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도약 - 트라우마 후 성장을 위한 감정, 관계, 삶의 회복
이재희 지음 / 시공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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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도서제공으로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고통 없는 삶이란 존재하는 것일까.
인생의 모습이 다 제각각이듯, 고통의 형태도 다양하고 같은 형태의 고통을 받았다 하더라도 개인 간 받아들이는 강도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그래서 같은 일을 겪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것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고통스러워하는 나는 문제가 있다고 느끼거나 아니면 저 사람이 거짓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이상한 사람이라고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런 정신적 긴장, 안정감의 결핍, 생활패턴의 붕괴를 일으키는 트라우마는 사람들마다 위협적 상황을 마주한 후 발생한다는 트라우마의 설명 중 ‘위협적’인 상황이 사람마다 받아들여지는 것이 매우 다르다라는 것을 이해해야한다.

더군다나 타인과의 비교는 언제나 스스로를 옥죄일 뿐이다.

#고통의도약 (#시공사 출판)을 쓴 #이재희 박사는 트라우마 후 극복이라는 것을 해외에서 전공으로 삼아 공부해온 것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한다.

트라우마는 극복되지 않는 낙인(스티그마stigma)로 인식되지만 어떠한 계기들로 인해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마주하면서도 그자리에 주저않지 않고, 감정을 느끼고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만큼 회복하는 과정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임을 말하면서 회복으로 갈 수 있는 과정에 대해 설명한다.

일상에서 너무나 쉽게 정확히 구분되지 않고 사용되는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설명을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에서 ‘외상’이 트라우마trauma의 어색한 번역임을 예를 들어 이끄는 것에서 부터 시작해 트라우마의 구분, 트라우마 자가 진단법과 플래시백, 트리거, 악몽, 신체적 반응과 같은 트라우마의 증상을 소개하며 <고통의 도약>의 주제인 트라우마라는 개념을 익숙하게하고, 내가 지금 트라우마를 겪고 있지는 않은지 자가진단을 하게한다.
트라우마가 없다고 진단되면 책을 덮으면 되는가?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그렇지 않다.
그 이후에 바로 트라우마 후 성장을 위한 다섯가지가 나오는데, 그 중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이 바로 ‘타인과의 관계’이다.

혼자 사회에서 떨어져 스스로를 격리하다보면 나의 상태도 알지못하고 다시 일어설 필요도 의지도 얻지못한다. 그럴 때 기꺼이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면 트라우마 후 성장이 발생할 수 있는 큰 가능성이 생긴다.
그런 도움을 당황하지 않고 기꺼이 받아들이고, 진정으로 이해하고 도움을 주려고 하는 그 기꺼움이 주변사람에게 필수적인 것이다. 정말 말 그대로 한사람의 운명이 당신의 손에 달린 것이다. 하지만 매체에서 보았듯이 심리적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은 극단적 불안함으로 인해 마음에 여유가 없다. 그로인해 짜증과 분노가 비교적 쉽게 일어난다.
그러한 것을 인내해야만 하는데 트라우마와 트라우마 후 성장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이해하고 있어야만 인내가 가능할 것이다.

결국 이 책은 트라우마와 트라우마 후 극복에 대해 트라우마에 빠진 본인과 혹시나 주위에 트라우마를 가진 주변인(도움이 필요한데 말하지 못하고 있거나 도움을 요청하는)을 둔(둘 수도 있는)당사자와 주변인, 결국 우리 사회구성인 모두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스티그마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내가 스티그마라는 단어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예수님의 일화애서이다. 예수님이 부활하셨을 때 십자가에 매달려있던 상처가 그대로 남아있어서 부활의 증거가 되었었다. 그 상처가 바로 스티그마였고 그 이후로는 성인의 기적같은 이야기에 성스러움의 증거로 성인들의 몸에서 빛나는 스티그마가 발현되었다는 이야기들도 유명하다.
어쨌든, 부활이라는 기적도, 예수님도 낙인을 지우는 것은 하지 못했다. 그만큼 없애기 힘든 것이다.
그래도 지워지지는 않았지만 그 낙인에 새 살이 차올라 이전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지만 새로운 삶을 이어나갔다.

