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히어로즈의 비빔밥 만들기 달콤한 그림책
보람 지음 / 딸기책방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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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이 섬에 상상을 더해 주는
 멋진 이웃, 강화유니버스에 감사합니다.
 강화유니버스의 '새로운 로컬을 만드는 키워드 11'이 
 이 책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그림책의 서문이다.
궁금해서 좀 더 찾아보았다.

이번 그림책은 강화도의 그림책 작가 보람과 동네서점 딸기책방, 강화유니버스가 만나 완성되어 더욱 특별하지요.
“마을은 다양한 재료가 비벼져 하나되는 비빔밥과 같아요“ 라는 문구처럼, 그림책 속 함께 모여 비빔밥을 만들어 맛나게 나누어 먹고 서로를 응원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의 모습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강화유니버스가 만들어가고픈 마을과 커뮤니티의 모습을 꼭 닮았네요 .
ㅡ강화유니버스 인스타그램

찰지고 디테일한 일러스트 뿐만 아니라 탄탄한 서사로 깊은 감동을 주는 보람 작가의 신작이라서 기대치가 높았는데, 사연을 알고나니 더욱 의미있고 귀한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성 넘치는 열 마리 고양이 캐릭터들의 이름과 특징을 기억하려고 한참이나 들여다 보는 중이다.
자연스럽게 우리 시골집 마당의 야생 고양이 가족들이 떠올랐다.
아빠 고양이, 엄마 고양이, 새끼 고양이 세 마리가
밥 달라며 단체로 와서 야옹거리는 모습이 귀엽고 안쓰러워 밥을 챙겨 주고 있다.
남편도 고양이들이 들락거려야 쥐가 없다며 은근히 좋아한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니 재미라는 이름을 가진 쥐도 있다.
고양이 마을에서 쥐가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재미는 고양이 마을에 새로 이사를 왔다고 한다.
게다가 고양이 히어로즈 오디션에도 관심을 보인다. 그러더니 누구보다도 먼저 지원을 했다.
고양이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보람 작가는 하필이면 천적 관계에 있는 동물을 등장시켜 극적인 서사를 만들어 내었는데, 이것이 바로 그림책의 힘이 아닐까 싶었다.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님들의 상상력에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투표로 정합시다! 쥐가 고양이 히어로즈 오디션에 참가하는 것에 찬성하시는 분?"-

다수결로 재미도 오디션 참가가 확정되었다.
심사 과제는 '비벼비벼 비빔밥'이다.
준비물은 제비뽑기로 정하기로 한다.
미션을 제대로 수행한 참가자들이 선발될 것이었다.
그림책은 비빔밥을 만드는 과정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과연 요리 그림책이라고 해도 손색 없겠다.
양푼과 밥이 준비되었다면 비빔밥에 들어가는 속 재료는 무엇일까?
순무와 속노랑고구마줄기, 사자발약쑥 나물, 당근, 호박, 콩나물이 들어갔다.
고양이 섬 특산물인 순무와 마을의 자랑인 속노랑고구마 줄기, 사자발약쑥은 비빔밥에 들어가는 일반적인 재료는 아니지만 로컬 푸드로 즐길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달걀프라이, 고추장, 참기름도 꼭 필요하다.
채식 고양이들을 위한 배려로 달걀프라이를 뺀 비빔밥까지 준비하는 센스쟁이 고양이 무지개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출사표도 멋지다.

-"모두의 개성을 사랑하는 히어로가 되겠어요."-

다른 참가자들도 나름의 당당한 출사표를 던졌는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가치가 필요할지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아뿔싸! 순조롭던 심사장에 위기감이 감돈다.
고추장 맡은 고양이가 도착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급하게 달려오던 시도가 고추장을 떨어뜨려서 바위 틈으로 굴러 들어갔는데 빼낼 방법이 없다. 틈이 너무 작았던 것이다.
지금 딱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가 불꽃처럼 떠오르지 아니한가!
드디어 비빔밥을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났다.
앗!  잠깐만!
비빔밥을 비비려면 숟가락도 필요하다.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말자며 수저통을 준비해 온 초록이는 환경을 지키는 히어로가 되겠다고 한다.
식사가 끝나고 예정대로 마을 고양이들의 심사가 이어졌다.
그런데 재미는 결국 마을 히어로즈에 뽑히지 않은 걸까?
고양이가 아니라서?

