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감독 : 박종원
출연 : 홍경인. 고정일. 최민식. 태민영. 신구. 김혜옥. 이진선 등
수상 : 1992년 제13회 청룡영화상 감독상 최우수 작품상, 특별상(홍경인, 고
정일, 정진강, 문혁) 수상
1993년 제29회 백상예술대상 대상, 감독상, 작품상, 특별상(홍경인)
수상 등
1992년에 제작된 영화로 이문열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회사를 그만두고 학원 강사로, 지루하고 소극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 같은 한병태. 어느 날 국민학교 동창으로부터 그들의 5학년 담임이었던 최선생님의 부음을 듣고, 급장이었던 엄석대가 문상을 온다는 얘기에 상가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싣고 30년도 더 전의 과거를 회상한다.
자유당 정권이 막바지 기승을 부리고 있던 1959년 가을, 한병태는 자랑스럽게 다니던 서울의 명문 국민학교를 떠나 시골의 한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었다. 공무원이었다가 전근을 하게 된 아버지를 따라 온 가족이 이사를 가게 된 때문이었다.
화려했던 서울에 비해 시골의 국민학교는 초라할 뿐만 아니라 분위기조차 생소하다. 자신이 시골 학생들이 비해 우월하다는 자신감을 가졌던 한병태에게, 반 아이들의 절대적인 맹종을 받고 있는 급장 엄석대가 선생님과 같은 존재감을 나타내며 다가온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고 믿는 병태에게 반장은 옳지 못한 존재로 비춰졌다. 그래서 병태는 잘못을 바로잡겠다며 석대에게 대항하기 시작하는데......
영화는, 어린이 한병태의 눈에 비친 학교에서의 생활과 당시 자유당 정권 시절의 사회상을 대비시키며, 확장시키고 있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반칙과 편법이 자행되고,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이것을 묵인하며 정당한 주장은 무시된다.
저항은 초라해지고 의지는 꺾이며 악순환은 반복된다. 병태도 결국은 기득권의 울타리 속으로 동화될 수밖에 없었는데, 1960년, 새 학년이 시작되고 젊고 유능한 김 선생님이 부임하면서 석대의 왕국은 막을 내린다.
반 아이들 모두가 석대의 고발자로 나서자 석대는 판을 엎어버리듯 학교를 뛰쳐나간 뒤, 밤에 교실에 불을 지르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3.15 부정선거와 자유당을 규탄하는 데모대들과, 상가를 찾아와 굽실거리는 국회위원이 된 그 당시의 김 선생님을 바라보는 병태의 씁쓸한 표정에서, 당시와 현재의 시류와 세태들이 교차된다.
작품성과 완성도가 높은 한국영화의 수작이다. 1960년대의 학교 모습을 잘 묘사하고 있다. 교훈, 화장실, 청소 모습 등이 정겹게 느껴진다.