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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병원에 간 날 - 어린이를 위한 암 이야기
다니엘라 로하스.이사벨 바예스 지음, 소피 알렉산드라 트레거 그림, 김정하 옮김 / 다봄 / 2025년 8월
평점 :
그림책의 헌사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산티에게
그리고 암 환자 가족이 있는 모든 어린이에게-
그렇다.
이 책은 '어린이를 위한 암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암은 무섭지만 흔히 나타나는 병이고, 가족 중에 암 환자가 발생하는 빈도 또한 높은 편이어서 전반적으로 공감대가 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 환자 가족뿐만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자칫 소홀해지기 마련인 가족애의 결속을 다지는 시너지를 얻게 한다.
어느 날, 산티의 가족에게 두려움이 찾아왔다.
엄마가 유방암 진단을 받은 것이다.
이런 엄청난 사실을 어린 자녀들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애들은 몰라도 돼!'라며 쉬쉬 하는 게 과연 현명한 판단일까?
독자들은 그림책 속에서 바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산티야, 엄마가 아파."
"감기 걸렸어요?"
"아니, 유방암이야. 그게 뭔지 아니?"
"암이요? 암은 무서운 병 아니에요?"
"예전에 엄마가 아픈 것도 조금 아픈 것, 중간 정도 아픈 것, 엄청 아픈 게 있다고 말해 줬지? 암도 그렇대. 엄청 심각한 암도 있고, 치료하면 나을 수 있는 암도 있어."
그림책은 암의 진단부터 수술,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투병하는 동안 환자 본인과 가족들의 심리 상태 또한 비중있게 다룬다.
-처음에는 우리 가족이
롤러코스터를 타기 전으로 돌아가기를 바랐어.
왜냐하면......
우리는 무척 무서웠거든.
긴장도 많이 되어서
롤러코스터 손잡이를 꽉 잡아야만 했어.
하지만 어떨 때는 괜찮았어.
왜냐하면 우리가 롤러코스터에 같이 타고 있으니까!
하지만 엄마가 내리막길에서는 여전히 두렵고 무섭다고 했어.
오르락내리락하는 감정을 조절하기 힘들다면서 말이야.
이럴 때 아빠랑 나는 엄마 곁에서 기다려야 해.
재촉하지 않고, 응원하면서 말이야.-
이 책의 공동 저자인 다니엘라 로하스는 정신종양학 및 완화 치료 전문 임상 심리학자이며 이사벨 바예스는 어린이, 청소년 심리 치료 및 정신종양학 전문 심리학자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그림 작가 역시 암 환자 어린이를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칠레 내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며 여러 상을 수상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세 전문가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설계되고 만들어진 그림책 읽기를 통하여 암 환자 가족들의 애환을 가슴 깊이 느껴보는 소중한 기회를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그들의 안부를 묻고, 작은 위로의 말이라도 가만히 건네고 싶어진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