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미치거나 혹은 미쳤거나 (암시랑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5785271</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사회을 향한 시선은 시크하지만 사람을 향할 때는 한없이 따뜻한 작가의 글을 사랑하는 사람. 그러니 그런 글을 쓰고 싶은 사람.</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Wed, 14 Oct 2026 05:13:29 +0900</lastBuildDate><image><title>암시랑</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257852714759673.png</url><link>https://blog.aladin.co.kr/725785271</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암시랑</description></image><item><author>암시랑</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자기계발] 무례력 | 너 변했다,는 말은 잘하고 있다는 뜻?! - [무례력 - 나를 지키는 가장 똑똑한 까칠함]</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5785271/17536427</link><pubDate>Fri, 25 Sep 2026 17:2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5785271/1753642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02131278&TPaperId=1753642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95/28/coveroff/k902131278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02131278&TPaperId=1753642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무례력 - 나를 지키는 가장 똑똑한 까칠함</a><br/>필로소피랩 지음 / 각주 / 2026년 09월<br/></td></tr></table><br/><br><br>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어릴 땐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던 극외향적 인싸였다. 쉰이 넘어가면서부터였거나 아니면 스물하나, 몸이 불편해진 다음부터였을지도 모르겠다.<br>열심히 근면 성실하게 그냥 배운 대로 살던 대로 사는 게 정답이라 생각했다. 미처 관계에 떠밀리고 있던 걸 눈치를 채지 못했던 이유였는지도 모르겠다. 점차 나는 관계가 아주 미숙한 사람이 돼버렸다. 이 책의 제목에 꽤나 두근댔던 이유다.<br>이 책의 저자는 필로소피랩(Philosophy Lab)이라는 철학을 실험하고 가공하는 콘텐츠 연구소다. 시대를 관통해 온 생각을 오늘의 삶에 쓸 수 있는 도구로 풀어 내는 콘텐츠 연구소라나? 아무튼 이들은 위로보다 '판단의 기준'을, 좋은 말보다 '쓸모 있는 말'을 기준으로 독자가 오늘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실전 심리 처방을 한다. &lt;초역 명상록&gt;, &lt;초역 자기신뢰&gt;, &lt;번뇌를 종료합니다&gt;를 펴냈다.<br><br><br>저자는 무례에 앞서 거절이 두려운 이유와 함께 '좋은 사람'을 추구하려는 경향을 인간의 무리에서 떨어져서는 살 수 없는 종이라는 진화의 유전자에서 기인한다고 말하면서, 이런 진화의 결과는 무리에서 소외되고 떨어져 나가게 되는 일은 생존과 직결된 일이라고 덧붙인다.<br>이렇게 유전자에 각인된 본능은 현대 사회로 이어져 '먹고살아야' 하는 직장을 비롯한 모든 관계에서 '거절'로 인한 무리 이탈을 초래하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으로 연결된다는 설명은 꽤나 설득력 있다. 사실, 우리는 웬만하면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시달리며 사는 게 속 편하지 않은가.<br>읽다 보면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한데 하다. "왜 나는 늘 호구가 되지"라거나 "호의를 베풀다가 손해만 보네?"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보통의 사람이 혹 할만한 내용이고 대부분의 사람은 거절을 배워본 적이 없었으니까.<br>그런데 아주아주 다행스럽게도 저자는 이런 문제의 원인을 '내'가 아니라 관계의 '구조'에서 찾는다. 예를 들면, 호의로 한 번 들어준 부탁이 다음 부탁의 기준선이 되고, 상대는 당신의 배려에 감사하는 대신 '어디까지 요구해도 되는지'를 학습하는 구조를 만든다는 것이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지 않은가, 호의를 이용하는 구조라니.<br>저자는 호구·민폐·빌런·전략적 무례력자, 네 가지 유형으로 자가 진단을 돕고, 거절이 왜 어려운지에 대한 메커니즘을 뇌과학과 심리학을 동원해 설명한다. 이를 통해 독자 스스로 주제 파악을 하게 하고 적재적소에 써먹을 수 있는 실전 대응법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선을 긋고, 갑자기 똑똑한 까칠함을 탑재한 독자와 손절한 이들의 상실감을 다독일 방법도 제시한다. 은근 호구나 거절이 어려운 이들에겐 꽤나 실용적이겠다.<br>"라면 한 젓가락만 주실래요?"<br>점심시간, 사발면을 먹으려고만 하면 옆에서 '한 입만'을 거드는 직원이 있다. 물론 친하지도, 그러고 싶지도 않다. 아예 뜯지도 않은 게 있을 때는 하나 주고 말았는데 또 그러니 단칼에 거절했다.<br>"다른 건 몰라도 먹던 거는 안 준다."라고 싫은 티를 팍팍 내면서 거절하는 순간 식사 분위기는 싸해졌다. 순간 '내가 너무 야박했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모른 척 씩씩하게 후루룩거렸다.