵이 제시되어야만 한다. 그런데?!! 그런데 과연 이 책 어디에 그런 내용이 있단 말인가!!!?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추상적이고 일반론적인 이야기로 일관하고 있다. 창의성을 위해서는 조직의 리더가 다양성을 인정하는 포용력을 갖추어야 하고, 조직원이 창의적이 될 때 조직도 창의적이 된다, 라는 것이 이 책의 내용 전부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모르는 경영자나 회사원이 어디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그야말로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난다 라는 이야기일 뿐인데! 

  그래, 내가 머리가 나쁘고 무식해서 생떼를 쓰고 있다고 치자. 그런데 본문의 의미내용은 둘째치더라도 난 이 책의 문장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냥 답답했다. 한국어는 한국어인데 요지가 없다. 요점없는 이야기에서 핵심을 찾아내려고 애써야 하는 자신이 측은할 정도였다. 그렇게 애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난 도무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냥 창의성은 중요하고 개인의 창의성을 위해서는 창의성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하고 구성원들이 서로서로 상호간에 창의적이어야 하며, 그로인해 조직은 창의적으로 변화할 수 있으니까, 아이디어와 창의성을 마음껏 펼치도록 해주고 아이디어와 창의성은 여러사람들이 함께 연구해서 더 창의적이 되도록 해야 한다, 라는 것이 내가 이 나쁜 머리로 애쓰며 알아낸 책의 전부이다. 물론, 좋은 이야기이다. 하지만 너무 뭔가 공허하지 않은가? 뭔가 구체적으로 만져지고 느껴지는 그 어떤 something special이 너무 없지 않은가!!?   

  좋은 서평을 쓰면서 칭찬을 하고 싶고 저자와 번역자와 출판사의 공적과 위대함을 찬양하며 그로인해 내가 큰 교훈을 얻었음을 감사하고 싶어 죽겠는데 이 책을 읽고 서평을 쓰려니 바램과는 너무 거리가 멀어져 버렸다. 그래서 미치겠다. 무지하게 괴롭다. 돌아보니, 이 책은 그래서 머리나쁘고 무식한 내가 읽을 책이 아니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속이 상한다. 서평을 써놓고 보니 나만 순 나쁜 놈이 되어버렸다. 이거 정말 환장하겠다. 울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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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으로명상을가져오는법, 성공하는사람의스마트폰엔뭔가특별한것이있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주세요
성공하는 사람의 스마트폰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 인생 설계에서 업무 관리까지 스마트폰을 활용한 똑똑한 자기관리 비법
김동균 지음 / 시공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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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뒷면을 먼저 보자. 

"단순한 앱 소개서가 아니다. 인생이 달라진다." 

- 흥! 정말? 

  내 생각을 말하자면(당연하다. 내가 읽을 소감으로서의 '내 생각'을 쓰는 것이 서평이니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과장광고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 책의 진정한 의미를 찾기위해 나는 이 책을 3번이나 정독해야 했다. 이런 한가한 사람같으니라고! 라며 혀를 끌끌 차실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이 남아돌아서가 아니라, 뭔가 내용을 찾아야 서평을 쓸 것 아닌가?! 

  이 책을 읽는다고 인생까지 달라지긴 사실 조금 어렵다. 아마 저자께서 넣으신 문구는 아닐 것이라는 것이 내 추측이다. 이건 그냥 추정이다. 반증이 있으면 깨어지는. 저자가 넣기에는 조금 남사스럽지 않은가?! 하지만 단순한 앱 소개서가 아니란는 말은 맞는다. 거기엔 저자 나름의 고민의 흔적이 있다. 

  일단은 '스마트 폰'이라고 하여,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모두가 이 책의 설명 범주에 들어간다. 각 챕터의 서막에는 스토리텔링기법의 주인공의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조금 닭살스러워서 나는 패스했다. 그런 간지러운 이야기 읽는 것은 조금.... 꽁기꽁기하니까. 

  이 책은 방향성을 갖고자 애를 쓴 태가 난다. 그러니까, 시간관리, 과제관리, 그리고 소소한 기록관리. 그리고 이러한 방향성에 따라서 프랭클린 시스템과 GTD와 ZTD의 세가지 관점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할 수 있는 앱을 소개하고 평가한다. 하지만 별로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다. 목표를 정하고 순위를 정해서 일하는 방식과, 해야 할 일과 해결한 일을 나누어 일하는 방식과 이 둘을 살짝 절충한 방식, 정도의 차이니까. 

