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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니 아니고 똥니? ㅣ 노란 잠수함 9
안수민 지음, 김영수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6월
평점 :
대부분의 어른들은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거짓말 하면 안돼!' 라고 가르치지만
육아 전문가들은 영유아기 자기 방어를 위한 거짓말은 당연한 행동이라고 하죠.
그 시기가 지나 옳고 그름을 인식하는 나이가 된다면 거짓말을 하는 순간부터
심장이 콩닥콩닥 뛰고 식은땀이 나고 눈 앞이 아득해지고 마음이 답답해지는 등
스스로 '아 내가 옳지 않은 행동을 했구나'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내 입에 금니가 아닌 똥니를 씌운다고? 누구라도 질색팔색할만한 상황에서
나도 모르게 거짓말을 한 동민이의 이야기,
오늘은 금니와 똥니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 책을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위즈덤하우스의 <금니 아니고 똥니?>입니다.

엄마의 잔소리를 들으며 치과로 들어가는 동민이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신경치료가 모두 끝나고, 오늘은 드디어 금니를 씌우는 날.
임시로 씌운 금니를 일주일동안 써보고 이상 없으면 완전히 붙인다고 하며
캐러맬이나 껌, 딱딱한 쥐포같은 음식을 주의하라는 설명을 들었어요.

치료를 마친 기념으로 엄마에게 치킨을 시켜먹자고 졸랐는데,
엄마가 어쩐일로 흔쾌히 사준 치킨을 사주시네요.
그런데 치킨을 뜯던 중 뭔가 허전한 이 느낌은 뭐죠?
으잉? 금니가 없어졌어요!

삼키거나 없어지면 다시 금니를 씌우는 비용의 반을 또 지불해야 하는데...
엄마는 인체구성도를 탁탁 짚어가며 내일 오후쯤은
몸 밖으로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계세요.

마스크, 고무장갑 위에 비닐장갑, 나무 젓가락까지 완전무장한 엄마는
동민이가 밀어낸 그.... 으윽... 그것을 헛구역질 해 가며 헤집어보지만
찾지 못합니다. 어휴 ㅠㅠ 동민이 어머니 대단하세요 ㅠㅠ

엄마는 치과에 전화를 했고, 치과에서는
금니를 찾아오면 다행히 돈은 더 안내도 된다고 하는데요,
별 생각 없던 동민이는... 똥속에서 금니를 찾아오면...
그걸 다시 내 이에 붙인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내 입에 똥니를 씌운다고!!
맛있는 것을 먹어도 똥 맛이 나면 어떡하죠? 입에서 똥냄새가 나면 어떡하죠??
그렇지 않아도 똥민이라고 놀림받는데, 으악!!

오매불망 동민이의 화장실 소식만 기다리는 엄마와 달리,
동민이는 엄마 몰래 학교에서 똥을 싸고 올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막상 변기 위에 앉으니까 금니 비용도 떠오르고
가계부 앞에서 한숨쉬는 엄마도 떠오르지만...
이미 변기에 풍덩 빠진 존재를 외면한 채 물을 내리고 마음을 접습니다.

계속 동민이의 화장실 소식을 묻는 엄마와 모르는 척 안 싼 척 시치미를 떼는 동민이.
엄마가 잘못한 것 보다 거짓말 하는게 더 나쁜 거라고 했는데...
가슴이 콩닥콩닥 뛰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동민이는 돌덩이를 얹은 듯 마음이 무겁습니다.
과연 동민이와 엄마는 똥니를, 아니 금니를 다시 찾아 어금니에 씌울 수 있을까요?
조급한 주인공과 다르게 밖에서 이 이야기를 보는 우리들은 웃음이 절로나는 이 사건은
작가님이 실제로 겪은 일이라고 하시네요 ㅎㅎㅎ 어쩐지 너무나 생생한 표현들이더라니!
작가님은 이렇게 매일매일 벌어지는 나만의 일상 이야기들을 일기로 잘 남겨두라고 하시네요.
동민이에게 일어난 특별한 사건과 그 나이대의 아이들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얄팍한 거짓말.
그리고 동민이의 심리 변화까지 부모님과 아이 모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금니 아니고 똥니?>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