이와같이 우리도 트라우마가 없던 것처럼 돌아갈 수는 없지만 트라우마 후 성장으로 한층 더 성장한, 성숙한 모습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이 책 속에서 느낄 수 있었다.

혹시나 트라우마니 무엇이니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마음이 괴롭고 힘들다면 용기내서 주변인에게 알리기를, 그리고 기꺼이 들어주고 도와주기를 그런 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고통받아 어쩔 줄 모르겠거나, 그런 사람을 어쩔 도리없이 지켜만보고 있던 사람들에게 이 책이 한줄기 희망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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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가드닝 - 나만의 길을 찾아 평생 아름답게 가꾸는 삶의 기술
정재경 지음 / 샘터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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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우리는 일평생을 아둥바둥거리며 허덕인다.
스스로 지쳤음을 알고있음에도 팔다리를 젓는것을 멈추지 않는다. 학창시절부터 무한 경쟁사회의 구성원으로 도태되지 않기위해 살아왔다. ‘커리어’때문이다.

커리어는 지난한 과정에서 이룩한 업적정도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정의는 약간의 문제가 있다.
하나의 업적, ‘커리어’가 달성이되면 그다음은? 하나의 목표로 고정이 되어버린 커리어를 달성하고 나면 그다음의 인생이 애매해진다. 쉬어야 하나? 우리 사회는 쉬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다음 스텝을 나의 ‘커리어’로 삼는다.

이게 맞나? 나의 인생도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심지어 직장을 다니면러 ‘그 다음 스텝’이라는 것을 생각해야하는 이유, 원동력이 떨어졌다. 매일 같은 일상의 반복, 그렇게 하루하루 조금씩 스스로를 갉아먹고 살고있었다.

#커리어가드닝 (#정재경 지음 #샘터 출판)을 보고 아 커리어란 내가 알고있던 것이 아니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정재경 작가는 메거진 회사의 막내로 시작해 IMF시절 스물다섯의 나이로 실직한 이후로, 온라인 쇼핑몰 운영, 노지털 노마드, 창의력 코치, 책을 집필하는 작가처럼 다양한 모습으로 변해왔다. 특히 책을 쓸 때는 200여개의 식물들과 함께 했다.
책 제목에 담겨있는 가드닝이라는 단어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커리어란 단지 도달해야하는 하나의 ‘점’이 아니라 평생들 식물 가꾸듯 ‘가꿔나가야’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 부터 시작해서 사업 아이템을 찾는 것과 같은 많이 듯던 자기계발적 이야기뿐만 아니라 녹록치 않은 삶을 견뎌내는데에 필요한 자기 스스로를 작게 보지않기,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기, 견뎌내기, 포기하지않기같은 나의 삶과 그 삶 속에 있는 커리어를 씨 뿌리고, 묘목을 돌보고, 잘 자라기 가지를 솎아내고, 울창한 숲으로 키워내는 ‘커리어 가드닝’으로 채워져있다.

하고싶은 일을 찾지 못해 방황하던 대학 시절부터 이십대 삼십대 사십대의 작가의 일대기의 고백을 따라가다보면 평범한 사람도 무언가를 이루고 누군가에게 귀감이 될 수 있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분명 무언가를 꾸준히 해오고 노력해서 무언가를 이루어내고 깨달아서 다른 사람들의 앞에 설 수 있었겠지만 그런 사람들의 강압적인 태도가 이 책에서는 볼 수 없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자기계발서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너무 강압적(-해라 같은)이고 하지않으면 죄인이 된 것 같다”라는 말을 많이 하더라. 아무리 맞는 말이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기분에 따라서도 그 효과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커리어 가드닝>에서 본인은 17년도 부터 매일 A4 3장 분량의 글쓰기를 해오고 있다는 것과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능력의 120%를 사용해야 하는 순간이 반드시 생긴다며, 최선을 넘는 최선을 해야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에서도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커다란 극적인 깨달음 같은 충격도 없었다.
그렇다고 그것이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무언가를 해보고 개선하려는 의지가 가장 많이 샘솟는 경우가 잔잔하게 나도 모르게 내 마음을 적시는 때이다.

