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와 노인 사이에도 사람이 있다 - 인생의 파도를 대하는 마흔의 유연한 시선
제인 수 지음, 임정아 옮김 / 라이프앤페이지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이런 사이다 같은 제목이라니.
처음 이 책을 마주하고 제목이 너무 좋았다.
'그래, 나 여기 있어! 여기 있다고!'
마흔의 숫자를 넘어선 나는 그 누구도 아닐때가 많다.
소녀가 아니라 성숙해야 하고
노인이 아니라 공경받지 못하는
그 무언가 어중간한.

가끔 마음가는대로 하다가도 멈춰서는 나는야 마흔. 40대.
우리야 말할것 같으면 팬덤의 시작이요.
모든 세대를 아우를 만한 가지가색의 경험을 보유한 세대가 아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움츠러 드는 나란 세대는 어른이라도 흔적이 남아있는,
그야말로 꼬꼬마스러운 것들을 지키고싶은 순간들이 많다.

이 책은 그러한 나를 대변해주는듯한 아주 기묘한 책이다.
아줌마로 사는것이 괜찮다가도
울뚝불뚝 한 무언가가 쑥 올라온다.
그건 억울함일지도 모르겠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결혼과 비혼,
여자들의 우정,
사회의 변화,
사고의 전환.
끊임없이 새로운 파도를 타고 넘는 법을 우리는 배워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배우려면 이 책에 나오는 재치와 긍정으로 배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고나니 저절로 외쳐진다.
"그래, 맞다! 괜찮다!"

그러니 우리, 괜찮은 거다!

🔹️본문중에서
10대 때, 우리는
‘이 시간은 영원히 계속될 거야’라고 당연하게 생각했다.
시간은 어디부터라고 할 것도 없이 멋대로 밀려와 눈앞을 무한히 흘러가는 것 같았다.
마치 커다란 강처럼 멈춰 있는 듯 보이기도 했다.
영원히 내게 남아 있을 거라 생각했다.
지금은 내가 가진 시간이 유한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함께하려면 시간을 짜내야 한다는 것 또한 안다.
하지만 만나면 그때 그 시절과 다름없는 충만함이 약속되어 있다. 누군가 먼저 무덤에 들어가기 전까지 우리는 한 치도 흐트러짐 없는 기술로 작은 행복을 더해갈 것이다.
여자 친구는 유일하게 원금 손실이 없는 재산이다.
나는 그렇게 확신하고 있다.
_ p.71

이유도 없이 비참함으로 불쾌할 때는, 어른이라도 깜짝 놀라고 상처받는다. 하지만 어른은 깜짝 놀라는 정도로는 상처받지 않는 것이라고 선을 그어버리니 불쾌해지는 수밖에 없다. 어른이라도 아이의 흔적은 남아 있다.
누군가가 안심시켜주거나 등을 두드려주기를 바라는 때가 있는 법이다.
_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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