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알라는 책 읽기를 좋아해요 알맹이 그림책 77
안 에르보 지음, 안의진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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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안 에르보의 매우 특별한 그림책을 만났다.

'세상 모든 엄마와 아빠들에게'

앞면지 속 헌사를 확인하는 동안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이제 뒤면지를 읽을 차례다.
어라!
글자가 뒤집혀 있다.
책을 돌려서 읽는다.

'세상 모든 엄마와 아빠들에게'

앗!
헌사가 똑같이 반복된다.
여기가 분명 뒤면지가 맞긴 한데 어쩌다가 또 다른 책의 앞면지가 되는 재미있는 구성이다.

《코알라는 책읽기를 좋아해요》
《곰은 겨울잠을 자고 싶어요》

두 가지 제목의 서로 다른 그림책이 한 권으로 묶여 있으니 마치 1+1의 행운을 잡은 듯 즐거웠다.
한 권의 책이 품고 있는 두 가지 이야기는 등장인물도, 배경도, 사건도 모두 다르다.
그렇지만 둘은 공통점이 많다.
첫째, 아기와 함께 읽으면 명사와 동사 몇 가지를 배울 수 있는 말 배우기 그림책이다.
둘째, 코알라 엄마와 곰 아빠의 하루 일상을 따라가다보면 육아의 고단함과 사랑스러움이 아련하게 피어난다.
셋째, 세상의 모든 양육자들에게 위로를 건네며 심연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에너지가 느껴진다.
넷째, 두 그림책의 엔딩 장면이 꼭 닮았다.

생동감 있는 선과 여백, 그리고 콜라주의 조화로움으로 빚은 일러스트 또한 깊은 사색을 건네는 듯하다.
두 가지 이야기 모두 텍스트가 아니라 일러스트로 읽어야만 이해할 수 있다.
코알라가 왜 책읽기를 좋아하는지...곰은 왜 겨울잠을 자고 싶어하는지...

안 에르보 작가는 매번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기존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번 그림책에서도 그러한 의도를 충분히 확인할 수가 있었다.
유아들을 대상으로 하는 '말 배우기 그림책'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작가 특유의 문법을 활용한 복합 구조를 만들어냄으로써 성인들에게도 커다란 감동을 선물하고 있지 않은가!
누구라도 함께 읽고 사랑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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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하루, 모든 순간 마음가득 그림책 3
리사 멜리카 지음, 리사 A. 케네디 그림, 조아라 옮김 / 소르베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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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아름다운 그림책이라니!
보고 또 보고, 쓰다듬고, 그러다가 가만히 품에 안아본다.
봄 햇살에 톡톡 터지는 꽃망울처럼 영롱한 빛깔을 품고 있다.
소리내어 낭독하는 기쁨은 덤이다.

-그림책의 헌사-

나의 보물 오로라, 하퍼, 칼럼,
엄마는 너희와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단다._리사 멜리카

사랑스러운 레이니와 클린시에게.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이야말로 엄마에게 가장 큰 선물이야._리사 A.케네디

헌사를 만나는 동안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낀다.
두 엄마 작가들의 진심이 오롯이 다가왔다.
워킹맘으로 두 아이를 키우며 고군분투하던 시절, 그때는 미처 몰랐다.
아이와 함께 하는 하루하루, 모든 삶의 순간들이 이토록 소중하다는 것을 말이다.
지금 내가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아이의 아침을 깨우는 방법부터 바꾸고 싶다.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면 어김없이 함께 책을 읽고, 다정한 인사를 나누고 싶다.

-일어나렴! 반짝일 시간이야.
한껏 기지개를 켜고 잠을 툭툭 털어내 봐.
따스한 아침 햇살을 담뿍 담고
부드럽게 너의 하루를 맞이해 봐.-

-방문을 열고 나가기 전에
창문 밖을 한번 보렴.
아침 해가 사뿐 떠오른 하늘에
새벽 빛깔이 가득하단다.-

-잠시, 세상에 깃든 아름다움을 조용히 느껴 봐.
그리고 상상해 봐.
네 안에 반짝이는 호기심이
널 어디든 데려가 줄 거야.-

추천사를 쓴 '마인드아카이브 조슈아' 대표 조아라님의 글 또한 매우 인상적이었다.

"《너의 하루, 모든 순간》은 익숙한 일상에 작은 쉼표를 건네며 하루의 순간순간이 얼마나 풍요로운 경험인지 알려 줍니다. 햇살을 느끼고, 새들의 노래를 듣고, 몸을 움직이고, 꿈을 꾸는 순간...이 모든 순간이 아이의 마음 속에 따뜻한 기억으로 쌓여, 언젠가 세상을 힘차게 헤쳐 나갈 힘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더불어 그 순간을 함께하는 소중한 존재가 있다는 것, 함께 웃고, 함께 느꼈던 시간이 있다는 것이 아이에게는 더욱 깊은 의미가 되리라는 것도요."