  각각 업무처리의 방식 앞부분에는 개요를 통해 그 개념을 설명해 놓았다.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과, inbox개념, outbox개념 등등. 어렵지는 않다. 단지 뭔가 피부에 와 닿질 않는 모호함때문에 정확히 어떤 말을 하는 것인지 3번을 읽어야 했을 뿐이다. 

  그래서 업무처리방식에 대한 설명이 끝났다면, 그것을 구현할 수 있는 스마트폰용 앱은 무엇이 있고, 어떻게 써야 하고, 저자는 어떻게 평가했는지가 그 내용이다. 따라서 이 3가지 방식에 대한 이야기와 메모관리에 대한 앱의 소개가 끝나면 이 책은 끝난다. 그러니 단순한 앱 소개서는 아니지만 인생이 달라질 정도는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성공하는 사람의 스마트폰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까? 나는 그다지 공감이 가지 않았다. 성공하는 사람은 스마트폰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상황을 이해하는 순발력과 과제를 처리해 가는 실천력이 특별한 것이니까. 

  폰을 이용해서 시간관리와 업무관리를 한다는 발상에 환상을 갖고 계신 분들에 대해 조금 말씀을 드리자면... 서평을 쓰고 있는 지려천박한 나는 별로 도움을 얻지 못했고, 결국에는 그냥 종이 다이어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덕분에 나름 잘 살고 있다. 하지만 다이어리냐, 플래너냐는 결코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런것 쓰지 않아도 성공한 분들을, 나는 몇 트럭쯤 알고 있다. 옆에서 본 소감을 적어보자면, 전혀 계획성 없이 사시는 것 같지만, 그 분들은 그냥 자신의 행동과 의미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고, 적절한 메모지정도로 인생을 잘 꾸려 가신다. 그러니, 플래너나 스마트폰에 환상은 갖지 마시라. 실제로 써보시면 실망만 하실테니. 

  그럼 무슨 근거로 그런 이야기를....? 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말씀드려보겠다. 돌은 던지지 마시길. 앞서 말했듯이, 나는 지려천박한 사람이라 틀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상시적 위기상황이랄까... 

  우선, 스마트폰의 앱을 통해서 시간관리를 하면 뭔가 다를까? 생각하신다면 그냥 알람을 활용하시는 정도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게다가, 종이 수첩에 비해서 입력하는데에 비해 엄청난 공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종이에 1초면 적을 것을 30초는 적어야 한다. 시간에 쫓기는 사람이라면 짜증에 돌아버릴 정도다. 적어도 30배의 속도나 효율이 떨어지니까. 게다가 무지하게 귀찮다. 종이수첩은 금방 확인하고 지우고 호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지만, 폰은 무겁고 귀찮다. 막 굴릴 수도 없고, 일부러 검색해야하고 이것 저것 눌러야 보인다. 그러니까, 거시적 조망이 어렵다는 느낌이었다. 이 부족한 나는. 

  그러면 늘 수첩을 들고 다닐 수 없는데에 반해서 핸드폰은 늘 휴대하니 효용가치가 다르지 않냐고 하실지 모르겠는데... 난 반대라고 느꼈다. 내가 쓰는 수첩은 대략 2개다. 하나는 날짜별 플래너. 하나는 얇고 길다란 주간별 수첩. 평상시에는 이 주간별수첩을 늘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펜이야 어디에든 있을 수 있고 빌릴 수도 있으며, 늘 휴대하는 키짧은 한자루쯤은 있으니까. 하지만 핸드폰은 가끔 놓고 다닌다. 잃어버리기도 겁이 나고, 귀찮다. 집중력을 방해하는 원흉이기도 하다. 난 별로 절실하지도 진지하지 않은 이야기로 내 시간을 빼앗기는 것이 가장 싫다. 그래서 곰곰히 일정을 검토하고 과제를 수행할 때에는 나는 수첩이 더 좋았다. 보다 밀도 있달까... 

