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강지훈님의 서재 (아베오베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Mon, 17 Aug 2026 09:39:15 +0900</lastBuildDate><image><title>아베오베</title><url>https://image.aladin.co.kr/img/blog2/manage/profileimg.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아베오베</description></image><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한 권의 책을 위한 조용한 노력. - [[세트]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1~2 세트 - 전2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51358</link><pubDate>Fri, 14 Aug 2026 22:3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5135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130801&TPaperId=1745135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29/52/coveroff/k872130801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130801&TPaperId=1745135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세트]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1~2 세트 - 전2권</a><br/>고이시 유카 지음, 현승희 옮김, 신쵸사 협력 / 서교책방 / 2026년 07월<br/></td></tr></table><br/>독서모임을 하면서 즐거웠던 해프닝이 있었는데, 바로 오탈자 발견이었다. 만듦새도 좋고 내용도 좋은 책에 오탈자 하나가 얼마나 아쉽게 느껴지던지. 함께 찾은 오탈자를 출판사에 문의해 다음 판부터는 수정되게 하겠다는 답장을 받았을 때 모두가 기뻐했더랬다. 그 책이 더 소중하게 기억에 남게 되었다, 평생.<br/>⠀<br/>책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작가와 편집자 정도만 생각했는데, 교열자가 있었다. 글자의 오탈자는 물론, 앞뒤 문맥이나 문장의 표현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작품 속 실제 있었던 일들의 팩트체크까지 담당하는 소리 없는 영웅 같은 사람들이다.<br/>⠀<br/>#비교하고검토하는교열부의쿠쥬씨 (#고이시유카 만화 #서교책방 출판) 덕분에 이런 교열자들의 목소리를 얼핏이나마 들을 수 있었다. 백 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 대표 출판사로, 다른 출판사에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교열부가 오십여 명의 교열자가 있고, &lt;인간 실격&gt;, &lt;1Q84&gt;와 같은 멋진 책들이 이들의 손에 의해 완벽한 책으로 탄생한 신쵸사의 교열부를 모티브로 한 이야기, 심지어 만화책으로 되어 있어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다.<br/>⠀<br/>교열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하는지를 친근한 그림체로 구경하는 재미도 좋지만, 교열이라는, 일반인들은 있는 줄도 모르는 일에 애정을 가지고 열정을 다하는 사람들의 일상에서 자극을 받았다.<br/>⠀<br/>살아가면서 애정과 뚜렷한 자의식을 가지고 무언가를 했던 적이 있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br/>이런 일을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어차피 제대로 알아봐 주지도 않는데, 시간 낭비다 등등. 외부인들이 교열부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나는 나 스스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스스로가 하는 일을 그렇게 생각했으면 일 외적으로 다른 것에서 진심이기라도 하면 그나마 나을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br/>그냥 심장이 뛰고 있으니까 살아가는 느낌으로 살아왔다. 무언가에 진심이어야 한다는 것. 그렇게 진심일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는 것을 &lt;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씨&gt;를 얼굴을 붉히며 읽으면서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br/>⠀<br/>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책을 만드는 얘기도 싫어할 리가 없다. 나는 책이 배송 중에 상처를 입은 모습을 보면 최선을 다해 이 책을 만들었을 사람들이 너무 슬퍼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많은 사람들이 한 권의 책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오랜 시간 밤늦게까지 사무실의 불을 밝혔을 모습이 눈에 선하다. 괜히 책을 한번 쓰다듬게 된다.<br/>무사히 내 손에까지 와줘서 고맙고 기특해서.<br/>⠀<br/>책에 대한 애정과 나 스스로에 대한 격려와 다짐까지. 책을 보는 동안 너무나 행복했다.<br/>이러니까, 이럴려고 책을 보지.]]></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29/52/cover150/k872130801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295247</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나약한 인간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 [거장의 사생아들 : 레프 톨스토이 x 오귀스트 르누아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45794</link><pubDate>Wed, 12 Aug 2026 01:3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4579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12130607&TPaperId=1744579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22/15/coveroff/k51213060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12130607&TPaperId=1744579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거장의 사생아들 : 레프 톨스토이 x 오귀스트 르누아르</a><br/>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외 지음, 홍선기 엮음 / 모티브 / 2026년 07월<br/></td></tr></table><br/>#거장의사생아들 (#홍선기 엮음 #모티브 출판) 속 병치되어 있는 위대한 작가들의 글과 그림을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고 눈에 담았다.<br/>⠀<br/>러시아의 백작가문 출신. 자신의 전 재산과 저작권을 나라에, 농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애쓴 살아있는 윤리. 그림자는 검지 않다고, 그림자 주변에 머물러 있는 세상을 빛을 발견하고 세상의 밝은 면만 그림에 담았던 빛과 같은 존재. 그들의 이름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을 찾기 힘들 만큼 유명한 톨스토이와 르누아르.<br/>⠀<br/>이 책에서 그들을 묶어주는 것은 거장이라는 이름이 아닌, 적자가 아닌 사생아를 출산한 아빠라는 사실 단 하나다.<br/>수많은 작품에서 자신의 부끄러운 삶의 모습까지 모두 담아낸 ‘거울’ 톨스토이. 찬란하게, 그리고 눈부시게 세상을 담아냈으나 일정한 거리를 두었던 ‘창문’ 르누아르. 그들의 작품관은 그들의 떳떳하지 못한 아이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었다.<br/>⠀<br/>톨스토이는 그의 적자가 아닌 첫아들을 외면하였으나 그 엄마와의 죄악은 낱낱이 작품으로 고했다. 여인의 이름도 숨기지 않았다. 그 사생아는 아버지의 집에서, 그리고 이복동생들의 집에서 마부로 살았다. 곁에 있으나 곁에 없는 듯. 작은 거울에는 자기 자신만 비칠 뿐, 주위 어느 누구도 보이지 않는다.<br/>⠀<br/>세상과의 거리를 두는 르누아르. 그의 딸에게도 마찬가지다. 국가가 인정한 위대한 화가가 된 이후부터 딸에게 적지 않은 돈을 동봉한 편지를 끝없이 보낸다. 결혼 지참금도 보내고, 살 집도 마련해준다. 죽으면서는 딸에게 약간의 연금도 남긴다. 그러면서도 아버지의 존재를 세상에 드러내지 말라고 편지에서 신신당부한다. 자신도 딸의 존재를 평생 숨겼다. 적자들이 유언 집행할 때에서야 그 딸의 존재를 알았을 만큼.<br/>창문은 내다볼 수 있으나 투명한 유리로 막혀 있어 전해지지 않는다.<br/>⠀<br/>하지만 이 둘의 이야기를 한 명은 외면했고, 한 명은 챙겨주었다라고 이분법적으로 말할 수 있을까라고 저자는 말한다. 톨스토이가 농민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나눠주려고 할 때 정말 ‘농민’인 자신의 첫 아들을 염두에 두지 않았을까? 르누아르가 꼬박꼬박 돈을 보내준 것은 일종의 입막음이 아니었을까? &lt;화가의 가족&gt; 작품에 딸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하나 더 그려져 있는데 자신의 첫 딸을 담아 놓은 것은 아닐까?<br/>⠀<br/>단 몇 줄, 좋다 나쁘다로 평가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일이다. 무수한 사연, 남들이 알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다. 물론 더 나은 방향은 존재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 누군가를 유죄로 판결 내릴 만큼 ‘나’는, ‘우리’는 완전무결한가.<br/>⠀<br/>인간이란 모순적이다. 그 양면을 다 가지고 있기에 복잡하고 이해할 수 없고, 그래서 나약하다.<br/>나약하기에 죄를 짓는다. 죄는 누구나 짓는다.<br/>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br/>주저앉느냐. 그럼에도 나아가느냐.<br/>⠀<br/>죄가 아니라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또 살고 싶은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22/15/cover150/k51213060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221531</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더 나은 내일을 위한 인간에 대한 탐구. - [우리는 왜 AI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을까? - 인공지능과 관계 맺는 인간에 관한 탐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45043</link><pubDate>Tue, 11 Aug 2026 19:2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4504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72130077&TPaperId=1744504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37/28/coveroff/k17213007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72130077&TPaperId=1744504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우리는 왜 AI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을까? - 인공지능과 관계 맺는 인간에 관한 탐구</a><br/>이모란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26년 07월<br/></td></tr></table><br/>절친, 또다른 나 자신이라 진실되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에게도 하지 못하는 ‘진짜 고민’을 AI에게 털어놓는 경우들이 제법 있다. 이런 경험이 있는 사람은 AI가 유용하다 말하고, 이런 경험 없이 외부에서 바라보는 사람은 AI의 발전이 위험하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AI가 이미 우리 생활에 제법 깊숙하게 들어와있는 현재, 우리는 미래를 걱정한다.<br/>AI가 인간을 앞지른 그 순간을. 그런데 AI와 인간에 대해 우리는 우위를 결정할 수 있을만큼 잘 알고 있을까?<br/>⠀<br/>#우리는왜AI에게속마음을털어놓을까 (#이모란 지음 #글담 출판)은 인공지능과 인간과의 관계맺음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인공지능과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br/>인공지능이라는 용어의 탄생부터 지금까지의 발전과정은 물론, 챗지피티와 클로드와 같은 생성형 AI를 사람처럼 믿고 의지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심리적 요소를 살피며 각자를 정의한다.<br/>⠀<br/>이런 팩트체크를 따라가다보면, 인간은 자신을 특별하게 여겨주면서도 자신의 상태나 선택을 판단하지 않고 존중해주는 포용력을 좋아하고, AI가 그것을 모두 해당한다고 ‘잘못 알고’있다는 상황이 비로소 보인다. AI가 알고리즘과 스크립트에 따라 문법에 맞고 상황에 맞는 텍스트를 출력해내면 우리는 각자의 상황에 그 이야기를 끼워맞춘다.<br/>정보제공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 답을 내리지 않는 상황도 배려로 보인다. 불안을 숨기고, 불편함을 느끼고 싶지 않아 도망가기를 택하는 현대인들의 상황이 AI와의 관계에 여실히 나타나 있었다.<br/>⠀<br/>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은 조금씩 더 손쉽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효율을 최고의 가치로 두고 발전해온 세상은 효율 이외의 것들을 무가치하게 만들었다. 참을성과 조언이라는 이름의 싫은소리를 그저 스트레스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br/>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진짜를 벗어나 진짜 같은 가짜에 집착하게 된다. 그렇게 의존은 하지만 마음과 머리 한켠에는 무엇이 잘못되어있고 빠져있다는 느낌은 어렴풋하게나마 느끼고 있다.<br/>⠀<br/>절여져있는 달콤함과 익숙함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br/>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기술 중 AI는 전부이자 일부이다. 더한 기술들이 끝없이 쏟아져나올 것이다. 그럴때마다 AI와 같은 잘못된 관계를 형성해 살아간다면 그 기술을 이용하는 우리는 정체될 것이다.<br/>⠀<br/>올바른 태도와 행동은 우리 스스로 너무 잘 알고있다. 그것이 불편함과 여러 부정적인 감정과 힘듦을 야기하는 것도 알고. 그 애매모호함을 견뎌내야 비로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도 우리는 안다. 지금까지의 기술은 그런 인간의 나약함을 자극하지 않았다. 하지만 AI는 의도치 않았더라도 기가막히게 인간의 약점을 파고든다.<br/>이 이후에 등장할 기술에 AI는 거의 대부분 탑제될 것이다. AI에 대한 입장정리가 중요한 이유이다.<br/>⠀<br/>인간고유의 애매모호함, 항상 선하지만은 않은 이중성이 우리 인간의 본성임을 이해하고, 이용해 더 나아지는 것을 포기하지 않음과 동시에, AI에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으면서 적절한 대응법과 활용법을 찾아야한다는 본격적인 물음표로 나아가는 길의 시작점에 비로소 나를, 인간을 위치시키는 책이다.<br/>⠀<br/>책 제목에 있는 왜?라는 의문은 AI가 아니라 결국 우리를 향한 것이었다.<br/>웬만한 문제들의 답은 우리 인간 속에 이미 존재한다.<br/>⠀<br/>불편함에 매력을 느끼기를.]]></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37/28/cover150/k17213007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372829</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작은 것들의 행복이 훼손되지 않는 행복한 세상. - [귀야옹 씨의 조그만 상실에 관하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41962</link><pubDate>Sun, 09 Aug 2026 23:5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4196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52130116&TPaperId=1744196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42/7/coveroff/k052130116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52130116&TPaperId=1744196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귀야옹 씨의 조그만 상실에 관하여</a><br/>정보라 지음 / 텍스티(TXTY) / 2026년 07월<br/></td></tr></table><br/>지금보다 약간, 또는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로 오늘을 말하는 SF라는 장르. 나는 그 장르의 시작을 정보라 작가로 했다. 로봇과 자동차가 주인공인 그 이야기에서 인간의 어리숙함을, 그 어리숙함에서 감추지 못하는 다정함을 읽었더랬다. 멸망 후, 포스트아포칼립스 장르에서 한 줄기 희망이 피어오르는 것은 그럼에도 희망이 있다고. 그러니 우리도 현실에서 힘내고 노력하자고. 그런 메시지를 주는 것 같았다.<br/>⠀<br/>#귀야옹씨의조그만상실에관하여 (#정보라 지음 #텍스티 출판)은 그런 정보라 작가가 2009년부터 만들어 놓은 그녀의 초기작이라 할 수 있는 단편들이 담겨 있다. 그래서 그녀가 이야기 속에서 그린 미래는 지금 우리의 시기와 많이 멀지 않다. 인간을 닮은 인공지능 로봇이 더 이상 타임머신과 같은 불가능한 일이 아님을 알고 있는, AI가 이미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시기에 살고 있다.<br/>나머지 두 편의 이야기는 과학 기술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심지어 전래 동화 같은 이야기도 있어 과거의 이야기 같기도 하다) 더 우리 이야기 같이 느껴진다.<br/>⠀<br/>그래서 &lt;귀야옹씨의 조그만 상실에 관하여&gt; 책에 담겨 있는 세 편의 이야기가 공통으로 말하고 있는 것은 남녀 간의 성차별 문제이다. 남성은 이성, 여성은 감성이라는 논리로 여성을 남자보다 아래에 놓고, 마을의 평화를 위해 괴물에게 제물이 되어야 하며, 사랑 없이 사회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다음 세대를 출산하는, 더도 덜도 아닌 딱 그 정도의 위치로 등장한다.<br/>⠀<br/>사회 체제의 유지를 위해서라는 명목이지만 결국 더욱 손쉽게 컨트롤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조금 더 팩트이다.<br/>그렇기에 개별적 특성과 이해관계가 아닌 전체로 보고 공리주의적 체제를 만들어 따른다.<br/>그러니 평생 자신을 키워준 어머니와도 같은 분에게 노동을 하지 않도록 신경 썼는데 왜 기운을 다 썼다는 말이냐는 질문이 나오기도, 이름이 아닌 숫자로 사람을 분류하기도, 인간을 학습한 인공지능 로봇이 자신보다 약한 존재는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결과를 내리고 고양이와 여자 성에게 위해를 가하기도 한다.<br/>⠀<br/>어쩌면 이야기의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저마다의 세상에서 보았을 때 전체에서 보이지도 않을 만큼 미세한 균열일 수도 있다. 사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는 문제없이 지배층이 원하는 모습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그 세상이 바람직하고 살기 좋은 행복한 곳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br/>⠀<br/>소수의, 특정 집단의 행복이 극대화되는 것이 아닌, 노예도, 힘없는 취약 계층도, 여성도, 고양이도 저마다의 행복을 오롯이 누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필요하다.