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랑찰랑 비밀 하나 파란 이야기 7
황선미 지음, 김정은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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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한 가지 이상의 비밀을 안고 산다.

그리고 그 비밀은 때로는 실타래처럼 더 얽히기도 하고 때로는 어느 순간 손가락 사이로 흘러 가듯 새어나가기도 한다. 그래서 비밀은 더 비밀스러워야한다.



올해 설레임으로 늘 따뜻한 시선을 담고 있는 황선미 작가의 신작동화가 찾아왔다.

이 책은 말하고 싶지 않은 비밀, 나만 간직하고 싶은 비밀이 있는 어린이의 마음을 황선미 작가 특유의 따뜻함으로 그려져있다.

장미가 있고 가족과의 추억이 있는 집을 떠나 또다른 장미마을인 장미 맨션으로 삼촌과 함께 살게 된 주인공 찰랑 찰랑 윤봄인의 이야기이다. 당돌하기만 한 봄인에게는 백수 삼촌은 그저 한심스러울 뿐이다.

하지만 봄인이를 위해서 노력하고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에서 마음을 열게 된다.

장미주택의 반지하에 살고 있는 강영모, 재수없는 안재원, 그리고 마치 거인정원의 거인 같은 할아버지.

블랙K인 삼촌의 비밀이 벗겨지고 재수없는 안재원의 작은 비밀, 백수 삼촌과 살아야만 하는 이유는 숨기고 싶은 봄인이까지 우리 보두 비밀을 간직하고 그 비밀을 통해서 또 한걸음 성장해 나간다.



아프리카로 떠난 봄인의 부모를 이해할 수 있을까?

 

아직 봄인이에게는 부모가 필요하고 가족이 필요한데, 그것보다 무엇이 더 중요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자세히 나오지는 않지만 내가 봄인이라면 이해하지 못했을 듯 하다. 그리고 할머니 역시 요양원으로 가 버리고 전혀 새롭고 낯선, 그리고 원래 살던 장미정원의 집보다 더 허름한 장미주택에서 살게 되었을 때, 나라면 과연 이겨낼 수 있을까?

봄인의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는 동안 계속 이런 질문들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갑자기 보호자가 되어버린 봄인의 삼촌도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블랙K인 삼촌은 왜 할아버지와의 소통 대신 몰래 하려고 했을까?

함께 아름다운 세상과 삶의 공간을 가꾸고자 하는 마음은 같은 것인데 말이다.



장미주택 옥상의 가득한 정원 역시 현대인들의 숨겨진 비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할아버지가 역정이 난 건, 그런 짓을 몰래 해서야. 남의 재산을 건드린 건 사실이잖아.

의논을 해야지. 자기 집 예버지는 걸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다고."


할머니의 말에 공감한다.

"삼촌 게릴라씨.

집주인한테 다 들겼음. 먼저 사과하면 봐준대요.

경찰에 잡혀가면 안 돼.

내가 고아 되니깐."

그리고

"O.K"



봄처럼 설레이고 샹큼한 황선미 작가의 신작으로 새 봄을 열어가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그리고 우리 마음에도 스스로를 성장 시키는 비밀 하나 정도쯤은 간직해도 좋을 듯 하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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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맙소사, 소크라테스! - 산책길에 만난 냥도리 인문학
박순찬 그림, 박홍순 글 / 비아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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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많다. 왜냐하면 인문학은 '사람'에 대한 학문이기 때문이다.

인문학이란 인간과 관련된 근원적인 문제나 사상, 문화 등을 중심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래서 인문학은 다른 학문의 책에 비해서 어렵다. 자연과학이 객관적인 자연현상을 다루는 학문이라면 인문학은 인간의 가치와 관련된 문제를 연구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 의견이 다르기도 하고 다양한 학문의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그래서 인문학은 어렵다.

결국 인문학이라는 것은 삶을 성찰하기 위한 지식과 지혜를 배우는 학문이다.

그래서 어떤 인문학의 기본책들은 인류의 역사에서 출발하기도 하고 인류의 문명에서 출발하기도 하고 또 사상에 대해서 출발하기도 한다. 어디서 출발하느냐의 차이일 뿐 결국은 이 모든 것이 다 인간의 가치와 삶을 다루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인문학에 대한 책을 읽을 때는 먼저 그 두께에서 한번, 딱딱한 문체에서 한번 머뭇거리게 된다.

인문학을 처음 접하는 청소년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은 무엇일까?

