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
링 마 지음, 양미래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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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
제목부터가 굉장히 임팩트가 있게 느껴진다.
무엇으로부터 단절 되는것.
무언가를 단절 하는것.
이러한 단절 이라는것의 행위자체가 주는 느낌들은 차갑고 이성적이게 느껴진다.
제목을 대하며 이 소설이 말하고자하는 이야기들이 어떤것일까 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은 소설을 시작 할때부터 읽는 속도가 붙게 했다.

소설의 배경은 2011년.
중국 선전 지역에서 발발하여 ‘선 열병’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전염병에 의한 종말 전후의 상황을 뉴욕에 거주하는 20대 중국계 미국인 여성 캔디스 첸의 경험을 이야기 한다.
나는 마치 캔디스 첸이 된것처럼 코로가19가 중국우한폐렴으로 불리던 지난날을 생각하며 몰입했다.

캔디스 첸은 출판 컨설팅 업체 직원으로 대형 출판사들의 의뢰를 받아 아시아의 공장에 성경 제작을 발주하는 상품 코디네이터.
그녀는 사진 전공자로서 예술 서적 부서로 이동하기를 희망하고는 있지만 실상은 클라이언트들의 무리한 요구를 맞추며 5년째 근무중이다.
우리가 코로나19로 모든 생업이 위협을 받은것처럼(지금도 그여파는 여전하지만, 그래서 더욱 몰입하게했던 상황..)
캔디스의 중국 거래처들이 선 열병으로 점차 문을 닫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뉴욕에 불어닥친 허리케인과 함께 도시 곳곳에 전염병이 전파된다.
그렇게 되면서 회사가 운영을 축소하게 되어 회사동료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캔디스 는 부모님도 돌아셨고 친척들과의 교류도 완전히 끊어져 고향으로 돌아가는 동료들과는 다른 생활을 하게된다.
큰 퇴직금을 약속받고 계약 종료일까지 직장에 남기로 결심한 캔디스.
아. 그런데 헤어진 남자친구의 아이를 임신한 캔디스...

인적이 사라지고있는 적막하고 삭막한 도시의 정경을
‘NY 고스트’라는 블로그에 올린다.

그러던 어느날,
열병이 바로 곁까지 다가오고 마침내 계약 종료일이 다가왔다.

"열병에 걸린 사람들은 대체로 지난 수년, 수십 년 동안 내재화했을 것이 분명해 보이는 오래된 루틴과 몸짓을 그대로 모방하는 습관의 노예였다."


캔디스를 보면서 루틴에 굉장히 갇혀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도 그러한 직장인이였다면 정해진 루틴에 굉장히 답답하고 갑갑했을것 같은데 또 다르게 생각하면 그것에 젖어 별생각없이 기계처럼 루틴에 의해 움직여질 수 도 있겠다 싶었다.

몰입해서 읽다보니 지금의 상황이 그 상황 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우리모두 단절된 생활을 하고 있을 수 도 있고 또 그 무엇으로 부터 우리가 단절 한 생활을 하고 있을 수 도 있다.
나는 어느 쪽 일까.
무엇으로부터 단절된 쪽일까?
무엇을 단절 한 쪽일까?
어느쪽으로 그것의 앞이 삭막한것이 아니길 바란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가 사는 세계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방식에 대하여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문학이란 이리도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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