<br>뭐, 라면 한 젓가락에 그럴 거까지 있나 싶을지 몰라도, 나는 타인과 친함의 밀도를 높이는데 꽤나 시간이 걸리는 타입이라서 누군가 친한 척 밀고 들어오는 태도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게다가 내 쪽에서 먼저 친하게 지내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면 더욱더 그렇다.<br>그런데 이 직원이 그런 사람이었고, 망친 분위기 속에서 밥을 먹어서 결국 소화제를 먹어야 했다. 저자는 이런 무레에 대처하는 힘을 무례력이라 부르자고 제안하는데 손이 달아오를 정도로 박수 치며 공감했다. 나는 거절하는 데도 근육을 키워야 하는 인간관계가 정말 어렵다.<br>35쪽<br>"존중은 구걸해서 얻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그어 둔 경계의 선명함만큼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다." 45쪽<br>인간관계에서 '결계'가 아닌 '경계'라는 의미를 확인시키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타인이 무례하게 선을 넘나드는 꼴을 묵인하는 것보다는 영리한 까칠함이 낫겠다 싶은데, 저자는 그런 독자의 처방을 위해 무례력 검사를 제안한다.<br>질문은 평소 겪고 있거나 충분히 겪을만한 일들에 대해 묻는데, 검사의 실상은 뜨악,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전략적인 무례력자이길 바랐지만, 호구와 민폐 그 어디쯤 위치한 거 같다. 저자는 내게 우울감을 선사했다.<br>뭐, 빌런이 아닌 게 어디냐는 찰나의 생각이 스치긴 했는데 이마저도 읽고 나니 빌런이 아니라는 건 내 착각일 수도 있겠다. 게다가 저자가 지적하는 악의 없는 선의에 시시때때로 당하다 보니 그의 진단을 그냥 넘기기 어려워 꾹꾹 눌러 읽게 된다.<br>다름 아니라 몸이 불편해진 이후 민폐형들에게 자주 노출되는 편이다. 거리에선 말도 없이 휠체어를 훅,하고 밀어준다든지, 식당에 들어서면 묻지도 않고 의자부터 치워버린다든지(의자로 옮겨 앉는 게 좋은 사람도 있다.) 같은 선의로 포장된 배려는 일방적으로 자행되는 폭력처럼 느껴져 힘든 적이 꾀나 많았는데 저자의 이런 날 선 지적이 은근 위로가 된다.<br><br><br>"악의 없는 무지가 만드는 가장 이기적인 영향력인 셈이다." 87쪽<br>이 책이 관계에 취약성을 드러내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것은 단순하게 무례함에 대한 성격 분류만 해놓은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그런 유형에 대해 대처법을 알려준다는 데 있다. 무례한 사람에게 받은 상처에 대한 처방전으로 충분하다.<br>"무례력의 출발점은 거절의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내 패를 함부로 펼쳐 보이지 않는 것, 바로 평정심이다." 113쪽<br>또, 저자는 유명 침대 홍보 문구처럼 관계에서 자신이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는 방법에 가장 핵심적인 것이 "평정심"이라 강조하는데, 도박판에서 패를 함부로 보여주지 않는 것이 승패의 지름길이라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한다.<br>그러고 보니 내가 관계에서 자꾸 밀려나고 스스로 피로해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던 것은 아닐까 깨달았다. 조금만 친절하고 다정한 상대에게는 프로펠러 돌아가듯 정신없이 꼬리를 흔들며 좋아하는 리트리버 성향이 되니 내가 패를 숨길 수가 있을까.<br>155쪽, 158쪽<br>개인적으로 이 책이 관통하는 메시지는 참는 게 능사가 아니고 어디까지 참을 수 있는가에 대한 성찰이 아닌가 싶다. 무조건 까칠해지라는 게 아니라, 인간적인 다정함을 지속할 수 있는 경계를 지켜내는 게 중요하다는 조언이다.<br>모두에게 좋은 사람은 교과서에나 나오는 성인으로 충분하고 현대를 사는 동안에는 손해만 보는 사람은 되지 말 것을 주문한다. 눈물 나게 공감할 수밖에 없다. 관계에 허덕이는 사람이라면 강추한다.<br><br>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95/28/cover150/k902131278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952884</link></image></item><item><author>암시랑</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시] 너의 7월 | 가장 뜨거웠던 계절의 고백 - [너의 7월]</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5785271/17512897</link><pubDate>Sun, 13 Sep 2026 09:5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5785271/1751289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12137750&TPaperId=1751289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063/32/coveroff/k41213775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12137750&TPaperId=1751289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너의 7월</a><br/>강익빈 지음 / 좋은땅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br>올여름처럼 뜨거웠던 적이 있던가. 그래서 연달아 여름에 빠진다. 시는, 특히 사랑은 열병으로 11월에도 온몸이 불덩이로 만드는 마법이 있다. 나는 이 여름, 사랑으로 뜨거울 수 있을까, 했다. 사랑이므로.<br>시인에 대한 소개가 빈약하다. 아니 베일에 싸인 건가? 