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막



 감독 : 이두용

 출연 : 유지인. 남궁원. 김윤경. 황정순최성호 등

 수상 : 1981년 제20회 대종상 영화제 남우주연상(남궁원) 수상, 17회 백상

         예술대상 감독상 수상 


 1980년에 제작된 영화로 토속적인 샤머니즘이 테마와 배경이 된다.


 물안개가 가득하게 피어오르는 황해도 수리골로 전국에서 수많은 무당들이 몰

려든다명문 강진사댁의 장손이 원인 모를 병이 들어 사경을 헤매는데 진맥을 하던 의원은 고개를 잘래잘래 흔든다.


 의원이 돌아가고 본격적으로 굿이 시작되는데, 전국의 무당들이 돌아가면서 굿판을 벌이지만 환자는 차도가 없다. 그런데 그때, 지붕에서 뱀이 떨어지고 무당들과 구경하는 사람들이 혼비백산하는데 한 여인이 나서서 뱀을 잡아 대문 밖으로 놓아준다.


 그녀는 무당 옥화였는데, 그 집에 누군가의 원혼이 귀신이 되어 붙어 있다며 다

른 무당들을 모두 돌려보내고 큰 굿을 해야 한단다.


 밤새 당산나무에서 치성을 드리던 옥화는 환자에게 엑소시즘을 행하였고 마을 밖 송림에 묻혀있던 주둥이가 깨어진 호리병을 발굴해 내는데......


 남자들이 단명하여 떼과부들만 우글거리는 집안의 장손이 원인 모를 큰 병에 걸렸다니 큰일은 큰일이다. 그런데 지나치게 샤머니즘을 신봉하는 것 또한 작은 일은 아니다. ‘전설의 고향정도에 나옴직한 이야기이다.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이 샤머니즘적으로 흐르는 경향이 강하다. 중견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에 비해 스토리는 너무 비과학적이고, 앞뒤가 연결되지 않는 뜬금없는 설정과 구성 또한 엉성하여 빈틈이 너무 많다. 참신한 유지인을 보게 되었지만 그녀의 연기는 신인 티를 벗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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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개


 감독 : 김수용

 출연 : 신성일. 윤정희. 이낙훈. 이빈화주증녀 등

 수상 : 1967년 제6회 대종상 영화제 감독상, 편집상

         1968년 제15회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 감독상, 4회 백상예술대상 신

          인연기상(윤정희)


 1967년에 제작된 영화로 김승옥의 진기행을 영화화한 한 작품이다.


 제약회사 상무인 윤기준은 격무에 시달리며 회사 생활에 권태를 느끼는 것 같

그는 제약회사 사장의 딸인 미망인과 결혼하여 상무가 되었는데, 그의 지친 모습을 본 아내가 그에게 고향인 무진으로 휴가 여행을 다녀오라고 권유한다. 그 동안 자신은 윤기중의 전무 승진을 위해 준비를 해야 한단다.


 윤기준의 고향, 무진. 바다가 있다고 어촌도 아니고 그렇다고 넓은 농토가 있는 농촌도 아닌, 명산물이라곤 안개 밖에 없는 무진. 무진에 도착한 윤기준은 병역

기피자였고 폐병환자였던 과거의 자신을 떠올린다.


 그런대로 서울에서 출세한 축에 드는 윤기준은, 무진 출신으로 가장 성공했다는 세무서장 조한수의 집에서, 세무서 직원들과 화투를 치고 있는, 서울에서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무진에서 학교 선생을 하고 있는 하인숙을 만나게 되는데......


 원작은 한국 현대문학 사상 가장 탁월한 단편소설 중의 하나로 꼽힌다는데, 영화에서는 러닝 타임이 너무 짧아서인지, 그런 탁월함을 느끼기에 다소 미흡한 점이 있는 것 같다.


 양손에 떡을 쥐고 고민하는 윤기준. 결국은 현실로 돌아가는데, 안개 속에 가려

져 방향을 잃고 갈등했던 하인숙과의 짧은 불장난은 순간의 일탈에 불과했다.