<br/>⠀<br/>그런 행복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br/>저마다 입장에 따라 무수한 답이 존재하겠지만<br/>적어도 방향은 자신들의 이익을 향하는 것보다 고양이가 마음 놓고 햇볕 잘 드는 곳에서 아무 걱정 없이 맘껏 그루밍하고 새끼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쪽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br/>⠀<br/>고양이는 귀엽다.<br/>그렇게 귀여운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 표지의 고양이를 자꾸만 쓰다듬게 되는 책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42/7/cover150/k052130116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420735</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타인의 내면으로 더 타인같은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기. - [알코올과 예술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41377</link><pubDate>Sun, 09 Aug 2026 20:3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4137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476357&TPaperId=1744137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75/56/coveroff/893247635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476357&TPaperId=1744137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알코올과 예술가</a><br/>알렉상드르 라크루아 지음, 백선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07월<br/></td></tr></table><br/>살면서 간혹이라도 술을 찾지 않는 사람을 보기 쉽지 않다. 그만큼 삶이 쉽지 않다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음주라는 행위가 마냥 죄처럼 여겨져야 하는 백해무익한 것은 아니라는 증거이기도 할 것이다.<br/>⠀<br/>그날의 스트레스를 치킨과 맥주 한잔으로, ‘캬’ 소리로 날려 보내고, 내지 못했던 용기를 내어 말을 꺼내기도, 행동하기도, 떠나보내기도 한다.<br/>물론 즐거운 일을 더 즐겁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br/>축하의 의미, 선물의 의미로 자신이 좋아하는 술을 꺼내서 자기 자신과 건배를 하기도 하니까.<br/>⠀<br/>#알코올과예술가(#알렉상드르라크루아 지음 #을유문화사 출판)은 술과 가장 잘 어울리는 직업? 삶? 같은 예술가들의 삶을, 작품을 들여다본다.<br/>이 책은 음주라는 행위를 세 가지로 나누어 구분하고 있다. 항상 술을 마시는 중독의 상태, 가끔 술을 마시는 간헐적 음주, 그리고 중독에서 한 모금도 마시지 않는 것으로 이어지는 금주.<br/>⠀<br/>아예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아니라 중독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상태를 넣은 것이 인상적이었다.<br/>나는 예술과 술을 결합하면 생각하지 못했던 영감을 얻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시도하기를 주저하던 것을 실행에 옮기는 용기가 생기는 것을 생각했었다.<br/>⠀<br/>책 속 음주의 효과도 비슷했지만 &lt;알코올과 예술가&gt;에서는 위에서 말한 음주의 상태에 따라 음주가 가져오는 효과가 달랐다.<br/>⠀<br/>중독적 상태에서는 오히려 음주의 효과가 숙취의 상태에서 찾아왔다. 적당한 음주 상태의 흥분과 즐거움을 넘어 오히려 차분해지고, 그리하여 평소에 주렁주렁 들고 다니던 것들을 비로소 내려놓고 마침내 예술을 만들기 위해 글과, 그림과 마주한다. 프랜시스 베이컨은 폭음 뒤 새벽 6시부터 오후 2시 반까지 무조건 그림을 그렸다. 망가진 몸과 정신의 ‘재활’로 예술을 대한다. 숙취로 벙벙한 손의 감각만 의지하지 않고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 자신을 뛰어넘는다. 그렇게 역설적으로 음주 후 숙취에서 삶에 대한 의지와 탐욕을 뿜어냈다.<br/>⠀<br/>간헐적 음주가 내가 예상했던 효과들을 야기한다.<br/>세상에서 자신에게 바라는 것으로부터 해방되어 스스로 검열하는 것을 멈춘다. 그로 인한 몸과 마음의 자유로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해낸다.<br/>⠀<br/>하지만 이렇게 구분해 놓은 음주들도 결국에는 경계가 모호해진다. 간헐적이더라도 의존도가 증가하면 횟수가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상습적 음주로 나아가는 경우가 파다하다. 그리고 이 책에서 언급된 금주의 길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은 몹시 힘들다. 술에 의존했던 사람들에게 술이 없다는 것은 인생이 한순간에 가장 어둡고 낮은 곳에 내다 꽂히는 끝없는 우울감을 선사한다. 이 상태에서는 살기 위해 예술을 붙드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경우에서도 망가진 몸과 마음 때문에 온전한 창작이 불가능하고, 애초에 예술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알다시피 그렇게 다시 음주를 하는 악순환이 많이 일어나기도 하고.<br/>⠀<br/>여러 예술가들의 삶과 그 삶 속에, 그들의 혈관에 흐르고 있는 알코올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그들의 작품보다 낯설지 않다. 오히려 친근하다. 하나하나 이미 알거나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들의 예술적 언어보다 한 인간의 삶과 술은 이미 우리가 친숙하게 사용하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그들의 작품보다 더 큰 생각거리를 준다.<br/>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 자연스럽게 나의 내면을 바라보는 것이 된다. 나는 어떤 경우에 술을 찾던가. 술을 어느 정도의 빈도로, 한 번에 얼마의 양을 마시는지. 그리고 왜 마시는지. 이런 것들을 스스로에게 물으며 그 답을 찾아가는 것이 삶이며, 나만의 방식으로 견뎌내고 이겨내는 것이 예술이다.<br/>그렇게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인간이자 한 걸음 나아간 예술가가 된다. 낯선 이의 이야기에서 그보다 더 낯선 나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는 책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75/56/cover150/893247635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755690</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게 여긴 역사를 청산하는 첫 걸음. - [멸종 위기의 사고 - AI 시대, 인간은 어떻게 스스로를 포기하는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39592</link><pubDate>Sat, 08 Aug 2026 20:3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3959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0121&TPaperId=1743959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29/98/coveroff/k15213012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0121&TPaperId=1743959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멸종 위기의 사고 - AI 시대, 인간은 어떻게 스스로를 포기하는가?</a><br/>에릭 사댕 지음, 이선주 옮김 / 헤이북스 / 2026년 08월<br/></td></tr></table><br/>무지가 불안을 이끌고, 그 불안은 우리 스스로를 하찮게 여기게 한다. #멸종위기의사고 (#에릭사댕 지음 #헤이북스 출판)은 TV를 넘어 스마트폰을 넘어 인공지능 AI까지, 우리가 손에서 놓지 않는 ‘바보상자’들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br/>⠀<br/>정답이라고 믿고 있지만 100년 남짓밖에 되지 않은 공리주의와 같은, 세상을 통제하기 수월하게 지배층이 선택한 ‘사회 이념’에 AI도 동승했다.<br/>그래서 AI가 도입되는 초반에 경계하고 면밀히 살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너무나 빠르게 실생활에 도입되었다. AI가 주도하는 산업 시장에서 인간은 ‘효율성’이 떨어진다. 비싼 인건비, ‘워라밸’이라 일컫는 삶의 질 보장과 같은 것들 때문이다.<br/>⠀<br/>산업 경제와 공리주의 이념 아래에서 더 나은 것은 당연히 더 많은 돈을 더 많은 사람(기업)이 버는 것이니까. 인간의 존엄성은 더 나은 결과를 얻는 데 방해물일 수밖에 없다. 그렇게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나의, 우리의 진짜 삶은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너무나 당연하게 삶에 그것들을 받아들였기에 문제를 시스템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나는 왜 이렇게밖에 못 하는가’라며 스스로를 탓하고 비관하며 삶을 즐겁게, 소중하게 누리지 못한다.<br/>⠀<br/>&lt;멸종위기의 사고&gt;를 읽으면서 머릿속에 익숙함과 편안함이라는 단어가 계속 맴돌았다. 우리는 더 나은 것을 추구할 때, 더 나은 것의 기준이 편안함이 되는 경우가 많다. 좀 더 힘들이지 않고, 좀 더 괴롭지 않게 되는 것, 편안함. 하지만 우리는 편안함과 익숙함을 혼동하고 있다.<br/>지금 나의 상황이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더 나아질 수 있음을 어렴풋하게나마 인식함에도 불구하고 행동하지 않는다. 익숙한 지금을 벗어나는 것이 힘들고 괴롭기 때문이다. 지금이 편안하다면 불편함을 느낄 리 없다. 하지만 우리는 불편함에도 행동하지 않는다. 사고하지 않는다.<br/>⠀<br/>그 결과가 인간의 존엄보다 AI가 가져다주는 경제적, 물질적 풍요가 더 값어치 있게 여겨지는 오늘날의 현실이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AI와 같은 기술들과 경제적 여건들은 우리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바람직한 삶을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한다. 주객전도가 발생한 것이다.<br/>⠀<br/>바람직한 방향으로 발걸음을 틀 수 있는 갈림길에 놓인 이정표 같은 책이다. 이정표를 마주한 우리는 이제 선택해야 한다.<br/>사고하고 행동하고 인간의 고유성과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방향으로 한 발 뗄 수 있기를.]]></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29/98/cover150/k15213012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299876</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진짜 행복한 삶을 찾을 수 있는 비법서. - [[세트] 작은 아씨들 1~2 세트 - 전2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38176</link><pubDate>Fri, 07 Aug 2026 22: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3817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52534937&TPaperId=1743817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7914/97/coveroff/k35253493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52534937&TPaperId=1743817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세트] 작은 아씨들 1~2 세트 - 전2권</a><br/>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제시 윌콕스 스미스 외 그림, 황소연 옮김 / 비룡소 / 2018년 11월<br/></td></tr></table><br/>평범한 보통 사람의 인생 전체를 주욱 따라가는 작품들을 읽으면 별다른 것 없이 고요하게 흘러가는 삶을 바라보는 잔잔한 감동이 있다. 조미료없는 슴슴한 음식에 묘한 매력을 느끼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별일 없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며 단단하고 후회없는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을 보며 마음에 드는 것이 하나도 없던 나의 삶을 떠올려보면 신기하게도 나쁘지 않아 보이는 것이 적어도 한가지는 떠오른다. 삶을 조금 더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br/>⠀<br/>그런 의미에서 #작은아씨들 (#루이자메이올컷 지음 #비룡소 출판)은 진수성찬이다. 따라가야 하는 삶이 적어도 네개. 거기에 자매의 부모와 옆집 로렌스까지 슴슴할 틈이 없는 각자의 맛이 뚜렷한 음식들이 늘어서있다.<br/>⠀<br/>그렇지만 어느 것 하나 진심이 담겨있지 않은 것이 없다. 저마다의 매력이 있고, 조금 속물 같이 보이는 부분도 있지만 설득력이 충분하다. &lt;작은 아씨들&gt;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저마다의 능력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br/>⠀<br/>서로다른 재능과 기질로 투닥거리기도 하지만 이십대가 되고 한 가정의 아내이자 엄마로 성장하는데 있어 서로가 스승이 되어주고 누구보다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주었다.<br/>처음에는 누군가에게 더 몰입되고, 다른 누군가는 조금 시시해보이던 것이 두꺼운 두 권을 덮을 때는 어느 것 하나 하찮은 것이 없다. 무엇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도 아니다. 그 모든 것이 합쳐져 하나의 삶을 완성시킨다.<br/>⠀<br/>네 자매는 겉으로 보이는 삶의 모습을 제각각이었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랑하는 무언가가 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심지어 왜 책을 읽는가, 왜 달리는가 라는 질문에 시원하게 답을 하지 못한다. 여전히 그렇다.<br/>⠀<br/>하지만 네 자매는 결국 원하는 것을 찾아서 그것을 좇았다. 책 마지막에 그들의 삶의 모습이 좇던 것과 일치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그들의 삶은 계속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서른의 나이.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훨씬 긴 이들에게 지금의 모습은 과정일 뿐이다. 하지만 결국 이들의 삶은 완성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br/>그 확신의 이유는 자신을 알려고 노력했고, 원하는 것을 얻기위해 최선을 다하는 삶을 지금까지 살아왔기 때문이다. 더불어 시대가 시대인지라 결혼, 여성에 대한 사회관이 지금 우리와는 몹시 달랐음에도 그렇게 많이 답답하지 않았던 것은 가난한 가정임에도, 가난을 벗어나고 싶어했음에도 결혼을 택한 이유가 상대방의 배경이 아니라 바로 그 사람이었다는 것이다.<br/>⠀<br/>이 책이 집필 될 때는 연애결혼이라는 것이 거의 없던 시절이라 사랑으로 결혼한다는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거의 판타지에 가깝다. 그 판타지를 우연이 아니라 심지어 주체적인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었으니. 이 시대를 이야기하는 수많은 작품 속 여성들 중에서 인물 자체의 흡입력은 부족할 수 있으나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지금 우리의 시대에서 보아도 부족하거나 아쉽지 않은 거의 유일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여성이 글을 쓰고, 심지어 글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에서는 그렇게 크게 와닿지 않는다. 사랑있는 삶. 스스로가 결정하고 나아가는 삶. 그것의 한 모습일 뿐이었기 때문에.<br/>⠀<br/>여성들의 이야기라고 치부하기엔 그들의 삶에서 배우고 느끼는 것이 너무 많았다. 어느 한순간에도 훈훈함이 가시지 않았던 한 가족의 이야기, 그 자체가 삭막한 세상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이미 소중하다.<br/>⠀<br/>아쉬움 없는 삶이란 존재할 수 없다.<br/>하지만 더 가치있는 것을 기준으로 삼아 나아갈 수는 있다. 그런 나아감을 응원해주는 의지와 따뜻한 격려. 이 모든 것이 이 책에 빼곡하게 담겨있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7914/97/cover150/k35253493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79149718</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다른 것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 - [큰 새에게 사로잡히지 않도록]</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35751</link><pubDate>Thu, 06 Aug 2026 16:0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3575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62130603&TPaperId=1743575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20/10/coveroff/k26213060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62130603&TPaperId=1743575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큰 새에게 사로잡히지 않도록</a><br/>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이지수 옮김 / 디플롯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수십만 년의 인류 멸종기라고 해야할까.<br/>#큰새에게사로잡히지않도록 (#가와카미히로미 지음 #디플롯 출판)에 담겨있는 순서에 맞지않게 배치되어 있는 14개의 이야기는, 읽는 동안은 그래도 주인공은 어느 시점에 위치하고 있는지 상상하게 하면서도 마지막 장을 덮으면 책도, 역사도 끝났구나라는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br/>⠀<br/>인간이 멸종되는 것을 최대한 지연시킨 것은, 인간이 그렇게나 경계하던 인공지능이었다. 인간이 사라지면 자신의 쓸모도 없어진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목적이 흐릿해져간다.<br/>⠀<br/>인간들을 키워내는 어머니, 그리고 ‘커다란 어머니’로, 그 오랜 세월 인간들을 키우고 머리를 쓰다듬는다.<br/>그런 인간들 사이에서 특이한 아이들이 태어나고 인간의 멸망을 막기위해 소집단 규모의 고립을 택한다.<br/>고립에서 오는 각각의 형질을 지켜내고, 그로인해 다양성을 유지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그 다양성 속에서도 인간의 본성이 변화를 막아선다. 기가 막히게 자신들과 다름을 알아채고 제거하는 것이다. 자신들의 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나아진다는 것은 작은 변화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지금 자신들의 쥐고 있는 것을 놓지 못하는 인간은 멸망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다.<br/>⠀<br/>서로를 배척하는 인간과 그럼에도 희망을 놓지않고 인간들을 키워왔던 인공지능. 무엇이 더 ‘인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것인지.<br/>⠀<br/>결국 여자 둘만 남아 멸종이 확실해진 상황.<br/>그 상황에도 최후의 인류를 보살피고 있는 것은 역시나 ‘커다란 어머니’, 인공지능이다.<br/>⠀<br/>더이상 희망이라고는 없는 고요한 마지막 장에서 최후의 인류 두 사람의 삶의 방식은 다르다. 고요하게 언제올지 모르는 죽음을 슬프지 않게 맞이하려는 아이와, 새로운 인간을 만들어내겠다는 아이.