  시간관리는 내가 20살 때부터 늘 한결같이 관심을 가져온 분야이다. 아마 여자에 관한 관심 외에는('시크릿'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여자가 되지 않은 것이 기적일지도 모른다) 이토록 진지하고도 오랜 관심이란 내 인생에서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하여, 이 시간관리라는 것을 늘 향상시키고자 애써 온 탓에 나는 나름 나만의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다. 덕분에 난 그냥 지금 그럭 저럭 지낸다. 그간 시간관리에 대한 책은 국내외의 것을 가리지 않고 안읽어 본 것이 없었고, 안사본 다이어리나 플래너도 없었다. 지금 서재에 굴러다니는 플래너만 해도 종류별로 5개이다. 당연히, 프랭클린 플래너도 있다. 하지만, 난 사용하지 않는다(이미 한참 지난 해의 것이니 달라고 멜은 보내지 말아 주시길.. 10여년 전에 어떤 인터넷 서점에 외국어 학습 서적관련해서 서평을 한동안 주저리 주저리 수십여건 쓰고 나니 다 보셨으면 파시라는 메일에 제법 시달렸다). 폰으로도, 랩탑으로도 시간관리를 다 해본 난 나는, 그냥 '수첩'을 쓴다. 이 6000원과 3000원 가량의 수첩이, 나는 프랭클린 플래너 보다 좋았다. 게다가 그런 폭리의 야만이 싫었다. 꼭 프랭클린 플래너만 써야 인생이 가치성을 갖는 것은 아니니까. 그래서 나는, 스마트폰이든, 플래너 이든, 그런 소품에 인생이 달라진다고는 굳이 믿지 않는다. 경험상. 

  스마트 폰에 대해서 나는 그다지 효용을 못느낀다. 보안이 취약한 장난감 정도랄까? 사실 영업사원이나 보험사원이 아닌다음에야, 그렇게 스마트폰이 꼭 필요한지 난 이해할 수 없었다. 보안은 무엇보다 중요하니까. 게다가 입력시간의 무모함은 사람을 질리게 만든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스마트 폰의 시간관리 관련된 앱과 사용방법에 대해서 쓰고 있을 뿐이다. 달리 특별한 것은 없다. 스마트폰으로 뭔가 '최첨단'적으로다가 '쎄련'되게 시간관리를 해 보고싶은 환상이 있으신 분들께 나름의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폰으로 시간관리를 한다는 것에 깊고도 격렬한 회의를 느껴 지금은 종이수첩을 쓰고 있다. 다 해보니, 그냥 시간이 아까웠다. 게다가 불편했다. 경악스러울 만큼. 종이에 적는 것이, 차라리 속편하고 자유로웠으니까. 뭐... 스마트 폰이든 종이 플래너이든, 그런 도구만으로 인생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상황을 인식할 수 있는 배경지식과 과제를 성취할 수 있는 수행력이다. 그것이 인생을 바꾸는 것이지, 게으른 자의 스마트폰으로는 월별요금만 많이 나갈 뿐이다. 그게 인생이 아닐까?^^;; 

 

그리고 진짜 끝으로... 성공하는 사람들은 유전자가 특별할 뿐이다. 그게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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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으로명상을가져오는법, 성공하는사람의스마트폰엔뭔가특별한것이있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주세요
삶으로 명상을 가져오는 법 -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하루 15분의 기술
이강언 지음 / 고즈윈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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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를 쓰면서 혼자 되뇌이고 있는 말은, '말조심, 글조심, 말조심, 글조심...' 

  늘 그렇듯,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체성이 조금 모호한 책이다. 

  명상에 대한 책인듯 싶은데, 책의 반은 명상은 좋다는 두서없는 이야기, 그 다음에 명상에 대해서 조금, 그리고 그 다음은 음식과 기초적 요가관련 글 아주 약간. 그리고 끝. 

  명상이 좋다는 이야기와 명상에 대한 내용도 실체적인 면에서 약간 모순이 느껴진다는 인상이 있다. 예를 들어 보라 하시면... 모순이라 느껴져서 모순이라 한 것이온데.... 라고 하면 한대 때리고 싶어질 것이니.... 명상은 좋다는 도입부의 이야기가 사실 책의 반을 차지한다. 총 247페이지에서 130페이지가 도입부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조던의 이야기라던가 박찬호 선수의 이야기라던가를 통해서 명상은 성공에 큰 역할을 한다, 라는 메세지를 담는다. 하지만 후반부에서는 세상의 성공이란 진정한 행복에 있어서 중요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로 마치 뭔가 해탈한 듯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떡밥과 이미지 관리의 차원에서 나타나는 부조화랄까... 