 윤정희의 젊었을 때 모습이 너무 예쁘다. 1960년대 후반의 영화가 흑백이라 좀 놀랍기도 했고, 시외버스가 고장 나 승객들이 미는 장면 등 정겨운 장면들이 여럿 보인다. 그때는 왜 그렇게 시외버스들이 고장이 많이 났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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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8-19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진기행을 영화로 만들겠다는 시도 자체가 굉장히 용감한 것 같다는 느낌이랄까요? ^^

하길태 2021-08-19 07:02   좋아요 0 | URL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가끔씩 남들이 생각지도 못하는 상상력을 발휘할 때가 있더라구요.^^
 

겨울 여자



 감독 : 김호선

 출연 : 장미희. 강신성일. 김추련. 선우용여 등

 수상 : 1978년 제14회 백상예술대상 감독상, 남자최우수연기상(강신성)

         상 등


 1977년에 개봉된 영화로 19751월 1일부터 12월까지 중앙일보에 연재된 조해일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여고생인 이화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로부터 연애편지를 받고 속상해 한다.

하지만 그런 편지는 끊이지 않고 계속되었는데 이화가 대학 시험에 합격하는 날

요섭이라는 남자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가까워진 두 사람은 함께 요섭의 별장으로 여행을 떠나지만 이화의 행동에 충격을 받은 요섭이 자살하고 이화는 또 이화대로 그 일로 충격을 받는다.


 겨우 충격에서 벗어난 이화는 대학의 신문 기자인 석기와 만나 사랑을 하지만 그 역시 군에 입대한 후 교통사고로 죽게 되는데......


 기구한 운명의 여인이다. 만나던 사람마다 죽다니, 옛날 사람들은 그런 여자를 팔자가 세다고 했다. 하지만 그 여자는 또 얼마나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겠나?

ㅉㅉㅉ


 개봉 당시에는 상당히 파격적인, 막장 드라마 수준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58만여 관객을 동원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그 이전의 미워도 다시 한 번이 가졌던 관객 동원 신기록을 깼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완성도에서는 약간 떨어지는 작품인 것 같이 느껴졌다. 반복되는 이유 없는 우연의 연속 등으로 인해서.

장미희의 출세작 쯤 되는데 연기력보다 어린 나이의 풋풋함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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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감독 : 박종원

 출연 : 홍경인. 고정일. 최민식. 태민영신구. 김혜옥. 이진선 등

 수상 : 1992년 제13회 청룡영화상 감독상 최우수 작품상, 특별상(홍경,

         정일, 정진강, 문혁) 수상

         1993년 제29회 백상예술대상 대, 감독상, 작품상, 특별상(홍경

         수상 등


 1992년에 제작된 영화로 이문열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회사를 그만두고 학원 강사로, 지루하고 소극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 같은 한병태어느 날 국민학교 동창으로부터 그들의 5학년 담임이었던 최선생님의 부음을 듣고, 급장이었던 엄석대가 문상을 온다는 얘기에 상가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싣고 30년도 더 전의 과거를 회상한다.


 자유당 정권이 막바지 기승을 부리고 있던 1959년 가을, 한병태는 자랑스럽게 다니던 서울의 명문 국민학교를 떠나 시골의 한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었다. 공무원이었다가 전근을 하게 된 아버지를 따라 온 가족이 이사를 가게 된 때문이었다.


 화려했던 서울에 비해 시골의 국민학교는 초라할 뿐만 아니라 분위기조차 생소하다. 자신이 시골 학생들이 비해 우월하다는 자신감을 가졌던 한병태에게, 반 아이들의 절대적인 맹종을 받고 있는 급장 엄석대가 선생님과 같은 존재감을 나타내며 다가온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고 믿는 병태에게 반장은 옳지 못한 존재로 비춰졌. 그래서 병태는 잘못을 바로잡겠다며 석대에게 대항하기 시작하는데......


 영화는, 어린이 한병태의 눈에 비친 학교에서의 생활과 당시 자유당 정권 시절의 사회상을 대비시키며, 확장시키고 있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반칙과 편법이 자행되고,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이것을 묵인하며 정당한 주장은 무시된다.


