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가진 힘을 믿어요 마음가득 그림책 1
로라 도크릴 지음, 킵 알리자데 그림, 조아라 옮김 / 소르베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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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그림책이다.
나는 요즘 양자물리학의 불가사의한 에너지에 부쩍 관심이 생겨났다.
말하자면 양자론과 인간 의식의 새로운 발견들에 관한 이슈이다.
사람의 마음 에너지는 주변의 모든 사물, 환경과 서로 결속되어 있으며 우주의 시공간 속에 저장되어 그 사람의 현실적 삶의 모습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다. 
놀랍지 아니한가!
실제로 서로간의 텔레파시가 통한다든가, 기도나 명상 등 영적인 힘의 효과와 같은 수많은 사례가 보고 되고 있다.

문득 '말하는대로 이루어진다'는 명제가 떠올랐다.
프랑스 심리학자 에밀 쿠에 또한, 자신의 목소리로 반복하여 담아내는 상상은 자율신경계에 자동으로 입력되며 인간의 몸은 입력된 그대로 실현하려 한다는 이론을 펼쳤다.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언어로 자기 확신의 씨앗을 뿌리고 시시때때로 가꾸어 나가자.
그림책의 제목처럼 
"나는 내가 가진 힘을 믿어요"
라고 당당하게 외쳐보자.
지속적으로 의식의 성장을 이어가면 나아가서는 우주 전체와 공명할 수 있는 슈퍼 의식 에너지를 얻게 될 것이라는 낯선 주장에도 일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러한 논리는 개인의 문제 뿐만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전반에 걸쳐 선한 영향력을 끼침으로 인하여 함께 살아가는 우리 세상이 더욱 건강하고 아름다워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그림책 또한 크고 아름다운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

글 작가 로라 도크릴은 작가이자 시인으로, 아이들의 감정을 시적인 언어로 섬세하게 다루는 글을 많이 썼다고 한다.
과연 그러하다.
봄햇살처럼 부드럽게 속삭이는 문장들을 하나씩 곱씹으며 진짜 힘에 관한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된다.
강하다는 건 뭘까?
우리는 반드시 강해져야만 할까?
그림책 속에서 정답을 꼭 확인해 보았으면 좋겠다.

-"여기 이 새싹을 봐. 작고 약해 보이니?
 중요한 건 겉모습이 아니야.
 누가 더 크고 강한지 겨루는 일도 아니지.
 내가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는지
 스스로 믿는 마음, 그 마음이면 충분해."-

밝고 따스한 색감을 바탕으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일상을 공유하며 고요하고 편안한 감성을 일깨우는 일러스트는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부록 페이지 '옮긴이의 말' 또한 매우 귀중한 선물이다.

"이 그림책은 아이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보내는 따뜻한 초대장입니다.
-당신은 지금도 충분히 강한 사람입니다.
 그 힘을 한번 믿어 보세요.-
그림책이 주는 속삭임을 기억하고, 비교의 틀을 넘어 '진정한 나다움'을 찾는 긴 여정을 시작해 보세요.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하며 피어나는 모습을 응원합니다."

앗! 선물이 또 하나 더 있다.
앞ㆍ뒤표지의 꽃 그림과 함께 꽃들이 전하는 이야기, 이름하여 꽃말이다.
여기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말은 물망초의 '신뢰'이다.
사람 또한 말과 생각과 행동이 순하고 신뢰가 가는 사람을 가장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읽고 싶은 아름다운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주변의 더 많은 이들과도 널리 공유하고 싶어진다.
함께 사는 우리 세상이 더욱 행복해질 테니까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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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다정하게 독고빌라 블루문고
신은영 지음, 현숙희 그림 / 그린북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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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1인 가구 1000만 시대!
통계에 따르면 1인 가구가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41.8%를 차지하고 있으며 5가구 중 2가구가 혼자 살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앞으로 더욱 증가 추세라니 정말 놀랍다.
결혼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혼자 사는 미혼자가 늘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문제점으로는 고독사가 손꼽히고 있다. 고독사는 가족·이웃·친구 간 왕래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혼자 살던 사람이 사망한 후 통상 3일 이상 방치됐다가 발견된 경우를 말한다. 이처럼 고령화 증가 진행과 함께 1인가구 증가가 맞물리게 되면서 노인층의 고독사가 늘어나고 있다.
이 동화의 모티브가 된 것 또한 고독사에 관한 뉴스였다고 한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지만 신은경 작가는 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독고빌라'라는 이름의 오래된 건물이 머릿속에 번쩍 떠올랐다고 하였다.