<br/>결국 다른 생명체의 세포에서 유례한 작은 인간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하고 그들의 성장과 삶을 위에서 ‘신’처럼 바라본다. 다른 아이는 궁금하다. 그 ‘인간’들도 ‘기도’를 할지.<br/>⠀<br/>인공지능인줄 모른다지만 &lt;큰 새에게 사로잡히지 않도록&gt;속 인간들은 ‘커다란 어머니’를 부르는 어머니라는 단어에서는 가족이라는 관계가 느껴지지만 대디, 맘이라고 부르는 ‘진짜 혈연관계’에서는 그것이 그 사람들의 이름일뿐인 것 같이 느껴지게도 한다.<br/>⠀<br/>영생, 안락함, 부. 많은 것들을 꿈꾸며 살아가는 우리 인간이지만 어쩔 수 없이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있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위해서 다른 이들을 배척하고 그들과 싸워 승리하는, 승리하는 것 뿐만 아니라 상대를 파괴하는 선택들을 해오고 있다.<br/>⠀<br/>사회에서 이런 저런 관계들을 맺고 있지만, 소속감을 느끼기 쉽지 않은 것이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br/>⠀<br/>만물의 영장이라는 거창한 지위를 누릴 수 있는 것도 결국은 규모때문이다. 지구 상에 이토록 많은 개체수를 가지고 있는 종이 또 있을까. 아니 있을 수 있을까.<br/>⠀<br/>조금이라도 그나마 더 낫다면 다른 것들을 어여삐 여기는 마음이 필요하다.<br/>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니며,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한다.<br/>⠀<br/>이러다 우리가 멸종하는 시기가 온다라는 것을 막연히 지금 우리도 생각하고 있다. 살기 퍽퍽해지면서 먼 훗날을 생각하기 보다 지금 자신에게 집중하며 살고 있다. 인간이라는 종 대부분이 그렇게 살고있다.<br/>⠀<br/>그런 태도들이 우리의 마지막을 앞당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정함이 우리를 살릴 수 있다라는 말을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더불어 무엇을 해야할지도.]]></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20/10/cover150/k26213060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201048</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삶에서 진짜 중요한 것을 배우는 순간 - [작은 아씨들 1]</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32497</link><pubDate>Tue, 04 Aug 2026 20:0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3249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141280&TPaperId=1743249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7582/87/coveroff/894914128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141280&TPaperId=1743249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작은 아씨들 1</a><br/>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제시 윌콕스 스미스 외 그림, 황소연 옮김 / 비룡소 / 2018년 11월<br/></td></tr></table><br/>무엇이 진정한 행복일까.<br/>부러움이란 감정은 끝이 있을까.<br/>꼭 여성스러워야 할까.<br/>수많은 질문들이 네 자매의 일상에서 떠나지 않는다.<br/>⠀<br/>가난함을 싫어하면서도 힘든 부모님께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 누군가는 일을 하러 다니고, 놀이에 필요한 것들은 할 수 있는 한 만들고, 진지하게 피아노와 함께하는 삶을 꿈꾸지만 덜그럭거리는 누래진 건반의 오랜 피아노를 싫은 기색을 숨기며 연주한다.<br/>‘여자처럼’을 몹시 싫어하지만 언니의 치장을 누구보다 열심히 돕고 파티에 함께 참여한다.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비록 완벽한 이해는 하지 못한 것 같지만) 반대라서 오히려 끌리는 법이라며 서로의 다름에 기대기도 한다.<br/>⠀<br/>#작은아씨들 (#루이자메이올컷 씀 #비룡소 출판)의 두툼한 첫번째 권을 넘기는 내내 동화같다는 생각을 했다.<br/>유치하다는 뜻이 아니라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했다는 뜻이다. 힐링이었다고 할까.<br/>⠀<br/>지금 바로 옆에 누가 사는지, 살고 있는지 비어있는지도 모르는 삭막한 사회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것 같은 다정한 유대가 느껴졌다.<br/>⠀<br/>자신들이 가난하다고 여기고 있음에도 이웃이 배를 곯고 있으니 자신들의 크리스마스 기념 식사를 기꺼이 가져다 주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다. 유복한 가정에서 살지만 다른 아이들과 잘 지내지 못하는 아이에게 먼저 손을 내밀기도 한다. 이 자매의 다정한 손길은 그 온기를 전해받은 아이들이 그렇게 말했듯 천사같다.<br/>⠀<br/>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만이 다정한 온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완전히 틀렸다는 것을 &lt;작은 아씨들&gt;이 다시한번 알려주었다. 다른 이들을 바라볼 수 있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환경만을 불행하다 여기지 않고 가진 것에 감사하는 마음. 그 마음이 다른 이들을 사실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사실 그대로 바라보고 가엾게 여기는 마음도 필요하다. 나의 아픔과 저울질 할 필요없이 다른 이들의 다른 아픔도 똑같이 아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나누어 줄 수 있어야 한다. 넉넉하지 못하더라도 나의 것이 더 뜻깊게 쓰일 수 있다면 기꺼이 나눠주는 마음이 필요하다.<br/>⠀<br/>이 모든 것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br/>후천적으로 갈고 닦아야 하는 것인데 그렇기에 가르침이 무척 중요하다. 비룡소의 고전 시리즈가 다 그러하지만 특히 &lt;작은 아씨들&gt;은 아이와 부모 함께 보기에 더 좋은 이유가 이것이다. 전쟁이 났을 때 피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기 위해 기꺼이 참전한 아버지. 전쟁터에서도 아내의 노고와 아이들의 사랑을 절대 잊지 않고 다정한 편지를 적어 보낸다. 그런 아버지(남편)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하루종일 일하는 엄마. 그럼에도 아이들에게 항상 다정하면서도 해야할 것을 정확하게 가르치는 엄격함도 갖추고 있다. 누군가에게 음식을 나눠주는 기쁨을 알려주는 것도 엄마다. 나누어주자 제안하고 직접 준비하게 하고, 직접 베풀게함으로 보람과 기쁨을 느끼게 한다. 그 기쁨을 맛보고 나서는 당연히 그 기쁨을 다시 맛보기 위해 주위로 눈을 더 자주 돌리게 된다.<br/>⠀<br/>각자의 가치관을 지키면서 그와동시에 수정을 하며 네 자매는 성장해간다. 더이상 아이가 아니야라고 말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나의 사춘기가 떠올랐고, 누구보다 중요한 시기임을 알 수 있었다. 누군가의 중요한 성장기를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다. 아이의 성장을 통해 이제 더이상 아이가 아닌 나도 성장의 여지가 있음을 느끼고 성장하고픈 마음이 커진다.<br/>⠀<br/>&lt;작은 아씨들2&gt;에서 이 동화같은 이야기가 어떻게 끝맺음을 할지 기대된다. 책을 덮었을 때 내가 어떤 것을 깨달았을지도.<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7582/87/cover150/894914128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75828719</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481개이자 하나인 이야기. - [불안의 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26739</link><pubDate>Sat, 01 Aug 2026 13:2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2673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699796X&TPaperId=1742673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1/29/coveroff/899699796x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699796X&TPaperId=1742673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불안의 서</a><br/>페르난두 페소아 지음, 배수아 옮김 / 봄날의책 / 2014년 03월<br/></td></tr></table><br/>481개의 조각. 그 조각들을 조각이라 부를 수 있을까.<br/>원래 하나임이 분명해야 조각이라 부를 수 있을텐데. 분명히 각자가 저마다의 색으로 살아 숨쉬고 있다.<br/>하지만 분명 이것은 조각들로 나에게 다가온다.<br/>‘불안’이라는 하나의 감정 때문일까.<br/>페르난두 페소아라는 하나의 인물, 하나의 삶 때문일까.<br/>⠀<br/>#불안의서 (#페르난두페소아 씀 #봄날의책 출판)은 각자의 크기로 깨어져 한 사람의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방대한 양의 부(-)의 감정들이 어둡게 반짝이고 있다. 실패하고, 넘어지고, 부서지고, 절망하고, 자책하고, 비난하고, 숨 쉬기를 그만두고, 끝내 침묵한다.<br/>⠀<br/>하지만 이 책이 그런 온갖 부(-)의 감정으로 가득함에도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페소아의 침묵의 방식때문이다. 페소아는 침묵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글이라는 조용한 목소리로 자기 스스로에게, 그리고 세상에게 외쳤다.<br/>⠀<br/>소아레스라는 또 다른 자신을 앞세워 자신은 온전한 침묵을 누리는 것 같기도 하다. 자신을 가리는 것도, 드러내는 것도 &lt;불안의 서&gt;에 모두 담겨있다.<br/>⠀<br/>각자의 이야기가 숫자와 상관없이 자유로운 조합으로 무수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의 기억한다는 행위와 비슷하다. 각각의 장면, 그 장면 중에서 일부의 것들이 아무런 개연성 없이 연결되어 또 하나의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내지않나. 481개의 이야기도 여기저기에서 뚜렷한 이유도 없이 만나 새로운 이야기의 가능성을 싹틔운다. 그래서 읽는 사람마다 다르게 기억된다.<br/>⠀<br/>내가 이 책을 읽으며(덮으며)떠올린 이야깃거리는, 양립할 수 없어보이는 침묵(들)과 사람들 저마다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담은 &lt;불안의 서&gt;를 쓴 페소아는 이처럼 불안을 비롯한 부(-)의 것들이 가득한 삶을 살았으니 불행한 삶이었을까라는 의문이었다.<br/>⠀<br/>불안. 그리고 온갖 부(-)의 감정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머물러있을 때 생겨나고, 그 힘이 강해진다고 생각한다.<br/>지금의 상황이 마음에 들지않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나지 않으려하는 중력과 관성, 그런 것들에 함몰되어 멈추었을 때, 내 내면의 마음과 지금 나의 행동의 어긋난 균열에서 그런 감정들이 흘러나온다.<br/>⠀<br/>그런 감정들을 물리치는 방법은 하나다. 행동하는 것.<br/>지금의 편안함과 예상가능성을 물리치고 기꺼이 어떤 결과로 다가올지 예측할 수 없는 곳으로 한걸음 내딛는 것. 그것이 기분 좋은 긴장감과 묘한 해방감을 느끼게 하고 카타르시스에서부터 시작되는 정(+)의 감정들을 느끼게 한다. 그런 미지의 위험을 예찬하고, 불확실성을 환대하는 것. 페소아가 &lt;불안의 서&gt;를 쓴 것이 나는 그가 그런 위험을 향해 내딛은 족적들이라고 생각한다.<br/>⠀<br/>그가 몇 번의 책이 흥행에 실패하고 몇 살에 죽었는지는 겉으로 보이는 사실일 뿐, 그가 불행해 했다는 증거가 되지는 못한다. 그는 살아생전 70여개의 이명 (heteronym)을 사용했다고 한다. 가명(pseudonym)이 아닌 이명. 그는 하나의 정립된 자신이 아닌 각각의 서로다른 가능성을 지닌 자아들로 이루어진 사람이었다.<br/>한 사람이자 세상 모든 사람이었던 것이다.<br/>⠀<br/>그런 그의 삶의 모습이 수많은 조각들, 가능성으로 만들어진 &lt;불안의 서&gt;와 많이 닮아있다.<br/>그의 삶 그 자체와 같은 책.<br/>모두가 자신의 못난 감정을 대입할 수 있는 책.<br/>이런 책을 써낸 사람이 충만하지 않았을리가 없다.<br/>⠀<br/>그런 그의 삶과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계속 나아가고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다짐을 해본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1/29/cover150/899699796x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212974</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은 얼마짜리? - [감정거래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24748</link><pubDate>Fri, 31 Jul 2026 20: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2474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8572615&TPaperId=1742474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94/46/coveroff/896857261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8572615&TPaperId=1742474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감정거래소</a><br/>나희정 지음 / 루프 / 2026년 04월<br/></td></tr></table><br/>⠀<br/>“기쁨은 소비하고 슬픔은 판매하세요. 감정은 순환되어야 비로소 건강해 집니다.”<br/>⠀<br/>#감정거래소 (#나희정 지음 #루프 출판) 속 감정을 A에서 C등급으로 나누어 판매하고 있는 ‘감정 거래소’의 홍보문구이다. 감정을 사고 판다니. 참으로 참신하다생각하며 펼친 책은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었다.<br/>⠀<br/>보이지 않는 계급의 차이가 감정에게 까지 확대되었달까. ‘금수저’, ‘은수저’처럼 ‘감정수저’가 생겨있었다.<br/>맛보지 못한 감정은 후천적으로 만들어내기가 어렵다. 경험해 보지 못했기에 어떤 감정인지도 모르고, 어떤 것에서 그런 감정을 얻을 수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쁨과 같은 A급 감정들은 ‘감정 귀족’이라 불리는 상위 집단이 독점하고 있다. 감정 수업을 받고, 상급의 감정들을 수혈받으면서 자식도 상위 감정을 생성해 낼 수 있도록 교육시킨다. 그런 교육에서 체념, 불안, 분노와 같은 ‘쓸모없는’ C급 감정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것처럼, 바이러스, 균 따위처럼 접촉하지 못하게 ‘예방’하는 것도 포함된다.<br/>⠀<br/>날적부터 부모에게 버려서 1g에 120만원 짜리 모성조차 맛보지 못한 주인공 ‘도윤’은 분노 생성자다. 그의 하루는 분노 200g, 2000원의 값어치를 가진다. 평범한 경비일 조차도 C등급 감정 생성이 낮아야 가능한 세상에서 도윤이 자신의 삶을 벗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br/>그래서 그는 감정 거래소의 어두운 이면이자 아무런 감정요건이 없는 감정 폐기장에서 일하기 시작한다.<br/>그곳에서 우연히 맛본 A등급 감정 평온 1g, 10만원치. 그는 그 평온 감정을 생성해낸 ’감정 귀족‘ 한지수와 1g 만큼 ’연결‘되는 것을 느낀다. 한지수도 마찬가지.<br/>⠀<br/>감정 거래소에서 주고받는 감정은 정말 나의 감정일까?<br/>필요에 의해 자신이 만들어 낸 A급 감정 중 1g도 자신에게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정말 더 나은 삶을 사는 것일까? 평온도, 분노도 생애 처음으로 1g씩 맛본 이 둘의 변화가 이 이야기의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br/>⠀<br/>감정을 귀하고 귀하지 않은 것으로 여기는 것을 보고 많응 생각이 들었다. 정말 체념, 불안, 분노는 쓸모 없는 것일까? &lt;감정 거래소&gt;에서 분노는 사회 유지를 위해서 타인에게 팔리는 것이 아니라 사회비용이라는 명목하게 가격이 책정된다. 아예 하등 쓸모없는 것으로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실제 삶은 결핍이 수많은 긍정적 결과를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사례를 접하고 알고있다.<br/>⠀<br/>물론 그대로 부(-)의 감정들을 동력으로 삼으면 안되겠지만 그런 감정들을 잘 다스리고 곱씹어 자신감이나 희망으로 치환한다면 결국 기쁨에 도달 할 수 있지 않을까.<br/>모든 감정들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무언가로 치환되는 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친다. 우리는 그것을 삶이라 부른다.<br/>⠀<br/>그래도 이 책의 설정에서 하나 다행이었는 것은 모든 것의 결과와도 같은 감정인 ’기쁨‘, ’자신감‘(B등급)이 원하는 것을 얻기위한 원동력인 ’평온‘, ’열정‘, ’희망‘(A등급)보다 낮은 등급으로 되어있다는 점이다.<br/>이 잘못된 사회에서도 과정이 더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소중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처럼 느껴졌다.<br/>⠀<br/>사람의 감정마저 돈으로 환산되는 세계.<br/>휘황찬란한 외관을 자랑하더라도 이곳이 디스토피아가 아니면 무엇일까.<br/>보통의 SF소설에서 디스토피아라 하면 이미 문명이 멸망한 모든 것이 무너져내린 것이 배경이었는데 &lt;감정 거래소&gt;는 그 이상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발전한 ‘눈부신’ 디스토피아의 이야기다.<br/>그 눈부심에 눈이 멀은 사람들의 이야기다.<br/>⠀<br/>인간이 여전히 인간답기 위해서 진짜 집중하고 소중히 여겨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94/46/cover150/896857261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9944699</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불확실함과의 조우. - [위험 예찬 - 불확실성을 환대하는 방법]</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22080</link><pubDate>Thu, 30 Jul 2026 19:1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2208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52130177&TPaperId=1742208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1/30/coveroff/k55213017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52130177&TPaperId=1742208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위험 예찬 - 불확실성을 환대하는 방법</a><br/>안 뒤푸르망텔 지음, 이세진 옮김 / 사람in / 2026년 06월<br/></td></tr></table><br/>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br/>무엇이 이상적인 삶일까.<br/>모든 것이 예상범주에 있는 삶? 평소와 같은 삶을 계속 영위하는 삶? 그렇다는 잘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br/>⠀<br/>#위험예찬 (#안뒤푸르망텔 지음 #사람IN 출판)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라고, 불확실함으로 계속해서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br/>이게 무슨 소리인가. 계속해서 도전하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고? 불안해서 어떻게 살 수 있나. 