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은 왜 조선일보와 싸우는가
유시민 지음 / 개마고원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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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다.
한 인간이 언론에 의해 어디까지 왜곡 될 수 있는가 무섭다.
한 인간이 언론에 의해 어디까지 쇄뇌당할 수 있는가 무섭다.

한 사람은 어쩌면 객관적 관찰자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이쪽이거나 저쪽..  한 사람의 시각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간혹 어떤 사람이 나는 객관적이다라고 자신있게 말 한다 치자.
그는 기회주의자거나, 신념이 없는 자이거나, 무관심한 자이거나 혹은 무지한 자가 아닐까....
그러나 언론은 다르다.
내 생각에 언론은 ’객관적 관찰자’가 되어야 마땅하다.
마땅함에도 제각기 노선은 갖기 마련이여서 자기의 뜻대로 자르고 붙이고 왜곡하게 되는 것일까.

대한민국 1등 신문 조선일보는 노무현에게 왜 객관적이지 못하는가.
2001년 해양수산부 장관시절, 노무현은 ’언론과의 전쟁’도 불사해야한다’고 했다. 그말은 권력이 언론과 전쟁을 하자는 말이 아니라 너무 언론에 굽실거리지 말고, 눈치보지 말고, 싸울때는 싸워야 한다는 말이었다. 거기서 전쟁이라는 말은 억압과 박살이 아니라 언론의 횡포로 부터 자유를 찾기 위한 투쟁해얀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독재정권 시절에도 들어보지 못했던 놀라운 발언이며 정치인으로서 너무 황당하고 난폭하며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조차 결여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독재시절엔 전쟁이란 말이 필요없다. 전쟁이란 서로간의 싸움이 아니던가. 독재시절엔 전쟁이 아닌 침략 즉 억압과 박살만이 있었을뿐이다. 정치인으로서 노무현은 정말 황당하고 난폭했다. 그때까지의 정치인은 일신의 안위와 권력을 향한 언론의 눈치보기가 있었을뿐 나를 전부 내던지는 정치인은 황당한 노무현 뿐이었으니... 누가 감히 ’밤의 대통령’ 조선일보에게 반기를 든단 말인가.

조선 일보는 기득권층의 이익이 곧 사회 전체의 번영이라고 믿는다. 재벌과 명문학교 출신의 지배를 위협하는 모든 사상과 행동은 불온하다고 믿는다.( 지금의 누군가와 많이 닮은 사상아닌가.... 입맛에 맞는 ’낮의 대통령’을 좋아한다는 조선일보, 지금은 물만난 고기가 아닐까..?)
기득권층의 조선일보의 그 믿음에 씨가 다른 노무현이 감히 도전장을 냈으니... 결과는 어땠을까.

누군가는 그가 대통령으로 있었서 행복했다고 했지만 나는 그의 재임기간 내내 불편했다. 무지한 내가  정치에 최소한이라도 관심을 갖게 했고, 희망이라는 믿음으로 노란풍선을 흔들게 했고, ’그래도’란 믿음을 내려놓지 못하게 했던 한 사람..  그 한사람은 위선자이며, 거친말을 쏟아내는 경박한 인물로 왜곡되어져 우리에게 보여졌다. 그것이 오늘의 이 슬픔을 만들어낸 이유 중 하나라는데 나는 조금도 반대하지 않는다.
어제 서울광장에 나갔다. 태양은 너무 뜨거웠고 발딛을 틈 없는 슬픈 추모객들의 열기로 아스팔트가 불탈 것만 같았다.
국민장이 진행되는 내내 여기저기서 상기된 얼굴로 눈물을 훔치며 ’조중동 반성하라’는 노란 종이를 흔들기도 했다. 반성만으로는 부족하리라. 변해야 한다. 기득권은 쥔 것을 내려놓고 가슴을 열어야 한다. 무엇을 어떻게........................

지하철역 가판대에 늘어져 있던 신문들 중 유독 조선일보는 노 전 대통령의 국민장 소식을 1면에 머릿기사로 싣지 않았다. 
그것이 조선일보의 굳은 신념이라고 말한다면 나는 더이상 할 말이 없다.