어쨌든 첫 시집 &lt;어제 했던 말&gt;을 썼다. 기성작가처럼 등단이나 수상 등 이력을 자랑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시를 마주하는 태도를 만든다.<br><br><br>후룩, 읽히지 않고 툭툭 끊어지는 투박함이 있다. 야스리로 갈고 갈아서 매끄럽게 다듬은 듯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좀 삐죽 나온 것도 손으로 만져보며 조심스럽게 읽게 된다. <br>온전히 여름이라 말할 수 있을 때가 오면너에게 달려가 하고 싶은 말너의 7월에 내가 살고 싶다.71쪽, 너의 7월 중<br>시인은 '완전한 여름'을 꿈꾸고 그런 계절이 오면 그리워하던 이에게 서둘러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는다. 가장 뜨거웠던 여름을 어떻게든 붙잡아두려 애쓰고, 한편으로는 각자의 삶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이별을 감각적인 언어로 그려낸다.<br>88쪽190쪽<br>시인이 굳이 '여름'이 아니라 '7월'이라고 했을까. 계절은 흘러가지만 기억에 새겨 넣을 수 있도록 특정한 의미를 살려내려 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공식처럼 뻔한 사랑과 이별일지도 모르지만 뜨거운 여름, 그중에서도 7월이 갖는 짧고 격렬한 계절이 사랑일지도 모른다는 감각이 선명하게 살아있다.<br>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063/32/cover150/k41213775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0633269</link></image></item><item><author>암시랑</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에세이] 착한 판사, 나쁜 판사 | 소년부 판사가 5년 만에 깨달은 것 - [착한 판사, 나쁜 판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5785271/17504962</link><pubDate>Wed, 09 Sep 2026 14: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5785271/1750496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32130339&TPaperId=1750496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20/73/coveroff/k83213033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32130339&TPaperId=1750496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착한 판사, 나쁜 판사</a><br/>류기인 지음 / 펜타클 / 2026년 08월<br/></td></tr></table><br/><br><br>드라마 &lt;소년심판&gt;, &lt;참교육&gt;이 한동안 뜨거웠지만 그다지 내키지 않아서 보지 않았다. 관심은 있지만 아이들의 촉법 범죄와 학교폭력을 자극적으로 시청자에게 '사이다'로만 각인시키는 게 달갑지 않았다.<br>아이들의 비행을 눈에 담지 못할 정도로 극악무도하게 만들고, 해결한다면서 또 다른 폭력이 난무한다. 시청자는 폭력으로 제압되는 비행 청소년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대리만족이랄까…. 그 안에 아이들은 없고 애초에 범죄자만 있는 것 같아 예고편만으로도 아주 불편해지던 드라마였다.<br>이 책은 그런 아이들을 다루는(?) 소년법정 판사의 이야기다.<br>사법연수원 29기 출신의 류기인 판사는 처음부터 법원 엘리트 코스를 밟은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실무 경력을 쌓은 뒤 판사로 임용됐다. 그런 이력이 사건 기록 너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는 태도의 밑바탕이 됐다. 2020년에는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장을 거쳐 2022년 2월부터는 전국에서 소년보호사건이 가장 많이 몰리는 창원지방법원 소년부 부장판사를 맡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으며, 판결문 한 장만으로는 아이의 삶을 바꿀 수 없다는 지론으로, 판사와 국선보조인, 법원 직원 등 이른바 어른과 보호 처분을 받은 소년과 1 대 1로 짝을 이루어 함께 걷는 '걷기학교'를 직접 만들어 운영한다.<br><br><br>저자는 '선처'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오늘 벌어진 비행이 내일 더 큰 비행으로 자라나지 않게 막아보려는 마지막 시도"라고. 법의 한계를 교묘히 이용하는 아이들의 현실은 방관 혹은 포기한 부모, 혹시 모를 불똥을 피하려는 학교와 교사 사이에서 아이들의 비행은 끝도 없이 치솟고 결국 인생이 추락하고 나서야 멈추는 게 보통 아닐까.<br>57쪽<br>이런 아이들의 보호 처분이 10단계나 있다는 것도, 판사가 아이들이 법정을 나선 후 있어야 할 환경까지 두루 살핀다는 것도 이제야 알았다.<br>이 책은 저자가 소년부에서 보낸 5년의 기록이다. 가급적 아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려 애썼던 초창기 마음과는 달리 법정에서 재차 마주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조금씩 변화하는 마음이 무겁게 느껴진다. '냉정한 선처', 때로는 소년원에 보내는 무거운 처분이야말로 벼랑 끝으로 치닫는 아이의 삶을 멈춰 세우는 진짜 선처일 수 있다는 깨달음으로 '아이를 쉽게 포기하지 않되, 잘못을 가볍게 넘기지도 않는다.' 신념을 세운다.<br>이와 관련해 판결 이후 달라져 가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담겨있다. 