"이 빌라를 지은 사람은 가족과 이웃들과 정겹게 어울려 살길 바랐을 텐데, 언젠가부터 독고빌라에는 고독한 사람들만 모여 살게 되었습니다.그들은 모두 지긋지긋한 외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타인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기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독고빌라 사람들이 다시 정답게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뭘까요? 그리고 우리 개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이 동화를 통해 여러분만의 정답을 찾으면 좋겠습니다." _ 지은이의 말 중에서

독고빌라에는 5가구가 사는데 4가구가 1인 가구다.
독고빌라 대신 '고독빌라'라고 불러야 할 정도이다.

301호 빼빼 할아버지, 302호 담배 아저씨, 201호 철이네 가족, 202호 끙끙 할머니, 1층 미용실 아줌마, 새 이웃 가래 할아버지.

등장인물은 물론이고, 배경, 사건 전개에 이르기까지 최선의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 보는 맛도 좋았다.
낡고 오래된 빌라, 노환, 생활고, 응급차, 죽음 등의 어두운 분위기를 밝고 화사하게 전환시켜보려는 현숙희 작가의 마음이 느껴졌다.

"난 독고빌라 이웃들이 너무 싫어!"
철이는 다른 친구들처럼 새 아파트로 이사가고 싶어하지만 엄마 아빠는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독고빌라의 주인인 철이 부모님은 이웃끼리 서로 돕는 따뜻한 빌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반상회를 제안했지만 모두들 꺼려하는 통에 마음만 조급하다.
그러던 어느 날, 빼빼 할아버지가 응급차에 실려 나가고 급기야 사망하는 일이 생겼다.
우연하게 응급차를 목격한 철이는 빼빼 할아버지의 죽음이 자신의 잘못이라는 자책감에 괜스레 빠져 들고, 학교에서 고독사 이야기를 들은 뒤에는 혼자 사는 이웃들을 생각하면 가슴 한구석에 묵직한 돌덩이가 얹힌 것처럼 갑갑함이 밀려왔다.
철이는 단톡방에서 친구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곧바로 아이들끼리 대책 논의가 시작되었다.
고독사라고 하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풀어내는 모습이 진실로 아름답다.
핵가족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아이들에게 할아버지와 할머니에 대한 애정을 키우고, 이웃들에게도 관심을 갖도록 일깨워주는 좋은 책이다.
내 아이가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란다면 이 책을 꼭 만날 수 있게 하라!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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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 라임 그림 동화 42
다이 윈 지음, 이고르 올레니코프 그림, 양병헌 옮김 / 라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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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받아들고 제목의 열 글자를 읊조리는 순간, 툭! 심금의 한 가닥 줄이 끊어진 듯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오로라가 보이는 눈길을  북극곰 가족이 함께 걷고 있는 앞표지 그림 속에 한참을 머물러 있었다.
여러 가지 감정들이 올라왔다.
두려움, 역경, 안타까움, 걱정, 불안, 염려, 죄책감...
철없는 두 아이를 앞세운 엄마 곰은 뱃속에 아기를 품고 있고, 가장의 무게를 오롯이 짊어진 아빠곰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 있다.
위기의 북극곰 가족은 과연 어디로 가야 할까?

지금 창밖에는 봄눈이 하염없이 내려 쌓이는 중이다.
추운 겨울을 벗어나 이제는 꽃처럼 화사한 봄을 맞이하는 줄 알았는데 또 다시 혹한이라니...
일찌감치 피어난 영춘화 꽃잎들을 사정없이 얼려버린 매서운 추위도 모자라서 이제는 눈폭탄까지 내린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창 밖 풍경 사이로 북극곰 가족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순간이었다.
그림책 속 상황 또한 설상가상이 아니겠는가!
뒤표지에서는 더욱 충격적인 문장을 만나게 되었다.

지구 온난화로 살 곳을 잃어버린 채 이리저리 떠돌다가 러시아의 한 마을을 침입한 북극곰 가족의 실제 이야기!

문득 권정민 작가의 그림책《지혜로운 멧돼지가 되기 위한 지침서》가 재빠르게 소환되어 왔다.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인간들이 저지른 생태 파괴로 인하여 삶터를 빼앗긴 멧돼지 가족이 도시의 아파트에 들어와 새로운 보금자리를 튼다는 내용인데, 이 책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그것도 실제 이야기라니 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려웠다.

-음......, 여기가 딱 좋은걸!"-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면서 음식이 바닥나기 시작했어요.
 게다가 너나없이 바다표범 맛이 그리워졌답니다.-

고통스럽고 불안하며 그로데스크한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일러스트는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림책을 읽고난 뒤, 관련 뉴스도 찾아 보았다.