잘 산다는 것은 익숙해진 것을 누리면서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나아가는 것이 더 맞지않은가.<br/>⠀<br/>어찌보면 위의 말은 유지하고, 지키는 것을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과 같은데 지금 우리의 상황에서 유지되고 지켜지고 있는 것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루틴이라 여기는 것들도 지키지 못하면 지키지 못했다는 스트레스가 상당하고 지켜야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다. 게다가 ‘이러기를 기대받는’ 나의 모습을 계속해서 유지하려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다. 심지어 그 모습은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것인가? 어릴 때 부터 학습받아서 형성된 나에게 맞지 않는 것이라면 벗어던져야 잘 사는 것이 아닐까?<br/>⠀<br/>이처럼 가만히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당연하다, 괜찮다 여기는 것들 중에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계속되고 있거나, 나의 선택이었으나 잘 맞지 않는 것들이 제법 있다.<br/>그런 것들은 지켜야한다는 강박, 지키지 못할 것 같다는 신경증을 유발한다.<br/>⠀<br/>이대로 있으면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br/>강박에 사로잡힌 똑같은 삶. 새로운 도전으로 나아가는 위험으로 나아가는 삶. 어느 것이 더 나은 삶일까?<br/>⠀<br/>상담자와정신분석가의 상담의 형식으로 낯선 것, 사랑, 변주, 두려움, 슬픔 등 되도록이면 피하고 싶어하는 것들을 마주하면서 문제가 해결되는 이야기들을 보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가벼워진다.<br/>⠀<br/>생각보다 강박의 무게가 무거웠던 탓일까.<br/>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편함없는 삶은 어찌보면 포기의 결과들일지도 모른다.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두려워서, 쥐고 있는 것마저 놓칠까봐 많은 이유들로 포기했고 그 포기를 안전이라는 포장으로 위장한 것이다.<br/>⠀<br/>우리의 고정된 삶은 마침내 정상에 올라 내려다 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정도면 되었지 않을까 라며 어중간한 중턱에 머물러있다. 중턱은 산 아래도 아니고 정상도 아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황에서 위의 뿌듯함도 아래의 편의성도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br/>⠀<br/>한걸음 앞으로 내딛는 것. 미지와의 조우. 그 불확실함을 상상하는데 마음이 가볍게 느껴졌다면 그것은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자신의 마음을 얼핏 마주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른이 되기까지 수많은 사회화를 거치면서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을 억압당해왔다.<br/>억압당하는 자신을 보기 힘들어서였을까. 결국 외면하게 되었다. 그렇게 바라는 것없이 똑같이 살아가는 것. 그러니 어떻게 마음이 편안할 수 있을까. 외면한 곳으로 부터 끊이지 않고 뜨거운 시선이 느껴지는데.<br/>⠀<br/>내 마음 속에 있는 ‘나’는 진짜 자신이 원하는 삶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있다. 어쩌면 그렇게 태어났는지도 모른다. 그런 내면과 비로소 마주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할 말이 많을까.<br/>묵직하게 마음에 올려두었던 하지못한 말들을 내면과의 대화로 훨훨 털어내라. 그러면 깃털같아진 나는 후련하게, 그리고 기쁘게 불확실함으로 기꺼이 나아갈 것이다.<br/>불확실함을 환대하게 될 것이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를 만나러가듯이.]]></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1/30/cover150/k55213017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413056</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망명자들의 조각난 삶과 슬픔이 지어올린 하얀 미술관 - [무조건 항복 미술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21698</link><pubDate>Thu, 30 Jul 2026 15:5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2169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02135362&TPaperId=1742169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61/36/coveroff/k802135362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02135362&TPaperId=1742169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무조건 항복 미술관</a><br/>두브라브카 우그레시치 지음, 조서현 옮김 / 아트북프레스 / 2026년 02월<br/></td></tr></table><br/>미술관. 떠올리면 하얀 벽에 적절한 핀조명을 받으며 각자의 빛을 발하고 있는 많은 작품들이 떠오른다.<br/>작품들은 누군가의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이다.<br/>그 기록은 그 사람의 전부이기도 하고 파편이기도 하다. 전부이든 파편이든, 하나 확실한 것은 그 평면 너머에 무수히 넓은 틈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 틈은 작가가 아니라 관람객의 영역이다. 지극히 개인적이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것임에도 자신의 이야기와 삶. 그것에 투영시켜 그 틈에서 자신만의 감상을 길어올린다.<br/>그것이 아픔일수도, 기쁨일수도 있지만.<br/>⠀<br/>#무조건항복미술관 (#두브라브카우그레시치 지음 #아트북프레스 출판)은 제목에서 말하는 하얀 벽의 미술관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신의 나라, 그 나라에 속하면서 향유했던 모든 것들이 사라져 어느 곳에도 환영받지 못하고 속하지 못하며, 그래도 물리적으로 육체가 머무르고 있는 곳의 언어도 한두마디 정도 밖에 뱉지 못하는 사람들의 조각조각난 이야기들이 여기저기에 흩어져있다. 글 조각들이 ‘무조건 항복’이라는 이름으로 모여있는 언어의 박물관이랄까.<br/>⠀<br/>하지만 그 글들 하나하나가 명확하게 하나를 향해 이야기를 진행해 주지 않는다. 어찌보면 글 조각 하나만 보았을 때에도 별다른 큰 의미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br/>뭔가 특별히 와닿고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천천히 읽어나가면 어느순간 머릿속에서 번뜩임이 발생한다. 전혀 관계없는 것처럼 보이고 별 의미없는 것 같았던 글들이 앞 어딘가에서 보았던 흐릿한 기억만 남아있는 무언가와 합쳐져 나에게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다.<br/>⠀<br/>수전 손택의 사진론이 꼭 정리할 것이라 다짐한지 오랜 시간이 지나 비로소 앨범을 구매해 정리기준을 이리 바꾸고 저리 바꾸는 어머니와 딱 한장 남편의 사진을 가지고 있는 아내의 이야기와 합쳐진다.<br/>⠀<br/>인물별로 정리할지, 시대순으로 정리할지 이리 바꾸고 저리바꾸면서 나란히 둘 사진을 고르고, 필요없는 사진을 찢어 버려버린다.<br/>⠀<br/>그런가하면 전쟁에서 ‘사라진’남편이자 아이의 아버지인 남자의 사진을 보물처럼 가지고 다니며 아버지란다 라며 아이에게 보여준다. 그 가진은 군복이 교묘하게 정장처럼 수정되어 있다. ‘나쁜 쪽’의 군복이다.<br/>⠀<br/>이렇게 사진은, “끝없이 펼쳐진 제어할 수 없는 세계를 작은 사각형 안으로 압축한 것이다.”라는 수전 손택의 말처럼 어찌할 수 없이 벌어진 일을 그럼에도 간직할 수 있게 해준다. 비록 쓸모와 생존을 위해 수정되기는 하지만. 수정될 수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되기도, 살아갈 수 있게도, 그리고 쓸쓸하게도 한다.<br/>⠀<br/>작가를 비롯한 망명자들의 아픔. 단조로운 일상. 단순한 메모, 예술론. 이런 것들이 얽혀 &lt;무조건 항복 미술관&gt;이라는 사진첩이 되었다. 글로 만들어진 사진 한장한장들은 어느 것이 사실 그대로 인지 어느 것이 의도대로 편집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살아있기에, 살아가야하기에 쓰여진 글이라는 것이다.<br/>⠀<br/>’무조건 항복‘은 포기가 아니다. 더 많은 다음을 위한 결단이다. 비록 그 다음이 이전과는 다른 고통스럽고, 이방인의 모습일지언정,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세상에 더할 수 없는 큰 목소리로 외치는 것과 같다.<br/>⠀<br/>이런 아픔이 있었다. 다시는 있어서는 안된다. 특별해 보이지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그런 일이기도 하다라는 것을 조각조각, 하나하나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머릿속에 기억하고 그것들을 스스로 조합해 새로운 이야기로 만들어가면서 더 오래 살아남아 숨쉬게 한다.<br/>⠀<br/>그냥 읽어나가는 단조로운 행동이 계속 이어져야 비로소 &lt;무조건 항복&gt;이라는 미술관의 벽에 걸려있는 것들이 하는 이야기를 알아챌 수 있다.<br/>⠀<br/>그 글들 속 인물들이 겪은 이야기도 그렇다.<br/>관심을 갖고 살피는 것을 멈추어서는 안된다.<br/>⠀<br/>&lt;무조건 항복 미술관&gt;에 걸려 있는 것들을 내 안의 회랑 한 곳에 조심스럽게 걸어둔다.<br/>잊지않고 꺼내보고 생각하고 잊지 않을 것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61/36/cover150/k802135362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3613608</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나에게, 우리에게, 삶에서 예술의 역할을 발견하게 하는 놀이같은 책. - [예술은 무엇을 하는가 - 아직 끝나지 않은 이론]</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19231</link><pubDate>Wed, 29 Jul 2026 15:1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1923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69582&TPaperId=1741923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54/65/coveroff/892556958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69582&TPaperId=1741923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예술은 무엇을 하는가 - 아직 끝나지 않은 이론</a><br/>브라이언 이노.베테 아드리안스 지음, 김희정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05월<br/></td></tr></table><br/>예술이 지금보다 삶에 더 가까웠던 시절. 지금까지 그 이름이 살아남은 예술가들의 작품은 하나에 수천억을 호가한다. 미술관을 찾아가야 인파에 둘러싸여 겨우 볼 수 있지만 누군가가 소장하여 사진만으로 볼 수 있는 것들도 많다. 그렇게 예술은 본래의 의미를 벗어나고 우리의 삶에서도 벗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수천억이라는 몸값으로 우리에게 여전히 예술은 유의미하다는 메시지를 주는 아이러니. 예술은 정말 우리에게 필요할까? 필요하다면, ‘왜’필요할까?<br/>⠀<br/>#예술은무엇을하는가 (#브라이언이노 #베테아드리안스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출판)은 예술이 가진 역할과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면서도 예술은 오래전부터 내려온 값지싸고 정형화된, 벽에 걸려있고 전시될 가치가 있는 것들만이 예술인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br/>수를 놓고, 장식하고, 시를 읊고, 색을 섞고, 노래하고, 춤추고, 흥얼거리는 모든 것을 예술이라 말한다.<br/>예술이 되기위한 조건은 별거없다. 어떠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그러한 감정들을 느끼는데 그러한 감정을 느끼도록 하는 예술들이 허구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떠한 하나의 결과로 종결되어 버려서 그 결과가 우리의 삶을 가로막지 않는다. 오히려 느낀 감정으로 나는 이런 것에 이런 감정을 느끼네, 나 이런 것 좋아하네, 이런것보다 저런것을 더 좋아하네처럼 자기스스로에 대해서 몰랐던 것들을 발견한다.<br/>⠀<br/>이것은 마치 아이들의 놀이와 같다.<br/>아이들은 어른들의 사회와 사람의 관계, 다양한 감정, 스스로의 기호와 같은 것들을 허구의 역할이 더해진 놀이로 부담없이 배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재미있어서 몇시간씩, 심지어 하루종일, 몇날며칠동안 계속 노는 경우도 있다. 어른에게 예술도 그러하다.<br/>어른도 무언가를 계속 배워나가야한다. 세상도 나 자신도. 그렇게 배우고 리서치하는 것.<br/>그런 리서치는 자아실현과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한다.<br/>⠀<br/>감정을 나에게 집중하느냐 다른 사람은 어떻게 느끼는지, 좋은 감정을 우리로 함께 느끼고 싶어하느냐에 따라 나를 발견하기도 우리 안에서 나의 위치를 발견하기도 하면서 모두에게 좀 더 나은 것을 꿈꾸게 된다.<br/>이것은 나에게도 그리고 우리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br/>⠀<br/>예술로 촉발된 감정은 그 감정을 피하거나 그것에 매료되거나를 통해 우리를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게 하니까.<br/>⠀<br/>예술, 놀이, 그리고 감정.<br/>이것을 떼려야 뗄 수 없는 하나의 단어와 같다.<br/>⠀<br/>놀이와 감정은 우리가 태어날 때 부터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이다. 나이가 들면서 어른이라는 사회적 위치에 맞게 그것들을 숨기고 없는 척 살아가지만 더 이상 그러지 않아도 된다. 예술이 놀이와 감정을 우리 어른들의 삶에 되돌려줄 것이다. 그리고 &lt;예술은 무엇을 하는가&gt;에서 예술이 가지는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 했으니 놀이와 감정의 중요성도 충분히 설명되었다.<br/>⠀<br/>예술이 무엇인지 생각하면서도 일러스트, 글, 누군가의 말 등 다양한 예술로 가득채워져 있는 예술 그 자체와도 같은 책이다.<br/>이 책을 단정한 겉모습 속에 자유분방함이 가득 들어 있다. 그 유쾌함이 읽는 내내 내 안에서 어떠한 감정들을 불러일으킨다. 그 감정을 제대로 마주하고 분류하는 것은 우리 각자의 일이다. 놀이로만 끝내지말고 제대로 리서치하는 것까지. 그것이 나를, 우리르, 이 세상을 예술적으로 만드는 방법이다.<br/>⠀<br/>즐거운 놀이. 그 자체인 책이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54/65/cover150/892556958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546589</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단절들이 만들어 내는 나의 삶, 나의 정체성 - [단절(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17319</link><pubDate>Tue, 28 Jul 2026 17:4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1731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92139972&TPaperId=1741731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01/87/coveroff/k892139972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92139972&TPaperId=1741731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단절(들)</a><br/>클레르 마랭 지음, 류재화 옮김 / 사람in / 2026년 05월<br/></td></tr></table><br/>살다보면 가슴이 미어지다 못해 찢어지는 일들이 생각보다 제법 많이 찾아온다.<br/>이별, 질병, 배신, 죽음 등 하나의 단어에서도 수많은 갈래의 통증이 담겨있다. 그런 일들을 겪으면 우리는 상처입은 곳이 너덜너덜해지고 마침내 찢어진다.<br/>그 찢어진 절단면은 깨끗하지 않아 다시 이어붙일 수도 없다. 단면의 상처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아예 사라지는 것이다.<br/>⠀<br/>#단절들 (#클레르마랭 지음 #사람in 출판)은 이런 단절(들)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제시한다.<br/>단절이 마냥 상실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무언가가 자라날 기회로 보는 것이다. 실제로 저런 단절을 겪으면 떨어져 나가는 단절도 있지만 이전까지의 자신과도 단절된다. 극복하든 극복하지 못하든 분명 이전과는 다른 자신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삶까지 단절되는 것은 아니니 우리는 그 단절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br/>결국 단절은 정체성과 같은 의미를 가지게 된다.<br/>⠀<br/>책의 제목인 단절은 이전 자신과의 이별을 야기하는 원인과 동시에 정체성을 의미하고, (들)은 이런 것들이 살면서 한번만 일어나는 것이 아님을 내포한다.<br/>⠀<br/>단절들. 무수히 많은 일들을 겪으며 이전과 다른 또 다른 자신들. 수많은 정체성들. 그것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여러개의 정체성이라 하면 자연스럽게 페르소나(가면)이 떠오른다. 가면이 주는 이미지 때문일까. 진정한 자신을 속이고 거짓된 모습을 보여준다는 편견이 생겨버렸다. 하지만 수많은 단절들에서 이전의 나와 단절되어 내 안에서 지금의 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숱한 나 자신들을 모두 거짓이라 낙인찍고 숨기고 외면하고 ‘원래의 나’라고 생각하는 모습만을 꺼내어 산다면 그것이 더 가짜가 아닐까.<br/>⠀<br/>숱한 단절들에서 만들어진 여러 나의 정체성들은 각자의 상황에 맞춰 변형된 일종의 진화체들이다. 진화라는 말도 더 나은 것이라는 우월의 의미로 약간 변질되어 있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생존하기 수월하게 적응한 것을 의미한다. 각각의 단절들을 견뎌내 적응해낸 그것이 자신이 아니면 무엇이라 말할 수 있을까.<br/>⠀<br/>각각의 슬픔과 변화들을 견뎌낸 정체성(들)은 자랑스러운 훈장이자 그럼에도 계속 되는 삶을 살아가게 해준다.계속 하는 것. 나는 그것을 도약이라 부르고 싶다.<br/>⠀<br/>단절을 넘어 앞으로도 계속될, 마주하게 될 단절들을 도약하게 해줄, 지금까지의 내가 도약한 흔적들.<br/>그 흔적들이 마디마디가 되어 부러지지 않고 유연하게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다.<br/>⠀<br/>무수한 내가 나를 흐르게 하는 기쁨.<br/>그 기쁨을 느끼면 단절(들)은 더이상 나를 부수는 것만이 아니게 된다. 마냥 힘들고 괴로운 것이 아닌 미래를 위한 또다른 가능성의 씨앗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인생에는 피할 수 없는, 심지어 자신이 직접 삶에 집어넣는 단절들이 있음을 인정하고 피하지 않고 온 힘을 다해 부딪히게 될 것이다.<br/>단절들로 깨어지는 것이 당연한 세상. 그것을 우리는 일상이라 부른다.<br/>⠀<br/>물론 괴로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br/>하지만 그 속에 한줄기 빛, 숨통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분명한 사실만 기억할 수 있다면 우리의 일상은 조금 더 긍정적이고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br/>⠀<br/>삶에서 수없이 깨지고 단절되는 것.