  책의 곳곳에는 저자의 깊은 사색과 경륜에서 풍겨나오는 듯한 깊이보다는 이런 저런 세상의 권위에 기대어 '명상은 좋다고 했잖아~ 거봐, 좋다니까~ 유명대학에서도 좋다잖아~'라고 속삭이는 듯한 느낌이 짙게 흩뿌려 있다. 130페이지의 전혀 중요하지 않은, 상식수준의 이야기를 읽다가 지쳐서 겨우 본론인가 하고 들어간 부분의 명상에 대한 이야기 부분에서도, '호흡은 중요하다', 라고 하면서 담배는 호흡이 필요한 순간에 찾게되는 것 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호흡에 대한 이야기는 이 이야기 정도가 인상적이고 그 외에는 글쎄... 시간을 정해서 지루하지 않게 호흡을 하는 연습을 하라는 초보자를 위한 가이드 정도의 이야기가 전부,라고 느껴졌다. 

  그러면서 명상에 대한 이야기가 좀 더 본격적으로 나오려나 했더니... 명상 이야기는 어느새 시작과 함께 요가와 식이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 버린다. '철들자 노망',이라는 속담이 떠올랐다. 아이구야... 

  사람 몸에 음식이 중요하고 인스턴트 식품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기 위해서 굳이 책을 사서까지 읽어야만 알 수 있는 것이었는지에 대한 의혹과 요가에 대한 이야기도 뭔가 겉돌다 뜬금없이 끝나버린 독서에서 나는 당혹스러웠다. 이 책은 정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하면서...  

  심신이 괴롭고 고통스러워 명상에 눈을 돌릴 때, 인간과의 관계와 자신의 삶에 대해서 혐오를 느껴 명상에서 답을 구하고자 할 때, 과연 '세상 모두가 평화롭기를...'하면서 우아하게 명상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런지도 모르겠고, 자신의 선언문을 생각하며 명상을 시작하자는 것도 또다른 집착으로 인한 번뇌의 시작이 되는건 아닌가 싶었다. 

  금강경 말씀에, '상'을 버리라는 말씀이 있다. 밥상, 책상, 도 아니고, '개근상', '우수상'도 아닌, 자신의 존재가치로서의 이미지를 말한다. 그냥, 있는 그대로 존재를 받아들이고 바라보라는 말씀 비슷한데, 그 깊이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깊어서 나같이 무식한 사람은 함부로 말할 수 없다. 그런데 이 책에서 안내하는 명상에서는 이 '상'이 너무 짙게 느껴졌다. 글쎄... 부처님 가르치심 따라 매일 참선하고 큰스님께 혼나가며 수행하고자 애쓰며 살아온 내 지난 인생의 세월이 너무 가벼운지는 몰라도 적어도 한참 부족한 나는 그렇게 느꼈다.

  물론, 종교서적이 아닌 다음에야 법구경이나 숫타니파타를 통한 이야기를 하기도 껄끄러웠을 것이고, 목숨을 걸고 해야 하는 화두수행에 대해서 말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그와 더불어 명상에 대한 이야기도 빠져있다. 적어도 내가 큰스님께 혼나며 익혔던 명상으로는 그렇다. 

   명상하면 성공한다니까~ 라는 느낌으로 다가온 책은, 그 명상 자체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고 끝났다. 그렇다면 서평을 써야 하는 나는 이 책에 대해서 무얼써야 하는걸까... 저자께서는 무척 애쓰시며 책을 쓰셨을 것이고, 출판사에서는 책의 반응에 대해서 굉장히 예민할텐데... 그 고민으로 난 3일을 깊이 명상해야 했다. 이것이었을까? 이 책의 숨은 뜻은 명상을 직접 체험하게 해 주려는 의도였던가? 하면서...

