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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찾는 회색 연기 ㅣ 밝은미래 그림책 55
이미성 지음 / 밝은미래 / 2022년 10월
평점 :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요즘이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지구의 종말은 불을 보듯 뻔하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어 풀어낸 기후 변화 이야기가 시의적절하고도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그림책의 가치로 담아내었다고 하여 반갑게 만났다.
회색 연기 캐릭터는 어떤 존재일까?
어느새 일상생활 깊숙하게 쳐들어온 각종 유해 물질들일까?
-이 책의 주인공인 회색 연기는 대기 과학 박사님이신 조천호 님의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아 있는 줄 몰랐는데, 우리는 이미 친구라며 나의 삶 깊숙이 들어와 있더군요. 위험한 회색 연기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이 그림책을 만들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서 우리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그 녀석을 모두 조심하세요.- 표제지의 작가 소개글 중에서
사실은 나 또한 그림책을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회색 연기에 대한 위험도를 인지하게 되었다.
공장 굴뚝에서,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쓰레기 소각시에 종종 목격되는 유해 가스들이 대기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지구를 둘러싸고 있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하였다.
'12일 아침 서울 시내 수상한 회색 연기 띠...뭔가보니' (중앙일보) 2017.12.12
이날 확인된 회색 연기는 배출된 대기 오염물질이 기온 역전 현상으로 경계면에 축적이 된 것이라고 한다.
그림책에서는 숲을 파괴하고 무분별하게 들어선 공장의 굴뚝에서 회색 연기가 탄생하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공장이 늘어날 수록 숲과 동물들은 더 많이 사라졌고, 회색 연기는 더 많이 생겨났다.
그림책의 첫 페이지는 숲에서 사람들과 동물들이 자연스럽게 살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그런데 페이지를 넘겨 갈수록 무서운 속도로 공장들이 숲을 잠식해나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에 한 개였던 회색 연기 캐릭터가 4개, 그리고 8개로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섬뜩했다.
회색 연기를 화자로 설정하여 스토리를 전개한 작가의 의도 또한 매우 역설적이다.
-이 예쁜 꽃들을 봐.
흠, 달콤한 향기가 참 좋아.
친구를 만나면 선물로 줘야지.-
친구를 찾아다니는 회색 연기 캐릭터가 어쩌면 친근하게 보이기도 했는데 다음 순간 끔찍한 광경이 펼쳐진다.
-어, 꽃들이 어디 갔지?
이상하네......
사람들이 공장에서 일감과 문명을 얻으면서 편리성을 추구하는 동안 자연은 급속도로 파괴되었다. 동물들은 삶터를 잃고 죽음의 위기에 내몰렸다.
결국 생태계의 평화가 깨어지고 지구는 최후통첩을 보낼 것이다.
스토리는 계속된다.
이번에는 회색 연기들이 친구를 찾는다며 북극으로 왔다.
북극곰들이 터전을 빼앗기고, 빙하가 녹는 모습에 가슴이 철렁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장 가동을 멈추지 않는 사람들!
조천호 박사의 인터뷰에 따르면 인류는 화석 연료를 태워서 천 년에 1도 상승할 기후변화 속도를 백 년으로 당겼고, 31억 개의 원폭 에너지가 우주로 가지 못하고 지금 지구에 잡혀 있다고 한다.
결국에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지구가 우리를 공격할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엄청난 도약을 하는 인류가 될 것이라면서 화석 연료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어때, 재밌지?
왜 아무도 대답을 안 해?
나 심심하단 말이야!
기후 재앙으로 인하여 바닷속 생물들까지 사라졌다.
그림책의 페이지가 회색 연기로 가득 찼다.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기후 재앙의 위기!
앞으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고작 7년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작가의 메시지는 무엇일까?
-아직 우리 여기에 있어요.-
누구라도, 마지막 순간까지도 우리는 행복할 권리가 있다.
자연과 인간 모두가 행복해지는 진실을 확인하고 싶다면 꼭 이 그림책과 만나 보시기를...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