곁에 두고 자꾸만 꺼내보고 싶은 좋은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천천히 눈길 마주치며 오래도록 함께 하기로 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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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급식실 북멘토 그림책 29
박규빈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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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벅적 왁자지껄한 급식실 풍경을 맛스럽게 담아낸 그림책이다.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는 남자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장인물들부터 예사롭지 않다.
드래곤과 이세계 용사들이라니...
커다란 판형의 펼침화면을 가득 채우는 전투 장면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적잖이 불러낸다.

-깊고 어두운 동굴 안에서
드래곤과 용사인 드워프, 전사, 헬프가
붉은 보석을 놓고 싸우고 있어요.-

시작부터 흥미진진한 이 그림책의 서사는 대체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
장면이 바뀌면서 또 하나의 세계가 나타났다.
그런데 여기서도 싸우는 소리가 들리는게 아닌가!
아침부터 빨간 색연필 때문에 말다툼을 벌이던 지호와 상훈이는 급식실 앞에서도 여전히 전투 태세다.
이것은 우연의 일치일까?
그림책은 두 세계를 이어주는 마법의 공간으로 거듭난다.
치트키는 맛있는 냄새!
배가 너무 고파진 드래곤과 이세계 용사들이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도착한 곳은 초등학교 급식실~

-그때 선생님이 드래곤과 용사들에게 큰 소리로 말했어요.
"너희 몇 반이야? 급식 먹으려면 줄을 서야지!"-

아무런 편견없이 드래곤과 이세계 용사들을 대하는 선생님의 태도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더 재미있는 장면도 있다.

-선생님이 드래곤과 전사의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어요.
"손이 이게 뭐니? 밥 먹을 건데, 빨리 가서 손 씻고 와요."-

그림책은 손 씻는 방법도 야무지게 알려 준다.

-손에 비누칠을 한다.
-손바닥을 맞대고 문질러 충분히 거품을 낸다.
-손톱과 손바닥을 마주대고 문지른다.
-손깍지를 하고 한 번 더 문질 문질...
-손바닥 위에 반대편 손톱을 놓고 손톱 밑도 깨끗하게 씻는다.
-물로 충분히 손을 헹군다.
-손 건조기에 양손을 잘 말린다.

드디어 급식실 입장이다.

-오늘의 메뉴-
용가리 치킨 너겟, 쇠고기 미역국, 로제 떡볶이,취나물 무침, 김치, 요거트

좋아하는 음식과 싫어하는 음식에 대하여 극명한 반응을 보이는 아이들이 간혹 있는데, 이럴 때마다 선생님의 상냥한 목소리는 큰 힘이 된다.

"조금만 먹어도 되니까 용기 내서 먹어 보자.
급식은 영양사 선생님과 조리사 선생님이 정성 들여 만든 음식이야.
먹으면 건강해진단다."

<이세계 급식실>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 장면!

-바삭한 치킨 너겟과 부드럽고 쫀득한 로제 떡볶이,
따끈한 미역국과 딸기 요거트에
화가 났던 마음들이 모두 사르르 녹았어요.-

실제로 음식은 기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한다.
우리는 건강한 식습관을 통하여 긍정적인 기분을 유지하고 정신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
이 그림책을 통하여 우리가 지켜야 할 급식 예절을 배우고 익히며 주변에 늘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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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엄마
김지연 지음 / 그리고 다시, 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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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시리도록 보고 또 보고, 연신 고개를 주억거리다가, 한순간 품에 와락 안겨오는 감동으로 눈가가 촉촉해지는 것이었다.
세상 엄마들을 향한 세레나데...
달콤한 멜로디에 실려오는 저녁 바람이 평화와 안식을 가져다 주듯이 나직한 위로를 전하는 그림책의 메시지가 사랑스럽다.
나 또한 붉은 엄마라서 안심되었고, 마음이 한 뼘 더 넓어진 것 같았다.

그림책의 화자는 붉은 엄마다.
아이들과 모처럼 휴가를 나왔다.

-공항이 사람들 열기로 가득해요.
비행기에서 내리니 정말 실감나요.
배낭에 설렘을 가득 채워 발걸음이 가벼워요.
오랜만에 휴가를 왔어요.-

특정 지명이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휴가지는 제주도인 듯...
페이지를 넘기는 동안 지난 해 제주에서 한달살이를 했던 기억들이 생생하게 떠오르며 더불어 즐거웠다.