식물을 키울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나도 코로나 시절부터 직접 발아시켜서 키우고 있는(정확히는 살아남아 준)아봉이 아보카도와 이마트에서 땡처리 하고있길래 데려온(이녀석도 뺀질뺀질하게 살아남아았다) 새끼 커피나무와막내지만 덩치는 압도적인 해트리까지 키우고있는데 물을 줄때 너무 물줄기를 약하게 주면 땅이 골고루 젖지않아 물길이 생겨 뿌리가 충분히 물을 머금을 수 없게되고 너무 강하게 주면 식물이 상하거나 흙이 파헤쳐져 식물에게 분갈이를 해준 것 같은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 적당한 강도로 너무 적지않게 물길이 생기지않게 흙이 충분히 젖을 수 있을만큼 줘야 가장 건강하게 탈없이 잘 자라는 것이다.

무언가를 돌본다는 행위에는 애정이 반드시 동반 될 수 밖에 없디. 애정이 없는 돌봄은 성립될 수 없다. 그냥 해야하는 일이 되어 적당한 방법보다는 요령을 부릴 것이다.
그냥 했다는 티만 날 정도로 말이다.

이 책은 우리 스스로에게 애정을 갖고 돌보자라는 말을 세심하고 정성스러운 그러면서도 다정한 말투로 전해주고 있다.
마치 식물원이나 온실컨셉의 카페에서 혼자 조용히 앉아 커피한잔과 함께 책을 읽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편안하게 스스로를 바꿔볼 사람들이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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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도의 가격 - 기후변화는 어떻게 경제를 바꾸는가
박지성 지음, 강유리 옮김 / 윌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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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도서제공으로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매년 무더워지는 여름은 성경에 묘사되어있던 지옥의 끝없이 불타오르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그래서 그럴까 매년 상승하는 지구의 평균온도를 지구의 종말처럼 인식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

무언가 손쓸 수 없고 피할 수도 없다며 무언가를 하게할 의지를 꺾는다. 물론 무엇이든 해야한다며 전 국가가 범국가적으로 파리협약같은 약속으로 지구의 온난화라는 위기를 막아내기위해 한마음으로 노력한다.

티핑 포인트, 지구의 모습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경고하던 섭씨 1.5도의 상승, 기후변화가 종말을 논하는 듯 하지만 이미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 이 티핑 포인트는 이미 벌어졌다.
세기말까지 3-5도까지의 상승이 야기되는 실정이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종말처럼 여겨지던 그 티핑포인트가 왔음에도 우리는 멀쩡히 살아있다. 물론 무더운 여름을 살아가고있지만 매년 덥지않은 날이 없었다. 그리고는 아무렇지 않게 다음 티핑포인트가 등장한다.

그렇다. 기후변화, 특히나 온난화는 일어나고, 또는 일어나지 않는 그런 이분법적인 무언가가 아니다. 감정적으로 종말을 논해야 할 것도 아니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의 특징이자 문제점이며, 제로로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그 중간, 개선을 해나갈 여지가 충분한 회색지대가 있는 영역인 것이다.

#1도의가격 (#윌북 출판)을 쓴 환경경제학자 #박지성 저자는 이렇게 개선여지가 있는 환경변화, 온도상승을 종말은 아니지만 광범위한 범위와 개인간의 불평등을 야기하는 느린 연소로 표현하면서 경제학적 관점으로 살펴보면서 우리 삶에 미치고 있는 영향과 정확한 양상을 파악하려는 시도를 한다.

흑백 이분법적으로 나누지도, 무조건 최악을 향해 나아가는 비관적인 요소도 아닌, 정확하게 우리 삶에 미치는 양상을 살펴봄으로 인해 개선의 여지가 있고 어느정도 유의미한 가능성이 있다는 긍정적인 여지를 보여준다.