  성공을 갈망하는 사람에게 이 책은 한가롭다. 그래서 답답할 것이다. 반면, 이미 성공한 사람의 공허감에게 이 책은 시시하다. 그래서 또한 답답할 것이다. 그리고 참선수행을 익히는 재가신도들에게 역시 이 책의 명상내용은 거북하다. 그래서 결국 답답할 것이다. 

  명상은, 결코 책을 보거나 혼자 자기 깝냥으로는 바르게 깊어질 수 없다는 것이 무식하고 지려천박한 나의 경험적 고백이다. 세상에는 본디, 책을 통해서 배울 수 없는 것이 있기 마련이니까. 명상은 바로 그런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자유와 행복을 위한 과정에서의 명상에는 스승이 필요하다. 삿된 수행에는 죽비로 후려쳐주시고, 바른 수행 끝에는 차를 한잔 내려 주실 그런 훌륭한 스승이 필요하다. 그래야 자세부터 시작해서 마음공부까지 바르게 한발 한발 나아갈 수 있다. 하지만 그 많은 명상에 대한 담론을, 나는 이 책에서 결국 찾지 못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명상의 필요를 절실히 느껴서 지금 이 책을 알아보고 계시는 분들께 한가지 명상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어쩔 수 없이 이런 극찬과 거리가 먼 글을 써야 하는 죄스런 마음에. 

  간단하게 말해서. 하루 30분 정도만 108배를 해 보시라. 그냥 천천히 108배의 리듬에 호흡을 맡기시고 천천히. 기독교 신자시라고 해도 절하는 것을 나쁘게 생각하시진 않으셨으면 좋겠다. 불가에서의 '절'이란, 불상 앞에서 복을 빌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상을 버리고 집착을 버리고자 하는 수행의 방편일 뿐이니까. 우상숭배는 결코 아니다. 불가에서는 불상이 십자가만큼의 절대성을 갖지 않는다. 그러니 절하는 것에 오해는 마시길.108배를 하시며 마음을 비우고 몸을 비우는 과정이 거룩하시고 존귀하신 하나님에 대한 배교행위는 절대 되지 않을 것이다. 죄사함을 위해서 십자가에 못박히신 주님의 복음은 아직 유효한 것이니까. 그리고 주님을 영접한 마당에, 은혜를 값없이 주시는 아바 아버지께서 그런것 이해못하실 분은 절대 아니시니까. 

  명상은 그냥 '해야' 하는 실천이다. 책을 아무리 100권 넘게 읽어도, 한번 가부좌틀고 앉아 조용히 자신을 바라보는 1분만 못하다. 명상이 필요하시다면, 일단은 108배부터 자연스럽게 호흡하시며 시작해 보시는 것이 어떨까 하고 권해본다. 그런 실천 앞에. 명상도서란 사실 빛을 잃기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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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속도를 늦추어라/위험한 관계학>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위험한 관계학 - 상처투성이 인간관계를 되돌리는 촌철살인 심리진단
송형석 지음 / 청림출판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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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재미있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의 미덕은 재미있다는 것이다. 정말이다. 재미있다. 

이 책을 읽을만한 장소의 추천으로는... 지하철과 짜투리시간 어디에서든 이다. 그만큼 집중력을 잘 유도하면서도, 장시간 기승전결을 놓치지 않아야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 어느 토막을 봐도 저자의 글에 쉽게 초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서의 간극이 제법 되는 토막독서를 한다고 해도, 전혀 지장이 없다는 장점이 또한 훌륭하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일단은 직설적이고 속 시원한 글담에, 현상만 나열할 뿐 해결책을 달리 제시하는 부분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저자가 무척 영리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중고등학교 애국조회도 아니고... 그 시절 교장선생님의 안드로메다 일장훈시를 귀에 담을 사람이 없었던 것과 같은 이유에서였다. 이렇고 저렇고 잘난척하면서 윽박질러봤자,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거슬리기만 한다.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고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인간간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나'를 이해하기 위한 책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다. 현대사회에서 가장 골치아픈 것이 인간관계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은 무례하다. 뿐만 아니라 고집세고 자기생각만을 강요할 뿐, 도무지 의견을 교환할 줄 모른다. 정말 에브리바디 잘났다. 겸손도 모르고 감사도 모른다. 아는 것은 불평과 요구 뿐이다. 그런 주제에 맨날 '소통'들을 운운한다. 그런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거울이라도 가져다 주고 싶은 심정이 된다. 그런 인간들 사이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노라면 무인도에서 혼자 책이나 실컷 읽으며 살고 싶은 심정이 될 때가 많다. 결국 상처주고 지치게 하는 것은 인간이니까.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우리 모두에게 서로에 대한 이해의 장을 열어준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다시금 돌아보고 '똑바로 살' 길을 생각하게 해 준다. 그래서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타인을 포용하고 타인에게 포용될 수 있는 자신을 만들 수 있도록 해 준다. 물론, 그래도 참을성은 필요하겠지만. 당연한 말이 되겠지만, 저자가 요술쟁이가 아닌 다음에야 단순히 이 책을 돈주고 사서 읽었다고만 해서 갑자기 대인관계 기술이 월등해 지지는 않는다. 세일즈 기술 책도 아니고 말이지. 사람을 상대하는 특별한 기술을 언급하고 있는 책이 아니란 말씀. 하지만 그것이 이 책의 탁월함이다.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게 해 주므로. 결국 읽고 생각하고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책이니까.