소년원에서 제빵을 배우던 한 아이의 편지부터 학교폭력 피해를 겪고도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의 또래를 위해 모아둔 용돈 200만 원을 선뜻 내놓은 열다섯 살 아이의 사연까지 곳곳에서 마음을 흔드는 아이들을 만난다.<br>좋아하는 만화책을 읽는 것 마냥 정신없이 빠져 읽다가 픽, 하고 웃었다. 이 양반이 아무리 판사라지만 세상 물정을 이리도 모르다니. 술을 사다 달라는 중학생에게 꼰대 노릇한 이야기는 순간 이 양반이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 싶었다. 요즘 아이들 무서운 걸 모르다니. 아슬아슬한 판사다.<br>"아이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조금은 덜 무거웠으면 좋겠다." 113쪽<br>아이들과 걷기 학교와 평산 책방을 통해 기적 같은 변화를 보이는 이야기에 마음이 찡했다. 저자가 말하는 집이 꼭 가정이 아니라도 그곳만이 주는 따뜻함이 있는 곳이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다. 그곳에서는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는 온기가 가득했으면 하는 소망도 함께.<br>아이들 이야기와 함께 결코 자랑할 수 없는 전국 1위의 업무량을 털어놓는데 그의 영혼도 함께 털리는 고단함이 활자에 고스란히 담겨서 이래도 되나 싶다. 봐야 할 환자가 밀려드니 어쩔 수 없다는 의사의 1분 진료 컷과 별반 다르지 않은가. 그나저나 의사들은 입만 열면 업무량이 과중해 죽겠다고 볼멘소리를 해대면서 의사를 늘리자고 하면 왜 죽기 살기로 반대를 하는 걸까? 법조인도 그러나?<br>136쪽<br>"법대 위에서 사건의 시작과 끝을 모두 마주하는 판사의 역할은 그 분노를 기계적으로 집행하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소년재판의 궁극적인 목적은 당장의 응징을 넘어, 이 아이가 다시는 다른 사람의 삶을 망가뜨리지 않는 평범한 이웃으로 자라나도록 어디까지 개입할 것인지 고민하는 데 있다." 181쪽<br>그리고 인공지능이 고도화되면서 사라질 직업에 늘 빠지지 않는 직업이 판사인데, 한 사람의 인생이 결판나는 판결이 아이에 대한 이해와 진심 없이 과연 판례라는 데이터로만 결정돼도 되는가라는 질문이 뇌리에 길게 남는다.<br>이 책이 궁극적으로 독자에게 건네는 것은 판결은 제목처럼 이분법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를 무조건 봐주는 것이 착한 판결도 아니고, 무겁게 처분하는 것도 나쁜 판결도 아니라는 것. 또 비행의 길로 내몰린 아이들 뒤에는 대개 방치하거나 억압한 어른들이 있으며, 진짜 선의는 아이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잘못 앞에서 눈 감지 않는, 심판보다 동행이 먼저라는 것을 담는다.<br>읽으면서 다행이다 싶은 것 하나는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눈 인간과 재판 거래하는 모 판사나, 정치적 욕망 가득한 모 대법원장 같은 판사만 있는 건 아니라는 믿음을 갖게 된 책이기도 하다.<br>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20/73/cover150/k83213033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207362</link></image></item><item><author>암시랑</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에세이] 여름, 안부 | 당신의 여름은 안녕하신가요? - [여름, 안부 - 쉽게 미워하고 오래 사랑하는 계절에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5785271/17488746</link><pubDate>Wed, 02 Sep 2026 11:1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5785271/1748874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12130033&TPaperId=1748874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99/81/coveroff/k51213003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12130033&TPaperId=1748874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여름, 안부 - 쉽게 미워하고 오래 사랑하는 계절에게</a><br/>백가희 지음 / 클랩북스 / 2026년 08월<br/></td></tr></table><br/><br><br>며칠 전, 처서가 지났다. 그제야 도착한 여름 책을 들고 이 책을 왜 신청했더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제목을 보고 여름은 안부를 묻기 좋은 계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이유가 생각났다.<br>백가희 작가는 &lt;당신이 빛이라면&gt;, &lt;간격의 미&gt;, &lt;너의 계절&gt;, &lt;누군가는 사랑을 말해야 하지 않을까&gt;, &lt;이토록 사랑스러운 삶과 연애하기&gt;까지, 데뷔 이후 사랑과 이별, 관계라는 주제로 꾸준히 글을 써오고 있으며, 케이팝부터 수영, 야구까지 좋아하는 것에서 얻은 인생의 통찰, 완주를 풀어내는 입체적인 인물이다.<br><br><br>"뜨거웠던 모든 시절 혹은 모든 것들이 여름이었다"라는 그의 말에 괜히 내게도 뜨거웠던 것들이 있었나, 하며 기억을 헤집어 보기 시작했다. 까무잡잡하게 변색된 두툼한 어깨를 다 드러내는 민소매를 입고 시종일관 뛰어다니길 좋아했던 여름, 송골송골 맺히는 것보다 흘러내릴 정도의 땀을 좋아했던 때가 내게도 있었다.<br>뜨겁게 달궈진 여름을 좋아하고 사랑을 예찬하는 이의 글치고는 꽤 침잠하게 한다. 뭐, 사랑이 애틋이나 달달 그런 감각만 존재하는 건 이닐지 몰라도 그의 사랑은 반음 내린 것 같으면서도 마구 서글프지도 않아서 애매하달까.