그림책을 덮으려는 순간, 뒤표지에서 재미의 희망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있잖아요, 저 여러분과 만들어 보고 싶은 게 또 있는데요."
함께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또 뭐가 있을까?
볶음밥은 어떨까?
버터 향기가 훅 퍼지는 듯, 새우의 탱글탱글한 식감이 느껴지는 듯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난다
비빔밥과 볶음밥, 모두 함께 만들고 나누어 먹기 좋은 음식이다.

비벼비벼 비빔밥!
볶아볶아 볶음밥!

"다 달라도 괜찮아. 이런 게 마을이지."

좋은 마을은 비빔밥 같다고 하는 그림책의 메시지에 깊이 공감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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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해브와 흰 고래 밝은미래 그림책 56
마누엘 마르솔 지음, 김정하 옮김 / 밝은미래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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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의 메시지가 매우 강렬하다.
고래 사냥꾼 에이해브는 다리 하나를 잃은 뒤 숙명적으로 커다란 흰 고래를 찾아다닌다. 
그는 낸티컷 근처에 흰 고래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고는 곧장 바다로 향하였다.

-언제나 똑같은 질문을 했어. 언제나 궁금했어.
 도대체 어디에 숨어 있을까?- 

그는 어디에서도 흰 고래를 찾지 못한다.
복수심에 눈이 멀어서일까?
고래의 몸을 직접 만져보는 그 순간조차도, 심지어는 고래 몸 속까지 들어갔다가 나왔음에도 말이다.
그런가 하면 독자들은 페이지마다 등장하는 흰 고래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고래는 다양한 크기와 모습으로 모든 장면을 통하여 우리 앞에 나타난다.
그것은 다름아닌 작가의 메시지 전달을 위한 의도적인 장치이며 그림책 읽기의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책장을 넘겨가며 숨은 그림 찾듯이 흰머리 향유고래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에이해브와 흰 고래가 멀리 있을 때는 조그맣게, 둘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화면까지 이탈하는 거대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파도에 흔들리는 산처럼...
뜨거운 얼음 벽처럼...
폭풍우가 몰아치는 가운데 갑자기 나타난 섬처럼...
바다에 떠 있는 하얀 배처럼...

"여기, 여기, 바로 여기에 흰 고래가 있잖아!" 
답답해서 소리쳐 보지만 정작 에이해브는 알아채지도 눈치채지도 못하는 것이다.

이 책은 소설 《모비 딕》(1851)을  모티브로 하였다고 한다.
'모비 딕'은 허먼 멜빌의 장편소설로 미국 상징주의 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아직 원작을 읽어보지는 못했는데 아마도
읽고 왔다면 더 흥미롭게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번을 거듭하여 읽으면서 그림책의 매력에 푹 빠져 들었다.
우선 커다란 판형이 압도적 감동을 준다.
여러 가지 재미있는 단서들을 보여주고 있는 첫 페이지와 당시 신문을 재현한 '낸터컷 탐사' 보도 자료, 그리고 앞 뒤면지의 빈티지 지도 또한 특별히 눈길을 끌었다.
장면마다 창조적인 발상이 돋보이는 일러스트는 경이롭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헌사도 있다.

-어린 시절 나와 함께 물놀이를 하고
 그림을 그렸던 여동생 마리파스에게
 바다만큼 예쁜 꼬마 카르멘에게-

고래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이 그림책을 꼭 만나게 해 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났다.

"인간은 평생 살아가는 동안 매일같이 음악을 듣고, 좋은 시를 읽고
좋은 그림도 감상해야 하나님이 인간 영혼에 심어둔 탐미 감각이
세상 걱정으로 인해 소멸되지 않는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여기에 나는 하나를 더 추가하고 싶다.
바로 '그림책 읽기'다.
더군다나 영혼을 반짝거리게 하는 이렇게 멋진 그림책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지 아니한가!
에이해브와 흰 고래 이야기를 통하여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고귀한 신념과 가치에 주목하라.
'소중한 것은 늘 아주 가까이에 있다.'