이 책은 원초적인 관계에서부터 사회적인 관계의 순으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간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글의 전개는 재미있다. 전혀 부담이 없다. 정말 유쾌한 라디오 진행을 듣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이다. 아이돌이나 막다른 곳에 다다른 듯한 방송인이 나와서 소음공해로 전파를 낭비하는 그런것 말고. 글은 재미 있지만 분석은 예리하다. 사례 중심으로 풀어나가 이해 역시 쉽다. 하지만 먼저 말했듯, 그래서 이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한다. 라는 말은 안한다. 그냥 사례에 주어진 개개인의 심리와 관계에 대해서 분석할 뿐이다. 처음에는 이상했다. '그래서? 어쩌라는...' 문제는 주는데 답을 주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그 부분이 이 책의 탁월한 부분이다. 책을 읽어가면서 곰곰히 생각해 본다면 답은 나온다. 스스로 생각을 하게 하고, 스스로 가장 타당하다 생각되는 답을 찾아 내는 것. 그것이 이 책의 강점이기도 하다. 

하나의 테마는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주어진다. 정말, '딱 좋은'분량 정도이다. 같은 꽃노래도 지나치게 계속되면 지겹기 마련이니까. 주제의 전개는 이렇다. [부모와의 관계 => 조부모와의 관계 => 선후배와의 관계 => 이성과의 관계 => 기타의 관계] 참으로 존재론적 고찰 되시겠다. 

그리고 저자는 독자에게 카운터 펀치를 준비한다. 마지막 3부에서 '타인과 잘지내는 관계의 특별한 기술', 이라는 목차를 통해 소소하게 응용할 수 있을 만한 관계의 기술을 모아서 한방에 전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좀 과격하다는 느낌도 든다. 세련되게 처리하고 유유히 사라지기 보다는, 찐하게 터트려서 속이 후련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이 쪽이 더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지도 모르지만. 

처음 제목을 대했을 때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었지만, 그런 생각은 5분이 지나기도 전에 없어졌다. 참으로 필력이 탁월하신 의사선생님이시라는 생각이 든다. 재미없을 법도 한 이야기를 이렇게 풀어나가시는 것을 보면. 이 책을 보면서 중간 중간 뜨끔 뜨끔한 부분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건 아마도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다. 적어도 '심리'를 바탕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인간이라면. 

이 책은 좋은 책이다. 하지만 매우 깊이있고 전문적이지는 않다. 입문서 정도를 생각하시면 되겠다. 당연하다. 대중적인 책을 쓰면서 누가 전문지식을 남발한단 말인가? 일반적인 독자라면 전문용어를 쓰며 파고드는 책을 보며 질리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다구. 이 책을 통해 심리와 관계를 보다 면밀히 고찰하고자 하신다면 그에 도움이 될 법한 전문서적은 쎄고 쎘다. 이런 대중교양서적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가볍지만 유용한 정보를 얻는 것인데, 이 책은 그런 필요를 충분히 잘 충족시켜 주고 있다. 

