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잊지 않음 - 타인의 역사, 나의 산문
박민정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8월
평점 :
'타인의 역사가 우리의 연대기가 되기까지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잊지 않기 위해 한 걸음 다가서는 마음'
🔹️가끔 터무니없는 사랑이 끝나고 난 다음 우울한 기분 때문에 시간을 낭비할 때마다 나는 다짐하곤 했다. 무슨 일이 있었어도 다시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걸어가면 된다고. 다시 인파 속으로. 부모님과 친구들과 거래처의 연락을 받고, 제시간에 출근을 하고, 끼니를 거르지 않으면 된다고. 그중 가장 잘해내고 싶은 일은 역시 인파를 헤치며 걷는 것이다. 행인들 중 누구도 새삼 돌아보지 않을 만큼 멀쩡한 표정으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_ p.34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걸어가면 된다고.'
이런 생각을 제법 많이 하는것 같다.
'그중 가장 잘해내고 싶은 일은 역시 인파를 헤치며 걷는 것이다.'
정말이지 어떠한 일에 감정을 다쳤더라도 멀쩡한 표정으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일을 할때가 있다.
그런날에는 그러느라 힘들었는지 혼자 있게되면 무너질때가 있다.
뭐가 맞는 걸까.
🔹️순전히 언어 때문에 사무치던 상처를 생각한다.
나의 말이 누군가에게 비수가 되고, 누군가의 말이 나를 아프게 만들 때. 그와 내가 동일한 모국의 언어를 사용한다는 사실 자체가 서러워서 언어를 처음 배우던 순간을 호출하곤 했다.
아직 아무런 의미도, 즉 어떤 경험도 담지하지 않은 우리말의 자음과 모음.
_ p.109
▫️요즘들어 많이 생각하는건데 말이 라는것이 한없이 조심해야하는것이고 또 한없는 위로가 되는것이라는 생각을 많이한다.
타인을 생각할때에 '말' 이라는것, '언어' 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가 없다.
나도 그러하다.
어떤사람에게는 내가 좋은 사람일수도 있지만
어떤사람에게는 좋지못한, 나쁜 사람 일 수 도 있다.
시간이 지나 자연스레 서로가 용서, 화해로 좋아지는 경우도 있으나 '말' 로 어그러진 사이는 그게 쉽지 않다.
차라리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했다면, 그래서 서로 알아듣지 못했다면 하는 순간도 당연히 있다.
감정을 불러들이는 '말'
감정을 표현하는 '언어'
그것과 함께 타인에 대한 나의 역사를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그러나 세상은 놀랍게도 또 새로운 인생을 허락한다. 나 자신 외에는 모두가 비정한 세상에서 내가 나의 이름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이 소설은 허상과 같은 용기를 강요하지 않는다. 그것이 ‘정말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_ p.115-116
▫️참 놀랍다.
세상은 새로운 인생을 허락한다.
어쩌면 세상은 우리가 더 많은 모험을 하도록 코너로 몰아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몰리다 보면 급한 마음에 새로운 세상의 절벽으로 뛰어들고 그속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한다.
참 인생이란 놀랍다.
내가 아이를 낳다니 그것도 둘 을💙
☘책을 소개하는 글에서 보았다.
“우리 육체 속에 연약하게 머물러 있던
기억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이렇게 만들고 쓴다”
"어디쯤 가서 뒤돌아보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뒤돌아보고, 기록하며, 기억하는 일.
너무 멋있는 말 아닌가.
뒤돌아보고 기록하며 기억하는 일
잊지 않음_ 타인의 역사, 나의 산문
오랫동안 잊지 않을 글을 나는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