신이 인간을 사랑하여 많은 것을 선물했지만, 어리석음만큼은 스스로 해결하도록 내버려둔 것은 아닐까?
작가는 특유의 재치와 간절함을 예술성 높은 그림으로 풀어가면서 독자들을 사유의 세계로 이끈다.
나 또한 그러하였다.
과도한 집착으로 인하여 판단력을 잃고 방황하는 한 인간의 어리석음을 목도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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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추는 거야? - 2025년 북스타트 보물상자 선정도서 페이퍼독 우리 그림책
기묘은 지음 / 페이퍼독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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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도마뱀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는가!
발밑의 작은 존재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자라나서 춤을 잘 추게 된다는 설정이 맘에 쏙 들어왔다.
제목을 그림문자로 디자인한 것도 특별하다.
흡사 도마뱀의 춤사위를 표현한 듯 흥겹다.
발끝을 꼿꼿이 세운 채 두 팔을 양 옆으로 뻗는 것 같은 느낌은 발레 동작을 상상하게 한다.
표지만 언뜻 보면 질문하게 된다.
놀란 두 눈과 흘러내리는 땀방울, 솟구친 꼬리, 그리고 반쯤 벌어진 입모양이 수상하기 때문이다.
"도마뱀이 왜 그래?"
그림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다.
도마뱀의 발밑에서 달팽이 여섯 마리와 꽃 한 송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혹시 달팽이들을 찾지 못하였는가?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쉽게 눈에 띄지 않도록 의도적인 장치를 해두었기 때문이다.
이런 디테일, 매력있다.

어느날 도마뱀은 아무도 없는 들판을 걷다가 무심코 꽃을 밟아버렸다. 깜짝 놀라 발을 들었는데 가만 보니 달팽이 한 마리가 공포에 질린 채 벌벌 떨고 있는 것이다.

-천만다행이야...-

포오!~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내리던 도마뱀. 뒷머리를 긁적이며 조심스런 발길을 내딛는 그 모습이 내 가슴에 와 그대로 꽂혔다.
누구라도 이런 경험 있을 것이다.
내 발밑의 작은 생명을 미처 못 보고 자칫 밟을 뻔 했던 일이 떠올랐다.
비 온 뒤 숲길을 걷다보면 달팽이들을 만나게 된다. 길 한가운데서 나름 열심히 기어다니는 달팽이들이 아찔하기만 하다. 혹여 무심한 발길에 치일라 걱정되어서 수풀속으로 이동시켜주곤 하는데 그때마다 이게 맞나 싶기는 했다.

보면 볼수록 도마뱀 캐릭터가 정겹다.
그런데 이렇게 큰 도마뱀도 있나보다.
검색 결과 코모도왕도마뱀이 아닐까 추정한다. 생김새가 가장 흡사하다.
무시무시한 포식자 도마뱀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배려와 공존의 가치를 전하려는 작가의 편견없는 시선에 다시금 놀라게 되었다.

도마뱀이 춤을 추게 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꽃밭에 있는 달팽이를 밟지 않으려고 피해다니다 보니 저절로 춤이 되더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요리조리 피하다보니,
 왠지 오늘 장기 자랑이 걱정 없겠는 걸?
 이렇게 쭈욱,
 요렇게 쫘악,
 허리도 쭉쭉 젖혔더니
 마치 춤을 추는 것 같아!-

내가 뽑은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다.
마치 수준 높은 무대 공연 예술의 한 순간을 보고 있는 듯 커다란 감동을 받았다.
타인에게 베푼 작은 친절이 나에게는 커다란 기쁨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잘 표현하고 있다.

하나 더, 이번에는 가장 인상깊었던 페이지다.
곤혹스럽기만 하던 발걸음이 생각의 전환으로 인하여  즐겁고 유쾌하게 바뀌는 것을 유의미하게 포착하였다.

-여기도 저기도 온통 꽃밭이야.
 어쩌면 좋지?
 잠깐, 내가 잘 보고 피해 다니면,
 밟지 않을 거야!-

도마뱀의 멋진 춤사위를 본 친구들이 말했다.

 -어떻게 추는 거야?-

우리도 함께 배워보자.

하나, 제일 먼저 발밑을 확인하고

둘, 확인했으면 한쪽 발을 들어 올리고,

셋, 다른 발을 옮길 때도 발밑부터 꼭 확인하고,

넷, 작은 친구들이 밟히지 않게 발을 살짝 내리면 되는데, 팔은 쭉 뻗고 발끝을 조심할수록 더 멋진 춤을 추게 된다.