<br>개인적으로 세상을 시크하게 바라보는 시선, 과하지 않게 슬픔이 묻어나거나 반음 정도 내려선 감각을 가진 문장을 좋아하는데 이 작가의 문장도 그랬다.<br>이 책은 어쩌면 감정이 쉽게 도드라지는 계절, '여름'을 관통하는 44편의 산문이 담겼다. 무언가를 오래 미워하다 보면, 정작 왜 미워했는지조차 잊게 된다는 고백을 시작으로 그에게 여름은 오랫동안 그런 대상이었다. '미움', '나', '당신', '안부'를 주제로 감정,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계절을 관통한다.<br>작가는 영화 &lt;소공녀&gt;의 미소를 보면서 "저렇게 살면 좋을까 싶다가도 이내 알게 된다. 저렇게 살고 싶어 하는 나를."이라며 자신의 삶을 반추하는데 또 그런 작가를 보며 나는 작가를 투영한다.<br>저렇게,라는 삶의 태도에 대해 작가가 어떤 의미를 담았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보통 한심하게 바라보는 게 아니라는 건 느낄 수수 있어서 조금은 괜찮은 사람이겠다고 내 마음 내키는 대로 생각한다. 나 역시 '저렇게' 사는 미소가 자유롭고 뭔가 자기를 위할 줄 아는 사람 같달까. 대부분이 결핍으로 채워진 삶에서 위스키 대신 집을 포기할 수 있는 깡다구는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건 아닐 테니.<br>"어떤 용기는 자신의 안에서보다 남들의 말 사이에서 더 결속 력을 다지고 단단해질 때도 있으니까요. 물론 내부에서 잘 다져진 용기의 밑동을 가진 채로 말입니다." 91쪽<br>작가가 사람 간에 배려는 자신의 환상 속에나 존재하는 것이라며, 단정적으로 희망을 포기하는 선택을 했다며 타인 삶에 관심이 없어진 시대를 아파한다. 나아가 누군가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는 비관에는 염세를 토핑 하듯 뿌리는데, 그런 작가의 심정을 확인하는 사회조사 지표가 있다.<br>&lt;대인 신뢰도&gt;라는 것인데 관계에서 타인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에 대한 지표다. 예를 들면, 길에서 위험에 빠진 자신을 타인이 도와줄 것이라는 믿음이다. 과연 결과는 어떨까? 조사 결과는 열 명 중 네 명은 못 믿고 산다. 심지어 코로나 시기에는 절반 이상은 사람을 못 믿고 살았다. 그래서 &lt;당신을 믿는다&gt;는 감정이 좀 다르게 읽혔다.<br>"여름에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조금 더 쉽게 다음 계절로 흘러갈 수 있을지도 몰라요. 아름답고 충만한 사랑의 틈에서, 여름의 곁에서 잘 머무시길 바랍니다. 쉽지 않을지라도 그럼에도 미워하는 마음 없이 여름과 사랑을 택한 당신을 응원합니다." 180쪽<br>184쪽<br>요즘 유명 장애인 유튜버의 행동을 두고 갑론을박 시끄럽다. 한 마디 보태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는데 작가가 "자유가 아무런 말이나 내뱉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길래, 참기로 했다. 개인 사이의 문제에서 장애가 있다는 것이 무조건 약자의 조건이 아니라는 생각이어서, 이번처럼 개인의 이익을 공공의 이익인 것처럼 포장되는 게 참 불편하다. <br>200쪽<br>이 책은 '여름' 자체보다, 그 계절을 통해 작가는 '사랑'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그저 따뜻하고 좋은 감정만으로 그리지 않으면서, 오히려 사랑은 불편하고 수고스럽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기꺼이 시간을 들이는 일이라고 말한다.<br>그래서 작가의 '안부'는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관계가 끝나거나 멀어진 뒤에도 그 사람의 시간을 계속 궁금해하는 마음이나 미움보다 끝내 사랑을 선택하려는 태도다.<br>일상의 느슨함과 한없이 따뜻한 시선 그리고 살짝 내려앉은 톤의 문체가 어우러져 읽는 내내 느긋한 심박수가 됐다. 마치 그의 말랑이들의 배를 연신 긁어대는 것처럼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다.<br>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하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99/81/cover150/k51213003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998143</link></image></item><item><author>암시랑</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인문] 나민애와 다시 읽는 고전 | 고전이 달라지는, 33가지 이야기 - [나민애와 다시 읽는 고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5785271/17475410</link><pubDate>Thu, 27 Aug 2026 17:1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5785271/1747541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6842X&TPaperId=1747541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59/63/coveroff/892556842x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6842X&TPaperId=1747541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민애와 다시 읽는 고전</a><br/>나민애 지음, EBS 제작팀 기획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08월<br/></td></tr></table><br/><br><br>TV 여기저기에서 등장해 문학을 걸쭉한 입담으로 풀어내며 시청자를 홀리는 그를 보았다. 마치 시장 약장수 같달까? 