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축복이에요 웅진 세계그림책 243
말라 프레이지 지음, 김지은 옮김 / 웅진주니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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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 프레이지 글ㆍ그림
우왓!
표지 디자인이 美쳤다.
커다랗고 넉넉한 판형의 이 아름다운 그림책을 받아본 순간부터 축복은 이미 시작된 것이리라!
돋을새김으로 조각한 듯한  글자 하나 하나에도 축복이 깃들었다.
손끝으로 가만히 전달되는 행복한 기운, 축복...
밝고 따스한 에너지가 넘치는 더스트 자켓을 벗은 순백의 표지조차 마음에 든다.
개인적인 의견이겠지만 더스트 자켓을 입은 그림책은 왠지 조금 더 특별해 보인다.
게다가 축복의 의미를 완벽하게 담아낸 이토록 사랑스러운 일러스트라니 더욱 그러하지 않은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표지 장면은 본문 도중에 한 번 더 만나게 되는데 그야말로 압권이다.
그림책이 뿜어내는 눈부신 햇살 덕분에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져나온 선물같은 장면이었다.

말라 프레이지 작가는 갓 태어난 손자 아서에게 이 그림책의 헌사를 썼다.
그러고보니 달려오는 손자를 두 팔 벌려 맞이하는 그림 속 할아버지는 작가 스스로의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모든 탄생에는 놀라운 축복이 있어요.-
이처럼 작가는 첫 손자를 맞이하는 경이로움을 담뿍 담아낸 문장을 앞세우며 장대한 서사의 포문을 열었다.
우리 삶의 탄생과 죽음이 서로 이어져 있듯이 그림책의 시작과 끝 또한 그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지만 여운이 감도는 텍스트와 더불어 수많은 우리 삶의 조각들을 반영하고 있는 일러스트는 놀라울 정도로 섬세하다.
페이지를 꽉 채우는 일러스트도 감동이지만 텍스트의 힘은 더욱 강렬하다.
사실은 요즘 들어 육체적인 한계를 많이 느끼고 있다.
예전과 달리 하나 둘 포기하는 것이 생겨나고, 새로운 일에 대한 두려움도 점점 더 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이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문장의 힘에 기대어 다시 한 번 더 불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이 있는 곳에서는 눈물조차 축복'이라는 문장을 읽을 때는 내가 좋아하는 시 '축복'을 떠올리기도 하였다.

 육신에 병이 조금 들었다고
 어이 불행이라 말하랴
 내게 오는 건
 통증조차도 축복이다
 죽음도 통곡도
 축복으로 바꾸며 오지 않았는가 
(도종환 '축복' 중에서)

그림책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바로 이 장면!
-우리의 삶은 모두가 축복이에요.-
메마르고 고달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간절한 구원의 메시지, 따스한 감성으로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목소리가 금방이라도 내 귀에 들려올 듯 하였다.

"2020년 가을이 되었습니다. 이 세상의 많은 것들이 뒤집힌 것처럼 불안할 때였죠. 그때 나는 이 작업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우리가 누구이고, 어디에 살든지, 모든 사람이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나는 그에 대한 존경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표제지에서 -말라 프레이지)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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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그림 잘 그려요
김미남 지음 / 양말기획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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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표지 그림 속 아이가 마치 내게 말을 건네는 듯 하였다.
자기가 그린 그림을 펼쳐 보이며
"나는 이런 그림 잘 그려요."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다.
어떤 그림일까?
궁금한 마음을 가득 안고 그림책을 열었다.

앞뒤면지는 남자 아이가 그린 연필 그림으로 빼곡하다.
구겨진 종이의 질감도 잘 느껴진다.
그런데 종이는 왜 구겨진 걸까?
의문이 생겼다.

표제지에서 작가님의 편지글 발견!
"○○○님께서는 어떤 그림 잘 그리시는지 궁금합니다."
문득 생각해 보았다.
나는 그림을 잘 그리지는 못한다. 
즐긴다고도 말 못하겠다. 
굳이 그림과 나를 연결한다면 감상을 좋아하는 정도이다.
가끔 미술관 나들이를 하니까 말이다.

그림책 속 아이가 비행기를 그리고 있다. 
 
