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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그리는 마샤의 세상
리 호지킨슨 지음, 이현아 옮김 / 명랑한책방 / 2022년 12월
평점 :
색다른 시선, 놀라운 방식의 그림책 이야기가 여기 있다.
우주로부터 출발하여 비로소 나에게로 이르는 길을컬러풀한 지도로 그려내었다.
지도와 나침반만 있다면 절대로 길을 잃지는 않을 것이다.
페이지를 넘겨갈 수록 안도감이 밀려들었으며 마샤의 세상 속으로 빠져 들었다.
그곳에 도착하여 나침반을 손에 쥔 채 정말 열심히 지도를 읽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나들이 하기 너무 좋은 곳, 커다란 초록색 언덕 (산책하고 탐험하기 좋음), 도서관 (멋지고 조용함), 오르기 좋은 나무, 재미있는 미술관, 박물관 (흥미로움), 할아버지댁 가는 길, 누군가 잃어버린 축구공, 항상 이 자리에 서 있는 낡은 자동차, 할머니가 젊었을 때 사진...-
이런 표현들의 느낌이 좋았나보다.
사실 나는 독도법이 어렵다.
길치에다 방향치, 게다가 지도 읽기조차 난해한 사람이라 길찾기 장애를 겪어야 할 때가 많다.
마샤가 그려내는 지도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마샤의 지도는 딱딱하지 않고 친근하다.
영국의 그림책 작가인 리 호지킨슨 작가는 애니메이션 감독이기도 하다는데 대학에서 그래픽디자인을, 그리고 국립 영화 학교에서 애니메이션 연출을 공부하였다.
무언가 만드는 것을 좋아하며, 상상하기를 즐긴다고 하는 작가의 성향이 어느 부분 마샤의 이미지와도 겹쳐 보인다.
그림책 속 특별히 눈길이 가는 장면이다.
-나에 대한 지도-
누구라도 한 번쯤은 고즈넉한 시간을 택하여 나에 대한 지도를 그려보면 좋을 듯 하다.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활동지를 활용해도 좋겠다.
-크게 생각하고
마음껏 질문하고
위대한 꿈을 꿀래.-
이현아 번역가의 축복처럼 나 또한, 크게 생각하고 마음껏 질문하는 이 세상 어린이들을 응원한다.
범우주적인 관점에서는 비록 미미한 존재이지만 날마다 커다란 질문을 품고 살아가는 우리 어린이들의 미래는 결코 작지 않음을 알고 있다.
-잘자, 우주야!
얼른 자고 일어나서
또 만나자!-
우주와 일상적인 인사를 나누는 마샤의 이야기는 아이들의 세계관을 확장시켜 더 큰 꿈을 꾸게 한다.
마샤의 여정을 따라가노라면 나의 이해로부터 내 방, 우리 집, 우리 아파트, 우리 동네, 내가 사는 도시, 지구, 태양계, 마침내 우주까지도 나와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토록 놀라운 섭리라니!
지금의 나는 비록 이곳에 있지만 나의 꿈과 미래는 머나먼 그곳 우주만큼이나 위대한 것임을 느끼게 한다.
더 많은 아이들과 함께 읽고 싶은 그림책이다.
마샤의 긍정 에너지가 온 누리에 팡팡 쏟아질 때까지 힘차게 go go~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