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교양을 읽는다 1 - 개정판, 종합편, 바칼로레아 논술고사의 예리한 질문과 놀라운 답변들 휴머니스트 교양을 읽는다 3
최병권.이정옥 엮음 / 휴머니스트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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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는 2003년에 나온 세상에 나와 무려 9년이 되는 현재까지도 팔리고 있는 일명 스테디셀러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먼저 느낀 것은 나의 무지이다. 은근히 기죽이는 책이다.

본문에 인용된 여러 가지 철학자들이나 그 이론들은 이게 진정 바칼로레아에 출제된 것인가 싶다. 바칼로레아는 프랑스의 중등교육 졸업인증 시험이자 대학입학 자격시험이라 하는데 아니 겨우 19살짜리들이 이런 논리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한다는 사실에 입이 떡 벌어졌다.

이토록 광범위한 교양과 지적인 체계로 자기주장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울 뿐이다. 그들이 칸트나 데카르트 하이데거를 인용하며 펴는 논리는 그저 감탄스러울 뿐이다. 우리나라의 성인들도 이렇게 논술을 쓸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리고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떤 독서를 하도록 하고 있나 생각해보게 만든다.

이 책은 인간, 인문학, 예술, 과학, 정치와 권리, 윤리 이렇게 6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중에서 철학의 근본문제로 여기는 행복에 대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보편적인 행복은 가능한가?

p 79 " 스토아학파적 행복에 대해 처음으로 본격적인 비판을 제기한 사람이 칸트이다. 칸트는 행복과 관련해서 가장 어려운 것이 ‘무엇을 행복으로 보느냐’하는 개념정리라고 했다. 사람이 희망과 욕망은 서로 다르게 마련이고, 따라서 어떤 상태를 행복한 상태로 보는지도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행복의 개념을 보편화하는 일인데, 행복이 인간 이성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라면 행복에 인간이 도달할 수 있나 없나는 결국 종교적 믿음의 문제가 된다. 실제로 이는 수많은 종교들이 수도 없이 다루어온 문제이기도 하다. “
결국 주장은 작은 행복이라 부르는 상대적 행복은 주관적 행복일 수밖에 없다. 20세기에 들어서 ‘무엇을 행복으로 보느냐’의 문제의 등장으로 행복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생겼고, 이것은 앞으로 새로운 사고의  지평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스토아학파에서 소크라테스, 하이데거, 마르크스, 그 외에 잘 모르겠는 이름의 철학자들까지 아우르는 그들의 인문학적 소양에 자극을 받는다.

하지만 이 책은 논술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책 읽는 속도가 나지 않는 책이다. 번역상의 문제인지 용어상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참 이해가 안 되는 문장이 많다. 예를 들어 p176 “ 과학을 ‘작동하는’ 언표들의 집합으로 만드는 과학성의 ‘현대적’ 개념을 지닌다” 라든가 p177 “그런데 프로이트는 그 이론적 내용을 결정적으로 말한 것이고, 기껏해야 그의 발견이 정신에 ‘돌아감’으로써 다른 용어로, 그것을 다시 표현하는 것이 문제이리라.”

참 어렵다.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인문학적 소양을 보충해야 더욱 즐거운 독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런 교양과 지식이 프랑스인들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었구나 싶었다. 거기에 더불어 만약 동양의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학교 공교육에서 체계적인 동양철학을 가르치면 우리나라에도 ‘군자’가 탄생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사자소학부터 시작하는 우리나라의 독서교육! 얼마나 멋진 일이겠는가? 동양철학의 높은 경지를 깨달으면 우리나라의 아이들도 또 다른 긍지와 자존심을 가지고 살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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