 -쓩쓩쓩
 날아가는 비행기를 그리는 건
 자신있어!
 신나고 재미있어!-

그렇지만 어른들은 아이의 그림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대신에 그럴듯한 참고 자료를 가지고 와서 들이밀며 일반적인 비행기 모형대로 아이의 그림이 완성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아이는 어른들의 이러한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

 -내가 그린 비행기는
 엄청 엄청 빨리 날아가는 비행기야.
 그래서 내 비행기는 이런 그림으로 그려야
 진짜처럼 보일텐데
 어른들은 이상해.-

아이의 다음 그림은 미끄럼틀에서 놀고 있는 친구들의 모습이다.
계단을 한 칸씩 천천히 올라가는 지호,
두 칸씩 세 칸씩 급하게 뛰어서 올라가는 유권이,
두 발을 모아 토끼처럼 깡총깡총 뛰어 올라가는 민하.
친구들이 미끄러져 내려오는 모습 또한 각양각색이다.
아이는 이 어려운 그림을 어떻게 그렸을지 궁금해서 얼른 페이지를 넘겨보았다.
역시나 절묘하다. 👍
나처럼 그림 그리기가 쉽지 않은 사람들은 그림책 속 아이를 만나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사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태생적으로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아이를 키워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교실에서 내가 만난 아이들 중에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그 시간 동안 아무 것도 그려내지 못해서 스스로 실망감에 빠지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놀이가 학습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완벽해야만 인정을 받는 사회, 일등만 박수를 받는 사회적 편견이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닐까?

마지막으로 작가님의 소중한 편지글 뒷부분도 꼭 소개하고 싶었다.

"아이들의 다양한 '이런 그림들'도 함께 지켜주세요!"
 -2023.8.30.작가 김미남 드림-

다정하면서도 섬세한 보살핌과 위로가 있는 그림책이다.
어른과 아이가 모두 함께 읽으면 좋겠다.
양육자들에게도, 교사들에게도, 아이들 상호간에도 그림책의 마음이 따스한 강물처럼 흘러들면 좋겠다.
지금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연대가 꼭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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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호랑이 버스
국지승 지음 / 창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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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색감과 정겨운 캐릭터가 마음에 쏙 들어왔다.
육아 파파들에게 권하는 그림책이라고는 하지만 누구라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아빠와 둘이 보내는 꿈같은 하루!
 행복이 축복처럼 쏟아지는 이야기-(출판사 서평)

그러고보니 표지 그림이 예사롭지 않다.
아무래도 작가가 공을 많이 들인 듯 하다.
호랑이 몸피와 꼬리를 달고 있는 버스, 보일듯 말듯 반짝이는 빗줄기, 활짝 피어난 꽃송이들, 즐거운 듯 지저귀는 새들과 노랑 나비의 춤, 그리고 꽃보다 더 환한 주인공 선아의 미소까지...
보고만 있어도 저절로 행복해지는 풍경이다.
면지의 색감조차 과연 그러하다.

선아는 호랑이와 아이스크림을 아주 좋아한다.
바쁜 엄마 대신 아빠가 육아를 담당하는 선아의 집에는 커다란 호랑이 액자가 걸려있고, 그림책의 페이지마다 호랑이가 등장한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다양한 모습의 호랑이를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서툰 손길이지만 정성껏 아이를 돌보는 육아 파파의 고단함도 잘 담겨 있다.

-"선아야, 날씨도 좋은데 호랑이 보러 갈까?"

 호랑이를 보러 간다고?-

선아는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하지만 아빠와 선아가 호랑이를 보러 가는 길은 결코 만만치가 않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우리가 흔히 상상해볼 수 있는 현실적인 에피소드와 함께 뜻밖의 놀라운 판타지가 펼쳐진다.
바로 이 장면이다.

-"으악! 여기가 어디야?"-

분명 어린이 대공원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는데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생각지도 못한 동물들이 타고 있는 이 버스는 지금 어디로 가는 걸까!
아이의 마음이 되어 신나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보면 정말로 행복이 축복처럼 쏟아질지도 모른다.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림책의 세계는 언제나 매력적이다.
찰칵! (카메라 셔터)
소리와 함께 현실로 돌아온 아빠와 선아의 표정 변화도 절대 놓치지 말기를...
개인적으로는 사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고 싶다.

마지막 페이지 선아의 독백을 읽으며 마음이 벅차올랐다.
돌아오는 버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노을은 또 왜 저리도 고운지...
책장을 덮어도 한동안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행복은 늘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것이라는 것을 새삼 깨우치게 해 준다.
그림책, 오늘도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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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마을
신나군 지음 / 월천상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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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들어진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온 느낌이었다.
거침없는 화면과 친근한 언어에 푹 빠져들어서 읽었다.
커다란 판형도 한몫을 했다는 생각이다.
전반부의 거칠고 황량한 일러스트는 삭막한 도시의 버려진 공간을 재현한 듯 하였고, 첫 문장이 뱉어내는 은유는 절박하다.

"우리 집은 종이컵이야."

위험하고 불안한 마음에 가슴이 쿵 내려 앉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책을 펼치면 희망의 빛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믿는다.
춤을 추듯 그림을 그리며 글도 쓴다고 하는 신나군 작가의 특별한 시선을 따라가 보자. 

-따듯한 품에 안기지 못하고 지구를 떠난 이들에게.
아직도 홀로 떠도는 너에게.-(표제지: 작가의 말)

유기견들에 대한 작가의 아픔이 전해오는 듯 하여 내 마음까지도 숙연해졌다.