수십여 마리의 북극곰들이 민가까지 내려와 쓰레기 더미를 뒤지기 시작했다. 마을 집과 공공건물에 침입하면서 사람들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402809

WWF(세계자연기금)는 “최근 20년 사이 북극 빙하 면적인 50% 감소했고, 북극곰의 주 서식지이자, 사냥터인 빙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녹아내리고 있다”면서 “이대로 빙하가 사라진다면 북극곰들이 굶주려 죽거나, 먹이를 찾아 민가로 내려와 인간과의 갈등을 초래하는 일이 빈번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
결코 모른 척 할 수 없는 분명한 사실 하나가 있다.
우리는 반드시 지구 온난화를 막아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곰곰이 생각해보고, 적극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탄소중립생활 실천방안

-난방 온도 2도 낮추고 냉방 온도 2도 높이기
-텔레비젼 시청 시간 줄이기
-물은 받아서 사용하기
-과대포장 제품 안 사기
-저탄소 인증 농축산물 이용하기
-장바구니 이용하고 비닐 사용 줄이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음식 포장 시 용기 챙겨가기
-물티슈 덜 쓰기

우리에게는 되돌릴 수 있는 시간이 결코 많지 않다
인간을 비롯한 지구상 모든 생물들이 행복하게 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시급하게 지구온난화의 문제를 다함께 풀어가는 것이다.
지금 바로 나부터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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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판다 편의점 1 - 목소리가 바뀌는 체인지 사탕 다판다 편의점 1
강효미 지음, 밤코 그림 / 다산어린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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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미 작가의 엉뚱한 상상력으로 절묘하게 빚어낸 새로운 시리즈 동화 《다판다 편의점》.
'다판다 편의점'에는 없는 것이 없다. 게다가 다른 편의점에서는 결코 살 수 없는 특별한 그 무엇도 있다.
그래서 '다판다 편의점'이다.
굳이 따지자면 한 가지 의미가 더 있다.
그것은 바로 이 편의점 사장님이 '두둥'이라는 이름의 판다라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다판다 편의점'은 없는 게 없지만 아무나 살 수 없는 물건들을 파는, 판다 무리들이 운영하는 유통회사라는 설정인데 매우 그럴듯하면서도 재미나다.
시리즈 1권의 대표 물건이 '목소리가 바뀌는 체인지 사탕'이라면 2권에서는 '지우고 싶은 기억을 말끔히 지워주는 싹싹 물티슈'라고 당당하게 예고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2권이 더 기대된다.

목소리가 바뀌는 체인지 사탕 사용설명서

🍬입에 넣으면 달콤한 딸기 맛이 났다가, 상큼한 포도 맛이 났다가, 아주 신 레몬 맛이 난다.

🍬입에 넣고 다 녹을 때까지, 내가 원하는 다른 사람의 목소리로 바꿔 준다.

음~사탕 한 개로 세 가지 맛을 차례대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끌린다.
하지만 사탕을 녹여 먹는 동안 내가 다른 사람의 목소리로 변할 일은 절대 없을 것 같았다.

"사 갈 거야, 말 거야?"

평소의 나라면 당연히 안 사겠지만, 책 속 주인공 오만재는 다르다.
만재는 둥실초등학교에서 가장 유명한 말썽꾸러기이다.

"주세요, 체인지 사탕!"

만재는 서둘러 계산하곤, 허겁지겁 뛰어서 학교로 향했다.
그래도 지각이다.
만재는 어제도, 엊그제도 혼이 났다.
그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만재는 사탕 한 알을 까서 입에 넣고 맛을 음미한 다음 선생님께 전화를 하였다.
만재 엄마인 척하며 만재를 혼내지 말아달라고 한 것이다.
사탕 한 봉지를 다 먹을 때까지 목소리를 바꿔가며 만재의 장난은 하루종일 계속 되었다.
마침내 사탕 봉지에 사탕이 단 한 알 밖에 남지 않았다.

"쩝, 체인지 사탕만 있으면 매일매일 엄청 신날 텐데......"

체인지 사탕을 사러 가고 싶지만 돈이 없다.
만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잠시 후 편의점으로 수상한 전화가 걸려 왔다.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처음엔 분명 어른 여자의 목소리였는데, 순간 어린아이의 목소리로 바뀌더니 툭, 끊겨 버렸다.
두둥은 몹시 화가 났다.
두둥으로서는 정말로 귀찮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셋째, 손님이 물건을 잘못 사용했다면,
 물건의  포장지를 돌려받아야 한다.-

장사에는 관심이 없어 보이는 두둥이지만 그래도 나름의 규칙 세 가지는 엄격하게 지키는 편이다.

문 여는 시간도, 문 닫는 시간도 사장님 마음대로이며 문을 여는 날보다 닫는 날이 더 많은 '다판다 편의점'은 동네 사람들에게 평판이 좋지 않았다.