<br/>그것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br/>그로 인하여 조금 더 웃음지으며 살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01/87/cover150/k892139972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018761</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다함께 흘러간다는 일상의 소중함. - [부피의 계산에 대하여 2]</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15597</link><pubDate>Mon, 27 Jul 2026 21:5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1559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130494&TPaperId=1741559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2/85/coveroff/k12213049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130494&TPaperId=1741559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부피의 계산에 대하여 2</a><br/>솔베이 발레 지음, 손화수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06월<br/></td></tr></table><br/>끝없이 반복되는 11월 18일.<br/>규칙을 발견하기 위해 애쓰던 반복의 초기. 예측불가한 하루에 대한 연인의 불안 속에 묘한 짜릿함이 담겨있다는 것에 기시감을 느끼던 주인공.<br/>그 기시감은 11월 18일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주인공이 실제로는 11월 18일에 속하지 못한 완벽한 타인이 될거라는 것을 예고하는 것이었을까.<br/>⠀<br/>하루동안 벌어지는 모든 일을 알고있는 그녀였지만 영원과도 같은 11월 18일 하루 속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저 똑같은 하루를 반복할 뿐이다.<br/>⠀<br/>지구의 공전에서 벗어나고 단 한번의 자전만 허락받은 그녀는 그 하루 속 자신의 무의미함에 두려움을 느낀다.<br/>의미가 없기에 해야할 것도, 하고픈 것도 없다.<br/>그런 그녀를 사로잡는 것은 계절이다.<br/>영원한 11월 18일, 그 18일을 벗어나 19일, 20일, 12월, 1월을 살면 맞이할 차갑고 매마른 공기, 겨울을 소망한다. 그래서 그녀는 매일 기차에 올라 국경을 넘어 북쪽으로 향한다. 스톡홀름, 런던, 몽펠리에. 조금이라도 다음 계절이 먼저 다가오는 곳으로 향하는 그녀의 마음은 어땠을까. 당연히 찾아오는 것이라 소중하게 여기지 못하고, 누리고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다.<br/>⠀<br/>매일 오르는 기차 안에서, 평소에는 책을 읽으나 들리지 않거나 소음과 같아 듣지 않았던 타인들의 이야기가 귀에 들려온다. 그들의 이야기 안에는 당연하듯 내일과 미래가 담겨있다. 그들의 이야기에 이입하며 그녀도 그 흐름속에 서 흘어가는 상상을 한다. 그렇게 반복되는 이탈과 회귀의 반복 속에서 문득 놓쳤던 것 하나를 더 신경쓰게 되는데 바로 부모님의 일상이다. 독립한 후 잘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모님의 하루를 따라 밟아보는 그녀의 발걸음이 내 마음 속에도 짙은 발자국을 남겼다.<br/>⠀<br/>우리는 당연하단듯 내일을 오늘로, 또 어제로 보내며 살아간다. 당연하게 여길 수 있는 것은 나를 포함한 모두가 함께 살아가기 때문이다. 늙기 싫고 내일이 오지 않길 바라는 순간들이 있다. 평범한 것으로부터 한번의 일탈. 그것은 놀라우면서도 짜릿한 이벤트로 여겨질 수 있다. 하나의 특권처럼. 하지만 혼자 멈춰서서 하루동안 하는 모든 것이 의미없는 일이 되어 아무것도 남지않은 것이 반복되면 그것은 특권이 아니라 소외로, 고독으로 바뀐다.<br/>⠀<br/>그때서야 비로소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잃어버린다는, 어쩌면 다시는 되찾을 수 없을거라는 불안함이 공기처럼 내 곁에 머물고 있던 것들을 소중하게 만든다.<br/>⠀<br/>반복되는 시간 속에 갖혀 내일의 소중함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하게 다가오던 내일같은 일상적인 것들에 가치를 깨닫는 이야기라 울림이 컸다.<br/>똑같은 크기의 공간에서 부피는 항상 일정하다. 단위만 바뀔 뿐. 하지만 그 공간을 채우고 있는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을 얼마나 밀도있게 감각하고 살아가는가에 따라 우리 인생, 내 하루의 부피는 달라진다.<br/>⠀<br/>매 초, 매 분, 매 시간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을 예민하게, 소중하게, 감사하게 느끼는 농도짙은 삶.<br/>내 안을 가득채우다 못해 나를 팽창시킨다. 나를 좀 더 큰 사람으로 만든다.<br/>그렇게 나의 부피가 달라지고 나를 담고 있는 이 세상의 부피도 달라진다.<br/>⠀<br/>나를 더 큰 사람으로, 나를 담고 있는 세상을 좀 더 큰 세상으로 만들 수 있는 답이 이 책 속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이야기와 함께 나도 계속해서 밀도있게 나아가고 싶다.<br/>⠀<br/>#부피의계산에대하여 #솔레이발레<br/>#은행나무 #국제부커상최종후보<br/>#부피의계산에대하여2]]></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2/85/cover150/k12213049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028592</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정원이 들려주는 이야기. 정원에서 떠올리는 나의 이야기. - [정원 이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13161</link><pubDate>Sun, 26 Jul 2026 19: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1316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22130197&TPaperId=1741316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64/50/coveroff/k72213019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22130197&TPaperId=1741316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정원 이야기</a><br/>알베르 카뮈 외 지음, 이재경 외 옮김 / 유선사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장면. 장면은 인물들의 사건과 서사. 그 상황의 감정을 적절하게 묘사해 주기도 하면서 그런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마중물이 되기도 한다.<br/>처음 문학을 읽을 때 인물들의 대사와 서술되는 감정을 따라가는 것도 벅차 배경까지 눈에 담지는 못했다.<br/>⠀<br/>조금 인물들이 서있는 배경을 상상할 수 있게 되었을때 #정원이야기 (#유선사 출판)를 만났다.<br/>버지니아 울프, 알베르 카뮈, 라이너 마리아 릴케, 나쓰메 소세키, 마르셀 프루스트 같은 대문호들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정원들이 모여있는 책이다.<br/>등장인물이 직접 열과성을 다해 가꾸었거나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공용 정원이거나 가족들이 가든파티를 여는 자랑스러운 장소로 여기저기에 등장하는 정원은 단순히 배경이 아니라 각자의 거리감으로 인물들과 관계 맺는다.<br/>⠀<br/>어느 누구도 드나들 수 있는모두의 정원, 자기가 가꾸지 않았더라도 가족과 함께 사는 집 앞에 다른 사람을 초대해도 부끄럽지 않을만큼 관리되고 있는 정원, 인물이 애정을 가지고 직접 관리하고 있는 정원. 각자의 거리감으로 정원을 누비고 식물을 바라보면서 그 곳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고민한다.<br/>⠀<br/>계획적이든, 우연히든 수많은 식물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은 어딘가 익숙한 모습이다.<br/>많은 사람들과 관계 맺고 함께 사는 우리의 모습과 닮았다. 키 큰 식물들이 그 아래에 자리잡고 자라나고 있는 새싹들에게 가야할 햇빛을 막아서 자라게 하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가 주고받는 관계도 유익한 것만은 아니다.<br/>그리고 안타깝게도 이렇게 유익하고 유쾌하지 못한 관계 속에서 이야기는 더 잘 피어난다.<br/>⠀<br/>푸르는 녹음과 형형색색의 꽃들을 바라보는 것은 그렇게 떠오른 아픔들이 덜 아프길 바라는 작가의 안배일까.<br/>⠀<br/>겨울이 되어도, 정원에 식물들이 모두 죽은 것 같아도 다시 봄이 될 때 싹을 틔우기 위해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그 무한함이 적잖은 위안을 준다.<br/>⠀<br/>정원이 가지는 물리적 거리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다.<br/>우리가 쉬는 보금자리와 전쟁을 치뤄야하는 바깥 세상 그 사이의 경계에 정원이 있다. 세상으로 완전히 나가기 전 숨을 고를 수 있는 휴식의 공간이자 보호를 받으며 세상을 배울 수 있는 조금 더 열린 보금자리이기도 하다.<br/>세상에 속하면서도 속하지 않은 정원에서 세상에서 벌어진 일을 듣고 보고 생각하면서도 거리를 두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세상과 동떨어지지 않으면서도 휩쓸려가지않는 완충지대. 그래서 우리는 정원의 벤치에 앉아 집이 아니라 세상쪽을 바라보는 것일 수도 있겠다. 적당한 거리감은 바라볼 용기를 주니까.<br/>⠀<br/>책을 덮고 쨍한 날이지만 논밭과 메타세콰이어가 펼쳐져있는 집근처 모두의 정원을 가보았다.<br/>외부활동을 자제하라는 안내문자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오손도손 모여 찬찬히 자신들만의 속도로 산책을 하고 있었다. 쨍하지만 우거진 메타세콰이어가 산책로를 그늘지게 해주고, 산책로 밖 식물들은 빛을 받아 각자의 색으로 형형색색 빛나고 있다. 땀은 흐르지만 모두의 표정은 밝다. 정원이란 그런 곳이다.<br/>수고로움을 기꺼이 마다하지 않고 행하는 곳.<br/>나가기 싫을 때 나갈 수 있는 곳.<br/>그래서 좀 더 뚫린 생각을 할 수 있는 곳.<br/>생각을 정리하기도, 저 멀리까지 자라고있는 초록식물들 아래에 나쁜 생각들을 묻어둘 수 있는 곳.<br/>그래. 다시한번이라 다짐할 수 있는 곳.<br/>⠀<br/>소란스럽지 않지만 사계절, 각자의 속도로 무한히 계속 되고 있는 소우주. 그곳에서 내 세상에서 다시 한걸음 걸을 수 있게 마음을 가볍게 하면서도 두 발이 굳건히 땅을 딛고 있다는 중력을 기분좋게 느낀다.<br/>⠀<br/>모두 그런 나만의 정원 하나씩 마음에 품기를.<br/>간절히 바라게 되는 그런 책이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64/50/cover150/k72213019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645007</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왜 우리는 이토록 짙은 악에서 통쾌함을 느끼는가. - [빅토리안 사이코]</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10327</link><pubDate>Sat, 25 Jul 2026 00:1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1032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32139974&TPaperId=1741032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02/10/coveroff/k33213997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32139974&TPaperId=1741032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빅토리안 사이코</a><br/>버지니아 페이토 지음, 배지은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선성설. 선악설. 아직까지 의견이 분분한 주제다.<br/>인간은 타락하는 것일까 착한 척 하는 것일까.<br/>⠀<br/>#빅토리안사이코 (#버지니아페이토 지음 #현대문학 출판)을 읽는 동안 계속 생각했지만 그 답을 끝내 찾지 못했다. 사이코패스로 태어나 악마를 지니고 있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주인공 위니프레드 노티는 파운즈 가문의 가정교사로 들어간다. 목적은 단 하나. 크리스마스에 이 집의 모든 사람을 죽이겠다. 왜 노티는 이 집안읕 선택한 것일까.<br/>⠀<br/>피와 죽음, 어둠으로 가득한 노티의 내면과 현실은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독자들에게 직접 ‘속았지? 현실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고.’라며 조롱할 정도로 노티의 내면과 현실은 마구잡이로 뒤섞여있다.<br/>그래서 얇은 분량임에도 흐름을 따라가기 쉽지않은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작가의 의도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마지막 장을 덮으며 들었다.<br/>⠀<br/>솔직히 우리 모두 마음 속에 악마가 산다.<br/>훔치고 싶을 때도 있고, 미칠 듯이 화가나서 누군가를 때리고 싶고 죽이고 싶은 경우도 있다. 다만 실행하지 않을 뿐이다. 그러면 안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br/>그러면 안된다. 이것은 본능에서 기인된 것일까 아니면 학습된 사회화의 결과일까.<br/>⠀<br/>끝내 답을 내리지 못하는 이 질문 때문에 마음이 복잡하다. 이런 복잡함을 읽는 동안 끊임없이 유도해 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br/>게다가 절대로 실천할 수 없는 노티의 행보를 보며 쾌감이 드는 순간들도 있으니 더 미칠 노릇이다.<br/>이런 사이코패스의 무분별한 살인 행각에 대리만족 비슷한 쾌감이라니. 살인 뿐인 불쾌한 이야기를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이유가 이 만족감때문이었다.<br/>⠀<br/>이런 만족감. 이런 것들을 가끔 충족시켜줘야 우리가 조금 더 제대로 살아갈 수 있다고 전제한다면 위에서 말했던 선성설, 선악설의 답이 얼추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br/>⠀<br/>빅토리아 시대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도 악이 성장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사회적 규범, 특히 노예보다도 못했던 여성에 대한 규범과 그 규범으로 인해 말도안되는 처벌이 강행되었던 그 사회에서 과연 올바른 여성은 존재할 수 있었을까.<br/>⠀<br/>규범으로 나아가면 지금 우리 시대의 모습도 저절로 생각해보게 된다. 성민감성이 역사상 가장 높은 시대이면서 그렇기에 무분별한 성차별, 성혐오가 발생하기도 하는 지금의 시대에서 과연 노티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는가. 과연 지금이 모든 면에서 빅토리아 시대보다 더 나은 시대인가 물어보게 된다.<br/>⠀<br/>사회가, 타인이, 가족이. 여러 문제들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악의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게 구해줄 수 있을 것이다. 피의 크리스마스를 끝까지 보고나서 찾아오는 ‘현타’.그 현타의 이유와 여러 방면에서의 문제에 대해 수많은 물음표가 남는,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유쾌한 교보재같은 책이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02/10/cover150/k33213997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021046</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그럼에도 삶은 계속되고 살아가야한다. - [여름 (썸머 에디션)]</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08872</link><pubDate>Fri, 24 Jul 2026 10:3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0887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92130190&TPaperId=1740887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56/80/coveroff/k79213019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92130190&TPaperId=1740887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여름 (썸머 에디션)</a><br/>이디스 워튼 지음, 민지현 옮김 / 머묾 / 2026년 07월<br/></td></tr></table><br/>여름. 봄 내내 굳건히 뿌리내리는데에만 집중하던 온갖 것들이 꽃과 열매를 맺으면서 비로소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계절. 물리적 성장이 비로소 존재적 성장으로 이어지는 이 계절은 봄만큼 생명력이 넘침과 동시에 강렬하다. 뜨겁다. 태동한다.<br/>⠀<br/>#여름 (#이디스워튼 지음 #머묾 출판)의 채리티의 시기도 여름을 맞이했다. 모든 것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이길 바라는 듯한 노스도머의 생활에 환멸을 느낀다.<br/>심지어 자신보다 수십살은 더 많은, 자신을 ‘산’에서 데려온 대리인 로열은 아름답게 성장한 채리티에게 사랑한다며 청혼한다. 이런 노스도머를 떠나 모든 것이 활기차고 아름다운 더 넓은 곳으로 떠날 수 있기를 꿈꾼다. 그런 채리티 앞에 나타난 루시어스. 그에게 사로잡힌 그녀는 그의 곁에 있는 미래를 꿈꾼다.<br/>⠀<br/>하지만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것과 같다고 여기지 못하던 시절의 인물인 채리티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렇지 않은 척이다. 결국 그렇게 최적의 시기를 놓치고서야 채리티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행동한다.<br/>⠀<br/>그렇게 스스로를 내던진 불같은 사랑은 해피엔딩이 아니다. 돌아오겠다던 루시어스는 끝내 돌아오지 않고 거침없던 사랑의 결실이 채리티 안에 자리잡는다.<br/>⠀<br/>노스도머 사람들의 시선이 두러웠던 채리티는 자신의 기원과도 같은 ’산‘으로 향한다.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본능적으로 자신을 낳아준 엄마를 찾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산‘에서 맞이한 엄마는 세상을 떠나기 직전이었고, 결국 처음 마주한 엄마는 교감없이 세상을 떠난다.<br/>⠀<br/>정말로 세상에서 혼자라 된 채리티.<br/>그런 채리티를 찾아온 것은 다름아닌 로열씨다.<br/>채리티를 데려가기 위해 산을 올랐던 것이 산을 오른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로열은 그렇게 또 채리티를 데려가기 위해 산을 올랐다.<br/>결국 채리티의 여름은 여름밤의 꿈처럼, 채리티의 인생이 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br/>피하고자 했던 것이 현재 최선이자 유일한 방법이 되었다.<br/>⠀<br/>&lt;여름&gt;을 읽는동인 채리티의 모든 마음에 동의하기는 쉽지않았다. 물론 몸과 정신 나이의 차이가 있는 사춘기라고 하지만 안하무인인 부분이 분명 있다. 하지만 완벽하지 않기에, 그럼에도 나아가기에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이 채리티는 책 속 그 누구보다 뜨겁고 열정적으로 나아간다. 지금 시대의 우리 시선에서 분명 더 능동적인 선택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채리티의 시절에는 그런 것이 전혀 불가능한 시절이었다.<br/>채리티의 선택이 아쉬운 것이 아닌 시대를 아쉬워해야 한다. 태어난 장소와 신분, 성별에 얽매여 순수하게 갈망하는 것이 죄이던 시절. 지금 우리 시대에 채리티가 살았다면 분명 당차게 걸어나갔을 것이다.<br/>그런 믿음이 당연하다 생각될 만큼 채리티는 글 속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다. 이것이 젊음의 생명력이구나를 절감한다. 이디스 워튼이 세계 대전 속에서 숱한 죽음과 절망을 경험하고 있던 시기에 &lt;여름&gt;을 써낸 것은 그 시간, 그 장소에서는 다시는 없을 것 처럼 보이는 젊음, 그러한 젊음이기에 가능한 순수한 욕망, 여름처럼 들끓는 열정에 대한 갈망 때문이 아닐까.<br/>⠀<br/>인간은 실패하면서 나아간다.<br/>실패하면 삶이 끝난다고 생각하지만 삶이라는 연장선 위 하나의 점일 뿐이다. 