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PD의 여행수다 - 세계로 가는 여행 뒷담화
탁재형 외 지음 / 김영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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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의 여행수다

 

저자 : 탁재형 , 전명진

출판사 : 김영사

 

많은 사람들이 멋진 여행을 꿈꾸지만 실상은 관광에 만족하며 여정을 마치곤 한다. 관광이라는 단어는 영어로 Sightseeing 인데 멋진 풍경이나 경관을 그저 수동적으로 본다는 개념이다. 그러나 여행은 조금 다르다. 여행이라는 단어는 영어로 Travel이고 트라팔라움-Tripalium 이라는 라틴어에 어원이 있다고 한다. 트라팔라움은 고문도구를 뜻하는 말로 굉장히 괴롭고 고통스러움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단어다. , 힘들고, 고되고, 괴로운 것 그것이 여행이 주는 매력인 것이다. 우리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분명히 기억에 남는 여행은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여행이었음에 틀림없다.

 

개인적으로도 역마살이 끼었다고 할 정도로 수도 없이 많은 출장을 다녔고 덕분에 크게 힘들이지 않고 여행과 관광의 중간쯤 어딘가를 헤매고 다녔던 경험이 제법 있었다. 또 그 덕분에 후일 가족들의 가이드 역할을 하면서 추억을 만들어 주기도 했고 이런 경험들은 우리 가족이 공유하는 훌륭한 이야기 거리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그러니까 여행을 함께 했던 경험 만큼 서로의 수다가 커지고 즐거워 진다는 말이다. 그래서 일까 여행에 관련된 여느 책 보다 이 책에서 더욱 유쾌하고 즐거움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저 내가 뭘 했다, 뭘 느꼈다가 아니라 3~4명이 같은 여행지에 대해 자신이 느낀 것들을 가감 없이 풀어내는 솔직 담백한 토크가 왠지 더 즐거웠다는 의미다. 마치 내가 그 토크에 일원이 된 것처럼

 

이 책은 PD의 여행 수다에서 10편의 토크를 묶어낸 책이다. PD의 여행 수다는 팟 케스트로 방송이 되었다고 하는데 한번도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글을 읽어보니 글도 좋지만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소개된 10곳의 여행지에는 진행자 탁재형 PD와 그의 단짝인 전명진 작가 그리고 해당 여행지에 대해 다양한 추억을 가진 게스트가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다. 실제 토크의 러닝 타임은 2시간 정도라고 하는데 한 여행지를 읽어 내는데 2시간이 채 안 걸리는 것을 보면 편집의 과정이 거쳐졌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인지 직접 팟 케스트를 들어보고 싶다고 느꼈던 것은 전체 Full 스토리를 접하고 싶은 마음도 한 몫 했다고 생각한다.

 

책에는 브라질, 인도, 제주도, 페루, 호주, 영국, 파키스탄, 이탈리아, 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 뉴질랜드까지 10곳의 여행지가 소개된다. 솔직히 10군데 중에서 내가 다녀본 곳이 많지 않아 기존에 다른 루트를 통해 접했던 간접지식과 선입견 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내가 가진 생각의 틀이 깨지는 이야기들을 많이 접하게 되어 유익하기 까지 했던 시간이었다. 예를들면 브라질의 카니발 축제가 예수의 고난을 기리는 사순절 단식에 앞서서 마지막으로 놀고 먹고 즐기는 카톨릭의 축제였다는 것과 인도라는 여행지에 대해 막연히 가지고 있던 환상과 인도에서 흔히 볼 수 있다는 사두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 제주도라는 섬이 가진 내면의 아름다움 같은 것들을 이야기 할 때면 정말 죽기 전에 꼭 가봐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특징 한가지와 아쉬운 점 한가지를 꼽아보라면 우선 특징은 다양한 게스트들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색깔이다. 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아닌 각자의 직업을 가지고 자신이 소개하는 곳이 너무 좋아 그곳의 매력을 공유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너무 즐겁게 다가 왔다. 그러다 보니 그들이 소개하는 이야기를 사진으로 남아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으나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쉽게 느껴진다. 물론 책에는 많은 사진이 실려 있으나 토크에서 상당히 강조하면서 이야기했던 곳은 사진이 없었다는 의미다. 아마도 직접 여행을 가서 자신의 눈과 가슴에 담아 오라는 저자들의 배려가 아니었을까 짐작해 본다.

 

어느덧 나이가 조금씩 늘어갈수록 내면의 불안과 두려움도 꼭 그 만큼씩 커지는 것만 같다. 그래서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여행을 하면서 세상을 봐야 된다고 했나 보다. 그래도 이런 책을 보고 있노라면 당장 내일이라도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마치 류시화님의 <지구별 여행자>를 읽고 인도로 날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때와 비슷한 마음이다. 그래서 이런 류의 책은 젊은이들에게는 자칫 위험할 수 있다. 그저 남들도 떠나는 여행이니까 나도 한번 가볼까 하는 마음으로 길을 나선다면 오히려 나침반을 잃고 방황하는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지 않을까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얻어 보다 넓은 세상을 보고 자신의 위치와 삶의 이정표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길 희망해 본다.

 

노래하는 멘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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