이 뜨거운 슬픔을 외면하며 누군가는 잘됐다고 실소를 흘리기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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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좀 도와줘 - 노무현 고백 에세이
노무현 지음 / 새터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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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해야할까. 주말 오전에 그 황망한 소식을.
누구도 예상 못했고, 실제 상황이란 것도 믿을 수 없는 그 꿈만 같던 주말.
여기저기 인터넷 기사들을 들쑤시며 이럴수가 이럴수가... 눈물만 났다.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는 적잖이 실망도 했다. 그리고 그사이 나는 내가 노사모였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이럴수는 없다. 이렇게 가셔서는 안되는 거다....
멍하니 앉아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가 나는 문득 그분에 대한 책한권 읽은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1994년 마흔아홉에 그가 직접 쓴 책이다.
’제 후원회 전화번호’라는 꼭지를 보면 그가 이 책을 왜 썼는지에 대해 적고 있다. 변변한 줄 하나 없는 그가 정치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여기저기 나 좀 후원해달라고 사정하다 못해 돈 좀 벌어 볼까 하고 이 책을 썼다는 것이다.
그 시절 이 책 한권 사는게 그에게 큰 도움이었텐데..... 이제서 무슨 도움이 될까....
나는 그분을 믿는다.
적어도 권력을 향해, 내 한몸의 일신을 위해 하룻밤사이에 변절하는 역사는 갖지 않았던 사람임으로.
소신이 너무 곧아 부러질 망정 휘지는 않았던 분으로 믿는다.
좀더 말을 아꼈더라면, 한때 그분에게 했던 실망이 없었을까......

한 국가의 수장이었던 분의 죽음 앞에 국민의 세금 1원도 쓸 수 없다고 했다던가...
자살은 자살 일뿐 서거일 수 없다고 했다던가....
그의 죽음은 그의 탓이라고 했다던가....
살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새삼 깨달았다고 했다던가....
우리민족은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는 냄비근성을 갖고 있다고 한다. 
언제 끓어 넘칠 지 알 수 없는 냄비들임으로 국민들을 잠재적 폭도로 규정하는가.
누구보다 ’냄비근성’이란 말에 열폭하는 나이지만 나 또한 어쩔수 없는 냄비인가보다.
신념을 위해  진실되게 살고자 했던 분의 죽음앞에 그때 그때 달라지는 원칙을 내세우는 이들을 이해할 수 없다.
내 안에 원칙이 있지 않고 내가 중심이 된 원칙을 내세울때 세상은 무서워진다.
나를 재는 자와 나와 다른 사람을 잴 때의 자가 다를 때 세상은 광폭해진다. 그것은 원칙이 아니라 반칙이다.

이성적이고 따박따박 따져가며 앞뒤 재가며 제 할말 다 하는 눈치없이 똑똑한 그네들은 참 좋겠다....... 이성과 감성의 획을 분명하게 그을 줄 알아서. 공정과 편파를 확실하게 제 입맛에 맞게 구분할 줄 알아서.

이제와서 시해네 어쩌네 말도 많지만... 근본적으로 무엇을 믿고 누구를 믿는단 말인가.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너도 나도 눈시울 붉히며 말하는 그분의 인간미에 대해 흠뻑 취하고 싶다면 <여보 나 좀 도와줘>읽어라. 
타인에 비친 노무현이 아닌 노무현의 시각에서 보는 과장되지 않은 노무현의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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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선물 범우문고 49
앤 머로 린드버그 지음 / 범우사 / 199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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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하는 데 심신을 가장 피로하게 만드는 것은 체면에 매달리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사회생활이 사람을 몹시 피로하게 만드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모두들 가면을 쓰고 있다. 그러나 나는 내 가면을 벗어버렸다."(37쪽)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최근에 나는 그것이 '관계'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관계..... 남편과 나의 관계, 아이와 나와의 관계, 친구와 나와의 관계, 이웃과 나와의 관계.........
하루종일 관계 속에서 허덕인다.
또 그 관계들을 잘 유지하고 싶다.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게 적당한 거리.
아니, 가족과는 밀착되고 싶고 가족 외의 사람들과는 적당히 멀고 싶다. 이것이 내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힘겨운 이유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가족이나 타인이나 우리에게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그 적당한 거리가 유지 되지 않는 이유...... 가족에게는 무조건 나를 내주고 싶고 가족 외의 사람들에게는 무조건 나를 내주고 싶지 않기때문에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도....
사랑은 무조건 수용이라고 한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착각..... 수용은 요구를 절대적으로 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귀로는 들어주되 들어줌으로 끝나야 할 것들을 그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했을때 우리는 죄의식을 갖게 되고 나의 능력을 의심하며 괴로워지는 이유가 된다.
바로 그 수용의 충족도가 내 인간관계의 척도였던 것이다.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관계'에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적당한 거리 안에 나에 대한 통찰이 필요하고 나를 통찰한 후 라야 타인과의 관계도 깊이와 넓이를 갖을 수 있다.
린드버그는 그 적당한 거리를 바닷가에서 주운 소라껍데기들을 늘어놓으며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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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글씨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2
나다니엘 호손 지음, 조승국 옮김 / 문예출판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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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새로 싹텄든, 죽음의 잠에서 소생했든, 항상 햇빛을 창조하고 가슴을 광명으로 가득 채워 바깥 세상에까지 흘러 넘치게 한다. 숲은 여전히 우울하여도 헤스터와 아서의 눈에는 명랑해 보였으리라!" (220쪽)

이 한단락이 고전의 매력이 어떤것인가를 보여준다.
시대가 바뀌어도 인간의 삶이란 거기서 거기.... 우리들의 가치도 거기서 거기일까.
인간은 진정 변화되지 않는 것일까...........