사람 또는 국가간의 경제 수준으로 인해 개별적으로 느끼고 부담해야하는 환경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가 다르다는 기후변화의 차별성이라는 특성이 참 마음이 아프면서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러다 우리 다 죽어라고 외치던 001번 할아버지가 생각나는 천편일률적인 방안들이 물론 개선을 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개별적 차이를 제대로 적용하지 못해 효과가 제대로 발효되는 못하는 한계를 설명하기도 했다.

보통 온실효과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많은 부분을 잘사는 나라가 배출하지만 전기가 간헐적으로 들어오고, 한달의 수입이 얼마되지 않은 가난한 나라의 사람이 에어컨을 틀지못하고 더위를 견뎌내야 하는 식이 차별성의 전형적은 예이다.

이외에도 평균 기온이 32.2도 범위에 해당하는 날이 하루 당 연간 사망률이 0.1퍼센트씩 상승하고, 평균 기온이 1도만큼 더 높은 국가의 1인당 소득은 평균적으로 8퍼센트가량 낮다라는 식으로 재앙프레임으로만 정의되던 온난화를 실제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력을 수치로 보여줘서 더 쉽게 체감 할 수 있었다.

물론 저자도 말하지만 <1도의 가격>책은 모든 이상기후 현상을 담고 있지도 않고, 반박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차별성과 같은 이상기후의 특징을 반영하여 정책을 수립한다면 충분히 유의미한 개선을 이뤄낼 수 있다는, 극복 아니면 폭망이라는 이분법적인 것이 아니라 그 사이에 회색영역이 분명히 존재하는 연속적인 것이기 때문에 조금씩 개선,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는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데이터에 입각하여 세상을 바라보면 대부분의 것들이 시간이 지나옴에 따라 유의미하게 개선되어 왔더라는 말을 하던 <팩트풀니스>책이 떠올랐다. 물론 데이터가 전부는 아니지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현 상황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위해 힘을 낼 수 있고, 그 힘을 좀 더 필요한 곳에 적재적소에 낭비없이 쓸 수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그 책과 <1도의 가격>이 하고자하는 말이 비슷하다고 느꼈다.

기후변화가 충분히 개선하고 좋아질 수 있는 것임을 인식하는 것으로 기부변화에 대처하는 행동을 권장하는, 사람들의 행동을 야기시키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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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의 개선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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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도서제공으로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하늘이 내린 재능은 어디로 갔나.
이 한마디가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추리소설의 시초이가 고전이라고 불리는 ‘셜록홈스’시리즈의 인물들을 교토로 고스란히 옮겨온 #셜록홈스의개선 (#모리미도미히코 지음 #내친구의서재 출판)에서 절대 쓰러질 것 같지않던 셜록홈스가 1년이 넘도록 슬럼프에 빠진 상태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셜록은 슬럼프 라기 보다는 자신의 경력 중 최고의 난적인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치르는 중이었다.
그래서 다른 세상사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
하지만 그의 벗이자 조수이며, 셜록홈스의 추리를 연재하며 큰 인기를 얻었던 왓슨에게는 비겁한 변명일 뿐이었다.
위기일수록 더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말이다.
그러나 221B 3층에 그 ’모리어티’교수가 들어와 살고있다.
모든 영광을 져버리고 골방에 숨어들어 중대한 일생일대의 연구를 하고 있다고한다.
그 일생일대의 연구도 자기 자신이었다.
홈스와 모리어티는 깊은 유대감을 느낀다. 원작에서 너와 나는 너무나도 닮았어(웃기자 내가 너와 같을리 없어)관계였던 이 둘은 서로를 세상에서 가장 잘 이해하는 둘이 되어버렸다.