"졸려!"
"귀찮아!"
"하기 싫어!"
"온종일 뒹굴뒹굴하며 놀고 싶단 말이야."

편의점 사장인 두둥이 늘 입에 달고 사는 말들이다.
손님이 오건 말건, 누가 흉을 보건 말건 뒹굴뒹굴하다가도 마법의 주문이 걸리면 완전 달라진다.

"그래! 나는 놀기 좋아하는 느림보 판다. 하지만 '사장님 마음대로'라는 말을 들으면 더는 느림보 판다 아니야. 난 신이 나! 사장님 마음대로라니! 사장님 마음대로라니!"

편의점에서 뭘 고를지 고민하다가 판다 사장님 덕분에 목소리가 바뀌는 체인지 사탕을 얻게 되는 만재, 그리고 만재 덕분에 두 번씩이나 마법의 주문에 걸리게 된 느림보 판다.
두 주인공이 엮어내는 재치 만점의 유머 코드는 어린이 독자들의 적극적인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
일이든 공부든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내적 에너지가 터져 나올 때 더욱 즐겁고 신나는 법이다.
자신이 잘못한 행동에 대해서 책임을 질 줄 아는 만재의 태도 또한 사랑스럽다.
스토리를 따라가며 재미나게 책장을 넘기다보면 누구라도 두 주인공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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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점심시간 다봄 어린이 문학 쏙 5
렉스 오글 지음, 정영임 옮김 / 다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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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어쩔 수 없이, 다른 엄마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과 정반대로 날 보살펴 주는 엄마.-p 129

아이의 이름은 렉스 오글.
올해 중학교 1학년 신입생이 되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초등학교 6학년, 아직은 돌봄이 필요한 나이다.
그런데 돌봄은 커녕 이렇게 어린 아이가 집안일을 다 떠맡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믿기 어려웠다. 요리부터 청소, 아기 돌보기, 엄마의 통장 잔액을 확인하는 일까지...
부모의 이혼을 겪은 아이는 재혼 가정에서 가난과 폭력, 일상적인 학대에 노출되어 있었다.

렉스의 엄마는 정서적으로 아직 미성숙하며 불안정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결핍과 분노가 뒤엉켜 결국 스스로를 망치고 가정을 파괴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엄마가 일어나 앉았다. 엄마는 엄마나 어른처럼 보이지 않았다. 예닐곱 살 정도 되는 어린 여자아이 같았다. 엄마는 하도 울어서 얼굴이 퉁퉁 부어 있었다. 잔뜩 겁에 질린 순진한 어린아이의 눈빛이 보였다. 엄마는 나를 마치 처음 보는 사람처럼 바라봤다.-p 127

학교 가기 싫어하는 아이는 많이 보았는데 렉스처럼
집보다 학교가 더 좋다고 하는 아이는 처음이다.

-내가 학교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렇다. 안심된다. 학교에서는 일체 집 생각을 하지 않으니까. 생각하는 거라고는 수업, 친구들 같은 것뿐이다. 미술 수업과 스케이트보드, 화제가 되는 영화 따위를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좋은 성적을 받거나 멋지고 인기가 많아질까 궁리한다.-p 78

하지만 엄마가 신청해 놓은 무료급식프로그램 때문에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되어 버린 개학 첫날부터 친구들이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될까봐 내내 두려웠고, 가난한 집안 형편에 더욱 짜증이 났다.
상황은 더 안 좋아져서 정부로부터 월세를 보조받는 공공임대아파트로 이사까지 가게 되는데...《불편한 점심시간》이라는 제목만으로도 이러한 내적 갈등을 겪고 있는 렉스의 심경을 직접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주인공 아이의 이름이 다름아닌 작가 본인이라는 것을 문득 알아차린 순간, 살짝 당황스러웠다.
아무리 자전적 이야기라고 해도 일반적으로는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쓰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여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세월 작가로서 제 어린 시절 이야기는 되도록 쓰지 않으려고 했어요. 솔직히 회피한 셈이지요.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것이 너무 고통스럽다는 단순한 이유였어요.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사회경제 시스템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여러 면에서 오히려 나빠지기도 했지요. 그런 사실을 알고 나니 제 이야기를 써야겠다는 결심이 서더군요. 제 경험이 많은 사람들과 나눠야 할 중요한 이야기라고 믿었기에 이 책을 썼어요. 실제 경험을 나누는 차원을 넘어, 가난한 아이들에게 혼자가 아니라고 알려주고 싶었어요. 더 나아가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어린이 청소년 독자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었어요." (p 324 작가의 말 중에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따스한 가정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건강한 친구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헌사에서 밝힌 것처럼 '이 책은 가난한 아이, 가난하지 않은 아이 모두를 위한 이야기'일뿐만 아니라 양육자를 비롯한 모든 교사들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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