이 고민을 해결해 주는 것이 바로 박순찬 그림, 박홍순 글의 <산책길에 만난 냥도리 인문학 - 고양이 맙소사, 소크라테스!>이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요즘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웹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렵지 않은 쉬운 문체와 귀여운 고양이 그림으로 쉽게 접근하고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오늘의 세상과 우리 자신을 이해하려면 지금 우리가 무엇을 딛고 서 있는지를 알아야하며 그것이 바로 오랜 역사를 거치며 사상가들이 쌓아온 시대정신이라고 말하고 있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대표적인 사상가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에게 지금의 우리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주는 책이다.

사상가들의 철학을 한눈을 알아보게 하는 편집과 그들이 살았던 시대의 이야기를 함께 적어두어서 이해하기가 좋은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현대 사회와 미래사회 부분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현대 해방 운동의 아이콘인 체 게바라이다. 그는 아르헨티나의 의사이자 혁명가이기도 하다. 우연히 떠난 여행이 그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고 민중해방운동가가 되었다. 쿠바 혁명의 영웅이 되기까지의 아주 간단한 이야기만 이 책에 실려있다.

그렇다면 좀더 깊이 있게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 깊이까지 더해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부분이 뒤쪽에 부록처럼 나와있다. 이 책의 작가는 마치 읽어도 되고 안 읽어도 되는 듯이 말하지만 좀 더 인문학에 깊이 접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읽어야하는 부분이고 이 부분이 있어서 나는 이 책이 더 마음에 들었다.



뿐만 아니라 더 관련도서까지 하단에 상세하게 적혀있다니 정말 친절한 책이다.

소크라테스부터 체게바라l까지, 인류의 역사를 뒤바꾼 15명의 인물을 기초부터 심화까지 더한 재미있는 이 책은 절대 가볍기만 한 인문학 도서를 아니다.

책장 한 곳에 두고 관련도서를 한 권씩 읽어나간다면 작가의 말처럼 철학맛집을 탐방하는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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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코미누스 : 달과 철학을 사랑한 토끼
레베카 도트르메르 지음, 이경혜 옮김 / 다섯수레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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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책을 참 좋아한다.

많은 활자와의 전쟁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활자와 보이는 여백, 그리고 그림에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서 두고두고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점점 책장에 그림책이 늘어나고 줄어들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끔 뭔가 답답하거나 기분이 좋아지고 싶을 때 쉽게 꺼내 볼 수 있는 것이 또한 그림책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달과 철학을 사랑한 토끼 - 자코미누스' 또한 그런 류의 책 중 하나이다.

나는 어떤 인생을 살아왔고 또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그리고 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 준다.

보통의 그림책과는 달리 가로 세로 30cm가 넘어 가방 안에 쏙 들어가지 않지만 마음 속에는 쏙 들어가고도 빈자리가 남게 된다.

그리고 초록빛 포지와 금방이라도 부드럽게 만져질 듯한 토끼 그림은 사랑스럽다.



우리의 사랑스러운 주인공 작지만 느린 토끼, 자코미누스이다.



이렇게 많은 인물들이 나온다. 인물에 대한 소개와 그림책 안에서 그 인물들을 찾아보는 즐거움 또한 이 책의 매력이기도 하다.

자코미누스는 할머니 베아트릭스로부터 삶에 대한 여러 가지를 배우게 되고

다양한 경험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성장하게 된다.


세상에는 재능이 없는 자도 있고, 운이 없는 자도 있어.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자도 있고, 아무것도 깨닫지 못하는 자도 있어.

무엇이든 나쁜 면만 보려는 자가 있는가 하면 아무것도 알려고 하지 않는 자,

또한 어떤 말도 감히 내뱉지 못하는 이들,

그들은 그저 이 악물고 참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


한줄 한줄 인생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는 정말 제목처럼 철학적이기도 하다.



이 그림은 내가 이 그림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다.


나는 세상의 주인공은 아니었지.

내 삶은 소박했어. 평범한 삶이었지만 용감하고 만족스러운 일생이었지.

자기 일을 잘 해낸 작고 좋은 삶이었어.

나의 소박한 삶이여, 나는 너를 많이 사랑했단다.

너는 나를 밀어뜨려 다리를 절게 하고 힘든 시간을 주었지만 나는 너를 정말로 사랑했어. 그리고 나의 늙음이여, 너도 알고 있니? 너는 정말로 겪어 볼 가치가 있었다는 걸!