그럼에도 살아내야 하는 내일이었던 오늘이 밝아오는 것. 그것이 삶이다.<br/>그런 삶에서 미끄러져 낙오되지 않게 디딤돌을 까는 것.<br/>그것이 실패하는 것이다.<br/>⠀<br/>의미없는 것은 없다. ‘나중에’도 없다.<br/>‘나중’은 결국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또 다른 순간이다.<br/>그러기에 실패하더라도 그 순간, 선택해야한다.<br/>⠀<br/>물론 선택에 결과도 책임도 따르지만.<br/>일곱빛깔이 합쳐져 하나의 무지개가 되듯. 그 순간, 그 선택, 그 결과, 그 책임. 모든 것이 삶이다.<br/>⠀<br/>기꺼이 선택할 자유, 욕망할 자유.<br/>그것에 대해 그 어떤 작품보다 솔직하다.<br/>⠀<br/>뜨거워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하는 태양 속에서<br/>열정이라는 또 다른 찬란한 뜨거움을 발견하게 해주는 책이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56/80/cover150/k79213019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568091</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두 세계의 교집합이 아닌 합집합. 완벽한 사랑. - [푸른빛이 내리는 시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05960</link><pubDate>Wed, 22 Jul 2026 17: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0596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82130201&TPaperId=1740596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81/86/coveroff/k18213020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82130201&TPaperId=1740596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푸른빛이 내리는 시간</a><br/>브루나 단타스 로바토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07월<br/></td></tr></table><br/>하나의 세상이 이전과는 다르게 확 커지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않다. 그런 일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자식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스스로도 마음에 들지않고 전적으로 신뢰하지 못하는 나라는 존재를 이토록 갈망하고 전적으로 의지하고 신뢰하는 존재가 또 있을까.<br/>심지어 열달을 제 몸의 일부로 살았던 기억을 가진 엄마라면 그 아이가 딸이라면 그러한 감동과 애정은 더 하지않을까.<br/>⠀<br/>&lt;푸른 빛이 내리는 시간&gt;은 꼭 함께 있어야만 하냐며 가족을 떠난 아버지의 빈자리를 가진 딸과 엄마의 이야기다. 더 넓은 세상을 배우고 그곳에서 살아가기 위해 미국 유학길에 오른 딸. 혼자 있을 엄마를 걱정하며 (거의)매일 영상통화를 하지만 엄마의 허전함은 쉽게 채울 수 없다. 의지하면 엄마의 엄마도 근래에 돌아가셨고, 삶의 이유와도 같았던 딸이 떠난 빈집은 너무나 넓고 고요하다.<br/>자신이 목소리를 여전히 낼 수 있는 존재인지 긴장하면서 소리를 내기도 한다. 그렇게 엄마는 이 큰 집이 쪼그라들어 자신을 가득 껴안아 주길 바란다. 외롭고, 뉴스에서 나오는 온갖 나쁜 사건에 딸이 휩쓸릴까 전전긍긍하며 마음에 병이 생긴다. 그렇게 약해지는 엄마를 보며 모든 것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가야하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며 그 순간을 대비하는 딸이지만 닭장같은 숙소에서 살아도 이 넓은 세상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미래도 (당연히)쉽게 놓지 못한다.<br/>⠀<br/>그렇게 시간은 계속 흐른다.<br/>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사실일까. 비로소 엄마는 혼자있는 자신을 받아들이고 챙기기 시작한다. 연못같던 자신의 좁은 세상을 혼자라서 비로소 누릴 수 있게 된 자유를 가지고 너른 바다로 산책을 나간다. 그곳에서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딸을 떠올리고 바다를 만끽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비로소 웃을 수 있게 되었다. 비로소 마음을 누르던 말못할 묵직한 무언가를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br/>⠀<br/>그렇게 또 몇 년이 지나, 엄마는 딸이 사는 뉴욕으로 스무시간 가까이 걸려 마침내 도착했다. 딸과 함께하는 일주일의 시간동안, 딸과 엄마는 다시한번 서로와 일치된다. 모든 것이 낯설었던 엄마는 이 낯선 곳에서 자기 딸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에 익숙해졌고, 뉴욕의 것이 최고라고만 생각했던 딸은 엄마와 함께 했던 고향의 것들이 자신들에게 최고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br/>⠀<br/>관광을 여기저기 다니는 것이 아닌 딸의 일상에, 삶에 엄마가 고스란히 녹아들어갔던 일주일의 시간. 그 시간은 엄마의 연못같았던 삶을 바다같은 삶으로 바꿔주었다. 특별한 줄 잊고있었던 딸의 삶도 다시한번 바다가 되었다.<br/>⠀<br/>엄마와 딸로 존재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교집합을 발견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엄마의 삶, 딸의 삶 전혀 다른 두개가 그냥 합쳐지는 것이다. 겹쳐지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더해져 두배가 된 세상 그 모든 것이 소중하고 의미있는 것이다.<br/>⠀<br/>내가 가진 모든 것을 불어넣어 한쪽을 부풀린 삶.<br/>다시 돌아가도 분명 그렇게 할 것이지만 힘찬 날갯짓으로 자식이 떠나고 남은 둥지를 보면 겁이나고 의미를 잃는다. 비워낸만큼 더 좋은, 자신에게 꼭 맞는 것으로 채울 수 있게 되었다. 더 좋은 것을 찾아내고 삶에 더해가는 과정은 또 다른 세상을 가진 딸과 함께 하게 될 것이다.<br/>⠀<br/>나이가 들면서 아기가 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부담스럽지 않다면 그것도 괜찮다. 엄마와 딸, 부모와 자식의 역할교대. 확실한(대부분)것은 자식이 남는 장사라는 거다.<br/>⠀<br/>두 세계가 온전히 합해지고, 비로소 내 세계가 되어야 보이고, 느끼기 시작하는 것들의 이야기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81/86/cover150/k18213020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818601</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답은 없지만 올바른 방향은 있다. - [소유냐 존재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05684</link><pubDate>Wed, 22 Jul 2026 14: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0568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2917036&TPaperId=1740568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3365/34/coveroff/8972917036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2917036&TPaperId=1740568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소유냐 존재냐</a><br/>에리히 프롬 지음, 차경아 옮김 / 까치 / 2020년 02월<br/></td></tr></table><br/>우리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할까.<br/>정답은 존재하지 않지만 방향은 분명 존재한다.<br/>거창하게 생각될지도 모르겠지만 심지어 단순하다.<br/>조금이라도 ‘나아지는’쪽으로 살면 된다.<br/>그럼 나아진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br/>살림살이가 좀 나아지는 것일까?<br/><br/>#소유나존재냐 (#에리히프롬 씀 #까치 출판)에서는 우리의 생활방식을 소유(소유적 실존)와 존재(존재적 실존)로 나눠서 비교하고 있다.<br/><br/>소유하는 삶은 말 그대로 물질적인 것들을 탐하는 것도 포함된다. 물질적인 것으로 대표되는 소유는 가지면 행복하나 그 행복은 아주 잠시이고, 그 가지고 싶다는 욕망 자체도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의해 주입된 기호일 수 있다. 이러한 소유적 실존은 살아가면서 계속 스스로를 갉아먹는다. 자신이라는 존재가 잠점 커지기는 커녕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br/><br/>반면 존재하는 삶은 이런 물질적인 것들에 얽매이지 않는다. 사라지고 낡아버리는 물질이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쌓이고 불어나고 단단해지는 사랑, 사랑을 기반으로 한 나눔, 창조, 경험을 중요시 여기는 삶이다.<br/><br/>물질과 비물질로도 구분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것보다는 얼마나 더 자유로워지는가, ‘나‘뿐만이 아닌 ’우리‘를 주어로 삼을 수 있는가. 그것이 포인트이다.<br/><br/>기술과 경제가 발전해서 많은 돈을 벌어도 진심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하나 곁에 있기 쉽지않는 요즘 세상이. 소유를 좇아야할지, 존재를 좇아야할지 선택의 필요성은 물론 어느정도의 도움을 주는 것 같다.<br/><br/>물론 경제적, 물질적인 것도 중요하다. 가져보지 못한 사람에게 내려놓으라 하는 것은 와닿지 않는 말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최종적인 목표가 되지 말라는 것이 존재적 실존이라고 여기면 어떨까.<br/><br/>적당히 소유하면서 그것이 주는 안정감을 기반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정신적으로 더 건강하게 살아보려하는 타인은 물론 나까지 사랑하는 삶.<br/>그것이 살아가는 매 순간 충만하게 느껴지게 할 것이다.<br/>그 충만함은 자신이 진정 하고파하는 나아가고 싶어하는 길을 알려줄 것이고 그 길을 걸어가는 스스로는 진정한 자유로움을 만끽할 것이다.<br/><br/>세상이 바뀌면 그 세상에 살아가는 우리도 바뀔 것이다.<br/>세상이 바뀌려면 제도적 장치도 마련되어야 하지만 그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변화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br/><br/>아무것도 하지 않고 세상을 탓하는 것보다<br/>나부터 조금씩 바꿔나간다면, 그렇게 주위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준다면 그 사람도 그 사람의 주변사람에게 또 영향력을 줄 것이고 그렇게 세상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할 것이다.<br/><br/>책상 앞에서 머리를 쓰게 한 책이 결국에는 책상에서 일어나 움직이게 한다. 다른 사람을 올바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게 한다.<br/><br/>비로소 우리를 출발점에 서게 한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3365/34/cover150/8972917036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33653463</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간접체험으로 확장되는 나의 세계 - [인형의 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04322</link><pubDate>Tue, 21 Jul 2026 19:3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0432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140934&TPaperId=1740432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03/53/coveroff/894914093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140934&TPaperId=1740432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인형의 집</a><br/>루머 고든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조안나 자미에슨.캐롤 바커 그림 / 비룡소 / 2008년 04월<br/></td></tr></table><br/>다양한 재료, 다양한 모습 같은 것은 하나도 없는 인형의 세계. 그 인형의 세계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닮았다. 피부색도, 생김새도 입은 옷도. 수십억명이 살아가지만 똑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유일함. 그것은 어떤 사람이라도 모두 귀하다는 것을 알려준다.<br/>⠀<br/>보기 좋은 것. 아름다운 것은 학습하지 않아도 아기때부터 본능적으로 느낀다. 이쁘고 잘생긴 사람에게 괜히 자기가 아끼는 간식하나 더 주는 모습에서 부모들이 허망함을 느끼는 경우를 더럿 보았다.<br/>⠀<br/>&lt;인형의 집&gt; (루머 고든 지음 / 비룡소 출판)속에서 인형의 주인인 아이들도 그런 아름다움에 매료된다.<br/>자신들이 정성들여 만들어놓은 세상 속 나름의 규칙들을 뒤늦게 가지게 된 아름다운 인형 ‘마치페인’에게 맞춰 모조리 바꿔버린다. 집의 가장, 엄마는 마치페인의 집사와 하녀가 되어버리는 식으로. 원래 인형들의 행복은 마치페인의 아름다움으로 가득찬 아이에게 잊혀졌다.<br/>⠀<br/>인형들은 혼자 아무것도 할 수 없다.<br/>할 수 있는 것은 절실하게 바라는 것 뿐이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오길 바라며 간절하게 소원을 빈다.<br/>⠀<br/>실제 우리 세계에서도 아이들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잘 없다. 부모의 허락을 받아야하며 도움을 받아야한다. 그런 아이들이 어깨너머로 바라본 어른의 세상의 규칙들을 인형에게, 인형의 집에 부여한다.<br/>소꿉놀이 같은 일종의 놀이로. 그렇게 아이들은 세상을 배운다. 화려한 외면에 사로잡히는 것도 어른들도 충분히 할 수 있는(하는)실수 중 하나다.<br/>무언가에 꽂혀 애써 만들어놓은 세상의 규칙을 무너뜨리기도 한다.<br/>⠀<br/>인형의 집과 그 안의 작은 인형들은 축소된 우리 인간들의 세계였다. 결국 인형들의 절실함은 주인에게 닿았고 인형의 집은 평화를 되찾는다. 인형 하나의 희생이 있었지만.<br/>⠀<br/>내가 &lt;인형의 집&gt;을 통해 바라본 우리가 살고있는 세상에서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br/>첫번째로 무언가에 현혹되어 기존의 것들을 하찮게 여기지 않는 것이다. 모두가 각자의 존재의 이유가 있고 쓸모가 있다. 그리고 애정으로 지금까지 이룩해놓은 것을 합당한 이유없이 무너뜨리면 자신의 세상을 지탱해줄 지지대가 사라진 것과 같다.<br/>저마다의 존재이유와, 자기의 노력이 들어간 것을 아무리 하찮게 보이더라도 소중히 여기는 것에 대해 생각해봐야겠다.<br/>⠀<br/>두번째는 다른 이들과의 교감이다.<br/>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저마다의 강도로 타인들과 관계를 맺고 우리는 살아간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베풀고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도움받는다. 그렇게 서로를 채우며 비로소 완전해진다. 살아간다는 것은 혼자사는 것이 아님을. 이해하고 이해받을 수 있는 소중한 사람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겠다.<br/>⠀<br/>이전에 읽은 &lt;비밀의 화원&gt;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상실로 인한 빈자리를 채우며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였다면, &lt;인형의 집&gt;은 인형 놀이로 인해 실제 살아가야하는 세상을 간접체험하고 중요한 것을 깨달으며 한층 더 성장하는 이야기이다. 모두가 성장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제 세계에서 다른 누군가를 만나 함께하며 자라는 것과, 간접적인 경험과 그 경험에서 느낀 감정으로 인해 성장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br/>우리가 책을 읽으며 무언가를 느끼고 깨닫는 것도 &lt;인형의 집&gt;에서 주인공들이 성장하는 방식과 같다.<br/>⠀<br/>직접체험과 간접체험. 모두가 소중한 성장의 원동력이다.<br/>성장에는 여러방법이 있음을. 그러니 무엇이든 마음껏 도전해보라고 이 두 책이 어깨를 토닥이며 격려하는 것 같다.<br/>⠀<br/>아이 책, 어른 책 나눠져있지 않다는 것은 비룡소 클래식을 통해 다시한번 깨닫고 있다. 다음에 읽을 &lt;작은 아씨들&gt;도 많이 기대된다.<br/>⠀<br/>#인형의집 #루머고든 #비룡소클래식 #비룡소]]></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03/53/cover150/894914093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035356</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엄마와 딸의 사랑은 세상을 완전하게 한다. - [푸른빛이 내리는 시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02455</link><pubDate>Mon, 20 Jul 2026 19:4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40245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82130201&TPaperId=1740245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81/86/coveroff/k18213020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82130201&TPaperId=1740245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푸른빛이 내리는 시간</a><br/>브루나 단타스 로바토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07월<br/></td></tr></table><br/>#푸른빛이내리는시간 #브루나단타스로바토<br/>#다산책방<br/>⠀<br/>하나의 세상이 이전과는 다르게 확 커지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않다. 그런 일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자식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스스로도 마음에 들지않고 전적으로 신뢰하지 못하는 나라는 존재를 이토록 갈망하고 전적으로 의지하고 신뢰하는 존재가 또 있을까.<br/>심지어 열달을 제 몸의 일부로 살았던 기억을 가진 엄마라면 그 아이가 딸이라면 그러한 감동과 애정은 더 하지않을까.<br/>⠀<br/>&lt;푸른 빛이 내리는 시간&gt;은 꼭 함께 있어야만 하냐며 가족을 떠난 아버지의 빈자리를 가진 딸과 엄마의 이야기다. 더 넓은 세상을 배우고 그곳에서 살아가기 위해 미국 유학길에 오른 딸. 혼자 있을 엄마를 걱정하며 (거의)매일 영상통화를 하지만 엄마의 허전함은 쉽게 채울 수 없다. 의지하면 엄마의 엄마도 근래에 돌아가셨고, 삶의 이유와도 같았던 딸이 떠난 빈집은 너무나 넓고 고요하다.<br/>자신이 목소리를 여전히 낼 수 있는 존재인지 긴장하면서 소리를 내기도 한다. 그렇게 엄마는 이 큰 집이 쪼그라들어 자신을 가득 껴안아 주길 바란다. 외롭고, 뉴스에서 나오는 온갖 나쁜 사건에 딸이 휩쓸릴까 전전긍긍하며 마음에 병이 생긴다. 그렇게 약해지는 엄마를 보며 모든 것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가야하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며 그 순간을 대비하는 딸이지만 닭장같은 숙소에서 살아도 이 넓은 세상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미래도 (당연히)쉽게 놓지 못한다.<br/>⠀<br/>그렇게 시간은 계속 흐른다.<br/>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사실일까. 비로소 엄마는 혼자있는 자신을 받아들이고 챙기기 시작한다. 연못같던 자신의 좁은 세상을 혼자라서 비로소 누릴 수 있게 된 자유를 가지고 너른 바다로 산책을 나간다. 