이 책을 보면서 나와 나 자신의 주위를 보다 컴팩트하게 이해하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찾았다. 책이 영상물과 다른 것은, 읽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면, 이 책은 그 점에 충실하다. 게다가 재미까지 있으니 중간에 포기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참 좋다.  

저자의 전작으로는 '위험한 심리학'이라는 책이 있는 모양인지라, 간혹 그 책의 내용에 대해 살짝 한 두번 정도 언급하는 대목이 나온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전작도 한번 읽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만큼 잘 씌인 책이라 저자에게 믿음이 간다.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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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속도를 늦추어라/위험한 관계학>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마음의 속도를 늦추어라 - 개정판
에크낫 이스워런 지음, 박웅희 옮김 / 바움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호불호가 명확히 갈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만약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당신께서 제대로 된 불교도이시고 훌륭한 스님들의 법문이나 훌륭한 글들을 접해 오신 재가신도이시라면, 이 책은 시시할 수 있다. 어쩌면 짜증까지 날 수 있다. 하지만, 불교적 문화를 그다지 접해볼 기회가 없으신 분이시라면, 신선하실 수도 있겠다. 어쩌면. 

  우선, 책은 대화체로 서술된 탓에 읽기 쉽다. 하지만 최신간은 아니다. 그냥, 2004년에 나왔던 책을 다시 냈을 뿐이다. 그러니 뭔가 새로운 최신의 자기계발 기술을 찾으시는 분들이시라면 실망하실 수도 있다. 내용면에서는 뭔가 쫓기고 사는 듯한 우리네 현실에 있어서 명상과 마음공부를 통해 떠밀려 사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나로서의 삶을 살아가자는 정도의... 굳이 요약을 해 보자면 그 정도의 내용을 담고 있다. 불교도라면, 역시 늘 듣던 이야기 중에서도 아주 입문적이고 기초적인 수준의 겉핥기 정도라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 

 저자는 인도인이고 미국에서 공부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관념에 빠져버린 듯한 노교수가 연상되었다고 하면 조금 무례일런지도.. 하지만 느낀 것은 솔찍히 쓰기로 알라딘한테 약속했으니까. 

  그럼, 왜 그렇게 느꼈는가? 대체로 학교에서 공부만 한 뒤에 강단에 서는 사람들은 자신의 세계에 갇혀있는 경우가 많다. 남의 얘기가 아니다. 자아비판이니까. 그래서 늘 자신을 경계하고 철 좀 들자고 항상 자기반성을 하면서 산다. 뭐, 대신 산전수전 겪은 인간들만큼은 음험하지 않으니 그리 한심한 것만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학교에서 학위과정에만 있었던 사람들은 경제와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이 얼마나 음모와 배신으로 복잡한지, 자기 의지로 끌고 나갈 수 있는 영역이 얼마나 협소한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나도 대학원시절까지만 해도 내가 사는 세상에, 내가 생각하는 것이 전부일 줄 알았으니까. 그래서 그 시절의 나는, 읽고 읽고 또 읽었다. 잠을 자지 않고 읽었고 번역했고 암기했다. 참으로 낭만적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책많이 읽고 영어 불어 독어잘하면 훌륭한 줄로 알았던 순박한 헛똑똑이였달까... 하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다. 숨쉬고 살면서 접하는 것이 전부 그것 뿐이니까, 자신이 겪어보지 못한 일은 알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인간이라 그렇다. 내 얘기다.

 물론, 저자에게 트집을 잡는 것은 아니다. 도움이 되는 이야기도 제법 있다. 시간에 쫓기지 않기 위해서는 매사에 한발 앞서 준비함으로써 여유를 찾으라는 말씀이나 책을 스킵만 하지 말고 숙독하라거나, 조급증에 너무 휘둘리지 말아라같은... 유용한 지적도 해 주신다. 한번에 한가지만 해야 한다거나 지나치게 속도가 올라가면 통제가 되지 않는다거나, 통제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부정적인 감정만 남을 수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해 주시기도 한다. 당연히, 지극히 옳은말씀!!! 그런부분은 절대 지지한다. 일찍 일어나는 일도, 책은 곰곰히 생각하며 깊이있게 숙독해야 한다는 것도 참으로 참으로 맞는 말씀이다.  