문학이 이렇게 높은 텐션으로 홀려지는 것도 신기했는데, 그가 나태주 시인의 딸이라는 걸 알고는 더 그랬다.<br>개인적으로 습자지 같은 지식뿐이라 지적 허영심이 많다. 그래서 EBS 교양 프로그램을 자주 보는데 그의 강의가 눈에 띈 건 필연적이었을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시간 핑계로 띄엄띄엄 봤다.<br>이 책의 첫 장을 장식하는 주제, '사랑' 중 단테의 신곡 편을 봤는데 잠깐의 강의로 어마 무시한 내용의 신곡을 정독한 느낌이 들 정도로 핵심이 쏙쏙 귀에 박혔다. 그런데 이 책은 베아트리체와 팡티, 코제트 그리고 퓨리오사, 나우시카로 이어지는 문학의 확장을 보다 보면, 읽고 싶다거나 읽어야겠다는 격한 감정이 동반돼서 겁도 없이 장바구니에 마구 쓸어 넣는 약간의 부작용도 있다.<br><br><br>나민애 교수는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는 모교에서 글쓰기 강의를 맡고 있다. 2007년 &lt;문학사상&gt; 신인평론상으로 등단해 문학평론가로 활동했다. 동아일보에 '시가 깃든 삶'을 10여 년간 연재하며 문학을 대중의 언어로 풀어내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 왔고,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하며 유명세를 치렀다. &lt;책 읽고 글쓰기&gt;, &lt;나민애의 다시 만난 국어&gt;, &lt;단 한 줄만 내 마음에 새긴다고 해도&gt;, &lt;국어 잘하는 아이가 이깁니다&gt; 등이 있다.<br>53쪽<br>이 책은 그의 EBS 교양 프로 &lt;나의 두 번째 교과서&gt; 시즌 3 '다시 만난 문학'에서 강의한 시리즈를 역은 책으로 문학을 비롯해 철학, 심리학까지 고전 작품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방송에서 이야기한 내용 그대로 구어체로 옮겨 놓아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데다, 높은 텐션을 소유한 사람답게 중간중간 개인사를 덧붙여 가며 읽는 이로 하여금 재미에 빠져 읽게 만든다.<br>"만약 제가 작품 세계에 빙의해서 선택권을 갖게 된다 면 차라리 브론스키를 선택할 겁니다. 일단 잘생겼고요. 사랑을 의심하지 않으면 다정한 반려자가 되어 줄 것이고요. 여주인공이 비극적인 선택만 하지 않는다면 조용히 잘 살 것 같아요." 61쪽<br>이 책은 사랑, 악당, 추리, 기이한 생명체, SF, 생태, 광인, 전쟁, 인생 등 우리 삶과 맞닿은 열 가지 주제, 33가지 동서양 고전을 소개한다. 각 강의는 작품의 줄거리뿐만 아니라 시대적 배경과 작가의 삶, 나아가 영화·드라마 같은 동시대 대중문화까지 넘나들며 소개하는 작품이 현시대에 어떻게 변주되고 있는지까지 다룬다.<br>그리고 마지막에는 QR코드로 방송을 다시 보기 할 수 있어 아주 재미와 유익함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교양서다. 방송은 그의 유쾌한 텐션 높은 강의를 들을 수 있어 강추한다.<br><br><br>"읽는 자세가 달라지면 읽히는 메시지도 달라지는 법이다." 93쪽<br>레이첼 카슨이 DDT를 통해 환경 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면 방구차를 통해 시대를 읽는다. 우스운 얘기지만 &lt;돈키호테&gt;와 &lt;광인 일기&gt;의 '미쳤다'는 의미를 짚어내는 내용을 읽으면서, 운영 중인 블로그 제목이 그런 결의 의미를 담고 있어서 내심 뿌듯했다.<br>282쪽<br>사람은 무엇으로 사는지를 물었던 톨스토이나, 삶에서 살 의미를 찾아야 한다던 빅터 프랭클의 이야기에서 생각이 참 많아진다. 나는 도대체 무엇으로, 왜 사는 걸까? 질문만 있고 답이 없는 이 기인한 인생도 참 거시기 하다.<br>그는 이 책을 통해 삶을 고전과 연결되어 보라고 제안한다. 고전은 수백 년 전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시대가 달라도 인간이 던지는 질문은 여전하며, 고전 속 인물을 자신의 감각대로 솔직한 감상을 곁들이고 있어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 아니라 함께 이야기 나누는 독서 모임으로 초대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br>꽤 많은 책을 읽는다는 소릴 듣긴 해도 늘 고전에는 허기를 느끼곤 했는데, 그가 도슨트처럼 재밌게 소개하는 33권의 고전으로 조금은 채워졌다. 아마 30% 법칙에 도전해 보지 않을까? 아무튼 추천한다.<br><br>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59/63/cover150/892556842x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596380</link></image></item><item><author>암시랑</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에세이] 27년 만에 아들이 먼저 물었던 말 | 엄마, 괜찮아요? - [엄마, 괜찮아요?]</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5785271/17434034</link><pubDate>Wed, 05 Aug 2026 17:2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5785271/1743403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0907&TPaperId=1743403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59/36/coveroff/k04213090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0907&TPaperId=1743403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엄마, 괜찮아요?</a><br/>여울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br>장애인복지에 종사한지 십수 년이 지났다. 