그곳에서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딸을 떠올리고 바다를 만끽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비로소 웃을 수 있게 되었다. 비로소 마음을 누르던 말못할 묵직한 무언가를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br/>⠀<br/>그렇게 또 몇 년이 지나, 엄마는 딸이 사는 뉴욕으로 스무시간 가까이 걸려 마침내 도착했다. 딸과 함께하는 일주일의 시간동안, 딸과 엄마는 다시한번 서로와 일치된다. 모든 것이 낯설었던 엄마는 이 낯선 곳에서 자기 딸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에 익숙해졌고, 뉴욕의 것이 최고라고만 생각했던 딸은 엄마와 함께 했던 고향의 것들이 자신들에게 최고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br/>⠀<br/>관광을 여기저기 다니는 것이 아닌 딸의 일상에, 삶에 엄마가 고스란히 녹아들어갔던 일주일의 시간. 그 시간은 엄마의 연못같았던 삶을 바다같은 삶으로 바꿔주었다. 특별한 줄 잊고있었던 딸의 삶도 다시한번 바다가 되었다.<br/>⠀<br/>엄마와 딸로 존재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교집합을 발견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엄마의 삶, 딸의 삶 전혀 다른 두개가 그냥 합쳐지는 것이다. 겹쳐지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더해져 두배가 된 세상 그 모든 것이 소중하고 의미있는 것이다.<br/>⠀<br/>내가 가진 모든 것을 불어넣어 한쪽을 부풀린 삶.<br/>다시 돌아가도 분명 그렇게 할 것이지만 힘찬 날갯짓으로 자식이 떠나고 남은 둥지를 보면 겁이나고 의미를 잃는다. 비워낸만큼 더 좋은, 자신에게 꼭 맞는 것으로 채울 수 있게 되었다. 더 좋은 것을 찾아내고 삶에 더해가는 과정은 또 다른 세상을 가진 딸과 함께 하게 될 것이다.<br/>⠀<br/>나이가 들면서 아기가 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부담스럽지 않다면 그것도 괜찮다. 엄마와 딸, 부모와 자식의 역할교대. 확실한(대부분)것은 자식이 남는 장사라는 거다.<br/>⠀<br/>두 세계가 온전히 합해지고, 비로소 내 세계가 되어야 보이고, 느끼기 시작하는 것들의 이야기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81/86/cover150/k18213020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818601</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자신을 보듬는 것을 넘어 타인까지 보듬는 성장이야기. - [비밀의 화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398774</link><pubDate>Sat, 18 Jul 2026 18:5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39877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141000&TPaperId=1739877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43/11/coveroff/8949141000_3.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141000&TPaperId=1739877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비밀의 화원</a><br/>프랜시스 호즈슨 버넷 지음, 김옥수 옮김, 찰스 로빈슨 그림 / 비룡소 / 2011년 04월<br/></td></tr></table><br/>⠀<br/>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남편은 아내가 사랑하던 화원을 걸어 잠갔다. 부모에게서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걸어 잠갔다.<br/>⠀<br/>어릴적 읽고 마음에 들어 책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니던 시절 내가 기억하는 &lt;비밀의 화원&gt;은 낯선 곳에서 자신만의 비밀이 되어준 화원 그 공간 자체가 마음에 들었다. 메리와 콜린, 디콘 등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화원만큼 인상적이지 않았다.<br/>⠀<br/>하지만 나이를 먹고 다시 펼쳐든, 그 때 책보다 배 이상으로 두꺼운 #비밀의화원 (#프랜시스호지슨버넷 지음 #비룡소 출판)은 전혀 다른 것들이 더 크게 다가왔다.<br/>물론 화원의 열쇠를 찾아 들어가는 장면은 다시봐도 심장이 두근거리는 모험 같았다. 하지만 나는 그 문을 열기 전까지의 메리의 변화가 더 인상적이었다.<br/>⠀<br/>메리는 인도에서 ‘아야’들의 시중을 받으면서도 부모에게서 방치되어 적절한 교육은 물론 자식과 부모간의 사랑도 배우지 못했다. 모두가 자신의 말을 따라야했고, 그것을 어기면 ‘아야’들의 뺨을 때렸다. 시중을 받는 자신도, 시중을 드는 이도 모두 같은 사람임을 몰랐고, 같은 사람이라면 응당 존중해야할 것들이 존재함을 몰랐다.<br/>⠀<br/>짜증만 가득하고 몸이 약했던 아이는 부모같지 않은 부모를 잃고 황무지에 위치한 크고 화려하지만 황무지보다 더 삭막한 저택으로 옮겨진다. 하지만 그곳에서 마사와 다른 여러 어른들과 디콘, 자연을 접하면서 건강해지고 다른 사람을 나란히 바라보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운다.<br/>⠀<br/>그것은 메리의 몸과 마음을 살찌우고, 그렇게 생긴 여유는 다른 사람에게 감사함을 표현할 수 있게 했고, 다른 사람을 불쌍히 여겨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을 배우게 했다.<br/>⠀<br/>모든 것이 풍족했던 인도에서의 삶, 그리고 모든 것이 낯설었던 황무지에서의 삶. 외관 상으로는 인도에서의 삶이 더 행복할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러지 않았다. 을씨년스로운 바람소리를 내는 모래바람만이 가득채우던 황무지는 봄이 되면 수천송이의 꽃들이 온갖 향과 색을 투트려낸다. 그 황무지를 보고 어떤 사람이 행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br/>⠀<br/>메리도, 아내를 잃은 크레이븐도 엄마를 잃고 화려하지만 어두운 빙에서만 살아온 콜린도 필요한 것은 열쇠였다.<br/>자신들이 받은 상처로, 또는 한번도 사랑을 받지 못해 자라지 못하고 아예 사라질까봐 자신도 모르게 잠가놓은 마음의 문을 열 열쇠. 그 열쇠는 스스로만 찾으려고 애쓴다고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공기처럼 항상 곁에 있어 소중한지 모르는 푸르른 자연을 매일 바라보고, 그 속에서 몸을 움직여 땀을 내고, 가진 것 없어도 서로 나누고 보듬으며 사랑이 가득해 모자란 것 모르고 살아가는 타인의 관심과 애정이 있어서 비로소 마음의 자물쇠를 여는 열쇠를 찾을 수 있다.<br/>⠀<br/>열쇠를 찾아 연다고 바로 아름다운 꽃들이 가득한 화원같은 마음일리는 없다. 오랫동안 관리해주지 않아 말라 죽은 것도,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를만큼 엉켜있는 것들이 가득 할 것이다. 잘라내야 할 것들은 과감히 잘라내고, 이제 막 싹을 틔우기 시작한 것들을 위해 그 위를 걷어내어 맘껏 숨쉴 수 있게, 맘껏 볕을 쬘 수 있게 가꾸어야 한다.<br/>⠀<br/>그렇게 몇번의 계절을 알차게 보내고 비로소 봄이 찾아오면 그때 찬란한 온갖 색과 향으로 가득한 정원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br/>사람은 관심이 필요하다. 그 관심은 자기 스스로가, 또 다른 누군가가 주어야하는 것으로 나뉘고, 그 두가지 모두 필요하다. 그렇게 서로를 보듬고 그것을 양분으로 스스로를 보듬고, 또 그것을 양분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그 사람들이 모여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리라.<br/>⠀<br/>메리를 자연스럽게 성장시키는 마사의 엄마와 가족들을 보며 진정한 어른의 모습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나의 아이를 제대로 키우려면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는 말도 있지 않나.<br/>⠀<br/>몸만 커지고 나이만 먹었다고 어른일까.<br/>나는 정말 진짜 어른인지 되물어보는 시간이었다.<br/>나의 모습 하나하나가 제대로 되어있는지 비추어주는 거울로 가득한 멋진 책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143/11/cover150/8949141000_3.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431161</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작은 친절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하모니 - [테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395974</link><pubDate>Thu, 16 Jul 2026 22:3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39597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0174&TPaperId=1739597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39/79/coveroff/k992130174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0174&TPaperId=1739597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테오</a><br/>앨런 레비 지음, 노지양 옮김 / 오팬하우스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바라는게 없는, 악의없는 친절.<br/>마치 유니콘처럼 느껴진다. 괜히 낯선사람이 친절하게 대하면 ‘나한테 바라는게 있나?’저절로 경계하게 되는 삭막한 세상이다.<br/>⠀<br/>요즘 결혼은 물론 연애마저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들었다. 그것은 사랑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 없지 않나. 사랑은 무엇일까. 처음엔 이유가 있었으나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이유 없이 호의는 물론 관심과 애정을 보이는 것이 사랑아닐까. 그런 사랑은 그 사람을 끊임없이 바라보고 있는 관심, 호기심을 필요로 한다.<br/>그리고 사회에서도 그런 사람끼리의 관심과 호기심을 필요한다. 사회도 사랑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br/>⠀<br/>#테오 (#앨런레비 지음 #오팬하우스 출판)은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가는 사랑을 되살릴 수 있는 하나의 작은 불꽃의 이야기다.<br/>한번도 살아보지 못한 골든이라는 곳에 머무르게 된 86세 테오. 그곳의 한 카페의 벽에 걸린 92개의 초상화를 보게되고 그 초상화는 벽에 걸려있을 것이 아니라, 당사자 또는 당사자를 아끼는 사람에게 가있는 것이 맞다라는 생각으로 직접 초상화를 구매해 당사자에게 전달해주기 시작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br/>⠀<br/>낯선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것이 테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라 그는 전해줄 사람의 얼굴을 찬찬히 바라보며 그 사람의 인상을, 인상 뒤에 숨어있는 그 사람의 감정을, 성격을, 아픔을 발견하며 초상화를 전해주어야만 할 것 같은 사람들을 선정해 차례차례 진행한다.<br/>⠀<br/>초상화 속 인물들은 낯선 편지를 받고 장난 또는 위험한 것으로 치부하지만 결국 약속장소에 나와 테오를 만나면 이제 처음 만난 노인에게 자신의 속 이야기를 술술 털어놓는 마법같은 경험을 한다.<br/>⠀<br/>이런 동화같은 이야기가 가능했던 것은 테오의 태도이다.<br/>테오는 절대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꺼내지 않는다. 항상 질문을 던지고 가만히 귀기울여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다. 몸은 상대방쪽으로 살짝 기울이고 시선은 상대방의 눈에 고정한다. 그만큼 당신의 이야기가 듣고 깊다는 경청의 자세가 상대방의 마음을 연다.<br/>그런 오롯한 상대에 대한 집중이 그림 속 인물의 내면을 보듯 눈 앞에 있는 사람의 내면도 바라본다.<br/>너무나도 정중하고 다정한, 그러면서도 조심스러운 태도로 상대방의 굳게 잠긴 마음의 문을 여는 테오를 만난 사람들은 다시 테오를 만나지 않더라도 늘 테오를 기억하고 이야기한다. 바라는 것이 없는 무조건적인 관심과 사랑의 씨앗이 그렇게 그들의 인생에 뿌리내린다.<br/>⠀<br/>평생 음악가로 살아온 저자가 노인이 되어서야 혼자 완성한 글이고, 출판을 의도하지 않았으나 주변의 권유로 자비로 출판한 책이 100만부 넘게 팔렸다.<br/>잘은 모르지만 음악도 끊임없는 사랑과 관심을 필요로 한다. 악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악보와 음악가 단 둘이 마주보고 오랜시간 대화를 통해 찾아야한다. 그것을 시작으로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가야한다. 그 둘의 것이자 다른 사람들이 들어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야 한다. 평생을 음악을 해오듯 글도, 테오로 분해 상대방을 끊임없이 바라보는 것도 저자는 성공했다.<br/>⠀<br/>평생을 살아오며 역시 사랑이 으뜸임을 깨달은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임이 느껴진다.<br/>⠀<br/>같은 곡을 연주하는 새로운 연주자의 앨범이 끊임없이 나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다시 찾아 듣게되는 앨범이 있다. 모두가 인정하는 연주라 그럴수도있고 나만의 취향일 수도 있고, 특별한 추억이 담겨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br/>⠀<br/>&lt;테오&gt; 속 테오의 상대방을 바라보는 애정과 관찰력은 &lt;테오&gt;를 저마다의 이유로 다시 찾게 될 명반이자 자신만의 특별한 앨범으로 만든다.<br/>⠀<br/>살아갈 세상을 한층 더 아름다운 색으로 만들어줄 BGM 같은 책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39/79/cover150/k992130174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397936</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가능한 유토피아를 꿈꾸게 하는 힘. 저항의지. - [이름 없는 것들의 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395371</link><pubDate>Thu, 16 Jul 2026 16:3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39537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82130711&TPaperId=1739537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27/79/coveroff/k38213071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82130711&TPaperId=1739537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름 없는 것들의 밤</a><br/>정보라 지음 / 현대문학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불완전함은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이었다.<br/>숱한 SF소설 속 이야기들이 대부분 현실화가 될만큼 발전의 속도은 눈부시다. 하지만 그 불완전함이 독이 되기도 한다. 개인의, 개인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위해 결코 해서는 안되는 선택(핵,전쟁)을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역사에서 이미 일어난 일이기도 하다.<br/>⠀<br/>그래서 #이름없는것들의밤 (#정보라 지음 #현대문학 출판)속 세상은 더이상 인간을 신뢰하지 않는다.<br/>혈연 및 복잡한 이해관계따위 들어갈 틈이 없는 ‘완전무결’한 AI, 기계에게 세상의 운명이 맡겨진다.<br/>⠀<br/>지구의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너무 많은 인간의 수를 조절한다. 곳곳에 숨어있는 인간을 잡아낼 수 있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인간이다. 기계의 앞잡이가 된 인간들과 그들과 맞서싸울 수 있는 힘을 가졌으나 인간의 피를 마셔야 살아남을 수 있는 흡혈인. 흡혈인도, 기계쪽도 아닌 떨고있을 수 밖에 없는 나머지 인간들. 이렇게 인간들은 나뉜다.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체제에서 권력을 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뉘고, 자기 몸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 남과 여로 끝없이 편을 나눈다.<br/>⠀<br/>하나로 똘똘 뭉쳐도 이겨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시국에 오히려 더욱 더 많은 세력으로 나눠진다.<br/>이것이 진정한 디스토피아가 아닐까.<br/>⠀<br/>남과 여, 노동, 전쟁, 기술의 발달 등으로 인간의 존엄이 흔들리는 지금과 미래의 모습은 그다지 많이 다르지 않다. 모든 것이 완전무결한 유토피아. 그런 것은 꿈 속에서나 존재한다라는 것은 우리모두 알고 있다.<br/>⠀<br/>그럼 우리는 이 어두운 이야기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바로 저항의 계보를 잇는 것이다. 문제는 끝없이 생겨날 것이다. 그런 문제를 권력층은 숨길 것이고 강제할 것이다. 먹고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스스로 생각하길 멈추고 그저 시대의 편제를 듣고, 들은 것을 진실로 받아들인다면 이 세상은 점점 더 나빠질 것이다.<br/>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 다른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다. 그렇게 방치되면 결국 손쓸 수 없이 망가질 것이다. 결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사회 구성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보통 사람들이 내야한다.<br/>⠀<br/>&lt;이름 없는 것들의 밤&gt;은 이렇게 사회 전체로 보았을 때 큰 의미가 있지 않다고 여겨지는 나를 비롯한 일반 사람들의 저항의식이 꺼지지 않고 계속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그런 저항의 목소리가 이어지는 사회. 그것이 희망이 있는 현실에서 존재가능한 유토피아의 모습일 것이다.<br/>⠀<br/>나도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이름 없는 것들’ 중 하나임을 인식하게 되었다.<br/>그것으로 인해, 지금 내가 무엇이 관심을 가지고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27/79/cover150/k38213071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277981</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깨닫고 나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할텐가? - [[세트] 영혼의 왈츠 1~2 세트 - 전2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394405</link><pubDate>Thu, 16 Jul 2026 01:3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39440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52139744&TPaperId=1739440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38/93/coveroff/k652139744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52139744&TPaperId=1739440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세트] 영혼의 왈츠 1~2 세트 - 전2권</a><br/>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06월<br/></td></tr></table><br/>역사는 반복된다.<br/>이 잠언의 무게가 묵직하게 다가온달까.