 저항은 초라해지고 의지는 꺾이며 악순환은 반복된다. 병태도 결국은 기득권의 울타리 속으로 동화될 수밖에 없었는데, 1960, 새 학년이 시작되고 젊고 유능한 김 선생님이 부임하면서 석대의 왕국은 막을 내린다.


 반 아이들 모두가 석대의 고발자로 나서자 석대는 판을 엎어버리듯 학교를 뛰쳐나간 뒤, 밤에 교실에 불을 지르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3.15 부정선거와 자유당을 규탄하는 데모대들과, 상가를 찾아와 굽실거리는 국회위원이 된 그 당시의 김 선생님을 바라보는 병태의 씁쓸한 표정에서, 당시와 현재의 시류와 세태들이 교차된다.


 작품성과 완성도가 높은 한국영화의 수작이다. 1960년대의 학교 모습을 잘 묘사하고 있다. 교훈, 화장실, 청소 모습 등이 정겹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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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1-07-31 12: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영화를 보던 중 선생님 앞에서 모두가 엄석대를 성토했을 때 장면이 인상적이면서도 작가 이문열의 세계관에 물음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어떤 한 학생이 ˝(석대에게 저항하지 않은) 너희가 더 나빠!˝라는 대사에서 독재를 비판하기 보다 그러한 상황을 만들었던(?) 대중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런 면에서 독재가 아닌 대중을 비판했다는 느낌을 받았고, 작가 이문열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역시 전체적으로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져줬다는 점에서 좋은 영화로 기억합니다.^^:)

그레이스 2021-07-31 13:10   좋아요 2 | URL
동감합니다

하길태 2021-07-31 16:16   좋아요 2 | URL
예∼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네요.^^
 

블랙 위도우

(Black Widow)



 감독 : 케이트 쇼트랜드

 출연 : 스칼렛 요한슨. 플로렌스 퓨. 이첼 와이즈. 데이빗 하버 등


 2021년 미국에서 제작 개봉된, 현재 상영 중인 영화다.


 1995, 오하이오. 나타샤, 옐레나, 마 멜리나, 아빠 알렉세이 가족은 평화

로운 저녁 식사 시간을 가지는 듯하다하지만 그들은 누군가로부터 달아나 했고 그 시간이 이르게 된 것 같았다.


 가족은 간단한 짐만 챙겨 급하게 차에 몸을 싣고 정든 집을 뒤로한 채 숨겨 두

었던 비행기를 타는데 사이렌을 울리며 추적하던 경찰은 코밑까지 바짝 추격해 온다.


 그들은 간신히 탈출에 성공하여 쿠바의 어느 기지에 도착하였는데, 총에 맞은 엄마와 가족들은 모두, 각자 뿔뿔이 헤어지게 되는데......


 슈퍼 히어로들이 등장하는 마블영화다. 블랙 위도우는 <아이언맨 2>를 시작으로 <어벤져스: 엔드게임>까지 7편의 마블 작품에 출연한 캐릭터라 하지만 그런 장르들을 즐겨하지 않다 보니 생소하기만 하다. 감상 전에 사전 지식이 좀 있어야 제대로 즐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슈퍼 히어로들이 등장하는 영화와 구성은 대동소이하다. 황당한 야망을 가진 최고의 악당을 쳐부순다는 이야긴데, 액션 장면들이 볼만하다. IMAX 영화로 소개되고 있는데 IMAX 상영관에서 보면 느낌이 확연할 것 같다. 무더운 여름철에 보는 시원한 액션, 나쁘지 않았다.


 Don McLeanAmerican Pie를 듣는 장면이 부각되는 것 같은데 무슨 의미가

있는건지? 영화를 자꾸 보다보니 별게 다 궁금해지고 그리고 또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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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07-20 0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돈 매클레인의 미국 파이,
참 좋은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하길태 2021-07-20 15:08   좋아요 1 | URL
예, 근데 노래가 좀 길죠?
그의 Vincent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