훈훈한 엔딩에 어깨춤이 절로 나왔다.
그림책 세상에서 배려와 공존의 가치를 배운 아이들은 주변의 작고 여린 존재들에게 분명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느끼는 것 만큼 행동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생각지도 못한 도마뱀의 사랑스런 마음을 이렇게 공유할 수 있다니 참으로 특별한 경험이었다. 
그림책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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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옷 원정대의 바다 모험 국민서관 그림동화 265
카테리나 고렐리크 지음, 김여진 옮김 / 국민서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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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위와 고양이, 개와 곰. 네 친구가 대야 배를 타고 잠옷을 입은 채로 떠나는 바다 모험 이야기다.
모험이라고는 하지만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시작은 그러했으나 모험이 계속되는 동안 네 친구들에게는 생각지도 못한 삶의 변화가 찾아왔다.
독자 입장에서는 서로의 우정을 잃지 않으면서도 각자의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의지와 신념, 나아가서는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배울 수 있었다.
'행복은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하는 것'이라는 누군가의 조언이 생각났다.
브라보!
행운이 나만 비켜간다며 징징거리지 말고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림책 속 주인공들처럼...
잠옷 원정대와 동행하면서 몹시 즐거웠다.
빵 섬, 과일 섬, 얼음 섬, 고양이 섬, 치즈 섬, 뼈다귀 섬, 개 섬, 등대 섬이 차례로 등장할 때마다 작가의 상상력에 새삼 감탄하였다. 

이야기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대야 배를 타고 가장 먼저 도착한 빵 섬은 꽥꽥이의 마음에 꼭 드는 장소였다. 꽥꽥이는 새로운 삶을 위하여 친구들과 헤어지기로 했다.

-"여기가 바로 내가 꿈꾸던 곳이야."-

과일 섬과 얼음 섬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 다음으로 도착한 고양이 섬에서는 야옹이와도 작별하였다.

-"얘들아, 드디어 내 집을 찾은 것 같아."-

치즈 섬에서는 해적 쥐들과 한바탕 전투를 치루었다. 덕분에 튼튼한 포크 돛대로 무장하고 다시 나아갔다.
캄캄한 밤, 바위기둥 사이 거미줄을 뚫고서 사나운 거미에게서 도망치기도 하였다.
동이 트자 이번에는 뼈다귀로 뒤덮인 섬이 나타났다.
게다가 섬에는 여행자들을 잡아먹는 용이 살고 있다.
이크!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섬 청소를 해주기로 용과 협상을 한 두 친구는 돛대에 걸려있던 거미줄로 뼈다귀를 모조리 끌고서 개 섬에 도착하였다.
뼈다귀를 본 개들은 무척 흥분하였다.
멍멍이는 천국에 온 기분이 들었다.

-"곰곰아, 미안해. 드디어 내 집을 찾은 것 같아."-

이제 혼자가 된 곰곰이는 대야 배를 타고 다시 바다를 향하여 나아간다.
-곰곰이는 바다 위를 밤낮으로 며칠간 헤맸어요. 눈에 보이는 거라곤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별들이 가득한 하늘 뿐이었지요.-
내가 뽑은 그림책 속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곰곰이에게는 또 어떤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인가!
각자의 삶을 찾아서 헤어진 네 친구들은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인가!
카테리나 고렐리크 작가와 김여진 번역가의 콜라보 작품을 이번에는 국민서관에서 만났다.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과 참신한 디테일의 일러스트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어쩐지 이번 이야기는 더욱 막강할 것 같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결론을 말하자면 폭발적이다.
꼬리에 꼬리를 물며 기발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서사 구조가 묘하게 흥미롭다.
빵 섬에서 얻어온 커다란 크로아상은 과일 섬의 골칫거리인 벌레를 해결한다.
과일 섬에서 선물로 받은 배는 얼음 섬에서 아주 쓸모가 있었다.
얼음 섬에서 챙겨 온 얼음덩어리는 고양이 섬에서 여름 내내 신선한 우유와 크림을 먹을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고양이 섬에서 데려온 고양이물고기를 보자말자 치즈 섬을 약탈하던 해적 쥐들이 놀라서 도망을 쳤다.
전투 중에 망가져 버린 대야 배의 돛대는 생쥐들이 나서서 튼튼한 포크 돛대로 다시 만들어 주었다.
포크 돛대는 뼈다귀 섬을 깨끗이 청소하는데에도 유용하게 쓰였다.
뿐만 아니라 개 섬에서는 크게 환영을 받기까지 하였다.

