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머
모래 지음 / 고블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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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고블 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작가가 고통의 시간을 버텨내며 만들어낸 책을 읽고 나서 다른 누군가의 창작물이 떠올랐다라고 말하는 것은 굉장한 실례일지도 모른다.

괜히 따라했다는 건가? 라고 다른 사람들이 오해할 수도 있으니.

하지만 나의 글을 읽어주는 사람들에게 시간낭비없이, 내가 느낀 느낌을 어느정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익숙한 무언가로 빗대어 설명하는게 나을 것 같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런고로,
#모래 작가가 집필한 오컬트소설 #드리머 (#고블 출판사)를 읽으면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와 영화 <사바하>가 떠올랐다라고 말하고싶다.

가리교라는 사이비종교가 등장하는데, 자살한 교주의 신비한 수첩의 힘에 대한 고등학교 동창 명우, 기철, 여정, 필립의 욕망이 읽다보면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얽히고 설키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자기를 인정하지 않는 아버지를 무서워하는 명우가 필립의 집에서 필립 할머니의 수첩을 만지면서 아버지의 공포로부터 벗어나는, 마약보다 더한 쾌락을 느끼면서 수첩에 대한 욕망을 드러낸다.

중국의 한 사이비 종교의 교주에서부터 유례된 그 수첩은 만지기만 하면 꿈을 통해서 이사람의 현실과 꿈에대한 인지성을 흩트려 자기가 원하는대로 이끄는 능력을 보여준다.

다들 각자의 사정으로 수첩과 각각의 터치는 이루어진 상태.

수첩의 한 모퉁이씩을 쥐고 있는 네명의 이야기가 어디가 꿈이고 어디가 현실인지, 처음에 수첩을 만지는 것 부터가 꿈이었는지 혼란스럽게 한다. 그 와중에 모든 감각이 차단 된 다크룸에서의 기도같은, 종교적이고 초월적인 난해한 무언가들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지는데...

종교적인 설정으로 신성하면서도 차분하고 어떤 초월적인 존재를 떠올리게 한다라는 부분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읽으며 느낀 감정과 매우 닮아있었다.
굳이 무언가와 비슷한데 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이 나는 계속 1Q84를 떠올렸다.

그리고 주인공들의 인생이 꿈인지 현실인지 꿈속의 꿈인지 현실 속의 현실인지 알지 못하고 난해하게 진행되는 부분에서 오는 어지로움(현기증)과 중간중간 책 처음에 실어놓은 랍비들의 가르침에 나오는 문장들이 배치되는 구성에서 종교서의 구절로 챕터가 나눠져 진행되고 뭔가 불편함을 유발하는 것이 영화 사바하를 떠오르게 했다.

이 난해하고 복잡한 물음표들을 마음에 띄우는 작품들과 닮아서인지 책을 다 읽고 나서도 그래서 수첩의 주인은 누구인지 나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이 네명처럼 인생의 실수나 치부, 아픈 부분들을 꿈이라 치부하고 아프지 않고 이상적인 꿈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없다라는 것은 확실하게 인지되었다.

우리에게 삶은 한번 뿐이다.
한번 뿐인 삶을 어찌 살아가야하는지 물음표를 던지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견딜 수 없는 슬픔과 현실이 누구에게라도 존재할 것이고, 그것들을 혼자 스스로는 오롯이 감당해내지 못해 종교라는 도움을 받는 것이라 생각한다.

종교라는 것이 인류의 대부분이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만큼 인류에게 많은 의미가 있고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맹목적으로 삶의 모든 순간을 의지해서는 안된다라는 생각도 살짝 들었다.

살짝이라 표현 한 것은
지금 당장 종교가 필요한 사람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종교도 삶을 살아보려는 의지와 노력의 한 수단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삶에 대한, 그리고 종교라는 믿음에 대한 진지고민을 해보게 하는 상당히 무거운 책이다.