그러는 와중 영매와 같은 불가사의 하고 비과학적인 일들이 12년 전 셜록홈스가 찝찝하게 수사를 중단했던 사건과 연계되어 맞물려 돌아가는데, 자기자신이라는 희대의 난제에 주저앉아 탐정은퇴를 외치며 숲속으로 도망가버린 셜록 홈스는 그럼에도 사건의 중심에 있다. 물론 여전히 세상일에는 관심이 없지만 말이다. 심지어 사기라고 생각했던 영매는 또다른 불가사의한 일의 발생과, 12년전 그 사건에서도 발생했다라는 것이 밝혀지며 <셜록 홈스의 개선>에서 메인 사건으로 떠오른다.

과연 홈스는 이 사건을 해결할까?
그로인해 자기자신이라는 거대한 난제를 해결할 실마리라도 얻었을까? 모리어티 교수도?

약 500페이지 분량의 제법 방대한 책임에도 한번 손에 쥐면 놓기가 힘든 책이었다. 영매 관련한 불가사의한 일들의 다음이 궁금해서 그러한 것도 있었지만, 머릿속에는 계속 모든 것을 내 팽개치고 자기자신을 관조한다라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비겁한 변명인지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못했다.

그래서 사건이 해결되는 것 보다는 어떤 입장이 더 옳은 것인지, 맞는 것인지가 더 궁금했다. 이 사건조차도 이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했으니.

우리는 살아가다 보면 절대적으로 꺾이는 순간들이 있다.
참고 견디다 보면 좋아질거야라는 마음으로 이른바 ‘존버’를 하며 술한잔 털어넣으며 버텨내는 것이 보통인데 어느순간 그 어떤한 것도 버텨내거나 해결하려는 의지가 되지못하는 순간이 있다. 사회인이 되기 전에는 그냥 방 침대에 틀어박혀 몇날 며칠을 나오지 않고 있기도 했지만(부모님들 비롯한 가족들이 가만두지 않는다 놈팽이라며 그렇게 살면 안된다라고 모든 사람들이 말한다) 사회생활을 하면 그렇게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꾸역꾸역 사회에서 내가 맡고있는 부품의 역할을 해야한다.

물론 방 침대에 틀어박혀 있는 것이 답이 될 수는 없을수도 있지만,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않고 스스로가 말을 걸어올 때까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없는 현실이 더 답이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않고 틀어박혀있는 것이랑, 그냥 꾸역꾸역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이 둘다 현실적인 해답이 되지않는다.

현실을 살되, 틈틈이 자기자신을 관조하며 스스로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면서 ‘생각있게’살아야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다.

분명 사람이기에 완벽하지 않은 존재이기에 넘어지고 고꾸라지고 다시 일어설 힘이 없는 순간이 올 수 있다. 그런 순간들을 대비하여 자기자신을 알아가는 것. 그것이 태어나면서 부터 ‘개선’되며 살아가야하는 운명을 부여받은 우리의 바람직한 삶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위대한 셜록 홈스도 고장나고 끊임없이 개선하려 애쓰는데 나 같은 범인은 당연히 해나가야하는 일이다.

더이상 앞으로 나아갈, 다시 일어설 힘이 없어 이대로 주저앉아 다 포기해버리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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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지금 어디에 있니 - 역사적 트라우마에 저항하는 단독자 1949~1992 아티스트웨이 2
김응교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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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나의 성인 시절의 독서를 정의한다면 무라카미 하루키와 움베르트 에코라는 두가지 키워드로 정의 될 것이다.
수능이 끝나고 스무살이 되었을 때 외삼촌이 사준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으로 고전을 입문하며 무심한 듯 그러면서도 열렬히, 기호학의 ‘있어보이는’문장에 푹 빠졌었다.
그리고 ‘푸코의 진자’와 같은 에코의 다른 책들도 읽어나갔고 그러다 만난 것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였다.
특유의 어두우면서도 깔끔하고 그러면서도 여러분야의 지식들이 무심하게 나열되어 있는 문장에서 에코의 냄새를 맡았다.
그렇게 하루키도 내가 방학이 되면 손에 쥐는 책의 작가가 되었다.

#무라카미하루키지금어디에있니 (#김응교 지음 #책읽는고양이 출판)의 제목을 보자마자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이 떠올랐다. ‘노르웨이의 숲’마지막에 남자 주인공의 “나 지금 어디에 있는거지?”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그것을 따온 듯 싶었다.

