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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 작가정신 35주년 기념 에세이
김사과 외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11월
평점 :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다들 생각해보지않을까?
소설에는 마진이 얼마 정도 남을지..
소설을 쓰는 작가들은 이것이 생업이기에 어쩌면 이것을 두고 더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읽고
결국에는 소설을 씀으로 그들의 삶이 충만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듯하다.
🔹️내 생각에 여행지에서의 글쓰기란 디즈니랜드에서 독서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남들은 놀이 기구에 올라타 환호하고, 페스티벌 행렬 앞에서 사진을 찍고 솜사탕을 들고 뛰어다니기 바쁜데, 홀로 놀이공원 구석의 커피숍에 앉아 맛대가리 없는 커피를 앞에 두고 두꺼운 소설책을 읽고 있는 것이다.
_ p.16 #김사과
🔹️피할 수 없어서 쓴다.
피할 수 없고 돌이킬 수 없는 것들만이 내 문장이 된다.
_ p.27 #김엄지
🔹️소설 쓰기가 내게 정확한 노동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_ p.41 #박민정
🔹️그런데 내가 소설을 썼을 때 이익은 얼마일까? 순수하게 나에게 남는 건 뭘까? 과연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_ p.91 #오한기
얼마나 많은 생각과 또 생각을 넣고 빼고 지어내고 확장해야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지는 걸까?
그리고 그 이야기들에서 얼마나 많은 삶에서 나를 만나야 비로소 그 이야기를 꺼내놓을 수 있는것일까?
작가들의 세계는 참으로 오늘의 시간들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삶이다.
🔹️자신의 상투성을 깨뜨리는 데 도달하기 위해서는, 매번 그 상투성의 실체를 직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_ p.162 #천희란
🔹️내가 썼으나 내가 쓴 것 같지 않은 글. 쓰는 과정에서 누구보다 먼저 나를 설득시켜야 했던 문장들.
_ p.190 #최진영
작가들의 삶을 녹여 글을 쓰는 일들이
때로는 그들은 눕히기도 하고,
앉게도 하고, 일어서게도 하며,
뛰게도 하고, 날 수 도 있게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은 그들에게 짝사랑 같은 것일지도...
그리고 나는 그 짝사랑을 바라보면서 이루어지기를 고대하는 제삼자 이지만 대리만족도 하는 이 인지도 모르겠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태어남과 죽음 사이의 시간을 삶으로 채워 넣는 일이고, 삶을 감각하는 일이다. 당신이 알고 있는 그 풍경과 느낌을 아는 사람이 당신만은 아니라고, 나도 알고 있으니 안심하라고 독자를 안아주는 일이다.
_ p.122 #정소현
그리고 결국은
그들에게 안겨 울고 싶을때 울고,
웃고 싶을때 우는 진정한 연인은
독자인 '나' 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