아 그리고
내가 책속에서 길을 잃고 있는 와중에도
머릿속에서 모든 문장들이 영화의 한장면이 되어 생생히 재생되었다.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화면이 재생되는
그런 생생한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은 시간을 들여(꼭 시간을 들이는 것을 추천한다 마음으 여유로울때 보면 더더욱 좋다)도전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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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판교
김쿠만 지음 / 허블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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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허블 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SF소설을 많이 읽어보지 않았어서 그런지
김쿠만 작가의 원스어폰어타임인판교(허블 출판)를 읽는 동안. (덮고나서도)제법 혼란스러웠다.
과연 이것을 SF소설이라 할 수 있는 것인가?
내가 생각하는 SF소설이라 함은,
시대는 수백년 수천년이 지난 미래이면서 인간성은 사라지고 적어도 사이보그 또는 AI가 세상을 지배하는,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사이버틱한 요소들로 가득 채워진 무채색의 장르였다.

하지만 표제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판교’를 비롯한 총 9개의 소설들은 우리네 일상 이야기같다. 지금의 우리와 같은 피부 밑에 붉은 피가 흐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무채색이지 않다.
물론 시대는 미래이다.
굴지의 게임회사가 천억을 들여만든 게임이 초등학생들 과제수준밖에 되지 않거나, AI가 소설을 쓴다거나(심지어 등단하는 책 대부분이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되는), 바다 위의 배는 로봇이 조종칸을 잡고, 전쟁의 배경은 지구 밖 우주인 그런 등등이다.