오늘은 슬픈날이다.
진정으로 존경받을 만한 별이졌다.
끊임없이 눈물이 흐르는 와중에 <주홍글씨>를 읽다.
머릿속이 끊임없이 뒤죽박죽 엉키다.
딤즈데일과 헤스터가 절벽위에 뒤엉켜 춤을 추다........ 나는 잠들지 못했다.

윤리란 무엇인가.
우리는 내 자로 남을 측정하고 규정하기에 서슴이 없다. 나의 윤리에 못미칠때 너는 죄인이 된다.
이 지루한 소설을 읽는 동안 내눈이 번쩍 뜨이고 호흡이 가빠지는 순간이 있었으니..... 딤즈데일 목사가 숲속에서 헤스터와 떠날 약속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윤리적인 딤즈데일의 의식적이기도 하고 무의식적이기도 한 '악한 충동'에 몸을 떠는 장면이었다. 이순간 인간적인 너무나도 인간적인 모습으로 딤즈데일은 나의 비윤리적인 인간성을 충족시켜주었다.
인간은 그런 존재이다. 그래서 우리에겐 윤리가 아닌 지성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에겐 눈물이 아닌 날카로운 통찰이 필요하다.
아침이 밝았다. 눈물을 닦고 일어서야한다.
세상은 한 인간의 죽음으로 변화하지 않는다.
얼마나 더 많은 죽음이 우리를 변화하게 할까....

가슴에 드러내지 못한 주홍글씨를 단 딤즈데일을 추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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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처럼 - 우리시대의 지성 5-016 (구) 문지 스펙트럼 16
다니엘 페낙 지음, 이정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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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읽어라.

나는 책읽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나는 독후활동은 끔찍히도 싫어한다.
서평이벤트에 도전하고 싶다가도 미션이 독후활동이면 확 페이지를 닫아버린다.
이런 나의 욕구와 딱 맞아떨어지는 책 ’소설처럼’

아이들은 키우는게 아니라고 했다. 
책도 읽히는게 아닐것이다.
길을 막고 물어보시라. 책이 싫다고 하는 아이는 한반에 삼분의 일도 안될것이나 독후감쓰기나 그외의 독후 활동이 싫다고 하는 아이는 과반수를 넘을 것이다.

나는 비평하며 책읽기를 가장 두려워한다. 그것은 아마도 나의 독서수준이 그것 밖에 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인풋은 잘되는데 아웃풋이 약하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까발려주는 증거가 아닌가.....

나는 책읽기가 그저 즐거운 작업이었으면 좋겠다.
재미있어 좋고, 흥미있어 좋고, 궁금하니까 좋고 단순히 그래서 읽는게 책이면 좋겠다.

다니엘 페나크가 말하는 읽을 권리들이 참 좋다.
읽지 않을 권리 - 당연한 거 아냐?
건너뛰며 읽을 권리 - 죄의식이 절대 필요없다구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 절대 찬성이라니까
책을 다시 읽을 권리 - 이런 책들은 도처에 있으니까
아무 책이나 읽을 권리 - 맞아.... 권장도서 목록은 도서관에나 전시하라그래
보바리즘을 누릴 권리 - 밥을 먹고 난 후의 충족감을 느껴보시라
아무데서나 읽을 권리 - 아름다운 모습
군데군데 골라 읽을 권리 - 내 아이가 이러는 모습은 쫌 거슬리더라구
소리내서 읽을 권리 - 집중이 잘된 다니까
읽고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권리 - 밑줄 쫙

독서도 교육이다.
요사이 우리가 자주 듣는 말 아닌가?
독서가 교육이라고? 무식한 소리......  그럼 이건 어때?
독서가 취미이다.
흐흐흐.... 교육이라는 말보다는 조금 나은걸?

자유..!!!!!!
독서는 자유다.
책 속에서 자유를 찾고 읽는 과정에서 자유를 느끼는..
아이들에게 책이 자유라는 걸 가르치자.
앗! 가르치자가 아니라 스스로 느끼게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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