  저자는 스스로 자신께서 깊은 사색과 지혜로 인생진리를 깨달으신 '구루'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하지만, 생업을 위해서 위험에 내몰리는 인생을 과연 얼마나 이해하고 계신지는 모르겠다. 소위, 88만원세대의 절박함을 아실리는 없겠지.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서 빨리 빨리를 연발하며 하루에 투잡을 뛰어야 하는 우리네 가장들을 이해하시기도 어렵겠지. 과부하가 걸리든 말든 해야할 일은 산처럼 쌓여 야근에 스트레스에 수면부족에 시달려야 하는 우리네 인생사도 듣보잡 딴나라 이야기이시겠지. 물론, 미쿡에 계신 인도인'구루'시니까. 

 이 책은 낭만적이다. 선생님께서는 스트레스와 폭풍을 즐기며 우리가 강하게 성장하길 그윽한 목소리로 권고해주고 계시지만, 사회안전망 밖으로 내몰리는 현실 속의 당사자는 스트레스와 폭풍으로 인해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2011년 한국사회에서 생존문제로 위협을 느끼며 감당해야 하는 스트레스는,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강도보다는 조금 과하게 쎄지 않을까 싶다. 

그냥 재미삼아 성격상 빨리 빨리를 외치면서 스트레스받고 쫓기듯 사는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해본다. 문제는 먹고 살아야 하는 것이 죄다. 누구나 종신교수직이 보장된다면, 세상을 조금 더 따스하게 바라보며 마음의 속도를 한없이 한없이 늦추고 싶다는 말을 할 수 있다. 아니, 아니. 뭐가 된다면 할 수 있다, 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바보가 아닌이상, 부자가 되면 행복해 질 수 있어, 라는 말 따위가 진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당연히, 행복은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할 때에 가능한 것이고 인생은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다. 마음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것은 지금도 가능하다. 꼭 무엇이 되어야만 가능하다는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네 인생사에 외부적 한계란 아주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 아닐까 하는 점이다. 물론, 내가 바뀌면 세상의 의미도 바뀌기 마련이다. 하지만 다달이 빠져야 하는 공과금이나 입에 들어가야 하는 밥값은 변하지 않는다. 요는, 세상의 속도에 맞추지 못하면, 굶어야 하는 현실도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존경하고 사랑해 마지않는 우리 '에크낫 이스위런'선생님의 말씀이 마음에 너무나 와 닿으면서 무조건 고개가 끄덕여진다고 하기는 아니라고 하기도 어렵지만 아닌것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하기엔 어려움도 없지않은 적지않은 미묘한 면도 있었다. 

하지만 쫓기며 산다고 양보도 못하고 마음의 여유가 없이 사는 것은 품격의 문제다. 시간에 쫓기고 성과에 쫓겨도, 품성과 품격에 따라 양보도 할 수 있고 배려도 할 수 있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자신의 삶을 한번 돌아보기에는 좋은 책이다. 적어도 우리가 인간답게 살기 위한 조건 중 몇가지에 대해서는 생각하게 하니까. 그게 어디냐. 아무 생각없이 사는 인간이 대한민국에 9할 이상인데. 

인생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책은, 짧은 소견으로는 2종류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한다. 하나는 개인적 경험과 사회적 객관성을 갖고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책. 또 하나는 좁은 세계를 살아온 자기 경험을 전부라고 생각해서 자신이 다른 이들보다 많이 알고 있다는 우월감으로 이렇게 살아라 하고 당위적으로 가르치려 하는 책.  

자기계발서를 뒤적이는 이유는 딱 한가지이다. 적어도 지금보다는 잘 살고 싶어서이다. 지금보다는 꿈에 더 가까이 가고 싶어서. 지금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돈을 벌고 싶어서. 지금보다는 휠씬 더 행복해지고 싶어서이다. 행복에 있어서 내적 변화는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요한 과제이다. 스크루지를 생각하면 더 그렇다. 그러게 우리 찰스 디킨스 형님께서는 알고 계셨던 것이다. 인간은 내적 변화로 얼마나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는지를. 이 책은 그런 내적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자각없이 쫓기며 사는 우리들에게 스스로의 인생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거기까지이다. 거기서 한발짝만 더 나아갔더라면, 이 책은 깊은 감동을 몇 배는 더할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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