하지만
담배에 성냥으로 불을 붙이고, 아무런 어시스턴트 장비가 없는 옛날 포드를 몰고, 화장한 스승의 유해를 뿌리기 위해 유언을 따라 수십년 된 인간 선장이 모는 배를 타고, 전쟁에서 아군의 사기를 진작시키기위해 이박사의 몽키매직이 흘러나온다. 아 또 디지털 영사기가 아닌 실제 필름을 걸어서 영화를 틀던 지금 우리에게도 구식인 시절의 이야기도 들어있다.
위의 소재들이 SF소설에 걸맞는가?
각각의 제목이 붙여진 독립된 소설들이지만 모든 소설을 관통하는 소재들이 존재한다.
레드애플 이라는 담배 브랜드, (지진으로 수위가 오르고 수온이 상승했거나, 첨단 문명에 적은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첨단 장비없는 신도시가 된)남해 등등.
이런 소재들이 이야기들을 하나로 묶어주고 하나의 주제를 던진다.
급격하게 첨단 사회로 변모해가는 와중에도 느리게 나아가는 사람들이 항상 있다고.
유행 또는 대류에 편승하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인양, 가랑이가 찢어질 것 같은데도 쳐지지 않기위해 아둥바둥 거리는 세상이 아닌가.
하지만 김쿠만 작가는 이런 사람들을 비판하지 않는다.
실제로 이러하다 저러하다라고 평가하지는 않지만 첨단의 세상이 배경인 글에서 올드팝을 틀어주는 낡은 바 라던지, 자동차가 수백킬로의 속도로 달리는 와중 여전히 30킬로 정도의 속도로 지나가는 기차라던지, 나이 지긋한 할머니가 물 양을 많이잡아 싱숭맹숭하게 끓여주는 라면이라던가, 다 똑같이 생긴 무인자동차가 아닌 털털거리며 달려가는 빨간 구식 스포츠카 따위가 나도 모르게 ‘이게 낭만이지’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바쁘게 변화하는 사회 속 지금 모습 그대로, 자기만의 속도로 시간의 흐름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한데 김쿠만 작가는 한걸음 더 나아간다.
그런 옛것(과거)를 간직하고만 있지말고
외팔 스승에게 스시를 배워 당연하게 한손으로만 초밥을 쥐던 제자가(남해로 스승의 유해를 뿌리러 간 그 제자다)깨끗이 씻어두었던 스승의 유골함을 잃어버리고, 다시 스승의 가게로 돌아와 영업을 시작하며 “이제 그럴때가 된 것 같아서요”라며 양손으로 초밥을 쥐고, 수십년동안 걸려있던 가게 간판을 새카맣게 태워버려야겠다고 말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 까지 보여준다.
과거의 것들을 애정하며 간직할 것은 간직하며 그때로 돌아가고싶다, 그 때가 좋았다가 아닌, 과거로 돌아가자가 아닌 앞으로 각자의 속도로 나아가자라고 말하는 그 정서가 마음에 들었다.
신바람 이박사의 Encyclopedia of Pon-Chak처럼, 처음에서부터 듣던, 중간 어디에서부터 듣던 자연스러운것 처럼, 과거와 미래가 잘 “비벼져있다”
김쿠만 작가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판교는 거북하지않게, 더부룩하지않게 깔끔하게 잘 먹을 수 있는 9가지 반찬이 정성껏 놓여진, 맛깔난 밥상이다
색다른 SF소설을 읽고싶다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판교.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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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터시
이희준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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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북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용 사냥꾼, 독립군, 도련님, 앞잡이, 마법사들, 원정대, 가족, 아낙, 쓰레기 그리고 소설의 앞뒤로 위치한 외딴 섬에 있는 할아버지에게 맡겨진 서준까지.
10개의 시선, 20개의 눈으로 바라보는 각각의 이야기가 5번 씩, 300페이지가 채 되지않는 분량안에서 정신없이 순서대로 돌아간다.
문장이 웅장해보이게하는 수식없이 간결하게 진행 될 수 밖에 없는 분량이긴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긴박한상황이 속도감있게 진행된다.
일제강점기.
연합군에게 밀리고 있는 일본
그 일본이 승기를 가져오기 위해 준비하는 끔찍한 작전을 막기위해 모인 333인의 마법사들.
그 긴박한 와중에 좌파 우파로 갈린 333인의 마법사들
근현대사를 배울때 들었던 기본적인 배경에다
마법, 용, 용사냥꾼, 여의주 등의 판타지가 한방울 묻어있는 이희준 작가의 엑스터시 는 순식간에 읽힌다.
너무나 속도감 있게 읽히는 와중에도,
열개의 시선 열개의 이야기가 순서대로 돌아가는 와중에도 머릿속에서 섞이지않고 생생하게 기억난다.
간결한 작가의 문체가 큰 힘을 발휘한 것이다.
엑스터시를 다 읽고나면
인간들이 얼마나 이기적인지를 깨닫게 된다.
독립을 위해서라지만 인간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않고
산속 깊은곳에서 네 가족이 단란하게 살고있는 용을 찾아가서 죽이고 여의주를 강탈한다