저 대사는 지금 본인의 물리적 위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과 삶에 있어서의 방향성에 대한 의문을 담아놓은 존재의 기원과 관련된 질문이다.

‘노르웨이의 숲’의 저 대사를 안다면 제목만 보아도 얼추 어떤 내용일지 짐작이 가능하다.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존재가 가진 의의에 대해 말하고 있는 하나의 평전이겠거니라고 말이다.

그리고 책읽는 고양이 출판사의 #아티스트웨이 시리즈의 두번째 책인데 아티스트웨이 1번 책이 아시아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타고르 평전이었으니 이것으로도 어느정도 유추가 가능하다.

에세이와 소설 두 분야에서 모두 뚜렷한 성과를 거두며 노벨상 시즌이 되면 문학상 수상자 후보에 항상 이름을 올리는 하루키는 수십개국에 번역되어 읽히는 시대를 대표하는 월드와이드 작가이다. 하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전문가들에게 외면 당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 80년대 하루키의 소설이 우리나라에 소개될 때 가지고 있던 일본에 대한 감정도 한 몫 했을 것이고, 독자들에게도 어느순간 반복되는 쓸데 없이 세밀하게 묘사되는 남녀간의 성적행위가 변화하는 시대에 많은 비평을 받게 되는 것도 한 몫했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에게는 그 시대가 감당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외면하지말고 글로써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의무감을 부여하는데, 하루키는 그것에 소극적이었다라는 말도 말이 듣는다.

보통 어떤 비과학적인 신비한 요소들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이러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 이해는 되지만, 김응교 저자는 하루키가 물론 직접적인 주제로 다루지는 않았지만 일본내의 극우파, 일본 자본주의의 타락, 지하철 사린 사건의 피해자들의 인터뷰로 완성한 ‘언더그라운드‘, 옴 진리교 피해자들의 인터뷰를 담은 ’약속된 장소에서‘ 등에서 꾸준히 목소리를 내어왔다.
그럼에도 여러 말들이 나오는 것은 일본 내에서도 비판되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일 것이다.

비교적 최신작에 속하는 <기사단장 죽이기>에서는 일본군이 중국 난징에서 벌인 ’난징 대학살‘의 악행을 세밀하게 묘사하여 반애국적이라며 불매운동이 벌어졌었다.

솔직히 하루키는 일본의 발전 역사에 그렇게 긍정적인 시작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그의 책은 항상 먹구름이 낀 듯이 우중충하다. 아마 그것은 일본의 역사에 가지고 있는 아픔과 잊지 말아야할 그 시절의 행동에 대한 회의가 담겨있어서 그럴 것이다.
또한 일본 특유의 권태와 상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두꺼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대체 무슨 말을 하고파 하는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하루키의 책을 읽으며 자기의 이야기라 여기며 눈물을 흘리는 일본인들도 제법 있다는 것을 알아둬야 한다.

그래서 그런 하루키의 책들을 따라가며 하나하나 짚어주는 ’하루키 오디세이‘로 채워진 이 책을 읽으면 팬이라고 하더라고 그냥 주구창창 읽어내려만 갔던 것과는 다른 전형적인 이해를 추가할 수 있다.
그로인해 나와 같이 하루키를 좋아했던 사람은 하루키에게 땡겼던 이유를 정확히 알게 해주고, 하루키에게 관심이 없던 사람들에게는 하루키가 왜 이렇게나 세계적인 작가로 이름이 드높은지를 알게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적지않은 분량의 책을 순식간에 읽어내려가면서 “하루키 랜드에서 무언가를 얻기보다는 그곳을 걷는 것 자체가 이미 위로이 자 치유이며 깨닫는 길이 아닐까”라는 문장을 읽는 순간 나에게 이 책은 의미를 다했다고 생각했다.

무언가를 좋아하고 열성인데에는 그러한 이유가 남들도 설득할 만하기를 요구하는 세상에 한방 먹이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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