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그들이 왔다 - 조선 병탄 시나리오의 일본인, 누구인가?
이상각 지음 / 효형출판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어릴 적 일본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말이 많았다. 요즘이야 뜸한 이야기지만 그 때만 하더라도 매년 8월이면 으레 나오는 뉴스중의 하나였다. 당시 나는 야스쿠니 신사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도 몰랐고 신사라는 이름이 있어 우리네 절과 비슷한 곳이라는 막연한 생각만을 가지고 있었다. 학교를 통해, 교육을 통해 이제는 확실히 알고 있다. 우리네 조상을 무참히 살해한 사람들의 위패가 있는 그곳을 말이다. 일본에 대한 막연한 미움 그것은 교육으로 인해 만들어진 감정이다. 내가 직접격지 않았어도 일본에 대한 반감은 확실히 내 마음 속에 존재 한다. 정규 교과과정의 공부라는 것은 중요한 몇 가지의 사실만을 알아가는 단계라면 이러한 책들은 세부적으로 알아가는 단계라고 생각된다. 그것은 타의에 의해 만들어진 공간 속에 자의적으로 만든 생각을 정립시키는 단계이기도 하다.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때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반감은 어른들이 가지고 있던 반감에 비해 사실 덜 와 닿고 있었다. 단지 일본에 대한 미움이 두루뭉술하게 단지 일본이니까. 라는 의식정도만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사실이다.

「1910년, 그들이 왔다」일제의 만행의 모습들을 인물이라는 세부적인 사람들의 정치적 제국주의의 이데올로기를 이야기함으로서 우리가 흔히 접해보지 못한 그들이 기본 이념들을 서술하고 있다. 쇄국주의로 일관하던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병탄, 그것은 비단 이 책에 나와 있는 16인을 비롯한 많은 인간들의 악행이지만 그들이 구심점이 되어 병탄의 주역이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각 장을 나열하면 침략 전의 그들이 가지고 있던 사상이 어디에서 비롯된 지 알 수 있는 [정한을 꿈꾸다]와 본격적인 침략의 과정이 시작된 [열도의 침략자들] 단지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배척 받았지만 우리나라에 대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 [진정 그들은 한국을 사랑했을까?]로 나뉜다.

[정한을 꿈꾸다]에서는 막부 시대의 폐막과 함께 왕권강화를 위한 세력 다툼으로 인해 정국이 혼란스러운 때 유신을 통해 근대화를 꾀하던 일본인들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장에서 가장 눈여겨 볼 인물은 요시다 쇼인으로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침략을 처음으로 주장한 사람이다. 일본이 서구열강의 침략으로 인해 받은 상처를 조선의 침략으로 인해 보상받아야 한다는 정한론은 대두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젊은 나이지만 많은 조선 침략의 원흉을 키워 냈고 그가 가진 이론을 그들의 제자들이 실현했기 때문에 조선 침략의 가장 중심에 서 있었던 인물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열도의 침략자들]에서는 일본이 우리나라의 침략을 행동으로 보여 주었던 인물들이 모여있다. 우리가 흔히 잘 알고 있는 이토 히로부미를 비롯해 명성황후의 살해를 주도한 이노우에 가오루 등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사실들을 주도한 인물들이 대거 배치 되어있다. 흔히 역사적 사실은 기억하지만 그 사실을 주도한 사람은 그렇게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 교육을 통해 배운 역사라는 것은 전체를 말하는 것이지 세세한 사실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가 전체적인 내용의 틀 속에서 많은 내용들을 찾아 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단지 번거롭다는 이유하나만으로 이유도 없이 아무런 근거도 모른체 나쁜 감정을 가질 수는 없다. 이 책에서 말하는 병탄의 주인공들은 단지 우리가 알고 있는 잔인한 모습의 사람들이 아니라 그들의 생각과 관념 그로인해 펼쳐진 그들의 정책들이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조선에 대한 잔인한 만행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진정 그들은 한국을 사랑했을까?]라는 장으로 넘어가면 일본인이지만 조선의 모습을 좋아 했던 사람들의 모습들을 볼 수 있다. 나쁜 놈들을 보고 난 후의 눈 정화용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 중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우치무라 간조라는 인물이다. 내가 책을 통해 본 이 인물은 그다지 조선에 대한 마음은 전혀 없는 인물로서 비쳐졌다. 일본과 조선에 대한 그의 종교적인 모습으로 약간은 광신도적인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그는 일본과 기독교적 종교에만 심취해 있는 모습이고 그러한 모습들은 조선이라는 나라에 대한 동정이 아닌 절박한 현실을 회피 할 수 있는 방법을 전파하고자 한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어떻게 보면 현실의 부정은 현실에 대한 또 다른 방법의 안주이며 이것은 아무리 노력해도 지금 상황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심리를 심어줄 수 있는 궁극의 술책은 아니였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이때까지 교육이라는 것이 무섭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었다. 하지만 내가 받은 교육이나 그 당시 사람들이 일본에 의해 만들어진 교육들이 결국 한 사람의 이념과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함으로 그러한 것들로 인하여 이러한 감정과 생각들로 굳어진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교육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존재로 다가온다.「1910년, 그들이 왔다」를 통해 다시 한 번 20세기 초의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존재에 대한 무서움을 다시 한 번 느껴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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