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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
이동호 지음 / 창비 / 2021년 6월
평점 :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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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당의 돼지들에게 배운 동물을 키우고 먹는다는 것의 의미'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 이동호 저자는 2014년에 귀촌해 농촌에서 돼지가 자라는 환경을 보고 채식을 결심했다고 한다. 귀촌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아름다운 풍경어 전원 생활, 힐링 생활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충청도로 귀촌한 저자는 꿈꾸던 것과는 다른 현실을 마주하는데 바로 농촌에는 도시에서 떠밀려 온 각종 기피 시설이 있고, 그중 하나인 축산업 에 대해 마주 하게된다.
국내 최대 축산단지가 있는 충청도에는 동물을 실은 화물차가 끊임없이 오가고, 매일 아침 가축의 분뇨 냄새가 가득한 안개가 끼는, 전원 생활. 힐링 생활 이란 말 보다 그런 꿈꾸던것과는 너무 거리가 먼 부분과 마주하게 된다. 이 부분에서 그려지는 귀촌 생활은 그야말로 '어머나, 세상에....' 가 아닌가.
이렇게 이 책은 '채식과 육식' , '농장과 공장' , '동물과 사람' 의 관계를 생각 하게 되는 책이다.
▪️°우리나라에서 사육되는 돼지의 사육환경은 흙도 밟지 못하고 6개월씩 갇혀 지내야하고 그런 환경에서 일어나는 동물 학대와 축산 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 전염병과 살처분 등등의 문제들 속에서 저자는 축산업의 열악한 현실에 고기 생산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채식을 시작한다.
■°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의 저자가 귀촌한 마을에 축산인들이 결성한 ‘대안축산연구회’가 있는데
축산인들이 모여 기존 축산 방식의 변화를 꾀하고 대안을 찾는 이 모임에서 자연양돈이라는 새로운 사육 방식을 알게 되면서 부터다.
자연양돈 방식이 채식의 연장이라고 여긴 저자는 돼지에게 깨끗하고 넓은 마당을 제공하고, 농가에서 나온 부산물로 만든 건강한 사료를 먹이며 돼지를 키우기로 한다.
돼지를 자연 양돈 방식으로 사육하는 에피소드에서 저자는 동물의 본성을 존중하며 키워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을 보여주는데 여기서 자연의 에 속한 생명들의의 귀중함을 배울 수 있었다.
▪️° 저자가 돼지를 키우게 되던날.
그러니까 저자는 인근 농업학교에서 흑돼지 세마리를 분양받아 데려오게 되는데 돼지는 애써 만들어놓은 울타리를 뚫고 달아나고 또 도망친 돼지를 다시 찾아오는 부분부터
나는 '아, 앞날이 캄캄하겠구나.'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하필 왜 돼지를 데려와서 이 고생이실까? 싶을정도로 돼지와의 생활이 순탄치만은 않다. 매일 돼지에게 밥과 물을 챙겨주고, 우리를 청소하고, 똥을 치우는 고된 노동이 힘들게 보였지만 읽는 독자로서는 너무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어떤 동물이든 생명을 키우는건 힘들겠지만 돼지를 키우는것이 정말 고되게 보였다.
근데 당장 어떠한 문제와 마주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이렇게 키운 돼지를 나는 과연 잡아먹을 수 있을까?'
'돼지가 행복하게 자라더라도 결국 잡아먹을 거라면 이 모든 수고로움에 무슨 가치와 소용이 있는 걸까?'
나 또한 저자가 저 문제로 고민 할때에 이미 책속에서 저자와 함께 돼지를 키우고 있었으므로 고민을 아니할 수 없었다.
육식을 좋아하는 내가, 그것도 돼지고기를 제일 좋아하는 내가 키우던 돼지를 먹는냐 마느냐 라는 선택의 기로에 선 것이다.
■° 나의 식탁을 만족스럽게 해주는 고기는 먹기 좋게 포장된 상품이자 식자재로 여겨질 뿐이였다.
그것을 죽이고 손질하는 이전의 과정은 생각지도 않는다. 이런 사실은 나에게 '불편한 진실' 이므로
알려고도 하지 않았고 고기를 파는 곳에서도 굳이 알려주지도 않는다. 담배갑에 보면 담배에 대한 불편한 진실들이 큼지막하게 쓰여 있는데 고기는 그런 위험한 기호식품이 아니니 그럴 필요도 없다.
저자는 돼지의 마지막 순간을 마주하며 다른 동물의 생명을 얻는 일은 결코 가볍지 않음을 이야기한다.
직접 키운 돼지를 죽이는 것은 거부감이 드는 일이다.
죄책감, 망설임, 미안함 등 복잡한 감정에 괴로워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돼지를 직접 잡은 이유는 자신이 취할 생명에 대한 책임감이자 예의에서 비롯되었다고 저자는 털어놓았다. 아마도 불편하지만 외면해서는 안 되는 진실을 나에게 전하려고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 이제는 내가 이 책에 왜 관심을 가졌는지 말할 차례인것같다.
얼마전 내가 속해있는 독서클럽 회원님이 고래에 대한 이야기가 실린 책을 읽고 느낀바를 나눔 하신적이 있는데 인간의 편의를 위해 고래를 잡는 그 끔직함을 이야기 하시며 '동물들의 죽음을 당연시 하지 말아야 한다.' 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것을 보고 육식을 좋아하는 나도 육식을 줄이거나, 적어도 '채식 하는 날' 을 정해야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렇지만 평생을 그리 살다시피한 내가 그 다짐이 쉬울리가 있겠는가. 때마침 이 책을 마주 했고 꼭 읽어야 겠다 싶었다.
이 책은 동물을 모두 대안 축산 방식으로 기르자거나 모든 사람이 채식을 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말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러한 선택들이 모이면 변화를 만들 수 있음을 강조한다.
동물의 고통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나가는 것, 인간과 인간이 먹는 동물이 상호 연결되어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자연의 이치를 거스를 수는 없다.
이 땅의 모든이들이 채식주의자 라 해도 문제는 발생 되는 법 아니겠는가.
자연스레 사는것, 인간과 동물이 평화롭게 공존 하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여느 주말 저녁과는 다르게 나는 오늘 주말 저녁 만찬을 열무비빔밥 으로 정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