아몬드 나무 아래서 편안하게 잠든 자코미누스를 보면서 나의 인생의 끝자락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나도 나에게 수고 했고 정말 나를 사랑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나는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삶을 한번쯤 돌아보게 하는 귀한 그림책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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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너의 심장이 멈출 거라 말했다
클로에 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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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착각으로 순식간에 읽어 버린 책이다. 요즘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빨리 손을 떼지 못하고 읽은 듯 하다.

계약과 동시에 계약금 3억 원을 지불하며, 10일 기준으로 300만 원씩 추가 지급....

누가 봐도 혹한 제안이 아닐 수 없다. 계약일은 단 100,

하지만 이 어마어마한 금액 뒤에는

"을이 갑에게 마음을 뺏기는 경우 계약은 해지되고, 계약금은 100% 반환한다."

과연 이 혹한 조건을 누가 거부할 수 있을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여러 조항을 가지고 갑인 윤제이와 을인 전세계는 계약을 맺게 된다.

과연 이들의 계약의 끝은?

이 책의 특징 중에 하나는 소제목 밑에 달려있는 글이다.



그 중에서 나는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행복하게 떠날 수 있길.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길.

- 프리다 칼로

이 소설의 이야기를 이 두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을 듯 하다.

하지만 금기조항이 그렇듯 윤제이와 전세계의 마음도 처음과 달리 흔들리게 된다.

 

사실 윤제이는 심장병으로 그녀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인생을 정리해 나가며 버깃리스트를 작성하고 남자친구를 구한다. 그 구인광고를 보고 전화를 한 것이 바로 전세계이다.



전세계는 자기와는 달라도 너무나도 다른 윤제이에게 점점 빠져들게 된다.

을이 갑에게 마음을 빼기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야? 마음을 뺏겼는지 아닌지는 을만 아는 거니까 답에게 들키지만 않으면 돼. 그럼 앞으로도 남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어.

그리고 농담처럼 윤제이에게 말한다.

"나 죽기 전에 그거 한번 해보고 싶어. 곧 죽을 여자랑 연애하는 거."

윤제이의 심장은 계속 그 힘을 잃어갔고 결국 어떻게 될지 모르는 수술을 하게 된다.

그리고 윤제이는 그렇게 전세계의 곁을 떠나고 만다. 그리고 전세계에게 남겨진 윤제이의 비밀일기장



2021년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읽은 이 책은 과연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사랑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세상에는 두 가지 삶이 있다고 한다. 기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 삶과 모든 것이 기적이라고 믿는 삶.

과연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그리고 윤제이식 사랑법은 결정은 바로 이 말이었다.

"다시 태어나면 그의 눈물로 태어나고 싶다."

물론 이 이야기에는 엄청난 반전과 비밀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을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나 역시 비밀도 남겨두려고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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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아이 (양장)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지음, 최혜진 옮김 / 이마주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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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예쁜 그림책 한 권을 본 듯 하다.

이 책은 2002년 우리 나라에서 <유리소녀>로 출간되었던 베라트리체 알레미냐의 대표작이다.

작품을 출간하고 시간이 흘러 엄마가 된 작가가 다시 어린이 관점에서 아이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하면서 수정해서 출간했다고 한다.

어느 날 한 마을에 유리된 아이가 태어났다.

맑게 반짝이는 몸은 너무나 투명했고 누구나 아이의 생각을 훑어 볼 수가 있었다.

마치 발가벗겨진 것처럼 나의 생각을 누구나 다 안다면 어떤 기분일까?

온세상을 비추듯이 환하고 뭔가 다른 유리 아이를 대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받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또 이럴 때 어떤 느낌이었을까?

우리는 세상 속에서 삶을 살아가고 누군가의 말에는 위안을 받게 되고

또 어떤 누군가의 말에는 상처를 받게 된다.

하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우리는 서로 소통한다.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길을 떠난 유리 아이.

하지만 그 아이가 떠난 또 다른 세상과 길에서도 여전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을 것이고

또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결국 유리아이는 처음의 자리로 돌아왔다.

현실을 외면하거나 회피하여 다른 곳으로 가도 변하는 것은 없다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결국 모든 것은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자신답게 삶을 헤쳐나가야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흔들리고

때로는 상처받고

때로는 좌절하고

때로는 행복해하면서

그렇게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스스로를 사랑하고 당당해짐을 깨닫게 해 주는 아름다운 그림책이 아닌가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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