그동안 아동, 청소년, 성인,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의 발달장애인과 마주쳤지만 그래봐야 하루 24시간, 매일 반복되는 돌봄에 비하면 극히 일부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 고단함을 아는 터라 이 책을 모른체하기 어려웠다.이 책은 엄마에게 '괜찮냐'라고 물어주는 아들의 말이 감동이 될 수 있고, 또 그들이 아무것도 모른다고 단정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신도 공동체에서 살아있음을, 상대의 감정을 살피고 위로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극한 이기주의로 치닫는 세상에서 상대의 감정을 살피고 위로하는 법을 잃어버린 극한의 이기주의가 팽배한 세상에서 어쩌면 우리는 이들의 위로법을 배워야 할지도 모르겠다.<br>작가 여울은 27년 전 아들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으면서 인생의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다. 전국의 치료기관 찾아 이사를 다니고, '치료'의 희망으로 미국으로 날아갔다가 다시 돌아온 후, 발달장애 화가로 활동 중인 아들의 매니저로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언론에 소개됐다. 이후 오디오 북을 제작하고 차곡차곡 쌓은 아들과의 27년의 시간을 담은 '생활인의 기록자'다.<br><br><br>종종 복지관에서 보통의 사람들과는 다른 행동 패턴, 생각과 말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그들과 하이파이브나 허그를 하곤 한다. 그럴 때면 다소 놀란 표정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은연중에 '내가 이런 사람이야'라며 과시했었을 것이다. 또 스스로 전문가라고 자평했었을 테고.<br>그런데 아동을 벗어나 성인이 되면 돌봄 주체는 보호자에서 동거인이 된다는 건 작가 덕분에 알았다. 보호자와 동거인, 어감뿐만 아니라 돌봄의 영역이 확 달라지는 느낌이 들어 생각이 꽤나 많아진다. 아이, 부끄러워졌다.<br>이 책이, 종사자의 입장에서 특히 공감이 많았던 부분은 보통 '장애'하면 극복기를 떠올리는데 작가 역시 아들의 장애를 치료하고 바꾸려고 했던 일들을 고백한다. 하지만 이후 작가가 아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며 함께 성장하는 27년의 과정을 담았다는 것이다.<br>특히 3년 반, 공기도 희박하고 극단적 날씨가 오가는 달나라 같던 미국 생활의 생생한 이야기가 '자폐는 치료가 되는 게 아니라'는 깨달음으로 귀결되는 내용이 숙연하게 했다.<br>또한 작가는 아들을 위해 조건 없이 손을 내밀어 준 많은 사람들을 소개하면서 아들의 삶을 함께 떠받쳐온 사람들을 통해 "혼자가 아니고 우리에게는 온 마을이 필요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하지만 사실 이 문제는 개인의 서사가 아니라 '돌봄'이라는 사회적 문제로서 '돌봄을 가족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있지 않은가'라는 질문으로 확장하게 된다.<br>69쪽<br>"윤이가 왜 이렇게 행복해하는지 아세요?"<br>아들의 전시회가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와주었고 아들은 전시회 내내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 이유를 교수는 작가에게 물었고 작가는 이유를 한참 후에 알게 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유를 모르는 나는 너무 궁금해졌다. 궁금한 걸 못 참는 편인데 잠자리가 편할 리 없다.<br>"사실 윤이는 처음부터 괜찮았다. 단지 그런 윤이를 바라보는 나와 남편이 전혀 괜찮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니 이 말은 나에 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제 자폐아 엄마가 아니고 자폐인의 동거인이라지 않는가. 윤이는 이제 윤이의 길을 갈 것이다." 120쪽<br>마음이 찡, 했다. 아들은 처음부터 27년이 지난 지금까지, 앞으로도 쭉 그럴 것이라는 깨달음. 아들은 처음부터 '그'였다는 것. 굳이 부모든 타인이든 사회든 굳이 그를 바꾸려 할 필요가 없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br>173쪽<br>이 책의 감동 서사는 발달장애를 가진 아들과 함께 이루어낸 '27년'의 무게다. 단순하게 장애 극복도 아니고, 단기간 감정 정리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기록과 통찰이 담겨있다. 바꿀 것은 '아이가 아니라 자신의 시선이었다'는 깨달음과 고백은 돌봄 제공자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이지 않을까.<br>다만 현재 직접적으로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이거나 종사자라면 적잖은 울림이 있겠지만, 그 바깥의 일반 독자라면 '내 이야기'로 느껴지는 건 경험의 부재가 진입장벽이 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언제가 찾아올 돌봄을 생각한다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지점은 분명히 있을 테니 자신 있게 추천한다.