일본이 조선인에게 생체실험을 가하고 독립운동을 하고 일본인에게 테러를 가하고 독립될거라 믿는 조선인들을 미개하게 바라보는 조선인 앞잡이들이 나오는 조선 독립에 관한 이야기가 큰 틀이지만, 용 가족을 사냥하는 이야기가 가장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
평소였으면 저런 고뇌를 안고도 나라를 위해 한몸 바치는 그런 열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자유롭게 잘 살고 있다고 여겨져야 하는데 괜히 오늘따라 용의 심정에 더 이입이 된다.
인간은 이토록 잔인한 존재이다.
지금도 우리는 인간을 위해서 라는 명목하에 지구를 함께 공유하는 다양한 생명체들에게 심지어 지구 그 자체에도 위해를 가하고 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스스로 붙여가면서.
더 소름끼치고 슬픈 것은 나도 나를 위해, 가족을 위해, 내가 속한 사회를 위해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소설 속 인물들과 같은 선택을 할 것 같다는 점이다.
그렇게 사회화가 되어버린것인지
아니면 정말 인간은 악한존재라는 선악설이 맞는건지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짧은 소설이다.
흡입력 있고 잘 읽히고 속도감 있는 진행, 간결한 문체,
마법과 용과 같은 판타지적 요소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래비티북스출판사가 출판하고 이희준 작가가 지은, 엑스터시. 적극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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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목민심서 (다산의 지혜 에디션) 다산의 지혜 에디션
정약용 지음, 다산연구회 편역 / 창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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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지방자치론을 공부한 적이 있다.
지방분권이 이루어지기까지의 과정부터 첫 지방선거까지 세세히 담겨있고 관련 조항들이 전문이 수록되어있었다. 이 과목을 공부할때는 법령을 전부 세세히 살펴보니 정말 지방행정을 잘 할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정선 목민심서]를 읽은 후 내 생각은 바뀌었다
[정선 목민심서]는 법이 전혀 나오지않고
백성들을 다스릴때 어떤 마음가짐이어야하는지
어려운시기에는 어떻게 다독여야하는지
불안해 할때는 어떻게 불안을 잠재울지
똑똑한 아이들은 어찌 교육시켜야할지 등에 대해
세심히 담겨있는 다짐들이었다.
다산 정약용이 유배를 끝마치고 다시 일을 할 수
있었다면 [목민심서]에 썼던 다짐들을 항상 떠올리며
일을 보았을 것이다.
그러면서 조금씩 더 채우거나 비우거나 고치거나 해서 발전시켜 나갔을 것이고 그렇게 자연스래 후임에게 물려줄것이다.
그렇게 되면 [목민심서]는 인수인계서가 될 것이다
저렇게까지 세심하게 인수인계서를 써주는 선임자가
과연 존재는 할까. 참 복많은 후임자였을 것이다.
요즘 세상이 힘들고
뉴스를 보면 맨날 싸우고 속이고 사건 사고만 나온다며
뉴스를 보지않는 사람들도 많은 것이 법들을 모르는
사람들이 정치를 해서는 아니지않나.
다들 서울대에 법대에, 행정학과에, 하버드에, 어디에, 무슨 자격증에, 검사장에, 변호사에 등등 더이상 똑똑할수없을 만큼 똑똑한 사람들이 정치를 하고있다.
결국 정치는 어떠한 개념이나 학문이 아닌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연계가 아닌가 싶다.
그것도 대등한 관계라는 인식을 상대방에게 줄 수 있는 편안함을 주면서 (실제적으로는 권력관계) 거부감이 들지않게 도움을 주고 삶은 안전하다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것이 한낱 학문으로 될 수 있을리가 없다.
똑같은 죄를 지어도 어려운 시기일때는 감형하고 이해해주고, 전쟁, 침략 등으로 인해 백성들이 겁에 질려 불안해 할때 오히려 성문을 활짝열어 불안감을 쫓아버리는 등의 수는 아무리 저명한 교수의 교재라 할지라도 담겨있지 않을것이다.
지금보다 더 보수적인 계급사회에서, 수십만 수백만분의 1의 경쟁률을 뚫고 관리가 되고 또 거기에서 승진을 거듭해야 오를 수 있는 자리인데 그 시대에 저런 애민, 백성을 옳은 길로 이끄는 목민의 가치를 둘 수 있을만큼 깨어있었다라는점이 다산 정약용이라는 이름이 수백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상식처럼 기억될 수 있게 하는 이유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사단 참여를 하면서 필사를 하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껴 적고싶다라는 충동을 느끼는
구절이 참으로 많았다.
내가 돌봐야하는 백성이 있는 것 처럼
한글자 한글자 마음에 들어왔다.
지금 대내외적으로 많이 혼란스럽고
힘든 시간을 우리모두가 보내고 있다.
우리같은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이 [정선 목민심서]를
보고 마음을 다잡는것도 훌륭하지만, 왠지 요즘같은