-드디어 도착했어요.
이번 휴가를 보낼 아늑하고 조용한 바닷가예요-

문득 궁금해졌다.
제주 어느 해변일까?
내가 방문했던 21개 해변 중 하나일 거라고 짐작하면서 그림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이번 그림책은 일러스트가 매우 독특하다.
볼펜의 무수한 선들이 그려내는 폭발적인 감수성에 그 누구라도 압도 당하지 않을 수 없다.

엄마는 이 곳에서도 여전히 바쁘다.
과연 휴가지에서의 진정한 쉼은 어떠한 모습으로 표현될 것인가!

-으라차차! 파라솔도 세우고,
아이들 돌아오면 앉을 뽀송한 수건도 깔고,
아이들 간식도 시원하게 준비됐고,
그동안 읽고 싶던 내 책도 챙겼고,
아, 음악을 안 챙겼네.
아이고, 허리야. 등이야.
아이고고고. 일단 좀 눕자.-

마침내 휴식 모드에 돌입한 엄마는 흐뭇하게 웃음꽃을 피워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불편해 보이는 이 느낌은 뭘까?
잔뜩 웅크린 몸, 너무 작은 깔개, 옹색한 그늘...
궁핍함과 압박감이 동시에 밀려오면서 가슴을 짓누르는 듯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엄마의 휴식 시간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마침내 그늘을 잃고 만 엄마는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붉게 붉게 타오르고 만다.

나에게 묻는다.
살면서 가장 뜨거웠던 순간은 언제인가?
워킹맘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야만 했던 그때 그 시절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인간 관계, 일, 육아, 쉼...
모든 순간마다 나는 붉게 붉게 타올랐다.
마음이 여리고 스트레스에 민감한 성격도 한몫 했을 것이다.
생각해 보니 일을 그만두고, 아이들이 모두 성장한 지금도 여전히 나는 뜨겁다.
그래도 괜찮다.
여름이라서 뜨겁고, 내가 살아있으므로 뜨거운 것이기 때문이다.
내 안의 열정이,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이 아직 식지 않았기 때문에 뜨거운 것이리라!
그림책을 읽는 동안 내내 행복했다.
오랜만에 나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 되었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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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마음 알아 - 공감, 친구 말에 귀 기울이고 마음을 생각하는 공감 연습 하이파이브 사회정서 학습 동화 4
지니 킴.한진아 지음, 제롬 페라 그림 / 길벗스쿨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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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하이파이브 사회정서' 학습동화 7권 중 네 번째 책이며, 독자들에게 공감 능력을 제대로 키워주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되었다.
간결하면서도 알찬 구성과 내용이 꽤 매력적이다.
오른쪽 페이지에 상황극 그림을 싣고, 왼쪽 면은 나레이션 형식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는 방식이다.
공감 능력은 대체로 타고나는 것이지만 배움과 연습을 통하여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다고 하는 의견에 적극 동의한다.
공감 능력뿐만 아니라 이번 시리즈에 포함된 일곱 가지 사회 정서 모두가 필수 덕목들이다.
다른 책들도 기회가 닿는다면 꼭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 그림책으로 배우는 공감 능력 tip

-공감을 잘하고 싶다면 이렇게 말해 봐
[친구 마음을 생각하는 말]

-이런 말은 공감이 아니야
[친구 마음에 상처 주는 말]

-친구 부탁을 다 들어주는 게 공감은 아니야
[마음은 알지만 거절해야 할 때]

-동물 마음에도 공감할 수 있어

-공감을 배우려면 책을 봐
[공감을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책을 읽는 거야.]

-우리 머릿속엔 공감 거울이 있어
[오늘 친구의 공감 거울에는
너의 어떤 모습이 비쳤으면 좋겠니?]

그림책은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며 시종일관 다정한 목소리로 공감 이야기를 들려준다.
공감을 잘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말 뿐만이 아니라 표정과 당시 상황을 잘 살펴야 한다는 것...
서로의 생각과 감정은 다를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
진짜 공감은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공감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함께 느끼기만 하는 게 아니야. 그 사람을 도울 방법을 생각해 보고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거야."

과연 그러하다.
나 또한 공감 능력에 대한 이해가 한 차례 깊어짐을 느낄 수 있었으며 우리에게 공감 능력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인간다움'이란 바로 이러한 공감 능력이 일상적으로 발현되는 가치일 것이다.
그림책 읽기를 통하여 서로가 가지고 있는 공감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 올릴 수 있다면 보다 더 행복한 나와 너, 그리고 우리의 모습을 기대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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