<br><br><br><br>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59/36/cover150/k04213090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593600</link></image></item><item><author>암시랑</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자기계발] 왜 내가 쓰는 AI만 멍청해 보일까? | 프롬프트 꿀팁 100개보다 이 책 한 - [왜 내가 쓰는 AI만 멍청해 보일까? - 같은 AI를 써도 결과가 달라지는 진짜 이유]</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5785271/17429913</link><pubDate>Mon, 03 Aug 2026 12:5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5785271/1742991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12130606&TPaperId=1742991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21/69/coveroff/k51213060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12130606&TPaperId=1742991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왜 내가 쓰는 AI만 멍청해 보일까? - 같은 AI를 써도 결과가 달라지는 진짜 이유</a><br/>이한빛 지음 / 생능북스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br>와 씨, 소름 돋았다. 마치 냉동창고에 1시간은 덜덜 떨고 있었다는 착각이 들 만큼. "AI가 먼저 읽어 봤습니다."라는 프롤로그를 읽다 말고 책날개를 들춰봤다. 양팔을 감싼 도도한 자세의 저자가 챘 씨(Chat GPT)에게 시켰다는 문단을 읽으면서 뭐지?라는 불편한 감각이 단전 밑으로 툭, 떨어졌다.<br>5쪽<br><br>"이 책을 다 읽고 나면 AI를 바라보는 방식이 조금 달라질 것이다. 나를 덜 탓하게 되는 게 아니라, 질문을 던지기 전에 한 번 더 멈추게 된다. 그 멈춤이 결과를 바꾼다." 9쪽<br>그동안 몇 권의 AI 관련 책에서 공통적으로 하던 질문의 문제, 프롬프트만 잘 써도 결과는 엄청나게 달라진다는 말을 믿고, 프롬프트 앞에서 몇 번이고 고쳐 쓰면서 씨름하곤 하던 일로 끝날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다.<br>그동안 나는 같은 챗 씨를, 제미 씨를 클로드 씨를 사용한 게 아닌 게 분명하다는 걸 단 한 문장에 깨달아 버렸다. 꽤나 스산한 바람이 갈빗대 사이를 훑으며 지나는 기분이 든다. 같은 AI, 다른 결과의 진짜 이유가 내 무지였다니.<br>저자 이한빛은 연세대학교 언론학 전공후 데이터 분석가로 삼성, LG, 현대 등 다양한 기업들의 데이터 분석 현장 실무를 담당했으며, 현재는 모교에서 AI와 데이터 분석을 연구하고 있다. 언론학으로 다져온 '메시지 전달 감각'과, 기업에서 데이터를 다루며 체득한 실무 감각을 '설명 엔지니어링(Explanation Engineering)'이라는 개념으로 응축했다.<br><br><br>나도 모르게 '평균값'과 '공백'이라는 저자의 말을 공허하게 중얼거린다. 그동안 열심히 머리를 굴려가며 AI에게 고작 평균값을 정리하라고 주문하고 그걸 또 잘 정리된 보고서처럼 활용했다는 게 허탈했다. 결국 내 질문에는 허점보다는 공백이 많았음을 지적당한 느낌이다.<br>나 역시 남들 다 쓴다는 세 가지 AI를 돌려쓰면서 그중에 흡족하진 않지만 그나마 질문 의도(?)와 유사한 대답을 내놓는 평균값 위에서 골라 쓰는 정도로 만족하면서 어쩌면 '얘네들도 아직은 멀었군'이라며 약간의 우월감에 만족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br>저자는 AI 답변의 질 차이가 도구의 성능이나 타고난 질문 센스 때문이 아니라고 말한다. 원인은 사용자가 자신이 필요한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채 정답만 요구해온 태도, 즉 '설명의 공백'에 있다는 것을 확실히 한다.<br>AI는 질문에 공백이 보이면 자기 나름대로 가장 무난한 '평균값'으로 채운다는 설명은 알면서도 당하는 선빵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 책은 흔한 프롬프트 꿀팁 모음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기 전에 나의 조건을 문장으로 구조화하는 '설명 엔지니어링'을 제안한다.<br>이를 통해 질문이 명확히 설계되면 답변의 밀도가 달라진다는 것이 핵심이며, 독자는 AI의 '사용자'에서 결과를 통제하는 '설계자'로 바뀌게 되는 마법이 일어난다.<br>그래서 읽으면서 질문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글이 필요한 목적에 따라 대상이나 내용이 달라져야 하는 조건의 문제임을 확인하게 돼서 저자의 "프롬프트는 질문이 아니라 조건이다."라는 말이 십분 공감됐다.<br>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저자가 콕, 집어 말하는 습관처럼 메타인지 점검을 잊어버린 채 질문하는 것들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게 되면서도 그 날아가 버린 공백의 질문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잘 오지 않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 책을 덮고 나면 조금 더 매끄러운 보고서와 글짓기를 경험하게 된다.<br>110쪽<br>16. 상태를 말하면 답이 달라진다<br>한편으로는 당장 편하게 써먹을 만능 프롬프트를 기대했다면 다소 뻔한 책으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만약 AI를 오래, 제대로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추천할만하다. 정독과 다독할만하다.<br><br>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21/69/cover150/k51213060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216949</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