날들에는 목민심서를 읽어봐야 할 사람이 따로 있는 것 같다. 읽고 잃어버린 무언가를 다시 되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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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롱뇽의 49재 - 2024 제171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아사히나 아키 지음, 최고은 옮김 / 시공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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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내가 어릴때 까지만 해도 쌍둥이라는 존재는
참으로 희귀했다. 초등학교 시절 한 학년 위에
예쁘장한 일란성 쌍둥이가 살아서 재학시절 내내
(심지어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에도)어딜 가든 눈에
띄었고 관심의 대상이었다.
요즘은 왜 이렇게 됐지? 라고 생각할 정도로
주위에 쌍둥이가 제법 많아졌다.
(내 주위만 일수도 있다) 대부분 난자2개 정자2개가
수정되는 이란성 쌍둥이이긴하지만.
각설하고, 예전이나 쌍둥이가 제법 흔해진(것 같은)
요즘이나 신체의 일부가 붙어서 세상에 나오는
샴쌍둥이는 여전히 귀하고 세상의 관심사이다.
상체를 공유하거나 머리의 일부가 붙어있음에도
해맑게 웃고있던 사진들을 본적도 있고, TV에서도 본적이있다. 일부가 공유됨에도 세간의 주목을 받았고
간혹 분리수술을 진행하는 경우도 기사를 통해 읽어본적이 있었다.
시공사에서 출간한 #도롱뇽의49재 에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을 공유하는, 이른바
“완전 결합 쌍생아”라는(하나의 몸에 둘이 존재하는)
충격적이고도 신선한 자매 안과 슌이 주인공이다.
5살이 될때까지 ‘슌’의 존재를 몰랐다가 ‘안’이 인식한 뒤로 판사의 검사(?)까지 받아가서 같은 날짜, 같은 시간의 출생기록을 가진 진정한 쌍둥이가 된다.
쌍둥이도 유전력이 있는걸까.
자매의 아버지도 쌍둥이 출신이다
심지어 태아내 태아(형의 몸속에서 형의 영양분을
받아먹고 살아온, 형이 세상에 나오고 1년만에 발견되었다. 심지어 형의 몸안에는 장기 일부만 남은 또다른 형제도 발견되었다)
이 책은 안과 슌의 아버지를 1년동안 품어 키운
형의 장례식을 치루는 걸로 큰 사건이 시작된다.
(동생이 뱃속에서 영양분을 받아 자랄때부터 몸이
허약해 제법 많은 수술을 받으며 병약하게 지냈다)
하나의 몸, 당연히 하나의 심장을 가져 쌍둥이라면
동시에 죽는다고 생각해서인지, 특별한 친분이라고는
부족한 큰아버지의 죽음에 적잖이 충격을 받은 ‘안’은
죽음이라는 것에 침몰되다시피 몰두한다.
49재를 치르기위해 친가에 들러있으면서 큰아버지의
방대한 저서를 탐독하며 죽음이라는것을 다시 한번 곱씹으면서 ‘슌’은 어떠한 현상을 겪게 되는데...
이 책은 흥미진진하고 충분히 긴박하게 전개할 수 있는 충격적인 소재를 가지고 ‘죽음’이라는 단어에 깊게
가라앉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떤 큰 사건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어떻게 되었다라는 시원한 결말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200페이지가 채 되지않는 분량임에도
읽기가 더뎠다.
제목이 왜 도롱뇽인지 이해하는데에도 절반의 분량을
읽어야했다.
어디까지 이야기를 해야 스포를 하지않는 것인지
적당한 선을 찾는것도 퍽 난감하다.
긴박감있게 여러사건이 속도감있게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사건에서 깨달은바를 깊숙하게
그것의 민낯까지 파고드는 전개를 보여주고 있어서
그런것이리라.
내가 한가지 이야기 할 수 있는게 있다면
도롱뇽은 서로의 꼬리를 물기위해 싸우는 특징을
가졌다는 것과,
무언가를 오롯이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을
하나라도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상실감이 더해진
내용이라는 것이다.
아마 ‘슌’의 기분을 100%이해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것이라 확신한다.
이 책에서 나오는 ‘완전결합쌍생아’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현재까지)케이스 이기 때문이다.
이과출신(심지어 생명공학)으로써
의사 출신 작가의 지식을 기반으로, 이과답지 않은
섬세한 문장으로 특이한 쌍둥이 케이스를 대하는
소설이라 참신했다.
비록 소설이라면 응당 사람들이 기대하는 그런
카타르시스를 유발하는 결말을 없지만
그래도 평소에는 잘 생각해 보지 못했던
‘공유’ 와 ‘죽음’ ‘인격’이라는 것들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평소에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해
보기가 워낙 힘든 세상이지않은가.
도롱뇽의49재를 읽는시간동안 자연스럽게
사색에 잠긴 시간을 가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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