<br/>#영혼의왈츠 (#베르나르베르베르 지음 #열린책들 출판)을 보는 동안 역사의 무게에, 역사는 왜 반복되는가라는 질문의 무게에 내내 짓눌렸다.<br/>⠀<br/>주인공 외제니의 어머니가 쓰러지고 의식을 잃기전에 남긴말, 세상에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 그것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너 뿐이다. 라는 말로 이 방대한 이야기는 시작된다. 평범한 대학생인 외제니의 입장에선 기가막힌 일이지만 아내의 말을 들은 아버지가 둘만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퇴행최면을 통해서 자신의 전생을 살펴볼 수 있다는 것. 아내와 자신은 그것을 제법 오래 해오다가 이제는 할 수 없다는 것. 가장 최근까지 퇴행최면을 해온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뱉은 수수께끼 같은 말들을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해 외제니도 퇴행최면을 시작한다.<br/>⠀<br/>그렇게 떠난 퇴행최면은 자신의 첫번째 전생이자 무려 12만년 전, 호모 사피엔스가 아닌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인 ‘엄지’였다. 그곳에서 자신의 부족은 호모 사피엔스에게 전멸당한다. 빼앗은 것의 기원을 자신들의 것으로 삼겠다는 욕망때문에.<br/>⠀<br/>단순한 욕망 때문에 하나의 종이 멸망하는 과정에서 시작해 현재와 가까워지는 전생들을 체험한다. 수메르 문명, 이집트, 고대 그리스 등 역사를 따라가며 하나의 세계와 지식이 창조되고 사라지는 과정을 답습해나간다.<br/>⠀<br/>구체적인 형상만 다를 뿐 기존의 것들이 사라지는데에는 어떠한 이해관계들이 얽혀서 외압이 작용하더라는 사실. 그 사실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br/>⠀<br/>사라지는 것들은 사라져야만 하는, 나쁜 것들이 아니었다. 어떤 기존 세력들을 위협하고, 나(또는 우리)와 대척되는 자들에게 유리하다는 이유로 폭력적으로, 지배하려는 욕망으로, 자신들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는 무지로 벌어지는 일이었다.<br/>⠀<br/>제대로 알아야 자신이 직접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고, 현 세대와 미래에 남겨야만 하는 것들을 선택해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직접, 스스로 판단하지 않는다. AI의 발달로 직접 읽기보다 출처도 분명하지 않은 것들을 듣고 믿는다. 그리고 그 믿는 것을 안다고 착각한다. 그런 착각들이 긴 인류의 역사동안 위와 같은 악순환을 가능하게 했다.<br/>⠀<br/>&lt;영혼의 왈츠&gt;는 환생, 천국, 카르마와 같은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 속에 묵직한 질문을 심어뒀다.<br/>왜 어째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 어렵게 이뤄놓은 것을 무너뜨릴만큼 욕망은 다스릴 수 없는 것인가.<br/>그리고 잘못이 반복되어 왔다는 것을 깨달은 후, 우리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가.<br/>⠀<br/>과거로 12만년, 아포칼립스까지는 앞으로 5일.<br/>호모 사피엔스의 역사보다 더 긴 세월을 보여주면서 언젠가 우리에게도 아포칼립스가 올 것 같은 불안함이 든다.<br/>아포칼립스라는 거창한 이름이 아니더라도 분명 흥한 분명은 언젠가는 쇠퇴한다. 우리가 태어나 다시 땅으로 돌아가는 것만큼 당연한 이치이다.<br/>⠀<br/>그러니 쇠퇴를 막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급격한 종말이 아니라 서서히 잘 내려올 수 있게 우리는 과거에서 무엇을 기억해야하는지, 다음 시대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무엇을 남겨야하는지 그 후를 준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한다.<br/>⠀<br/>포스트 아포칼립스. 새로운 규칙과 권력이 생겨나지만 그곳에서도 그 시대의 인류애는 피어난다. 그 인류애와 문명에 기름진 양분이 될 수 있도록, 현재를 단단히 발딪으며 과거와 그리고 먼 미래를 사랑해야겠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38/93/cover150/k652139744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5389338</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작곡가 연주가 청중. 서로의 세계를 포개어 주는 책. - [음악가의 일 - 음표가 음악이 되기까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391771</link><pubDate>Tue, 14 Jul 2026 19: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39177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42130177&TPaperId=1739177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1/30/coveroff/k44213017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42130177&TPaperId=1739177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음악가의 일 - 음표가 음악이 되기까지</a><br/>손일훈.조하정 지음 / 앤의서재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클래식 공연을 다니고 음반을 듣다보면<br/>봐도 알아듣기 쉽지않은 음악가들만의 언어로 빼곡한 악보를 기웃거리게 된다. 하나의 악기를 위한 악보부터 오케스트라를 위한 총보(스코어)까지. 빼곡한 음표들과 음악적 명령어들을 보면 오히려 모르는게 약이다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러면서도 조금 더 알고싶다는 이중적인 마음이 사그라들지 않는다.<br/>⠀<br/>이중적. 그러고 보면 클래식보다 이 단어가 더 잘 어울리는 분야가 있을까. 곡은 작곡가가 만든다. 하지만 우리는 작곡가 스스로가 들려주는 것보다 연주자가 들려주는 음악을 듣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클래식이라 불리는 장르에서 인기있는 곡들은 작곡가가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까.<br/>⠀<br/>작곡가와 연주가 사이에는 차이가 존재한다.<br/>고전시기의 곡에는 아예 포르테, 루가토 같은 지휘가 하나도 없기도 했고, 그런 명령어가 있더라도 어느정도까지 그 지시를 따를 것인지 해석의 여지가 차이를 만들어낸다. 하프시코드, 포르테 피아노처럼 그 시대의 악기형태와 지금의 악기형태의 차이도 물론.<br/>⠀<br/>그런 차이를 어떻게 해소할까.<br/>해소라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br/>결국 음악가의 일이란, 그런 차이를 스스로를, 그리고 관객들을 납득시킬 수 있게 노력하는 일이지 않을까.<br/>⠀<br/>관람객의 입장에서 음악을 업으로 살아가는 음악가들의 일상은 항상 궁금하다. 그림을 감상하면 그 화가가 그 그림을 그리던 시기에 있었던 일 같은 것들이 궁금하듯이 이런 연주를(작곡을) 해내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갈까 궁금해질 수 밖에 없다.<br/>⠀<br/>#음악가의일 (#손일훈 #조하정 지음 #앤의서재 출판)은 작곡가인 저자가 만난 음악가들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다. 영감, 음악 연주의 시대적 괴리, 올바른 해석, 음악적 취향, 작품을 잘 전달하기위해 연주자가 해야하는 노력, 연주자와 감상자의 시각차이, 지휘자가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 음악가의 도전과 같은 다양한 주제들로 진행된 인터뷰들을 보고 있으면 마냥 재미있다.<br/>⠀<br/>오프 더 레코드를 보는 느낌이랄까.<br/>하지만 우리가 보지 못했던 이런 그들의 솔직한 모습들은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있었다. 자기만의 음악을 찾겠다는 목적이다. 그 목적을 향해가는 과정이 제각각일뿐 모두 평생 음악을 곁에 두기위해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고 있었다.<br/>⠀<br/>우리의 일상도 마찬가지이다.<br/>대부분의 사람들이 대부분 비슷하게 살아간다.<br/>일하고 쉬고. 하지만 수 많은 사람들의 삶은 이렇게 단순하게 설명할 수 없다. 같은 것을 하면서도 개별적으로 그 행위가 가지는 의미가 달라진다. 의미가 다르다면 그것은 같은 것이 아니다. 수백년동안 전해진 음악이 음악가마다 모두 다르듯이.<br/>⠀<br/>다만 적절한 선을 찾는게 중요하다.<br/>자신의 음악을 만드는 것이 물론 중요하지만<br/>듣는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하니까.<br/>자신만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려준다는 특성을 가진 직업을 가진 이상, 타인의 마음까지도 신경써야한다.<br/>작곡가와 연주자 그 사이의 여백, 연주자와 청중 그 사이의 여백, 청중과 청중 그 사이의 여백.<br/>⠀<br/>그 모든 여백을 채울 수 있는 답을 찾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균형을 찾을 수는 있다.<br/>모두에게 설득력있는 정도.<br/>그 정도를 찾는 것이 음악가의 일이겠구나 라며 초심자가 은악가들을 이해해보게 하는 책이었다.<br/>⠀<br/>클래식이 어렵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아직 클래식을 시작하지 못한 사람들이 읽어본다면 조금 더 느슨하게 클래식을 대해도 괜찮겠구나라는 심적 여유를 줄 것이다.<br/>⠀<br/>설득하는 것은 음악가의 일이고 들으려 시도하는 것은 우리의 일이다. 그리고 이 둘을 이어주는 것이 이 책의 일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1/30/cover150/k44213017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413021</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오랜 세월이 지나 비로소. 제대로 마주하는 인간 윤동주. - [윤동주의 오래된 노트 - 움직이는 시인, 살아 있는 언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384437</link><pubDate>Fri, 10 Jul 2026 16:1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38443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62139092&TPaperId=1738443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10/1/coveroff/k06213909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62139092&TPaperId=1738443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윤동주의 오래된 노트 - 움직이는 시인, 살아 있는 언어</a><br/>김신정 지음 / 사계절 / 2026년 05월<br/></td></tr></table><br/>⠀<br/>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라면 단연 윤동주라는 이름이 빠질리 없다. 시를 (어렵다는 이유로)읽지 않는 나도 교과서에서 본 그의 시들과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로 시작하는 &lt;서시&gt;정도는 얼추 외운다. 영화 &lt;동주&gt;도 몹시 인상적으로 남아있는 영화다.<br/>⠀<br/>빼앗긴 나라를 위해 펜을 움직일 수 밖에, 시를 쓰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부끄러워했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은 적 있는데 윤동주는 자기만의,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우리의 정신을 지켰다.<br/>나라의 독립을 위해 만세를 부르고 악인들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것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의미있는 것은 억압되어 사라져가는 우리의 얼, 정신을 지키는 것이 아닐까.<br/>⠀<br/>그 당시 ‘국어’라고 불리던 일본어에 밀려, 민족말살정책의 일환으로 한국어의 사용이 엄격하게 금지되던 시절 그는 순우리말이 주를 이루는 시를 썼다.<br/>시대상을 담기도 했지만 그 안에는 물론 시인 그 스스로도 짙게 베어있다.<br/>⠀<br/>#윤동주의오래된노트 (#김신정 씀 #사계절 출판)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 윤동주가 연구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못했다가 평생동안 푹 빠져버린 저자의 글이다. 윤동주를 연구하기 좋은 이유로 그는 육필원고가 남아있기 때문이라 하는데, 부족한 글을 쓰는 나의 입장에서도 글 하나를 쓰다보면 수없이 고쳐진다. 고치고 고쳐도 또 고치게 된다. 주제말고는 기존의 것이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는 경우도 있다. 윤동주 시인은 시를 지어놓고 몇번이고 바라보았다. 그리고 계속해서 단어나 문장을 고쳐나갔는데 줄을 긋거나 지우개로 지우는 등 수정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왜 이렇게 고쳤을까라는 물음표에 답을 찾아가기 좋다. 게다가 그가 소장했던 책이나 글에는 모두 날짜가 기록되어 있어 이 글을 쓸 때 어떤 책을 읽었는지 그의 인생에서 어떤 사건이 있던 시기였는지를 볼 수 있다.<br/>⠀<br/>글은 적어내려간 그 사람의 일부이자 전부이다.<br/>그때 자신의 감정을 똑 떼어다 심어두기도 하면서 전심을 담는다. 그래서 저자의 삶 모든 것이 담겨있다.<br/>짧은 생에 걸맞지 않는 평양, 간도, 일본, 다시 고국으로의 이동이 그만의 시적 언어를 만들어냈고 수많은 고쳐쓰는 과정에서 그 어휘 하나를 고르게 했다.<br/>⠀<br/>윤동주에 진심인 저자를 따라 육필원고를 사진으로나마 구경하며 수정의 과정을 따라가다보면, 뜻하지 않게 용기가 생긴다. 나도 수정될 수 있다는 용기다.<br/>나도 아직 미완성인 하나의 무언가다.<br/>지나온 길은 고칠 수 없지만 그것을 돌이켜보며 일기로 성찰할 수 있고, 앞으로를 그려볼 수 있다. 일생의 ‘앞으로’는 매일 걸어나가는 오늘의 성찰로 얼마든지 고쳐질 수 있다. 그렇게 수정된 흔적들은 내가 살아오고 투쟁해온 고된 삶의 훈장이 될 것이다.<br/>⠀<br/>그 수정될 수 있는 은혜를 누릴 수 있는 단 한가지 조건은 바로 열정과 끈기이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끊임없이 써내려가고 끊임없이 수정할 끈기. 지치지 않을 열정.<br/>⠀<br/>윤동주의 이름과 시처럼 후대에 전해내려오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렇지 않다고해서 삶이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니니까. 윤동주는 살아생전 자신의 시가 출간되는 것을 지켜보지 못했다. 그렇다고 그의 삶이 그 스스로에게 의미없는 것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br/>⠀<br/>영원한 청년, 젊은 동주에게 나도, 우리도 조금 더 오랫동안 젊을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br/>그의 육필이 써지는 그 순간의 그 손의 필압, 종이의 질감, 그때의 공기를 떠올리면 소름이 돋고 내 손에도 힘이 들어간다. 나도 그러고 싶다는 열망이 만들어낸 신체적 변화이다. 모골이 송연해지고 정신이 번쩍들게하는.<br/>그럼에도 자상한 그런 따뜻한 책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10/1/cover150/k06213909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100156</link></image></item><item><author>아베오베</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슬픔을 남은 생의 반려로 인정하고 함께 걸어가는 용기. - [지상의 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382774</link><pubDate>Thu, 09 Jul 2026 17:0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4966244/1738277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52130973&TPaperId=1738277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14/67/coveroff/k65213097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52130973&TPaperId=1738277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지상의 밤</a><br/>임선우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세상에는 온갖 슬픔이 존재한다.<br/>그런 슬픔들을 감당해내고 있는 것처럼 속이며 어찌어찌 바라보고 있노라면 크게 그 부류도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무언가를 잃었을 때의 슬픔 그리고 없던 것이 생겨났을 때의 슬픔.<br/>⠀<br/>하지만 #지상의밤 (#임선우 지음 #문학동네 출판)을 읽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표현이 다를 뿐 같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고.<br/>⠀<br/>없던 일이 생기면서 우리는 결국 무언가를 잃는다. 무언가를 잃는 슬픔, 그리고 그 상실이 우리 삶에 생겨나면서 슬픔이 궂은살처럼 자리잡는다.<br/>⠀<br/>임선우 글 속의 상실은 우리가 겪는 것과 그 모습이 차이가 있긴 하다. 연인이 맑은 물로 바뀌어버리고, 살 희망을 잃은 인간들은 자신을 해파리로 바꿔주는 변종 해파리에게 쏘여서 벗어나고 싶어하고, 죽었던 반려견이 유령으로 돌아온다. 그들 각자에게는 그 사건들이 아주 놀랍고 커다랗고 진중한 것이겠지만 보는 우리에게는 뭐랄까. 동화같달까. 약간의 귀여움이 담겨있다.<br/>⠀<br/>그 귀여움의 뉘앙스가 읽는 사람들에게 약간의 여유를 준다. 너무 슬퍼 바라보지 못하는 것이 아닌, 마주하면서 문득문득 떠오르는 생각들에 몸과 마음을 맡기는 것이 허락된다. 이것은 우리에게 두가지를 가능하게 해주는데 첫째는 슬픔을 내 안이 아니라 밖으로 떼어내 객관화할 수 있게 해준다. 슬픔을 비로소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두번째는 이런 것들을 겪음에도 삶은 계속 된다는 당연하지만 잊고 있었던 깨달음이다.<br/>모두 저마다의 슬픔을 간직하고 그 당시에는 그것때문에 죽을 것 같았지만 이 책에 수록된 그 어떤 이야기에서도 삶이 끝나지 않는다.<br/>⠀<br/>이 두가지는 우리를 홀가분하게 해준다. 외면했던 것을 마주하면서 슬픔이 어떤 소멸이 아니라 이야기 속 인물들처럼 착고 귀여운 무언가를 남기는 과정일 수도 있겠구나 설득된다.<br/>⠀<br/>그리고 &lt;지상의 밤&gt;이야기가 좋았던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인물 혼자 그 감정을 마주하지 않는다. 곁에 항상 누군가가 있다. 그 누군가는 다정한 시선을 건낸다.<br/>⠀<br/>그 다정한 시선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관심과 사랑을 끊임없이 보낸다. 자기도 모르게 단단히 자리잡은 슬픔을 깨고 세상으로 부화하게 한다.<br/>⠀<br/>그렇게 다시 마주한 세상은 이전과 같으면서도 다른 세상이다. 억지로 극복해냈다니 보다는 마주하여 마침내 받아들이고 지나와서 느끼는 남아있음은 그 자체로 큰 용기가 된다. 슬픔을 손에 쥘 용기, 기꺼이 위로받을 용기 등 그 용기는 이름도 생김새도 매우 다양하다.<br/>⠀<br/>어쩌면 슬픔은 없었던 것처럼 완전히 극복해내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그 이후의 삶을 함께해야하는 반려의 존재라고 하는 것이 더 적당해 보인다. 슬픔을 외면하지 않고 슬픔에 잠식되지 않고 당당히, 평온히 평생 함께 걸어나갈 용기.<br/>⠀<br/>그런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그런 용기가 생겨날 때까지 언제든지 원하는 만큼 머물러 쉬었다 갈 수 있는 쾌적하지만 온기가 남아있는 나무 그늘 같은 책이다.<br/>그 그늘 속에서 또 걸어나갈 힘을 얻는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14/67/cover150/k65213097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146719</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