-버려진 강아지들이야.
 우리는 강아지들을 집으로 초대했어.-

너무나 인상적인 일러스트가 아닌가!
어둡고 기괴하며 파괴적인 화풍이 독자들의 감각을 예리하게 벼려낸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외로운 존재라는 사실을 애써 모르는 척하며 살아가는 것일까?
버려진 강아지들은 바로 그런 내 모습인지도 모른다.
다음 장면이 궁금해졌다.
역시 엄지 척!
신나군 작가는 고달픈 강아지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함께 모여 신나게 춤을 추게 해주었다.
바로 표지 그림 속 강아지들의 모습이다.

떠돌이 개와 소녀, 고립과 단절의 시대를 살아가는 컵마을 사람들...은유의 이미지가 강렬한 그림책 이야기가 궁금해서 간절한 마음으로 서평단 신청을 하게 되었다.
책 속에 끼워져 온 출판사 대표님의 개별 독자 편지글이 또 하나의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림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며 직접 남겨주신 서명은 신뢰감을 주었다.
무조건 공감하고 동의하는 바이다.

화자인 '나'는 컵마을에 사는 어린 소녀이다.
컵마을 사람들은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어느 날 혼자서 산책하던 소녀는 떠돌이 개를 만났다.
강아지가 소녀의 뒤를 따른다.
소녀는 강아지를 '쪼꼬'라고 불렀다.
소녀와 쪼꼬는 행복했다.
그런데 바깥에는 더 많은 떠돌이 개들이 있었으니...
소녀와 쪼꼬는 그들을 외면하지 않았다.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그림책 속 하이라이트 장면을 소개한다.
사실은 마지막 장면의 텍스트와 일러스트가 대박이다.
온갖 낱말을 다 동원해도 그 감동을 표현할 길이 없다.
이건 꼭 그림책에서 직접 확인해 봐야 한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좋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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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밭의 레서판다 - 2024 읽어주기 좋은 책 선정도서 아르볼 상상나무 14
다키노 미와코 지음, 세리코 그림, 김숙 옮김 / 아르볼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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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서판다 가족이 정성껏 기른 빨간 사과가 노릇노릇한 파이로 변하는 과정을 함께 지켜봐요! (출판사 서평)

매력적인 문장이다.
침이 꼴깍!
나도 모르게 출판사 서평에 한껏 이끌렸던 것 같다.
레서판다도 궁금하고, 사과파이 레시피도 알고 싶어졌다.

그림책의 주인공은 레서판다 패티.
빨간 모자를 쓰고 있어서 다른 판다들과는 구별된다.
패티의 가족은 사과 농사를 지어서 시장에 내다 파는 일을 하며 살아간다.

-"패티야, 부탁 좀 해야겠구나.
 오늘은 엄마 아빠 대신
 사과를 팔러 시장에 다녀와 주겠니?"-

처음으로 혼자 시장에 나가게 된 패티의 심정은 어땠을까?
"왠지 콩닥콩닥 가슴이 막 뛰는걸!"
마치 라임처럼 반복되는 이 문장 또한 무척 매력있다.

과연 우리의 주인공 패티는 심부름을 잘 할 수 있을까?
콩닥거리는 가슴을 안고 시장에 도착한 패티는 뜻밖의 일을 겪게 되는데...
스토리가 재미있고, 레서판다 캐릭터는 귀엽고 깜찍하다.
레서판다를 실제로 본 적이 없어서 검색으로 찾아보았다.

원래 '판다'란 말 자체가 이 레서판다에게 붙여진 이름이었으나, 자이언트 판다가 더 유명해지면서 자이언트 판다를 '판다'라 하면서 원조 판다는 '레서판다'로 불리게 되었다. (위키백과)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에버랜드의 러바오와 푸바오가 바로 자이언트 판다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판다'의 원조가 레서판다라는 사실이 흥미로워서 그림책이 더욱 재미있게 느껴졌다.
책을 들고 레서판다를 직접 만나러 가면 어떨까?

앞뒤면지는 사과파이 레시피와 만드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프라이팬으로 만드는 사과파이'
'오븐으로 만드는 사과파이'
왠지 콩닥콩닥 가슴이 막 뛰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분명 모험가다.
아이들과 함께 사과파이 만들기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겠다.
레서판다는 주로 대나무잎을 먹지만 사과와 같은 열매도 무척 좋아한다고 한다.
https://youtu.be/X1vJwFbQIhs

이처럼 <사과밭의 레서판다>라는 제목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 
문학적으로도 빼어나서 풍부한 상상이 일어난다.
제목을 참 잘 달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귀여운 스토리와 흥미로운 레서판다를 만나볼 수 있는 이 그림책, 동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누구라도 폭 빠져들 듯 하다.
콩닥콩닥 뛰는 가슴으로 용기와 도전 정신을 배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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