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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저택
김지안 지음 / 창비 / 2024년 4월
평점 :
마당에 들이는 식물도 인연이 있나 보다.
장미 저택까지는 아니더라도 마당 한 켠에 장미 울타리를 새로 만들고 싶어서 이리저리 궁리 중이었는데, 마침 이 책을 만났다.
책을 읽고나니 마음이 더 조급해졌다.
내 곁에는 멧밭쥐들도 없는데...힝~누구든 도와 줘!
이야기는 앞면지부터 시작된다.
물론 뒤면지까지도 빼곡하게 채워지는 서사는 마치 선물처럼 달콤하다.
전체적으로 계절감이 뚜렷한 일러스트를 따라가다 보니 가을 그리고 겨울, 다시 봄을 지나서 여름까지 사계의 향연에 초대받은 기분이 들었다.
장미 향이 가득한 그림책의 표지 또한 압권이다.
보면 볼수록 사랑스럽다.
어느 가을날, 멧밭쥐들이 사는 마을에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서둘러 우편함을 향하여 뛰어가는 멧밭쥐의 모습에 눈길이 머무는 순간,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여러 가지 질문들이 떠올랐다.
우편함을 통하여 편지를 주고받던 옛 친구의 안부까지도...
이 한 장의 그림에서 추억, 그리고 호기심, 성실함, 귀여움, 진지함이 동시에 느껴졌다면 다소 과한 리액션일까?
편지를 보낸 사람은 장미 저택의 관리인 멍멍씨였다.
멧밭쥐들에게 미미 씨의 장미를 돌봐 달라는 내용이었다.
장미 저택은 멧밭쥐들의 기대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서 부지런히 장미를 돌보는 멧밭쥐들 , 그리고 눈 내리는 겨울에 마법처럼 피어난 장미 한 송이가 그림책의 서사를 이끌어가는 치트키 역할을 한다.
짜잔!
그림책의 하이라이트가 되는 장면이다.
기대하시라!
대문을 열어젖히듯이 양쪽 페이지를 펼치면 환상적인 장미 정원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다양한 표정으로 축제를 즐기는 방문객들의 틈에 끼어서 향기 체험도 하고, 눈 호강도 하면서 즐거움을 한껏 누리고 싶어졌다.
장미 저택의 주인인 미미 씨가 좌절을 딛고 새롭게 도약하는 모습 또한 매우 인상적이다.
최고의 장미를 만들어내겠다는 야망 대신에 꽃송이가 작더라도 모두가 함께 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넓힌 미미 씨에게 엄지 척!
역시 장미 정원의 최대 볼거리는 장미 버스를 탄 채로 통과하는 장미 터널이다.
-우아아아!-
방문객들의 탄성이 터져나오고 있지 않은가!
상상만으로도 놀라운 《장미 저택》 이야기는 회복과 치유에 관한 진실이 보물처럼 담겨 있다.
실물 그림책으로 꼭 만나보기를 추천하는 바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