표지는 연결 그림이어서 이렇게 펼쳐서 감상해야 한다.
알고 보니 섬과 섬들은 결코 멀리 있지 않았다.
물리적으로도 그렇고, 심리적으로도 과연 그러하다.
그림에 보이지 않는 섬을 기억해 보기도 하고, 네 친구들이 각각 머물게 되는 섬을 확인해 보기도 하였다.
상상력을 자극하며 꿈과 환상의 모험 여행을 떠나게 하는 그림책 세상으로 더 많은 이들을 초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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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쌉싸름한 파리 산책 국민서관 그림동화 262
유키코 노리다케 지음, 김이슬 옮김 / 국민서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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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보는 맛 또한 매우 달콤 쌉싸름하다.
디저트가 된 도시 파리라니!
크루아상을 사러 가는 길에 강아지를 잃어버린 베르나르 삼촌과 함께 얼룩 강아지 피비를 찾아다니다 보면 파리의 대표 명소를 둘러볼 수 있다.
에투알 광장, 루브르 박물관, 센강, 뤽상부르 공원,  생제르맹 거리,  상드마르스 공원, 생마르탱 운하, 몽마르트 언덕, 가르니에 오페라 극장 내부, 반짝거리는 에펠탑 조망까지...
에너지 절감 정책으로 인하여 이제는 에펠탑 조명도 제한적이어서 여행자들의 입장에서는 조금 아쉽게 된 터이라 그림책으로나마 충분히 눈호강 하라는 듯 커다란 판형을 허락한 출판사의 배려에 감사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디저트에도 관심이 생겼다.
솜사탕, 머랭, 설탕, 사과술, 레몬 타르트, 마카롱, 크림 케이크, 초콜릿, 비스킷, 카늘레, 캐러멜, 크루아상.
그 중 카늘레는 그림책을 통하여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프랑스 보르도 지방에서 유래된 티 케이크의 일종으로 커피나 와인에 곁들여 먹는 간식이라고 한다. 겉은 캐러멜화 되어 바삭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고 하여 그 맛이 궁금해졌다.
크루아상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빵이다.
특히 프랑스에서 먹는 크루아상은 단연코 최고다.
고소한 맛과 풍미를 상상하며 기분좋게 그림책을 열었다.

"음?  어디 갔지?"
"드디어 찾았다! 우리 피비!"
도무지 종잡을 수 없었던 얼룩강아지 피비를 찾아서 파리 곳곳을 걸어다녔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여름, 나흘 간의 파리 여행 기록이 생생하게 소환되면서 무척 즐거웠다.
인상깊게 보았던 가르니에 오페라 극장의 내부 장면에서는 특히 감회가 남달랐다.
베르나르 삼촌과 강아지 피비는 여기 어디쯤에 있을까?
장면 장면마다 텍스트에 힌트가 있어서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

'낭만의 도시 파리에 판타지를 두 방울 섞어 놓은 환상적이고 재미있는 숨은 그림찾기 그림책!'

대~박
에투알 광장을 표현한 바로 이 장면에서 멈칫했다.
머랭 구름길을 자유롭게 오가는 인파 속에서 파리지앵이 된 내 모습이라도 본 것일까?
실제로 파리에서 머무는 동안 우리는 도보로만 이동했었다.
숙소가 생제르맹데프레 거리에 있어서 어디든지 도보 여행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는데, 두고두고 아쉬웠던 것은 에투알 개선문이다.
파리 야경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 다음날 낮에 투어를 갔지만 시간에 쫓겨 개선문 위까지는 올라가보지 못하였다.
개선문 꼭대기에 올라 조그맣게 보이던 사람들을 부러워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달래야 했던 그 날, 그 순간이 문득 떠올랐기 때문일 것이다.
머랭으로 뒤덮인 구름길이라니 너무나 멋진 발상이다.
머랭은 달걀 흰자에 설탕을 넣어 단단한 상태가 될 때까지 거품을 낸 혼합물을 말한다.
머랭 쿠키, 케잌의 데코레이션이나 장식물을 만들 수 있다.
정말로 마법이 통한 것일까!
마치 현장 체험을 한 것처럼 유쾌해졌다.
큰 소리로 외쳐본다.
"유쾌! 상쾌! 통쾌!"

환상적인 색감의 도시 파리를 두 손 안에서 만날 수 있는 그림책 세상이 재미나고 신비로웠다.
스토리가 있는 숨은그림찾기를 좋아하는 모두에게 꼭 한 번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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