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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 생리하는데요? - 어느 페미니스트의 생리 일기
오윤주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8월
평점 :
제목부터 파격적이라면 파격적이다.
생리라는 단어를 이렇게 표면에 내새울 수 있다니
나도 참 고지식해서 그런가 왠지 입 밖으로 내뱉으면 안되는 비밀스런 느낌이 드는 단어가 아닐까싶다.
이 책은 자신의 몸을 사랑하기 위한 하나의 시작으로 쓴 생리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생리에 관련된 이야기만 있는 건 아니다. 여자들만이 하는 생리. 생애 중요한 순간의 기간동안 거의 하게 되는 생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내 몸과 마음을 관찰하고, 여성혐오사상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일상을 이야기하고 주변을 이야기한다.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교 4학년때도 첫생리를 시작한다고 한다. 내가 자랄 때만해도 초등학교 때 하면 좀 빠른 축에 속했는데...나의 아이들을 보면 4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시작하면 지금 생각해보아도 너무 이른 나이인 것 같다..
이건 그만큼 심리적으로 그리고 신체적으로 점점 더 성숙해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이제 슬슬 아이의 초경을 준비해야되겠다는 마음만 있지 실제로 무언가를 시작하지 않은 나...(준비하고 있으면 더 빨리 시작할 것 같은 이상한 생각도 있어 막상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가 시작하면 정말 당황할 것 같은데)
우리의 초경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나;;; 대부분 억압이나 비밀스러운 일, 그리고 부담으로 기억될 듯 싶다. 나만해도 그렇고...
그렇지만 요즘은 초경파티도 하지 않는가!! 생리가 혐오할 일은 아니지 않는가! 오히려 여성으로 성장하는 하나의 관문을 통과한 자랑스러운 일이 되어야 마땅하다. 초경이 여성혐오의 시작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
생리전증후군, 생리증후군..무수히 많은 증후군이 있다. 여성들만이 가진 이 증후군..드러내놓고 티를 내기가 힘든 것이 바로 이것이다. 그렇지만 진짜 예민해지고 아프기도 하다. 여성이라서 겪는 일..여성이라서 변덕을 부리는 건 아니다. 우리는 남성, 여성을 떠나 한 인간으로 당연한 과정을 겪고 있고 이를 지나가고 있는 것일뿐..
내 몸에 대해 그리고 나의 인식에 대해(실제로 책을 읽으며 나는 참 고지식한 사고를 가지고 있고...아직까지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닫혀있는 사고를 가졌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이 세상을 비판하면서도 나의 아이들이 자랄 세상은 이렇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내가 변화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던 아이러니;;;)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페미니스트만 읽는 책은 절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